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신품록 : 일곱 가지 키워드로 푸는 중국 고화의 수수께끼

고화신품록 : 일곱 가지 키워드로 푸는 중국 고화의 수수께끼

$40.00
Description
“진주를 담은 상자, 진주를 꿴 쇠사슬이 아니라
진주를 캐는 그물, 진주 자체를 다뤄야 한다.”

중국 최고 미술학교 중앙미술학원 교수 황샤오펑이 쓴
중국 옛 그림 35점에 숨은 생생한 역사 이야기
중국 최초ㆍ최고의 미술 전문 교육기관인 중앙미술학원 교수이자 미술사학자인 황샤오펑은 10년 동안 세계 각국의 고대 회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익숙한 고전을 재조명하고 숨겨진 명작을 발굴해왔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시대, 주제, 양식에 따라 서술하는 기존 미술사의 틀에서 벗어나, 중국 미술사의 보물 같은 그림 35점을 황궁, 시가, 동식물, 산수, 역사, 눈, 신체라는 일곱 가지 키워드를 단서 삼아 당대인과 오늘날 우리 삶을 연결해 명쾌하게 해석한다. 또한 치밀한 문헌 연구를 통해 제작 당시의 관람 경험 및 시각문화가 고화 감상의 관건임을 역설한다. 『고화신품록』은 영국박물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클리블랜드미술관, 프리어미술관 등 유명 미술관에 소장된 중국 고화를 중국사, 문화사, 미술사 등 여러 맥락에서 세밀하게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몰랐던 중국 고화의 매력을 한껏 느끼게 한다.

저자

황샤오펑

1979년생.중국장시성난창에서태어났다.중앙미술학원미술사학과에서학사,석사,박사학위를받고하버드-옌칭연구소의‘미술사프로젝트’방문학자(2010~11),홍콩베이산탕재단방문학자(2013~14)를지냈다.현재중앙미술학원교수이자인문학원부원장으로서중국미술사와중국고화를연구한다.그는세계적인고서화감정가인지난(尹吉男)교수의수제자로,발문이나낙관등문자정보가없는그림을시각적맥락과지식과비문자적자극을동원하여분석하는독보적인학자다.『고궁박물원원보』『중국국립박물관관보』등주요학술지에다수의논문을발표했다.주요저작으로는『장훤의「괵국부인유춘도」(張萱「?國夫人游春圖」)』(문물출판사,2010),『서원아집―중국인물화통감5(西園雅集―中國人物畵通鑑5)』(상해서화출판사,2010)등이있다.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
이끄는말

제1장황궁
1.영험한현상의재현―「상룡석도」의다중경관
2.1220년의원소절―「답가도」와황성의길조
3.공주의부채―「백자도」와남송황실혼례
4.깊은궁전의사랑―「장송누각도」의비밀
5.쯔진청의여명―「베이징궁성도」의시각적상상

제2장시가
1.가국의이상을엮다―「직거도」의숨은뜻
2.돌다리에서물건을사고팔다―「노구운벌도」의그림밖소리
3.공부자의시골문하생―「동옥요학도」와해학적도상
4.의미심장한시정의기이한풍경―「유민도」의오해
5.창먼,변발과무질서의도시―「효관주제도」읽기

제3장동식물
1.한원숭이의여행―「원도」의역사와지식
2.깨달은구관조―「팔팔조도」와선승
3.과일에숨은비밀―「길상다자도」의승화한자연
4.유민의경제적수완―「묵란도」와정사초의지혜
5.봄의교향곡―「행화원앙도」의음양조화

제4장산수
1.시간과정치―「조춘도」의시각적상징
2.남송의강산―「산수십이경」과짙은안개
3.황제가본기이한현상―「좌간운기도」를다시보다
4.수험생의봄날―「호산춘효도」의남자는누구인가
5.은사의미각―「설강매어도」속이상적사회

제5장역사
1.화려한휴식과오락―「중병회기도」와역사적환상
2.서재의한혈마―「오마도」의허와실
3.채소와선경―「채미도」의다른면
4.효성이지극한황제―「망현영가도」와고사화의의의
5.황제와충신―「신비인거도」의작가는누구인가

제6장눈
1.황제의하늘―「서학도」가그토록파란이유
2.그림으로병을치료하다―「관화도」속그림
3.눈먼사람의싸움―「유음군맹도」와시각공연
4.도상의역량―「촌사구사도」,회화의알레고리
5.항아의그림자―「월화도」와18세기의시각경험

제7장신체
1.목욕과벽사―「욕영도」의단오축복
2.퇴근후의관료―「세조도」와명대관리의시각문화
3.기생집의풍류―「축국도」와『금병매』
4.화가의신체―「초림오수도」와예술가의자아
5.농부의신체―「농한평화도」속피서

감사드리며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시각적도상에숨어있는이야기를연결해
낯선작품을내눈으로생생하게읽는법

최근현대적인감각으로기획된한국회화,민화,공예전시가사람들을동양미술의세계로안내하고있다.그러나미술관을즐겨찾는사람이라도동양화앞에서는막막함을호소할때가많다.이러한실정은중국도마찬가지인지중국의미술사학자황샤오펑은일반독자를대상으로중국고화를읽는새로운방법을제시하는책,『고화신품록』을펴내중국에서큰호평을받았다.이책에서황샤오펑이제시하는방법은단순하고명료하다.‘내눈’으로‘그림자체’를직면하는것이다.

황샤오펑은중국최고미술학교중앙미술학원의교수로,학술적논의를충분히검토하면서도전통적해석에얽매이지않는신선한시각으로중국미술사와고대회화를연구하는신진연구자다.이책의제목‘고화신품록’은동양회화이론을정립한사혁의저서『고화품록』에서가져왔다.그러나사혁이그림의‘풍격’을중시했다면황샤오펑은그림속도상,즉‘시각적맥락’을강조하며중국역사,문화사,도상학을아우르는각종자료와방법을동원해개별작품을자세히읽는다.독자들은지은이를따라「서학도」「청명상하도」「중병회기도」「조춘도」등유명작품을포함한고화35점을천천히읽어나가며고대중국의사회,역사,문화,풍속을한층더깊이이해하는동시에고화의의의를꿰뚫는통찰력을얻을수있다.게다가200여점의풍부한도판은시각적즐거움을배가한다.

이책에서는중국고화를주로다루고있지만감상법은중국화에국한되지않는다.한국화와중국화는두루마리그림,병풍,둥글부채,쥘부채등형식적특징과역사적인배경을공유하고있기에책에서제시하는방법이한국화감상에힌트가되어주기도한다.또한동양화든서양화든그림에서무엇을먼저봐야할지몰라당황해본사람이라면이책에서누구의시선도아닌‘나의시각’으로그림을감상할수있는용기를얻을수있을것이다.

맥락을좇다보면그림이말을건다
35점그림이품고있는풍부한이야기

황샤오펑은화가의삶과제작기법을말하는대신각작품의시각적맥락을면밀하게살펴그림에숨은이야기를추적하고발굴한다.무수한세부묘사와등장인물의모습은물론,옅은색감,흐릿한인장,불완전한문장까지도고화의수수께끼를밝히는퍼즐조각으로삼으며,당대사람의시각을헤아려그림의본래의미를밝혀낸다.그치밀한감상과해석의과정은추리소설을방불케한다.

한예로,16세기화가주방이그린「베이징궁성도」는베이징의중심을이루는쯔진청(현고궁박물원)앞에관복을입은인물을크게그린그림이다.많은연구자가건축물에주목하여이그림을쯔진청의주요설계자괴상의초상화라고여겼다.그러나현존하는다섯점의쯔진청그림중한그림의제작연대는괴상의활동연대와차이가있고,다섯개그림에모두다른사람이그려져있어이러한추측은사실과다르다고잠정결론내려졌다.그렇다면쯔진청과인물이결합된이독특한형식의초상화속인물은누구이며,화가는왜이런그림을그렸을까?

소박한난초를뿌리와땅없이그린정사초의「묵란도」를풀이하는과정도흥미롭다.역사적으로정사초는남송멸망후원나라에저항한남송의유민으로알려져있다.그래서사람들은「묵란도」를오랑캐에게땅을빼앗긴정치적유민의마음을표현한것으로여겼고,이는좀처럼반박되지않았다.이에황샤오펑은사료를연구하여정사초가“밤낮으로고국을그리워하고북방으로얼굴을돌리지도않고,그림속에서원나라의더러운흙을묻히지않은사람”이라고하기에는원나라에서경제적수완을기막히게발휘하며천수를누린사람임을지적한다.지은이의말대로정사초가의외의인물이었고「묵란도」에정치적의미가없다면,이그림은과연어떤의도로그려진것일까?

10세기화가주문구의그림으로알려진「중병회기도」를살펴보는과정도눈에띈다.「중병회기도」는그림속에그림,그그림속에또그림이있는독특한구성의회화를일컫는다.일반적으로「중병회기도」는그림가장바깥쪽에서바둑두는사람을중심으로풀이되었다.전주문구의「중병회기도」에그려진남당황제중주이경을통해정치적의미를읽는식이다.그러나황샤오펑은그림의핵심은병풍속병풍에그려진백거이이며,백거이를중심으로전체그림을읽으면전혀다른이야기가펼쳐진다면서아주흥미로운논지를전개해나간다.

이밖에도고화를둘러싼질문들이계속된다.백이와숙제를그린「채미도」는정치적은유를담은그림일까?백이와숙제가캐먹는채소는과연우리가아는그고사리일까?「백자도」에100명의어린아이가한마당에모인이유는무엇일까?구조적으로오류가있는「백자도」속물레그림은화가의실수일까?「오마도」속말은모두실존했던말일까?「축국도」에서공차기하는남녀는무슨관계일까?등등.지은이의질문으로시작해도상을하나하나뜯어보며그림의의도를추적해가는과정은독자에게여타의동양화해설에서찾아보기힘들었던색다른재미를선사한다.

황궁,시가,동식물,산수,역사,눈,신체
일곱개의키워드로중국고화를엮다

이책은일곱개의키워드로중국고화를분류한다.당,송,원,명,청대와같은시대별분류나산수화,인물화,화조화등주제에따른분류가딱딱하고뻔하게느껴졌던독자라면눈여겨볼만한특징이다.게다가어느부분을펼쳐읽어도흥미로운이야기를접할수있는구성과중국고화의다양한주제를골고루다룬점은중국고화에익숙하지않은일반독자들의심리적거리감을좁힌다.

제1장「황궁」에서는「상룡석도」「답가도」「백자도」등궁정화가와민간화가들이그린황궁회화를소개하며권력의중심지황궁에서생성된문화를살펴본다.제2장「시가」에서는「적거도」「노구운벌도」「유민도」등일반백성의가정생활과경제활동을그린그림으로당대의풍속을보여주는동시에평범해보이는그림이품은원대한이상을밝혀준다.제3장「동식물」에서는원숭이,구관조,과일,난,원앙등동양화에서쉽게볼수있는소재에중국고유의주제를담은동식물그림을세밀하게분석한다.제4장「산수」에서는「조춘도」「산수십이경」「설강매어도」등의그림을통해종교적인염원에서세속적인축원까지,중국산수화에반영된당대문사들의마음을헤아린다.제5장「역사」는「중병회기도」「오마도」「채미도」「망현영가도」「신비인거도」의바탕이된옛이야기를자세히풀이하여중국고대인물과그에얽힌고사를소개한다.제6장「눈」은그림으로병을치료하는의사가주인공인「관화도」와시각장애인의싸움을그린「유음군맹도」등으로고대중국사람이‘눈’에대해가졌던관념을살펴본다.제7장「신체」에서는「욕영도」「세조도」「축국도」「초림오수도」「농한평화도」를통해그림속인물들의몸짓이암시하는인물간관계와그림의쓰임을흥미롭게풀어내며당대풍속과현대문화를연결짓는다.

“고화는유형의문화유산인동시에무형의문화적상상력이다.황샤오펑은현대학계논의를통해고화의가시적인표면을뚫고보이지않는역사와감정을드러낸다.”
_인지난(미술평론가,중앙미술학원인문학원원장)

그림너머의세상을살펴보는『고화신품록』은그림으로역사를추적하며옛사람들의풍습을읽어내는중국문화연구서로손색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