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대조를통해더넓은이해로나아가는미술이야기
이책은크게열쌍씩3부로구성되어있다.1부「아트대아트」에서는작품을이루는내적인개념들을,2부「아트밖아트」에서는개별작품이라는단위바깥에서거론되는미술사의개념들을,3부「아트너머아트」에서는미술사의경계너머까지생각을이끄는주제들을묶었다.비교하고대조하며확장하는서른쌍의‘아트대아트’중일부를소개한다.
“지루함이없으면즐거움도없는법”-열정vs냉정
열정에사로잡혀붓을휘두르거나극도의완벽주의적성향으로완성된작품을부수는등,예술가는넘치는에너지를주체하지못해기행까지저지르는인물로종종묘사되어왔다.서양에서는스스로자신의왼쪽귀를자른반고흐와매일술에취해그림을그렸던베이컨이,조선에서는금강산구룡연에몸을던진최북과틀에얽매이지않고자유롭게행동했던장승업이그예다.하지만이것은예술가의특징중극히일부일뿐,그들에게열정과냉정은분리된것이아니며“작품활동에는번뜩이는영감과벽돌쌓기와도같은지난한노력”이모두필요하다.결국,예술가가품은열정과냉정은모두작품에투영되고,저마다의온도로관람자의마음에닿는것이아닐까.
중세의토양에서자라난르네상스-중세vs르네상스
미술사에서흔히중세를‘암흑시대’,르네상스는‘광명의시대’라고말한다.하지만중세미술을살펴보면성당과수도원을중심으로나타난로마네스크미술,고딕미술,국제고딕양식등다양한스타일이르네상스로나아가는데에중요한가교역할을했고,중세가끝나갈무렵인14~15세기에활동한화가조토의존재는중세와르네상스가단절되어있지않았음을방증한다.게다가중세미술은뒤이어나타난‘광명’에가려져있지않았는데,19세기초‘라파엘전파’가중세미술과초기르네상스미술의진솔함과단순함을칭송하며그양식을계승하고자한것이다.이렇게중세와르네상스를암흑과광명으로가를수없는것처럼,미술사의마디마디를칼같이구분할수없다는점또한미술을이해하는중요한특징이다.
‘동양’이일컫는곳은어디일까-동양화vs서양화
곰브리치의『서양미술사』의원제가‘미술이야기’라는것을아는가?이러한명명에는서양을세계의중심으로보는서양인의시선이은연중에깔려있다.반면한국에서한국화를일컫는데사용하는‘동양화’라는명칭에도한국의미술작품을‘서양화’에견주어인식하려는사고가엿보인다.게다가한국의동양화는대개문인들의산수화인남종화를뜻해,‘동양화’는동양미술의극히일부만을포함할뿐이다.‘서양화’와‘동양화’라는용어의예처럼,특정미술분야를일컫는명칭에는당대인의세계관이밀접하게개입되어있다.그런점에서미술사에서통용되는용어의함의를다시살펴보는것또한그림보는시야를확장하는하나의방법이될수있다.
두개념사이를경쾌하게넘나드는미술감상법
이책의궁극적인목적은비교와대조,그자체가아니라미술을보는시야의확장이다.책에서두개념의공통점과차이점을파악한독자들은예술이라는세계를촘촘히구성하고있는다양한요소들이어떻게균형을유지하고긴장을빚어내며미술을발전시켜왔는지알게될것이다.지은이가제시하는선과색,규범과일탈,창조와모방,상업주의와작가주의,순수미술과응용미술,심오함과피상성등의개념역시지금의미술을구성하는중요한단면들이며,이러한면들사이의모호한경계에서발생한질문들덕분에미술은수천년동안인류의호기심을사로잡으며확장될수있었다.『아트대아트』는독자의지적호기심과상상력을한껏자극하고,더나아가자신만의‘아트대아트’를프레임삼아보다더적극적으로예술을감상하는방법을알려준다.그‘이분법’과경계가로지르기에정답은없다.낯선그림앞에서오히려모험심이동하는이들에게이책이제안하는감상법은새로운즐거움을선사할것이다.
“어떤빛아래에서,어느위치에서,어떤배경지식을가지고,
어떤신체조건으로보고있느냐에따라그모습도달라지고의미도달라진다.
우리는같은작품을보고있다고해도다른것을보고있는것이다.”
---「순간vs영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