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술과 분단미술 (작품으로 본 북한과 우리 안의 분단 트라우마)

북한미술과 분단미술 (작품으로 본 북한과 우리 안의 분단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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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북한을 만든 미술, 분단이 만든 미술
북한에서는 어떤 그림을 그리며, 무엇을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우리 안의 분단 트라우마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
2018년부터 남북정상회담이 세 차례나 열리고, 올해는 북미정상이 비무장지대에서 만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그렇게 한반도의 냉전종식과 통일을 향한 화해와 평화의 무드가 조성되는 듯했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도 빠지지 않았다. 남북의 화해를 견제하듯 일본이 경제전쟁을 도발했고,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을 빌미로 미사일을 날리며 연일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북한에 관한 다큐와 보도가 증가하는 등 북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북한미술―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2018. 9.7-11. 11), <아름다운 동행―평화, 꽃이 피다>전(2018. 9. 14-2019. 1. 31), <국회 남북미술전>(2019. 3. 11-5.10), <평화, 하나 되다>전(2019. 4. 6-6.30) 같은 북한미술을 다룬 전시회도 눈에 띄게 늘었다. 『북한미술과 분단미술』은 이런 현실에서 남북 분단이 빚은, 남북한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통해 남북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저자

박계리

한국미술가들의정체성과분단트라우마에대한연구를지속해오고있다.2003년「김정일주의미술론과북한미술의변화」로『조선일보』신춘문예미술평론부문에당선된이후꾸준히북한미술관련논문을발표해왔다.이화여자대학교미술사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큐레이터,한국전통문화대학교초빙교수,홍익대학교융합연구센터연구교수를거쳐현재통일부통일교육원교수로활동하고있다.지은책으로『모더니티와전통론?혼돈의시대,미술을통한정체성읽기』등이있다.

목차

005머리말

1부
북한을만든미술

1.우상화,그리고조각하다
021영웅,가장크고높고진하게
정관철,「보천보의횃불」
026태양이된부자,권위를벗다
김성민,「태양상」/리성일,「태양상」
032김정숙,선군의어머니로거듭나다
「위대한수령김일성동지를목숨으로보위하시는김정숙동지」
037몰골법으로재탄생한‘수령영생미술’
리동건,「언제나인민을위한길에함께계시며」
044북한기념비미술의시원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1-건립논쟁
048율동적으로형상화한혁명의세찬전진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2-조형적특징
052빼어난경치속의웅장한기념비
「삼지연대기념비」
057왜기념탑증축인가
「무산지구전투승리기념탑」
062끝나지않은전쟁을추모하다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

2.선군정치의전사를그리다
066“사실주의기법,왜서구에서찾아!”
김용준,「춤」
071리얼리즘의역작을그린노동자화가
박문협,「전후40일만에첫쇠물을뽑아내는강철전사들」
078남강여인,억센손에장총을부여잡고
김의관,「남강마을의녀성들」
083조선화로구현한입체적사실감
김성민,「지난날의용해공들」
088휘몰아치는눈보라속의전선
정종여,「고성인민들의전선원호」
093비판적현실주의에서혁명적낭만성으로
정현웅,「누구키가더큰가」
098계급착취가투영된농민들의생활상
민병제,「딸」
103거친눈보라를뚫고올라선남자
우연일,「난관을뚫고」
107총대신하모니카부는북한군
조철혁,「전사들」

3.자연의서정성을‘응찰’하다
112풀,나무,꽃에스민조선의기백
리석호,「국화」
118선군시대상징이된민족의영산
만수대창작사,「백두산3대장군과216봉우리」
123북한미술이낳은서정적표현의대가
정창모,「북만의봄」
129갈대꽃흔들림에분단의상처를담다
김승희,「분계선의달」
135치밀한묘사와대담한생략의묘
선우영,「박연폭포」
140강렬한색채로옮긴삼천리금수강산
한상익,「국화」
145김일성을그린신여성
정온녀,「아버지,오늘의생산성과는?」
150실을튕겨개나리를피우다
로정희,「개나리와진달래」

156“북한풍경화,조국자연의숭고함을그려야”

최근슬,「가을풍경」

160조선적인사회주의미술
문학수,「풍경」

4.다양한장르로시대감성을표현하다
165조선호랑이기상을한올한올꿰다
리원인,「호랑이」
170불변의재료를화폭에담다
신봉화,「비둘기춤」
175고려청자,다시현실로
우치선,「쌍학장식청자꽃병」
179고려청자에시대감각을불어넣다
임사준,「화병」
183‘쪽무이그림’을아시나요?
만수대창작사,모자이크벽화
187피끓는모성의절절함을빚다
조규봉,「남녘땅의어머니」
191우표에나타난북한의사회와문화
루벤스탄생400돌기념우표

2부
분단이만든미술

1.우리안의분단트라우마
199꽃에싸인전사
이용백,「엔젤솔저」
203P,북한계정리트윗하다가법정에서다
옥인콜렉티브,「서울데카당스」
208‘군인’,우리들의자화상
오형근,「군인」
212영화같은현실인가,현실같은영화인가
정연두,「태극기휘날리며」-
216낡은벙커의역설적아름다움
최원준,「빛의분수」
221혼자추는왈츠는왈츠인가?
전준호,「형제의상」
226같은뿌리,다른노래
임민욱,「소나무야소나무야」
231전쟁의땅에서전쟁의삶을찍다
이부록,「인간불법파병인증샷」

2.DMZ와전쟁의망각
236철조망의시간은찰나다!
김아타,「온에어프로젝트」
240300개의비석,워터마크를찾아라
임민욱,「비300―워터마크를찾아서」
245분단시대,기록과망각사이에서
노순택,「RedHouse-1펼쳐들다;질서의이면」
249학이운다,아름답고처연하다
조습,「일식」시리즈
253금지된땅,가상현실로걷다
권하윤,「Year489」
257첨예한대립속에‘약속’의시간을되짚다
김진주,「약속한시간의흐름(동송)」
262잘린허리로혼자일어설수없다
김봉준,「누운소」
267분단체제와평화체제를이어주는램프
이부록,「평화램프」
272상처의한가운데에서미래를묻다
강요배,「한라산자락백성」

3.북한밖에서북한을보다
277탈북화가,경계선위에서북한을묻다
선무,「김정일」
282경계를넘어온여성들,상처로그린산수화
임흥순,「려행」
287변월룡,사회주의리얼리즘을말하다
변월룡,「‘해방’을그리기위한습작」
293사라지는것들을붙잡기위하여
김학수,「평양남산현교회」
298진실은생활주변에있다!
박고석,「쌍계사길」
304아프리카에서북한의기념비미술흔적찾기
최원준,프로젝트「만수대마스터클래스」
309남미가이아나,북한매스게임에매료되다
고원석·권성연,「군중과개인:가이아나매스게임아카이브」
315전쟁에휘말린,3개의이름을가진남자
티모데우스앙가완쿠스노,「알려지지않은나머지이야기」
320생략된죽음속에서애도의의미를다시묻다
안정윤,「세상에서제일쓸데없는짓을합니다,제가」
325북한산을오르며,낯선삶의독백을담다
임흥순,「북한산」

4.북한작가들에게손을내밀다
330누구를위한피자?모두를위한삐쟈!
김황,「모두를위한삐쟈」
335한올한올꿰고이으며만나다
함경아,「추상적움직임/모리스루이스‘무제’1960」
340‘빛나는도시’는한반도에세워졌는가?
서현석·안창모,「UtopiasinTwo」
345남북의피아노,분단을넘어선하모니
전소정,「먼저온미래」
350함께만든성당,함께하는참회와속죄
‘참회와속죄의성당’의모자이크벽화
354백두대간이품은바위에서분단을보다
로저세퍼드,「돌강」
359대결과폭력,상처의나이테를어루만지다
임민욱,「절반의가능성」

출판사 서평

분단상황이낳은두개의미술에주목하다
저자는신춘문예(2003)에북한미술을주제로등단한미술평론가이자근대미술연구자이다.특히북한미술에관해지속적으로관심을갖고다수의논문을발표하며북한미술관련전시기획에도참여해왔다.이번책은저자가그동안천착해온북한미술에관한연구를바탕으로작품을들여다본것이다.덕분에,작품으로구현된북한미술의특징과배경이론이생생한실감을얻는다.
저자의시선은북한미술에만머물지않는다.분단상황을중심에두고,남한미술속에서도분단과관련된작품에주목한다.이책은강점은여기에있다.분단에따라각기다른환경에서전개되어온북한미술과남한작가들의미술을함께다루며남북한의현실을깊이들여다본다.그동안『북한의미술』(이일·서성록공저,1990),『북한미술』(이구열지음,2001)등의북한미술연구서가있었지만모두‘저쪽의미술이야기’여서일반인의관심까지는끌지못했다.이책은한발걸음더들어간다.작품을매개로대중적인눈높이를취하되,남한작가들의분단관련작품들도조명하여두세계를동시에볼수있게했다.즉북한미술이나분단미술이실은한반도의분단현실이빚은우리모두의일그러진모습임을직시하게한것이다.더욱이오랜동안우리가외면하고살았던,분단으로인한우리안의트라우마를작품을매개로드러내고,일상에깃든분단트라우마의실상을통해휴전중인남북한의현실과북한미술도함께눈여겨보게한점은돋보이지않을수없다.

작품으로북한미술을근접조명하다
1부는‘북한을만든미술’이다.여기서는크게우상화와관련된작품,선군정치와관련된작품,자연의서정성을표현한작품,그리고북한미술특유의장르를확인할수있는작품들로나누어소개한다.북한미술에는조선화,유화,기념비미술,모자이크변화(일명‘쪽무이그림’),보석화,수예,우표등장르가다양하다.남한의장르구분에비춰보면생소한것들이대부분이고,그나마남한의한국화와유화에해당하는북한의조선화와유화도북쪽만의특색으로발전시킨것이어서이역시낯설다.저자는이들을남한미술의시각이아닌최대한북한미술의시각에서감상한다.
북한에서미술은,조형적언어로현실을사상·미학적으로파악한것으로,형상을통해인민들의미학?정서적교양에이바지해야한다고규정한다.따라서북한미술은인민을교화하기위한선정선동에목적이있다.그렇기때문에우리는북한의미술작품을통해북한사회와정치의맥락및흐름을읽을수있다.물론“북한의모든미술품이정치적인성격을지니고있다고말할수는없지만,북한내부에서인민들의교양을목적으로제작및유통하는작품의경우에는북한사회를읽어내는분석틀과예측가능성을제공한다.”(36쪽)
김정일주석과김정일국방위원장의초상화로제작된‘태양상’은북한사회및정치를읽는또다른창으로기능한다.저자는‘태양상’은죽은자의위상을극대화함과동시에현실적인최고지도자의자리는김정은에게내주는전략의일환으로본다.그리고이들초상화의표정이결의에차있는것이아니라밝게변한점에밑줄을친다.
“김일성주석과김정일국방위원장의사망과더불어이들은더이상결사옹위의주체가아니라,영생하는자로서이미지를표상해야했다.유훈통치를통해현실의사람들을구원해내는이미지는무서운권위적인모습보다는친근한모습으로의변모가필요했을것이다.따라서권위적인표정에서따뜻한표정으로이미지를변경하고자하였다.이에따라정면을향하던자세는한쪽어깨를앞으로내밀어사선구도를만들어냄으로써사선을따라가다보면감상자와만날수있는친근한구도로변경하게되었다고해석해볼수있다.”(29쪽)
이런변화는김일성의부인이자김정은의어머니인김정숙의이미지에서도확인된다.초창기김일성시대에는목숨을바쳐서김일성에게충성하는전사의이미지로형상화된다.반면에,김정은시대에는새로운이미지가추가된다.‘총’과‘군대’의이미지가그것이다.이는북한에서선군정치가적극적으로표방하기시작하는시점과연관된다.
“이처럼김정숙의이미지는북한최고권력자와의관계속에서의미가부여되어왔으나그것은단순한김일성의아내,김정일의어머니로서의이미지가아니었다.그녀의이미지는김정일의대두와함께그위상이점점더강화되면서수령을위해목숨을바칠수있는결사옹위의정신과선군정치를대중에게교양하기위한이미지로적극적으로활용되었던것이다.”(36쪽)
북한에는기념비미술이많다.북한에처음세워진혁명전통기념비로서길이30미터에60여명의조각군상이등장하는「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1967)을시작으로,「삼지연대기념비」(1979),「무산지구전투승리기념탑」(1971년건립,2000년에증축),「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가제작된다.북한에서만드는혁명적기념비란우리식미술장르로는‘조소’에해당하는데,수령의혁명적작업을폭넓고깊이있게조형예술화한수령의기념비를칭한다.이들기념비미술의조형적특징은규모가매우크다는점,많은조각상과탑,사적비들을결합한광범위한구성에서찾을수있다.이러한조형적특징때문에북한미술계에서는기념비미술을제작하는미술가들에게기념비미술의형상적특성인형식의웅장성과선명성을잘드러낼것을요구하고있다.이때웅장성이란,단순히작품의크기와규모에서만비롯되는것이아니라기념비미술의조형적구성,주위환경과의관계속에서표현된다.
이런대규모작업은대부분만수대창작사를통해진행된다.1958(혹은1959)년11월에창립된만수대창작사는북한에서미술에재능있는인재들을집결시켜,당의직접적인지도아래작품을통일적으로진행하도록한미술분야최고의집단창작단체다.특히만수대창작사는국가의가장중요한미술품제작에우선참여함으로써다른창작사의작품제작을선도하는역할을담당한다.

남한미술에는없고북한미술에는있는
북한미술에서는남한미술에는부재하는장르가있다.수예,보석화,모자이크벽화등은북한에서만특화된미술장르다.
북한의수예는기술적인면에서뛰어난것으로유명하다.그가운데로정희가있다.로정희는자신만의수예기법을창안했는데,그중의하나가‘공식수’이다.‘공식수’는표현하고자하는대상을면(面)으로보고,모자이크식으로놓는장식수기법이다.흔히수예작품은선(線)으로표현되는탓에작품에선의맛이강한데비해,로정희의수예는면의느낌을자연스럽게표현하고있다.「꽃병풍」(7폭,1975)처럼작품이매우사실적으로보이는힘은여기서비롯한다.
보석화는물감대신천연색돌가루를기본재료로사용하는장르다.따라서날씨변화나시간성에영향을덜받아유화나수묵채색화에비해색채의영구성을담보할수있다.또천이나종이,알루미늄판이나대리석판을비롯한여러가지재료를선택할수있고,야외나실내,자연환경과계절에관계없이전시할수도있다.보석화는북한에서는주로야외작품에먼저사용했다.저자는이러한효과는우리에게도시사하는바가크다며주목한다.우리의야외건축장식물이나묘지같은야외공간에다양하게활용할수있을것이라는판단때문이다.
모자이크벽화도관심을모은다.북한에서는‘모자이크벽화’라는용어를사용하는데,이를북한식표현인‘쪽무이그림’이라고도한다.여러조각을모아큰한조각을만드는‘쪽모이’의북한식표현이다.‘쪽무이그림’은공예나그밖의미술장르에서도부분적으로활용되기도한다.예산문제로야외에설치된초상화등모든벽화를모자이크로제작하는것은아니지만그세밀한조형이찬탄을자아내게한다.
북한은우표도선전선동의장으로십분활용한다.더욱이우표는외국인들에게도자연스럽게노출되기때문에북한의지역성을드러내는이미지와세계인들과공유할수있는이미지를담고있다.이러한북한의우표들은1946년부터2002년까지4,200여종이제작되었다고한다.우표이미지의주제는북한의특수성을드러내는김일성과김정일의우상화와관련된일련의사건및초상화,국제적의의를갖는행사및인물초상화,북한의개성이반영된건축물및문화예술적성과들,인민들을교양하기위한표어들,북쪽땅에서벌어진유구한역사와문화,자연,지리,동식물등다양하다.
이밖에도조선화와유화로제작된그림으로는정관철의「보천보의횃불」,박문협의「전후40일만에첫쇳물을뽑아내는강철전사들」,김의관의「남강마을녀성들」,김성민의「지난날의용해공들」,정종여의「고성인민들의전선원호」,우연일의「난관을뚫고」,조철혁의「전사들」,정창모의「북만의봄」,선우영의「박연폭포」,김승희의「분계선의달」등이소개된다.작가들은모두북한미술의대표선수들이고,작품은북한미술의정수를보여주는대표작들이다.

작품으로우리안의분단트라우마를읽다
2부는‘분단이만든미술’이다.분단상황이낳은우리안의트라우마를직시하고일깨우는작품들이다.평면작품뿐만아니라사진,영상,설치,퍼포먼스등의다양한표현방식으로,평온한현실의이면에깃든상처를보여주며,사람들의무감각과잠든의식에죽비를내리친다.사람들은뜻밖의작품을접하면서새삼평온한일상이실은‘우물안의평온’이자‘외면하고산평온’임을깨닫고자세를가다듬는다.
저자에따르면,남북의정치적대치상태가매우심각해진이명박,박근혜정부5년동안,미술계는남북교류가활발했던그전10년보다더차분하게우리안의분단문제를직시하는미술작품이지속적으로제작되었다고한다.그러면서자문자답한다.이것이어떻게가능했을까?“‘미술과정치’라는화두가지루하다싶을만큼유행하는세계미술계의현상때문일까?덕분에,1980년대‘그림마당민’에서용기있게현실에대한발언을시작한선배작가들과달리이들세대는대표적인미술관이나상업화랑에서,또해외에서관심을받으며작업을할수있었을지도모른다.그러나더중요한것은세계주의의시선에서한반도를바라봄으로써,발생하는분단문제를대하는자기검열의해체,예술적완성도의다양성과발랄함등이발견된다는점이다.특히이들의작업에서보이는,일상을천착하는진정성의깊이에서다.”(206쪽)
비록조·부모세대처럼6·25전쟁을겪지는않았지만,이역사적사건의트라우마는지속적으로후세에전이되고있다.문제는이러한2차적트라우마가한반도에서냉전시대가존립할수있는‘숨은힘’으로기능한다는데있다.
“내가겪지않은사건때문에,즉내가태어나기도전에벌어진사건때문에‘지금내가다아프다.’나에게도역사적트라우마가지속되고있다는점을인지하는것은현재의한반도상황을이해하는주요방법론이라판단된다.이러한역사적트라우마의자장속에서분단에대한기억이제도화되었고,내면화되고있기때문이다.”(208-210쪽)
이는여러작품에서확인할수있다.
오형근의군인들을찍은사진들은어떠한폭력도직접적으로보여주지않는다.남한과북한은원칙적으로휴전상태에있지만,그의작품에서는북한의상존하는위협또한부재한듯이보인다.저자는그속에서잠복된역사적트라우마의현장을본다.그러니까폭력을예감하고,그것을극복하려애쓰는군인들의모습에서역사적트라우마가한개인에게어떻게나타나고있는지에주목한것이다.(210쪽)
이부록은관람자가‘전쟁파병인증샷’을찍는설치작업으로,우리의일상이전쟁터임을암시하고,나아가우리의일상이휴전상태에있음을상기시킨다.휴전상태란전쟁이종료된상황이아니다.우리는전쟁이잠시멈춘곳에서살고있지만현실에서는쉽게이를인지하지못한다.인증샷을남긴6,000여명의관람자들의진지한사진작품은우리일상에드리워진전쟁의그림자를고스란히보여준다.
김아타의사진DMZ풍경은장노출기법으로촬영한작품이다.움직이는모든것이사라지고,움직이던물체가남기고간에너지의흔적만화면에남아서,풍경은평온해보이지만그표피안에는겹겹이쌓인역사적사건이에너지로응축되어있다.저자는이사라짐은분단을극복하고그상처의치유를은유한다며,“비무장지대를뒤덮고있는자연의시선으로보자면,분단의상징인‘철조망’의역사도찰나의순간일지모른다.그런데우린벌써‘분단’을불가항력적인사실로받아들이고있는것은아닌가.스스로에게묻게된다”(239)고한다.
역사적트라우마와치유,사라진정체성의대면과화해는이렇듯문화적상상력을통해비로소시작될수있는것일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