컬렉션의 맛 (한 컬렉터의 수집 철학과 민화 컬렉션)

컬렉션의 맛 (한 컬렉터의 수집 철학과 민화 컬렉션)

$25.00
Description
수집 철학으로 빚은 컬렉션의 맛과 멋!
인생의 절반을 미술품 수집이라는 화두를 쥐고 고민하며 살아온 컬렉터 김세종이 40여 년에 가까운 수집 인생에서 좌충우돌 겪은 경험과 철학을 들려주는 『컬렉션의 맛』. 자신의 경험과 수집 철학이 수집에 입문한 사람들과 오랜 시간 수집해 온 전문 컬렉터들이 수집 하는데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술시장에서 작품을 수집하며 겪고 느낀 바를 나누고자 한다. 1부에서는 창작 행위로서의 수집에 무게를 두되, 최고의 명품을 만나기 위한 도전정신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그치며 터득한 수집 철학을, 2부에서는 그러한 수집 철학을 바탕으로 수집한 민화 이야기를 들려주며, 고미술품 수집을 통해 맛보았던 행복의 충격을 공유하고자 한다.
저자

김세종

충남보령에서태어나청소년기부터서울에서홀로지내기시작했다.십대에겐버거운타지생활의외로움을달래기위해틈틈이박물관과미술관을찾았다.광고기획을업으로사회생활을하면서도미술전시장에서많은시간을보내며,마음으로만즐기다가미술품수집에발을들이게되었다.IMF로큰시련을겪으며,애써모은미술품과재력을비워내는아픔을견딘후,앞으로는편안하게예술을즐기자는마음으로서울평창동에‘평창아트’갤러리를열었다.그와동시에민화수집에빠져17년의세월을보냈다.40여년에가까운수집인생에서좌충우돌겪은경험과철학을세상에내놓게되었다.몸으로부딪혀쌓은그경험을미술품을사랑하고수집에대해고민하는사람들과나누고싶다.

목차

추천의글/박영택
시작하며

1부수집의철학에서수집의질서로
2부민화수집으로수집철학을실천하다

마치며

출판사 서평

철학이있는컬렉션,작품으로서의컬렉션
컬렉션은미를수집하는행위다.수집한작품은컬렉터의가치관이나관점의결정체이다.고가의작품을모았다고해서컬렉션은견실해지지않는다.컬렉션은냉철한선택에의해비로소질서가잡히고구성이탄탄해진다.동일한장르도차별화된관점과시각에따라얼마든지색다른수집품이될수있다.각각의작품은하나의관점속에서서로충돌하며다듬어져새로운세계로거듭난다.따라서건강한수집에는장기전략이담긴설계가필요하다.집을지을때설계도를따라짓듯이,미술품컬렉션에전문적으로나선다면설계도는필요조건이다.수집의설계도가있으면,충동적인수집에서저지르기쉬운실수를예방하거나최소화할수있다.설계도가없는수집은‘모래위에지은집(砂上樓閣)’이다.
저자는예술가가꿈이었던십대후반부터서예를배우며,인사동과국립중앙박물관을무수히드나든다.명품들을실견하며지식과안목을키우고수집의꿈을키운다.국립박물관뿐만아니라호암미술관(현‘호암미술관리움’)과호림박물관,간송미술관같은사립미술관·박물관은저자에게최고의컬렉션학교였다.덕분에,취미로시작했던난(蘭)수집을접고자연스럽게컬렉터의길로들어선다.그런데경제적여유가없었던삼십대초반에과감하게시도한첫미술품수집부터크게사기를당한다.금전적인피해는물론마음고생을심하게겪는다.이일이오히려전화위복이되어좋은스승을만난다.같은건물에있던한국고미술상1세대로유명한김재숭선생과인연이닿았다.선생을스승삼아3년동안개인교습을받다시피한다.매일찻집에서경험담을듣는것이교습의전부였지만저자는그때살아있는지식을얻었다고한다.또이무렵에우연히일본의민예연구가야나기무네요시의책들을접하고는예술을사랑하고미를즐기는정신적인토대를마련한다.그렇게고미술품에눈뜨며,컬렉션의세계에깊숙이발을들여놓는다.고려청자,분청사기,조선백자,추사의서예등의명품을모으고,컬렉터들의집을탐방하면서수집에관한나름의안목과철학을체득한다.
수집에는크게‘횡적수집’과‘종적수집’이있다.횡적수집은다양한장르를아우르며넓게많이모으는것이고,종적수집은한장르에서목표의범위를좁혀최고의작품을체계적으로모으는것이다.이를도형화하면,양이중심인횡적수집은가로로긴직사각형이되고,질이중심인종적수집은세로로긴직사각형이된다.가장이상적인수집의모델은정사각형을지향하며,양과질에서균형을취하는것이다.
저자는종적수집을한다.컬렉션은단순한작품모으기가아니라작품수집을통한창작이기때문이다.하나의아이템을선정하여연관이있는것이면무엇이든모으는횡적수집은나열식이어서컬렉션의의미를퇴색하게만든다.그러므로최고의컬렉션은종적수집에답이있다.작품의“예술성,완성도,희소성,연대등에서최고의가치를추구하는것”(70쪽)이종적수집이다.저자는시종일관해당분야에서최고의작품을지향한다.자신이소유한좋은작품이있을지라도소장품전체의격(格)에맞지않으면과감하게처분하는식으로수집의질을조율한다.컬렉터의가치관과안목이깃든수집품들은한데모여서또다른에너지를발산한다.

“자신이선택하여수집한작품은원래존재하는것이아니라내가선택하였으므로존재하는것이다.이미내관점의집합물이다.(중략)나의관점으로수집한작품은내미적취향과미관의결실로서,그전체가개성있는조형세계를구축하여하나의작품으로승화되는것이다.”(30쪽)

“질서있는컬렉션은하나의작품이된다.누가보아도건강하고아름다운명품이된다.”(123쪽)

종적수집에서는선택과솎아내기가필수다.저자는어린시절농사에서경험한‘키질’의원리에서효과적인수집요령을배운다.농부가부단한키질을통해쭉정이는버리고알맹이만남기듯이수집의원리도그와같다는것이다.‘컬렉션의키질론’이되겠다.키질하듯이최고의명품을남기면서컬렉션의질을최상으로유지하는것이다.

“키질은바람의힘을적절히이용하고,단순하지만미묘한동작을가미하여질서있게팥만거두는원리를따른다.컬렉션이란관점에서,팥알고르는과정과수집의질서를찾아가는이치는절묘하게비교된다.나는오래도록수집을하면서,이를테면수집의키질에따라전체소장품중에서작품을솎아내는버릇이있다.수집을하다보면작품이좋아서,선물을받아서,투자목적등갖가지이유로소장품이잡다해진다.(중략)키질과같은방법으로지저분하고속된작품을걸러내고솎아내는것을평생하다보면종국에는아름다운작품만남게된다.이것이바로컬렉션의질서를찾아가는방법이자아름다운컬렉션의지름길이라고생각한다.”(123쪽)

경험에서우러나온수집에관한철학은이책의백미이다.‘인생에서컬렉션은또하나의행복이다’‘컬렉션은창작행위다’‘미적가치관은컬렉션의기본이다’‘컬렉션에도설계가필요하다’‘명품수집에는담대한용기가필요하다’‘열정으로수집한작품이빛난다’‘질서있는컬렉션이아름답다’등각꼭지명으로압축된생각들은수집에입문하는초보자나기성수집가들도한번쯤귀담아들을만한이야기들이다.

“처음에가볍게시작한수집행위가하나의수집철학으로자리잡으면서는흔들림없이천천히나아갈수있었다.남이하지않은독창적인수집으로새로운세계를보이고,나아가세계화의초석이되는장을만들고싶었다.”(28쪽)

사실경험담만큼귀한참고서는없다.저자가스승이경험한수집이야기를통해귀한교훈을얻었듯이저자도자신의경험담으로미술애호가들과소통하며조금이나마힘이되고자한다.책에는수집과정에서경험한성공과실패의일화가심심찮게등장한다.민화를수집하게된계기,한할머니수집가와의기이한인연,무모한결단으로추사작품을다수구입한일화등은그자체로도흥미롭지만,그것을통해미를향해부나방처럼돌진하는저자의열정과집념을확인할수있다.철학이있는컬렉션은‘뿌리깊은나무’처럼탄탄하다.저자가그렇다.

수집철학으로품은‘순수회화로서의민화’
2부에서는수집철학을바탕으로,가장오랫동안공을들인민화컬렉션이펼쳐진다.삼십대초반에치졸미의극치를보여주는‘제주문자도’에반해서수집하기시작한민화는저자의수집철학이오롯이반영된득의의결실이다.민화중에서도문자도(文字圖)를가장많이수집했는데,이는제주문자도의해학성과조형성에깊이매료되었던까닭이다.
저자는민화를철저하게조형적인관점에서수집한다.“민화는순수회화로세계적이다”라는믿음때문이다.미술사가들처럼관념이나상징에취중하다보면조형미를놓치기쉽다.한가지사례로,효(孝)·제(悌)·충(忠)·신(信)·예(禮)·의(儀)·염(廉)·치(恥)같은문자를그림으로표현한‘문자도’중‘충(忠)’자를구성하고있는새우와대나무의다채로운표현을든다.같은소재지만모양이다달랐다.추상성과해학성이있고,현대적미감이있었다.그풍부한창의성과표현력에감탄하면서,이를도판으로한곳에모아서비교해볼수있게했다.

“민화는회화이다.민화는이제고대의상징과관념의굴레에서벗어나하나의예술작품으로주목받아야하고,회화의관점에서감상대상이되어야한다.즉상징과관념의덩어리에서한걸음더나아가회화적인해석과이해가중심이되어야만한다.”(203쪽)

그리고민화를비교감상하다가두명의걸출한작가를추정해낸다.국내외에흩어져있는책거리,화조도와문자도에서같은‘조형의DNA’를발견하고는동일한작가들의솜씨로확신한것이다.그래서두작가의작품으로추정되는책거리,화조도와문자도를그러모아서도판으로소개한다.나아가그것이그작가들이인생의어느시기에그렸는지까지추정한다.이는민화를작가적관점,즉작가의의작품으로보지않고는얻을수없는결실이다.

“민화작가의이름이나생몰연대등을알수없는것은애석한일이나,그또한존중받아마땅하다.현재남아있는그림이바로그작가의역사이고이름임을인정하고주목해야한다.평생작가로서의명예와사회적욕망따위를버리고독창적인조형세계를이루고자최선을다했음에경의를표할뿐이다.”(228쪽)

민화가홀대받는현실을안타깝게여기며,세계적회화인민화를위해서국립‘민화’박물관건립의필요성을주장하고,민화중에서최고의명품들을엄선해서그것을소개하는식으로민화를세계화하자고제안한다.

“오래도록민화를수집하면서전문가들로부터시류에뒤떨어진허접한것을수집하는사람으로취급받아왔다.또한서양화나현대미술작품을수집하는컬렉터의멸시와조롱또한많이받아왔다.그러다보니오기아닌오기가생겨수집을멈출수없었고,언젠가는꼭민화가세계의문화가되는그날을위하여작은힘이지만최선을다해야겠다고생각하며여기까지오게되었다.”(309쪽)

수집품맛보기와조선민화걸작전
각부의뒤쪽에배치한‘맛있는컬렉션이야기’는시식용소장품이야기다.1부는불상(‘금제반가사유상’)과도자기(‘백자달항아리’)이야기이고,2부는‘까치호랑이’,‘제주문자도’,‘충주문자도’,‘화조도’,‘강원도책거리문자도’등의민화와민화병풍감상이다.저자의애정어린이야기는작품을구석구석음미하게한다.
뿐만아니라더많은실물을볼수있는전시회도열린다.저자는7월중순부터예술의전당서예박물관에서,이책에소개된작품들을비롯하여17년간컬렉션한민화들을공개한다.개인컬렉션전으로는최대규모인<김세종컬렉션―조선민화걸작내일을그리다>(2018.7.18~8.26)전으로수십점의민화를선보인다.이전시는12월부터는자리를옮겨,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창조원(2018.12.14~2019.2.10)에서도개최한다.
이책은컬렉션의묘미와컬렉션의길을찾아주는내비게이션으로손색이없다.저자의수집철학은미술품수집외에도다양한아날로그물건들을수집하는컬렉션일반에도폭넓게적용할수있다.컬렉션은인생을맛있게업그레이드하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