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기에더매력적이다!
드넓은세계와관계맺기
‘책초상화가’로활발한활동을벌이고있는제인마운트는수년전부터자칭타칭애서가들을찾아가‘좋아하는책’‘인생을바꾼책’‘추천하고싶은책’에대해묻고책을주제로한작업을지속적으로이어왔다.그과정에서작가는한권의책이‘우리가어떻게살았는지’‘신념이무엇인지’,그리고‘우리가누구인지’에대한수많은이야기를들려준다는사실을깨닫고,자신이발견한이야기들을더많은이들과나누기위해방대한프로젝트를벌였다.그렇게완성된첫책에는고전부터대중문학에이르기까지우리에게도친숙한작가와작품들을개괄적으로다뤘다.하지만80억인구의다양성을엿보기에는도서선별에아쉬운면이있었음을작가스스로도느꼈던걸까.팬데믹으로사회가멈춘시기에제인마운트는오히려전세계애서가들과연결점을찾기위해다시금글을쓰고,그림을그리기시작했다.이번에는혼자가아닌다양성도서커뮤니티를운영하는자미스하퍼와함께다.
자미스하퍼는국내에처음소개되는작가로현재소셜미디어에서흑인과유색인종중심의문학에초점을맞춰더많은사람들이관심을갖고여러담론을즐기도록독려하는활동을펼치는다양성도서활동가이다.제인과자미스는이전까지일면식도없던사이지만자미스의아들이제인에게‘엄마에게줄선물’을의뢰하면서인연이닿았고,이후책을만드는일에의기투합하게되었다.한사람은하와이에서다른한사람은워싱턴D.C에서살며책이출간될때까지오직원격으로만작업하는신기한경험을해낸두사람.인종도다르고사는곳도다르지만책을매개로서로단단하게연결되어있음을느꼈다고전한다.
“변방의작가와독자,책판매자와사서,그리고이들의목소리를지지하는애서가”들에게헌사하는글로시작하는이책은우리가자신과배경이다른작가들이쓴책을읽음으로써전혀다른존재의경험을간접적으로하게되고,이는곧타문화를이해하는유연함을기르는방법이된다고강조한다.나와다른인종혹은성별이주인공인삶을단몇시간이라도살아보면공감능력이늘고지금까지와는다른렌즈로세상을바라보게된다는것이다.물론독서가모든문제를해결할수없고,타인의입장을완전히이해한다는것은불가능하다.그렇지만독서가더큰이해의길을제공하고,대화의길을열어준다는사실만은부정할수없다.
책이있는풍경,
책이탄생하는공간
책으로둘러싼공간을소개하는페이지는여전히흥미롭다.이미역사가된전설의작가가아닌,동시대에활동하는작가들이직접자신의공간을설명하는「작가의방」은창작자가가장몰입하는장소로서의방의풍경은물론,사소한습관과애장품등책이면의흥미로운현장을탐색하는기회가된다.그중에는부엌이나소파에서글을쓰다처음혼자만의작업공간이생기자너무사치스러운기분이들어오히려글쓰기가힘들었다는니콜정이나작은작업용책상이있지만침대의포근함을포기할수없어언제나침대위에서글을쓴다는재스민길로리처럼친근감마저느끼게하는고백도있다.
「사랑받는서점들」에서는사변소설,그래픽노블,퀴어문학등특정장르를다루는서점을비롯해책과그림으로가득한예술적서점,지역내여러소수자들을위한행사를열어전통적으로주변부에놓였던목소리를중심으로끌어들이고자노력하는서점등저마다특색있는지역의명소를소개한다.
한편근사한책표지를디자인한아름다운표지를소개하는부분에서는여러훌륭한디자이너가운데한국의나김(김영나)디자이너의이름이여러번언급되어반가움을더하고,애플TV에서드라마로제작하여화제를모은이민진작가의『파친코』에대한소개를발견할때면소위K-문화의위상과그인기를실감할수있다.이밖에도『H마트에서울다』의미셸자우너,한강,조남주작가의작품도책더미의한자리를차지하고독자를반긴다.
책에서발견하는내삶의버팀목
“묘사는중요하다.그리고만약당신이그것을보지않는다면,스스로어떤존재가될수있는지알지못할것이다.자기자신과비슷한사람들에대한책을읽으면,특히주변부그룹에속한경우에는소속감을얻는다.소속감은행복한삶에필수적이다.”_「시작하며」에서
한때소셜미디어에서화제가된영상이있다.동화속주인공을자신과같은피부색의모습으로재현한장면혹은인형을보고눈물짓는유색인종어린이·청소년들의모습을담은영상이다.그들은왜눈물을흘렸을까.생각해보면우리는나와같은피부색의사람들이주인공으로등장하는드라마,영화,소설을가까이하며자랐다.하지만백인중심의사회에서유색인종은늘주변부에위치해있을뿐주인공이되는경우는드물었던것이사실이다.이는은연중에같은피부색을지닌아이들에게한계와경계를짓게하고만다.나와같은피부색의되고싶은인물도없고,될수있다는자신감자체를박탈당하는환경에놓이고마는것이다.“묘사는중요하다”라는작가들의말속에는무한한가능성이열린미래를꿈꾸게하는힘이라는의미가담겨있다.
2022년11월15일유엔은전세계인구가80억명을넘었다고공식발표했다.80억인구가현재를살아가고있다는것은80억개의역사가존재한다는뜻이다.살면서전세계를돌며80억사람들을다만날수는없겠지만,완전히새로운세상을경험하고싶거나다양한사람들을만나고싶다면독서야말로가장손쉬운방법일터이다.지난책에서작가는“이책의목표는당신의‘책더미’를세배로늘리는것이다”라고선언했다.하지만이번에는“당신과배경이다른(혹은당신이아직읽어본적없는)저자가쓴다양성도서를당신이적어도열권발견하여,내년에읽도록만드는것”이목표라고말한다.수백권의다양성책들이펼쳐지는손안의도서관에서더넓은세계를탐색하고모험하며빠져들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