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이름 (미술사의 구석진 자리를 박차고 나온 여성 예술가들)

완전한 이름 (미술사의 구석진 자리를 박차고 나온 여성 예술가들)

$16.00
Description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길을 떠나다」에서는 100년 전 진보적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겠다며 성별 불문 입학 조건을 내건 바우하우스가 결국 여성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남성의 그늘 아래 놓이게 한 ‘흑역사’를 지적하며, 그럼에도 아동미술에 선구적 역할을 한 프리들 디커브란다이스를 언급한다. 낯선 이름이지만 전쟁이라는 암울한 시대에 내던져진 아동·청소년을 위한 미술교육으로 재조명된 프리들을 시작으로, 서양인의 눈으로 바라본 조선 여인의 삶을 기록한 엘리자베스 키스, 현 함부르크 국립조형미술대학 교수이자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그림 철학자 노은님, 소재와 매체를 확장하며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경쾌하고 세련되게 전하는 정직성의 예술세계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2부 「거울 앞에서」는 인상파의 여성 멤버였고, 출산을 했던 한 해를 제외하고 인상파 전시회에 빠짐없이 출품했던 화가 베르트 모리조의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생전 마네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의 모델로 인식되던 모리조였지만 화가이기를 포기한 적 없던 그녀였기에 모리조를 모델로 그린 마네의 그림과 모리조의 자화상을 병치한 부분은 시각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준다. 뒤이어 누구의 아내도, 엄마도, 딸도 아닌 직업인으로서의 화가 자신이 되고자 분투한 파울라 모더존베커의 삶과, 가족을 추스르는 고된 생활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고 누구보다 오래 살아남아 예술적 발자취를 남긴 버네사 벨의 시간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한국의 현대미술가 천경자, 박영숙의 인생과 작품세계에 투영된다.

3부 「되찾은 이름들」에서는 조금 더 앞선 시대를 살아낸 여성 예술가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바로크시대 유럽 무대를 종횡무진했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에 프란스 할스만큼 뛰어난 실력을 지녔던 유딧 레이스터르, 조선의 알파걸 나혜석, 18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화가이자 스승으로서 일찍이 여성 연대를 꿈꿨던 아델라이드 라비유귀아르, 그리고 최초의 추상화가였으나 이름 대신 ‘먼저 온 미래’라 불린 힐마 아프 클린트에 이르기까지, 책에는 사회적 그늘 혹은 가문의 이름에 가려졌던 여성들이 어떻게 예술로 자신의 이름에 완결성을 부여했는지 그 당찬 행보를 되짚어간다.

특히 기자이기에 앞서 미학자, 여성인 저자가 앞선 시대를 살아낸 여성 예술가들을 자신 혹은 현대사회 여성과 연결시켜 풀어내는 방식은 미술사라는 바탕 위에 써내려간 자기 고백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아내어 더욱 생생하게 전달되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이 책은, 그래서 더 귀하게 다가온다.

“다시 이름을 찾은 여성 화가들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오늘 그림으로 나를, 우리를 다독인다.”
저자

권근영

수원에서초등학생시절을보냈다.이동도서관이오는날만손꼽아기다렸다.서울로전학후중학교2학년때,장래희망을묻는질문에“3면이책으로둘러싸인방에서살고싶다”고답했다.서울대학교에서국문학과미학을전공했고,같은대학미술대학원에서석사학위(MFA첨자처리)를받은뒤기자가됐다.
이후10년넘게미술·문화에대한글을쓰며밥벌이를하고있다.『중앙일보』에칼럼「그림속얼굴」「권근영의숨은그림찾기」를연재했고,지은책으로『나는예술가다-한국대표예술가10인창작과삶을말하다』가있다.광주비엔날레연구로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미술경영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는JTBC스포츠문화부장으로일하고있다.
기자를하며만난미술가들,대학과미술관강의때만난미술에대한열정가득한사람들,또세계곳곳으로취재를다니며접한명작들은삶의어두운순간을‘반짝’밝혀주는빛으로돌아오곤했다.이책은바로그순간의나눔이다.

목차

시작하며

1.길을떠나다
바우하우스에서아우슈비츠까지,프리들디커브란다이스
서양여자눈에비친조선신부,엘리자베스키스
‘이상한동물’의‘큰걸음’,노은님
정직하지못한세상에내미는그림,정직성

2.거울앞에서
인상파의여성멤버,베르트모리조
누구의아내도,엄마도,딸도아닌파울라모더존베커
‘버지니아울프의화가언니?’,버네사벨
내슬픈전설의91페이지,천경자
‘마녀’‘미친년’으로살아남았다,박영숙

3.되찾은이름들
230년만에되찾은이름,유딧레이스터르
칸딘스키·몬드리안보다앞선최초의추상화가,힐마아프클린트
조선의‘알파걸’,나혜석
‘여적여’는없다,아델라이드라비유귀아르
피해자에서아이콘으로,아르테미시아젠틸레스키

에필로그_아버지의카메라,딸의사진집
마치며
작품모아보기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먼저온미래'였기에잊혔거나,지워졌거나,
미완의이름으로불리던여자들,
예술로자신의이름에완결성을부여하다!

‘다가가들여다보기전에는보이지않는’이들의삶속에서그저자기자신이되고자했던빛나는영혼의아름다움을본다._김보라(영화감독)

사건#1.지워진이름의흔적
1893년프랑스파리,루브르박물관은17세기네덜란드황금시대를이끌었던대가프란스할스의작품을소장하게되었다는기쁨으로흥분에휩싸였다.술에취해볼이발그레해진여성과남성이즐거운한때를보내는장면을그린이그림은할스의작품가운데서도최고의표현력을선보인것으로추앙받았고,루브르소장역사에도기록될만한사건이었다.
하지만루브르의기쁨은오래가지못했다.할스의명작이라생각하고사들인그림의해묵은때를벗겨내는과정에서할스의다른작품에서는찾아볼수없었던모노그램을발견한것이다.루브르는이작품이모조품일지도모른다는불안감,혹은다른화가의작품일수도있다는근심에사로잡혔다.
루브르가발견한모노그램은J와L,그리고이들알파벳을가로지르는별모양이그려져있었다.이모노그램은그전에도주목받은적이있었다.갖가지추측이난무하는와중에코르넬리스더흐로트라는이름의미술사가가모노그램의‘진짜주인’을밝혀냈다.그것은그때까지알려지지않았던유딧레이스터르라는‘여성화가’의것이었다.루브르는“엉터리감정으로손해를입혔다”며딜러를고소했고,매입가의25퍼센트를환불받았다.

사건#2.대중의뭇매를견뎌야했던이름
유년기부터‘최초’‘1등’이라는수식어가뒤따랐던인물,나혜석.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서양화과에한국인최초로입학하는가하면,신문광고란에공개결혼청첩장을올려세상떠들썩한결혼식을올린여자.당당한언행으로세간의오해가끊이지않던나혜석은,근대기알파걸로불린다.하지만그녀는시대를앞선깨인사고방식과예술적능력은인정받아마땅했음에도불구하고생의말년에는행려병자신세로생을마감했다.
나혜석은화려하게주목받았지만동시에세간의소문을감내해야하는유명인이었다.남들보다뛰어나고굽힐줄모르는성정을타고난탓에애꿎은손가락질과시선의감옥에갇혀지내야하는일도태반이었다.이러한상황은21세를맞이한지금도크게다르지않다.오히려대중의입맛대로프레임을씌우고더한뭇매를때리는경우도허다하다.악플과혐오에시달리다끝내유명을달리한대중예술인들처럼…….

사건#3.미술사의구석진자리를박차고나온여자들,다시,이름을찾다
대학에서미학을전공하고10년넘게미술과문화에관한글쓰는일을하는권근영은과거대학에서미술사를공부할때를회상하며여성예술가들의이름이언급되지않는점에크게의문을갖지않았다고말한다.그러다사회인으로문화예술계를취재하고소식을전하는전달자가된후에는한쪽으로만치우친예술가들의성별이차츰이질적으로느껴졌고,그래서더여성예술가들을찾아가그들의이야기를전하고자노력했다.그들은자신과주변의이야기를예술이라는매체를통해꼭꼭씹어들려주었고,그이야기는학문으로접하던미술세계와는전혀달랐다.『완전한이름』은기자이자한사람의여성으로서권근영이연구하고취재한여성예술가들을한명한명소환하여대중에그이름을전하고자쓰였다.

책은총3부로구성되어있다.
1부「길을떠나다」에서는100년전진보적교육기관으로거듭나겠다며성별불문입학조건을내건바우하우스가결국여성의능력을제대로인정하지않고,남성의그늘아래놓이게한‘흑역사’를지적하며,그럼에도아동미술에선구적역할을한프리들디커브란다이스를언급한다.낯선이름이지만전쟁이라는암울한시대에내던져진아동·청소년을위한미술교육으로재조명된프리들을시작으로,서양인의눈으로바라본조선여인의삶을기록한엘리자베스키스,현함부르크국립조형미술대학교수이자유럽에서활발히활동중인그림철학자노은님,소재와매체를확장하며‘지금,여기’의이야기를경쾌하고세련되게전하는정직성의예술세계를심층적으로다룬다.

2부「거울앞에서」는인상파의여성멤버였고,출산을했던한해를제외하고인상파전시회에빠짐없이출품했던화가베르트모리조의이야기로포문을연다.생전마네를비롯한인상파화가들의모델로인식되던모리조였지만화가이기를포기한적없던그녀였기에모리조를모델로그린마네의그림과모리조의자화상을병치한부분은시각의차이를극명하게드러내준다.뒤이어누구의아내도,엄마도,딸도아닌직업인으로서의화가자신이되고자분투한파울라모더존베커의삶과,가족을추스르는고된생활속에서도붓을놓지않고누구보다오래살아남아예술적발자취를남긴버네사벨의시간이,시공간을뛰어넘어한국의현대미술가천경자,박영숙의인생과작품세계에투영된다.

3부「되찾은이름들」에서는조금더앞선시대를살아낸여성예술가들의이름을불러본다.바로크시대유럽무대를종횡무진했던아르테미시아젠틸레스키,17세기네덜란드황금시대에프란스할스만큼뛰어난실력을지녔던유딧레이스터르,조선의알파걸나혜석,18세기파리를배경으로화가이자스승으로서일찍이여성연대를꿈꿨던아델라이드라비유귀아르,그리고최초의추상화가였으나이름대신‘먼저온미래’라불린힐마아프클린트에이르기까지,책에는사회적그늘혹은가문의이름에가려졌던여성들이어떻게예술로자신의이름에완결성을부여했는지그당찬행보를되짚어간다.

특히기자이기에앞서미학자,여성인저자가앞선시대를살아낸여성예술가들을자신혹은현대사회여성과연결시켜풀어내는방식은미술사라는바탕위에써내려간자기고백에세이라고할수있다.저자가직접만나인터뷰한내용을담아내어더욱생생하게전달되는그들의목소리에귀기울일수있는이책은,그래서더귀하게다가온다.

“다시이름을찾은여성화가들이‘당신은혼자가아니다’라며,오늘그림으로나를,우리를다독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