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하는 미술관 : 내 삶을 어루만져준 12인의 예술가

매혹하는 미술관 : 내 삶을 어루만져준 12인의 예술가

$18.00
Description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갤러리스트가 반한 매혹의 세계

“손에 꽃 한 송이를 들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순간만큼은 그 꽃이 당신의 우주다”_조지아 오키프
『매혹하는 미술관』을 쓴 송정희는 뒤늦게 미술에 매혹돼 제주에 갤러리를 열고 작가와 컬렉터를 연결하며 전시를 기획하는 갤러리스트다. 10년 동안 영자 신문 『제주위클리』를 발행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기도 했다. 제주 출신 미술가 변시지의 특별전 기획을 계기로 갤러리스트로 전향한 그가 ‘지역’과 ‘미술’ 사이에 작은 다리들을 잇는 과정은 어두운 주변을 더듬으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어렵고도 낯선 여정이었다. 『매혹하는 미술관』은 힘든 순간마다 지은이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운 예술가 열두 명과 그들의 삶과 작품에 자신을 반추하며 앞으로 나아간 지은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속 예술가들이 모두 여성인 까닭은 같은 여성으로서 비슷한 시련을 겪었고, 기존의 관습을 깨뜨리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간 삶의 궤적에 공통점이 많기 때문일 테다.

조지아 오키프, 마리 로랑생, 천경자, 수잔 발라동, 키키 드 몽파르나스, 카미유 클로델, 판위량, 마리기유민 브누아, 프리다 칼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케테 콜비츠, 루이스 부르주아. 책에서 다루는 이 열두 명의 미술가들은 가족과 얽힌 폭력과 트라우마, 강렬한 사랑이 불러온 깊은 상처, 비극적인 사고, 사회적 장벽 등을 마주해야 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로써 말했고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새겼다. 굴곡진 인생사가 아니더라도 생명력 넘치고 혁신적인 이들의 작품은 그 자체로 우리의 시선을 오래 붙잡는다. 미술과 단단히 사랑에 빠진 지은이가 안내하는 아름다움과 기이함, 고통과 환희가 함께하는 『매혹하는 미술관』으로 들어가보자.

저자

송정희

제주돌문화공원내갤러리‘공간누보’를운영하고있다.연세대학교에서프랑스문학을전공했고,서던일리노이주립대학교대학원에서영어교육학을공부한후고려대학교국제어학원과제주대학교등에서영어를가르쳐왔다.2009년부터10년동안제주도에서영자신문『제주위클리』의발행인으로일했으며,현재(사)제주국제화센터대표를맡고있다.제주출신화가변시지의그림에반해그의작품집을발간하고전시를기획한것을시작으로,현재까지전시및미술강의를꾸준히기획·진행하고있다.최근제주돌문화공원과공동주관한기획전〈백남준과제주,굿판에서만나다〉(2023)를총괄했다.

목차


프롤로그-낯선세계와사랑에빠지다

1아름다움,그너머
꽃,크게보아야아름답다-조지아오키프
색채의황홀,그너머의것들-마리로랑생
화려한색,화려한설움의자취-천경자

2뮤즈에서예술가로
그림속나는진짜가아니다-수잔발라동
아름다움은하나의모순이다-키키드몽파르나스
더는나를속이지않기를-카미유클로델

3몸을통해,몸을위해
나의누드는나의자유다-판위량
권력과욕망사이에서-마리기유민브누아
나는환상이아닌현실을그린다-프리다칼로

4회복과치유의약속
몸으로두려움을마주하다-마리나아브라모비치
고통을말하는것이나의의무다-케테콜비츠
예술은복원이다-루이스부르주아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여성에서예술가로,예술에서인생으로
열두가지역설과모순의아름다움

『매혹하는미술관』은총네장으로구성되어있다.

「아름다움,그너머」는화려한그림뒤에아픔과고독을숨긴작가들을다룬다.대담하게확대한꽃그림으로데뷔부터논란을불러일으켰지만후기에는뉴멕시코사막에서구도자의마음으로그림을그린조지아오키프.외롭고힘들었던삶과대조되는,색색의물감과광기로형형한눈빛이기묘한분위기를자아내는그림을그린천경자,여인들이서로친밀하게쓰다듬거나이야기하는파스텔톤의고유한화풍을고집해‘잊히지않은여인’으로남은마리로랑생의삶과예술이야기가펼쳐진다.

「뮤즈에서예술가로」에서는남성예술가들의모델혹은조수에서예술가가된뚝심있고용감한여성들을만난다.르누아르의아름다운소녀로서그림속에살기보다는화가로살기를선택하며프랑스국립예술협회최초여성회원이자살롱전참가자로이름을남긴수잔발라동,만레이의모델로유명했던한편헤밍웨이가서문을바친회고록의저자이자첫전시회에서모든작품을판매한재능있는예술가키키드몽파르나스,로댕을열렬히사랑했지만작품에서만큼은그의그늘을벗어나당당하게실력을인정받고자했던조각가카미유클로델의새로운얼굴을만난다.

「몸을통해,몸을위해」는자유와억압,자기와타자,사적이면서공적인공간이교차하는‘몸’에대한사유를작품으로풀어낸미술가를소개한다.중국초기현대화운동에서여성미술가로는드물게미술대학교수까지지낸판위량은어릴적몸종으로팔려가창기로일했던경험을바탕으로동양여성에대한관음증적시선을전복하는누드화를그렸다.프리다칼로는민족적전통과서구미술의전통,장애를가진몸과넘치는에너지,혁명가의심장과예술가의자아사이에서복잡하게요동치는내면을신화와환상과실제가뒤엉킨그림으로표현했으며,신고전주의화가마리기유민브누아는오늘날까지논쟁을불러일으키는「마들렌의초상」을남겨하나의몸을둘러싼시대적맥락이얼마나다양한해석의가능성을열어젖히는지를분명하게보여준다.

마지막으로「회복과치유의약속」에서는고통으로출발해회복과치유를종착지로삼는작품을창작한예술가를만난다.퍼포먼스에임할때는누구보다대담하게뛰어들어관람객에게형언할수없는경험과에너지를전하는행위예술가마리나아브라모비치,가난하고힘없는사람들을위한연대와저항의메시지를담아판화를제작한케테콜비츠,개인적고통을반영한난해하고다면적인작품으로재생과회복의메시지를전달하는루이스부르주아의작품세계를짚으며,이들의파격적작업이고통의전시혹은고발을위한것이아니라화해와이해를위한예술적실천임을말해준다.

환상과비극을오가는인생의여정
그길위에서마음으로품은그림들

“이땅에꽃이피고,내마음속에환상이사는이상
나는어떤비극에도지치지않고살고싶어질것이다.”_천경자

선연한붉은빛으로시선을이끄는조지아오키프의양귀비가전면에보이는표지를넘기면이렇게다채로운예술가의삶과작품이우리의시선을붙든다.독자들은이책에서가족,사랑,우정,커리어등현실적인문제와씨름하면서도결국자신만의우주를작품으로탄생시킨여성예술가들의당당함은물론이고,그들이품었던치열한질투와분노의감정도만날수있다.지은이는열두명작가들이살아낸고된삶과화려한작품사이의괴리에서아름다움을느끼며,그로부터큰위안을받았음을고백한다.지은이가예술에빠져미술을업으로삼게된것도미술이이러한다양한삶의모습을모두포용하기때문이었다.
매혹은머리보다는마음으로작동한다.미술관에서꼭봐야한다고일컬어지는그림보다는내가처한상황에서마음에불쑥들어오는그림이더깊숙이남는다.그렇게남은잔상을따라예술가의삶에다가가다보면결국그세계에매혹된다.지은이는이과정을“사랑하게되면알게되고,알게되면보이나니,그때보이는것은전과같지않으리라”라는조선의문장가유한준의말로표현한다.낯설고도매혹적인작품이가득걸린,『매혹하는미술관』에서예술가열두명의마음과접속해보자.새로운세계가일상의크고작은슬픔을치유해줄지도모른다.

매혹포인트1.당대를대표한여성미술가를한자리에
열두명의미술가중열명의활동시기가19세기말~20세기초중반에걸쳐있다.문화가꽃피며실험적인예술사조가속속등장하는한편,전쟁으로향해가는유럽의정세가예술가들의심리를잠식한이시기.이러한불안속에서여성미술가들이견지했던주제의식과그평가를두루살펴본다.

매혹포인트2.선명한도판으로만나는현대미술
조지아오키프의「검은붓꽃III」을비롯한회화들,마리나아브라모비치의퍼포먼스사진들,천경자의「생태」「황금의비」등,매혹적인미술가12인의작품80여점을생생한컬러도판으로만날수있다.

매혹포인트3.저자와공감하는미술입문서
갤러리스트이자컬렉터이지만무엇보다자신을미술애호가라는정체성으로바라보는지은이는진심으로미술을사랑하고미술의매력을알리기위해노력한다.미술은“아무리탐색해도영원히가닿을수없는미지의세계”라는지은이의말이미술에입문한독자들을위로하고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