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일러스트

한국의 일러스트

$15.50
Description
의외의 발견,
이토록 예쁜 그림이라니!
동양화라 부르는 옛 그림과 현재 우리 사이에는 약간의 오해가 있다. 현대인과는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먹으로만 그려 색채도 없고, 다 비슷비슷해 보여 구분도 잘 안 가는데 한자도 많으니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이런 거리감은 한국화의 여러 얼굴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작품 제작 연대나 화가의 이름을 보기 전이었다면 영락없는 현대 그림처럼 느껴지는 그림들도 제법 있으니 말이다. 『한국의 일러스트』는 시대와 무관하게 누구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한국화를 오감으로 느끼며 마음으로 감상하고자 쓰인 책이다. 우리의 오감, 보고 듣고 만지고 향과 맛을 느끼는 감각들을 모두 열어두고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나의 마음, 화가의 마음을 상상하며 감상하면 좋을 그림을 두루 펼쳐 보인다. ‘한국의 일러스트’라는 제목을 붙인 데에는 예쁘고 선명한 이미지로 널리 사랑받는 일러스트 못지않게 산뜻하고 현대적인 미감이 살아 있는 한국화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하다. 의외의 발견은 언제나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책, 『한국의 일러스트』에서 새삼 마음 설레는 그림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저자

이종수

저자:이종수
고려대학교에서국문학을전공,명지대학교대학원에서미술사학을공부했다.예술작품과그작품이나온시대적배경에주목하고,작자의의도와작품의맥락,계보를찬찬히짚어가면서이야기로풀어내는일을하고있다.
미술사학자로서오랫동안미술과역사를접목해재구성하는연구를해왔으나,이번책에서는한국화를그저오감으로탐색하고탐미하면서온전히감상과감성만을나누고자했다.
지은책으로는『이순간을놓치지마』『조선회화실록』『옛그림읽는법』『그림문답』『이야기그림이야기』『벽화로꿈꾸다』『그림에기댄화畵요일』,역사인물이야기『조광조평전』『류성룡7년의전쟁』『그대,비해』등이있다.
옛그림으로우리역사를살펴보는유튜브채널「이종수의그림문답」을운영중이다.

목차

들어가며_이토록예쁜그림이라니

I.視아름답다
우리들의이야기_전기,「매화초옥도」
세월은눈이되어_심사정,「삼일포」
이런바다_이인문,「총석정」
어느부채가제일예쁜가요?_박기준,「백선도팔곡병」
이야기속한장면처럼_김홍도,「비선검무」
그달밤_김홍도,「소림명월」
이토록파란물가_정선,「백로도첩」
물살을가르자,시원하게_홍세섭,「유압도」
물속풍경_장승업,「어해도」
상상으로그려낸실경_정선,「함흥본궁송」
달빛아래두연인_신윤복,「월하정인」
내눈을믿어봐_김하종,「명경대」
대나무는푸르다_유덕장,「설죽」
그림일까,글씨일까?_작자미상,「문자도」
붉은가마속의신부_「영조정순왕후가례도감의궤반차도」

II.聽감미롭다
가을의풍요,혹은수고로움_이방운,「빈풍칠월도」
솔솔,솔바람소리_장승업,「앵무도」
그순간,소리가들렸다_유숙,「박쥐선인도」
봄이오는소리_김홍도,「춘작보희」
기러기울음사이가을은깊어간다_안중식,「노안도」
동그랗게,동그랗게_김홍도,「무동」
그늘마저한가롭다_김수철,「송계한담도」
매미소리도파랗게,시원하게_심사정,「초충도」
검끝에실린바람_신윤복,「쌍검대무」
고요에잠긴겨울산_허련,「설옹관」
살랑살랑찰랑찰랑_김윤겸,「송파환도도」
거기,가을의소리가있다_안중식,「성재수간」
누가진짜주인공일까_김득신외,「환어행렬도」

III.觸짜릿하다
그저사랑스럽다_김홍도,「황묘농접」
뾰족가시로오이하나짊어지고_홍진구,「자위부과」
우리,고양이얘기나해볼까?_변상벽,「묘작도」
한편의동화처럼_(전)김식,「고목우도」
따뜻한이름하나_이암,「모견도」
가을날의메추라기_최북,「메추라기」
엄마랑아빠,누가더좋으냐고?_변상벽,「자웅장추」
아,낮잠자고싶다_김득신,「목동오수」
처음이야,이런멍멍이_김두량,「흑구도」
어느날의기념사진처럼_윤두서,「유하백마도」
여름의절정,그다음날의연지_심사정,「연지쌍압도」
안개비내리던날_정선,「장안연우」
만져보고싶다,저갈대꽃_김홍도,「해탐노화」
졸고있는새_조지운,「매상숙조도」

IV.嗅味향기롭다
수박한덩이쯤이야_정선,「서과투서」
떨어진꽃잎도향기롭다_신명연,「화훼도」
붉은향기를담다_김수철,「백분홍련」
다채로운여름의맛_(전)신사임당,「수박과들쥐」
포도가익어가는계절_이계호,「포도도」
시련없이피는꽃도있어야지_김수철,「자황양국」
오색나비세상_남계우,「화접도」
속되어서아름다운_장승업,「홍백매십폭병」
바람이분다_장승업,「국석도」
이밤의달과매화_어몽룡,「월매도」
상징을넘어서정으로_심사정,「매월만정」
참새가가을들판을그냥지나랴_작자미상,「참새무리」
봄은이렇게도온다_윤두서,「나물캐는여인」
가끔은달콤해도좋잖아_이하응,「괴석묵란도」
새콤할까?달콤할까?_황집중,「묵포도」
소박한옹란하나_오경석,「옹란도」

V.心황홀하다
하늘에서내려다보면_작자미상,「어해도」
중추와만추사이_김두량,「월야산수도」
이토록고요한까치_조속,「고매서작도」
왜들국화였을까_정조,「야국」
내마음속의정물화_장승업,「기명절지」
날카롭게더치열하게_김진우,「묵죽도」
먹으로피워낸모란_심사정,「화조도」
무지개꽃이피었습니다_작자미상,「화조도」
불이선란,오직너를위한이름_김정희,「불이선란」
화가의방_김홍도,「포의풍류도」
속아주는즐거움_이형록,「책가도」
꿈처럼황홀하게,희미하게_이징,「이금산수도」
이토록그리운매화_조희룡,「홍매대련」
도원으로가는길_안중식,「도원문진도」
붉은해하얀달,그리고푸른봉우리_작자미상,「일월오봉도」

부록_화가소개

출판사 서평

오감으로감상하는
한점의일러스트같은우리그림

『한국의일러스트』는현대에그려진그림을다루는책이아니다.책에실린작품은모두우리옛그림이다.‘일러스트’라고하면삽화나도안등을뜻하는게일반적인데,한국의일러스트라니?조금의아할수도있겠다.그런데최근에‘일러스트’라는단어는사전적의미를넘어서예쁘고선명한이미지를일컫는말로널리사용되고있다.그렇다면한국화를바라보는관점도조금달리해보면어떨까.오늘날의우리눈에도예쁘고아름답게보이는한점의일러스트같은한국화를골라소개하면우리옛그림이과거에만머물지않고우리곁으로가깝게다가오지않을까.그런생각으로책에‘한국의일러스트’라는제목을붙여보았다.말은생각의전환을도모하니,한국화를바라보는눈과마음이한결가벼워지지않을까,기대하면서말이다.

책은총다섯개장으로이루어져있다.눈으로보고맛과향기를상상하고,촉각을떠올리며마음으로감상하자는취지에서그에걸맞은키워드를품은그림들을선별했다.또한‘즐거운그림감상,너무무겁게시작하지말자’는저자의의도대로그림하나에짧은감상하나가사이좋게어깨를나란히한다.그림도글도어느것하나어렵거나가르치려들지않고,그저잠시곁에앉아쉬었다가기를권하며우리의감성을두드리니,무심코마음가는페이지를펼쳐그림한번,글한번,눈으로보고느끼면되는고운책이되었다.그렇게천천히가볍게시작하는거다.

그림을보는데의미를먼저알아야할까?어려운배경이며상징까지줄줄이읊어야할까?물론알고보면좋은그림도있지만,그림감상이라는게꼭그렇지만은않다.설명이더해지지않아서감상할수없는그림이라면,어느정도는그림의책임이다._5쪽

책에실린73점의그림중에는우리눈에익은것들도있겠지만처음보는그림,혹은의외의아름다움에놀랄만한작품도적지않다.작품이제작된시기나화가의이름을보지않는다면‘요즘’작품이라고해도믿을만한그림들도제법있다.그렇다고현대적인감각이무조건더낫다는뜻은아니다.그런틀자체에얽매일것없이,시대와무관하게충분히즐길수있는옛그림도많다는얘기다.저자는마음을열고보면새로운한국화를감상할수있음을은근하게강조한다.“쉽게읽히길기대하며그림에담긴내사랑을풀어넣었다”는저자의고백처럼책에는우리그림을향한뭉근한사랑이소담스레담겨있다.
기본적으로이론보다감상에목적을두고한국화이야기를풀어내지만.그렇다고그림정보와내용에소홀하지않는다.70여점의작품아래에는작가,제목,제작연도등기본정보가충실히정리되어있고,그림을그린작가가어떤인물일지궁금해할독자를위해감상을마친뒤작가정보를한눈에파악할수있도록부록으로정리해넣었다.쉽지만알차게꾸린양서로손색이없다.

그림은기본적으로‘시각’을전제로하지만이것만으로는재미없다.우리몸은여러감각이저마다따로놀지않는다.오감을모두열어두고그림을감상하되,심상(心想)과연결하여그림을바라보면어느새감미로운새소리가들리는가하면달콤한꽃향기가퍼지기도한다.
때로는자극을절제함으로써오히려그감각을새롭게발견하는경험도할수도있다.이렇듯우리의감각에집중하면서그림을더재미있게만나보라는저자의제안,비단우리그림에만해당하는감상법은아닐것이다.이책을통해감각으로감상하는법을터득했다면더욱드넓은예술의세계로나아갈수있을것이다.

누가뭐래도그림은그림이다.뜻도좋고배경도좋고다좋은데,그림은그림으로만마주할수도있어야한다.어느그림에서시작해도좋다.내눈에드는그림,그곳에서당신의이야기가시작된다._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