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가졌는가 (오늘, 옛 그림 속의 성현들에게 지혜를 청하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오늘, 옛 그림 속의 성현들에게 지혜를 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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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도 그 사람을 가졌다!”
공자·맹자·노자·장자·주자·제갈공명·강태공·탕왕·소동파·신농·주공·맹모
팬데믹과 기후 위기 등 전 지구적 재난 속에 만나는 ‘나의 멘토들’

“나같이 볼품없는 사람이 이런 가르침을 준 사람을 만나다니. 가슴이 벅차고 두근거려 주체할 수가 없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여는 글」에서)
저자

조정육

전남대학교에서불어불문학과를,홍익대학교미술사학과에서석사를,동국대학교미술사학과에서박사를졸업했다.여러대학에서강의를했으며,현재는그림을통해동양의사상과정신을알리는집필과강의를하고있다.

그동안옛그림을소재로삶의이야기를녹여낸『그림이내게말을걸어왔다』를시작으로『거침없는그리움』『깊은위로』로이어지는‘동양미술에세이’시리즈,‘불법승(佛法僧)’삼보(三寶)에맞춰불교의진경과동양화의진경을아우르는‘옛그림으로배우는불교이야기’(전3권)시리즈를펴냈다.『그림공부사람공부』『좋은그림좋은생각』『그림공부인생공부』등을통해옛그림에담긴인생의지혜와가르침에귀기울이는한편,『조선의글씨를천하에세운김정희』『조선의그림천재들』등어린이를위한책,그림명상에세이『오늘하루도잘살았습니다』를펴냈다.

목차

여는글

1장.그사람을품다
제갈공명/부디나처럼살지마
맹호연/그들이매화를귀히여긴까닭
고종과부열/아는것보다어려운일
백이와숙제/어떤일을선택할것인가
강태공/철저하게준비된사람
소동파/천재시인이요리를했다는데

2장.그마음을품다
신언인/말을삼갈때와삼가지않을때
「감로도」/불화(佛?),역병의희생자를위로하다
신농/지극히아름다운‘의료의신’의후예들
「삼교도」/셋이모여하나가되는이치
상산사호/조금가난해도내뜻대로산다는것
우임금/하늘이큰일을맡기려할때는

3장.그언행을품다
복희씨/읽기만해도마음에꽃이피네
요임금/모두가행복한리더
공자/놀림받던‘상갓집개’의눈부신반전
순임금/우리는어떻게기억될것인가
탕왕/초심을잃었을때
호계삼소/사람과사람은만나야

4장.그시련을품다
주공/‘공자의멘토’도흔들릴때가있었네
노자/가황(歌皇)과노자가보여준인간의길
장자/그는무슨꿈을꾸었을까
맹모/‘열녀이데올로기’에멍들다
문왕/‘터닝포인트’의전과후
주자/힘이자족쇄가된사상의운명

닫는글

출판사 서평

팬데믹시대와‘그사람’
옛그림을생활속으로끌어들여미술의대중화에앞장서온저자가이번에는중국성현(聖賢)들의삶과그들을그린그림으로팬데믹시대를나는우리삶의명암을주시하고처방전을강구한다.이책은옛그림으로읽는성현들이야기이자성현의삶에서추출한지혜의사리함(舍利函)이다.초대된성현들은한자문화권에서큰영향을끼친중국의공자,맹자,노자,장자,탕왕,우임금,제갈공명,소동파,신농,주공,백이숙제등조선시대선비들이흠모한‘사상의은사’들이다.사상가에서부터임금,시인,의사,심지어그림이된고사화(故事畵)등을망라한다.동아시아한자문화권에서는이들의초상과이들의고사(故事)를소재로한그림이끊임없이제작되었다.유교를국시(國是)로삼은조선에서도그랬다.저자는그초상과그림을찾아주고읽어주면서,성현들의삶을이야기한다.그것은코로나19로인한팬데믹과기후위기에처한지금이곳의현실을직시하며,우리의숨가쁜현실과자신을돌아보고성찰하는일과다르지않다.

‘무술인스타일’의공자상과지금이곳
표지의초상이의미심장하다.머리에는사구관까지썼는데,얼굴이거무스름하다.기골이무술인같기도하고시골훈장같기도하다.누구일까?‘성현계의슈퍼스타’공자의초상(「지성선사공자상(至聖先師孔子像)」,1913)이다.(본문196쪽에전신상이있다.)석지채용신(1850~1941)이그렸다.‘신토불이공자상’이다.왜신토불이인가.의복이조선시대선비들의평상복인심의(深衣)이다.그것도노론의차림새다.당시채용신은우암송시열(1607~89)이중심이된노론의기호학파의전통을계승한인물이다.따라서공자초상에도자신이동조한기호학파의사상을반영했다.
이는저자가성현들을중국고전속의인물로박제시켜두지않고,이땅의삶을보는거울로활용한것과통한다.공자의초상을드라마의주인공처럼‘핸섬남’으로그리기보다‘현실남’으로해석했듯이,저자의시각도위대한성현들을우리현실에맞춤하게가져다가사용했다는점에서그렇다.성현들이걸어온,위대한길과생각을지금우리삶의행로를다잡아주는내비게이션으로삼은격이다.
저자는동아시아의‘지적공유재’인중국성현들을‘그사람’으로호명한다.우리선조들의정신적골격을형성한성현들의다채로운삶과생각을바탕으로,현실의문제를자문(自問)하고지혜를구한다.저자는우리의정치경제는물론사회문화적인동향을성현들을빌려생각의지평을넓힌다.코로나19와의료신‘신농’,가황(歌皇)나훈아와‘노자’,아동매매와‘열녀이데올로기’등현실을반영한글들은보이는현실을곱씹어보이지않는세계로생각을확장심화시킨다.그런가운데저자가효과를본‘그사람’들은시나브로독자의가슴에둥지튼다.그것도현실과무관한존재로서가아니라언제든도움을청할수있는가까운존재로자리잡는다.성현들은우리모두의든든한'빽'이고영원한지혜의에너지원이다.

옛그림으로만나면,더좋은성현들
이책은일석이조(一石二鳥)다.중국성현들도만나고,옛그림도감상할수있다.중국성현을대상으로한다른책들과차이점이여기에있다.옛그림을통해성현에접속하고,한걸음더나아가우리현실을톺아본다.각종옛서책·화첩(?帖)·화보(畵譜)속의초상과고사인물화,초상화,수묵화,채색화,민화(民畵),불화(佛畵),도자기,구리거울등에등장하는성현들의초상이실로다양하다.이들그림을소개하되,각그림의특징과내용,화법,그리고그림에녹아든복식,장신구등을자세히읽어가며메시지에깊이를더한다.미술사가로서저자의특장이십분발휘되는대목이다.
저자는또육십에,공자공부로박사학위를받았다.오랫동안중국고전을두루섭렵했다.지행합일(知行合一).고전공부는곧삶으로이어졌다.고전을단순한지식으로서가아닌,지혜의원천으로활용하며실제삶을일궈왔다.그래서저자의체험과생각이녹아든글에는뭉근한에너지가함께한다.저자에게중국의성현들은과거의인물이아니다.지금도살아있는,그래서늘삶의갈증을달래주고채워주는‘샘이깊은물’과같은존재다.저자는옛그림과‘그사람’들의삶의방식과생각을통해자신의통찰과생활을담담히보여준다.
저자가추앙하는‘그사람’들은인류의영원한‘영웅’이다.저자에따르면,진정한영웅은“자신의삶을자기보다큰것을위해바친사람”(신화학자조지프캠벨,1904~87)이다.수천년의역사가보증하는성현들이그런인물이다.그들은삶의고통속에서도시련을이겨내고자신을벼리어,다른사람에게새로운가능성의세계를열어주었다.덕분에우리는성현들의가르침을따라가면,포기하고싶을때도다시힘을내게된다.모두처지는제각기다르지만그들은자신의삶을자기보다큰것을위해바쳤다.이책은그런영웅들에관한이야기이자그들의지혜로팬데믹시대를사는이들의마음을치유해주는백신같은이야기다.

“살아가면서우리는수많은장애물을만나게된다.그장애물은너무나높고견고해서단순히높이뛰기를해서넘을수있는수준이아니다.내힘으로는도저히넘을수없을것같은거대한철벽같은장애물이다.성현들은우리가인생이라는철벽앞에서넋놓고있을때지혜와용기로우리의손을이끌어준어른들이다.수천년의역사가보증하는그어른들은앞으로도우리를영웅이되도록이끌어줄것이다.”(10~11쪽)

슈퍼스타성현들의지혜를처방하다
내용은전체4장으로구성되어있다.‘그사람들’의삶을만남과마음과언행과시련을키워드로정리한셈이다.
‘1장.그사람을품다’에서는사람과사람의만남에대해살펴본다.위대한만남은사람의운명을바꾸어놓는다.그들의드라마틱한만남은어떻게이루어졌으며,삶을어떻게바꾸어놓았는지를다룬다.제갈공명,맹호연,고종과부열,백이와숙제,강태공,소동파가그주인공들이다.
‘2장.그마음을품다’에서는성현들이평소에어떤자세로살았으며,다른사람들과의관계에서어떤선한영향력을끼쳤는지따라가본다.신언인(愼言人),「감로도(甘露圖)」,신농,「삼교도(三敎圖)」,상산사호(商山四皓),우임금은각자뜻을세우고,그것을실현하기위해각고의노력을아끼지않았음을확인할수있다.
‘3장.그언행을품다’는이책의하이라이트에해당한다.복희씨,요임금,공자,순임금,탕왕,호계삼소(虎溪三笑)의이야기다.여기서는사람의말과행동이어떻게삶으로표현되는지,그리고개인의삶을넘어국가를운영하는데어떻게영향을끼치는지살펴본다.
‘4장.그시련을품다’에서는성현들의내면을들여다본다.주공,노자,장자,맹모,문왕,주자는위대한성현들이긴하지만실을그들도우리와다를바없는존재다.때로는좌절하고울부짖으며원망도했다.공자가평생‘롤모델’로삼았던주공마저도흔들릴때가있었고,생명의위협을느낄때도있었다.그럼에도그들은시련을극복하고신념을실천했다.그과정을확인할수있는,속이든든해지는장이다.

우리시대의영웅은과거보다나아지는사람
이책은“그사람을가졌는가”라는화두같은제목을가슴에쥐어준다.그리고독서과정에서‘그사람’들은자연스럽게‘나의그사람’으로전이된다.때로는‘그사람’들을‘나의그사람’으로모셔도괜찮다.‘그사람’들은우리모두의영웅이자멘토이기때문이다.

“성인들도애초에마음이흔들림이없는것이아니라흔들림이있을때마다마음을다잡는다는것을알수있다.살아가면서우리는삶의굽이굽이에서수많은시험대를거치게된다.그시험대가국가의미래를결정하는경우일수도있고개인의삶을바꾸는경우일수도있다.그럴때마다자신의삶을이끌어주고가르침을줄수있는멘토가있으면큰도움이될것이다.공자가주공을멘토삼아평생동안올바른길을가려했던것처럼.”(251쪽)

저자는이인간적인영웅들을통해전지구적재난시대를살아가는영웅상을그려보인다.“진정한고귀함은다른사람보다뛰어난것이아니라과거보다나아지는것이다.”소설가헤밍웨이(1899~1961)의이말은소박하지만힘든시절에도끊임없이자신을갱신하려는이들을응원한다.그러고보면,저자가소개하는‘그사람’들은과거보다나아지려는영웅들이동행할수있는듬직한지혜의등불이된다.이등불은우리시대영웅들의처진어깨를토닥이며길을밝혀주고용기를발전(發電)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