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를 위해 (요 반 고흐 봉어르, 빛의 화가를 만든 여성)

빈센트를 위해 (요 반 고흐 봉어르, 빛의 화가를 만든 여성)

$42.10
Description
지금껏 그늘에 가려져 있던 한 사람,
반 고흐의 예술적 유산을 이어받고 그의 작품을 알리는 데
일생을 바친 여성의 이름에 주목하다!
‘빛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독창성과 표현력이 빼어난 작품뿐만 아니라 그 작품의 토대가 되는 화가의 삶과 내면세계까지 널리 알려지면서 미술계를 뛰어넘어 20세기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인기와 명성을 대변하듯 서점에는 반 고흐 관련 서적이 즐비하고 전시는 늘 호황을 누린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생전에 작품을 한두 점밖에 판매하지 못했던 그가, 심지어 서른일곱이라는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삶과 예술에 대한 철학이 담긴 명문의 편지들은 어떻게 세상에 나와 읽히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 말이다. 지금까지 소개된 자료 대부분은 반 고흐의 삶과 예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그가 세상에 알려지는 과정을 상세히 다룬 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중의 관심은 오직 반 고흐에게 쏠려 있었고 그의 주변, 특히 동생 테오의 아내였던 요 반 고흐 봉어르(Jo van Gogh-Bonger)는 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누구보다 주목받을 자격이 있다. 반 고흐가 오늘날의 명성을 얻는 데는 단순히 그의 뛰어난 작품 때문만이 아니라 상당 부분 요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네덜란드 빈센트반고흐미술관과 미술관 수석 연구원인 한스 라위턴이 10여 년의 연구 끝에 발표한 『빈센트를 위해』는 광기와 예술 사이의 방랑자였던 반 고흐가 남긴 예술적 유산을 이어받아 관리한 요에게 빛을 비추고, 상속인이라는 지위를 뛰어넘어 불굴의 의지와 헌신으로 반 고흐 예술의 영향력을 길러낸 요의 놀랍도록 다층적인 인생을 다룬 전무후무한 전기다. 지금껏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름이었으나 오늘날의 반 고흐의 명성을 만들어낸 핵심 인물인 요 반 고흐 봉어르를 안다는 건 반 고흐 연구의 새로운 관점과 개념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한스라위턴

HansLuijten
네덜란드암스테르담빈센트반고흐미술관의수석연구원이자『빈센트반고흐-편지』(전6권,2009,vangoghletters.org)의공동편집자다.요반고흐봉어르의미공개『일기』(2019)를엮어이북으로출간했다.『빈센트를위해』는빈센트반고흐재단의아낌없는협력과후원으로10년간연구한결과물로,테오의아내이자반고흐의명성을이끌어낸요의일기,문서및편지를포함하여풍부한원본자료를기반으로쓰였다.2019년네덜란드에서출간되자마자독자와비평가들의찬사를받은이후2020네덜란드전기(傳記)상,2020Libris역사상,2021AICA네덜란드(국제미술평론가협회)후보로올랐다.

목차

서문암스테르담아가씨

PARTI존경받는중산층가족-봉어르1862~1888
화목한가정의울타리안에서근심걱정없던어린시절
HBS와영어교사가되기위한교육
번역가,교사,그리고에뒤아르트스튐프에대한사랑

PARTII미술로의초대-반고흐형제1888~1891
테오반고흐와의결혼서곡
파리에서의결혼생활과어머니로서의삶
테오와빈센트,두사람과의생활

PARTIII다락에미술품이가득한하숙집주인1891~1901
다시네덜란드로돌아와서-뷔쉼의빌라헬마
얀펫,얀토롭,리하르트롤란트홀스트와의만남
불장난-이사크이스라엘스

PARTIV재혼과반고흐작품의열정적인홍보1901~1905
요한코헌호스할크-뷔쉼의빌라에이켄호프
책리뷰와반고흐홍보-다시암스테르담

PARTV떠오르는반고흐1905~1912
1905년여름개최된멋진전시회
미술상가스통베르넹,파울카시러,요하네스더보이스
반고흐편지출간계약

PARTVI사회민주주의와반고흐서간집출간을위한노력1912~1925
사회민주노동당
『동생에게보내는편지』출간
뉴욕-서간집영어번역
빈센트의명성을위한희생

에필로그“여성에게비범한귀감이되다”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참고문헌
약어설명
이미지크레디트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그림으로가득한하숙집주인에서
‘반고흐메이커’가되기까지의여정

흔히‘요’라고불렸던요하나봉어르는암스테르담의중산층가정에서태어났다.음악과문학을중시하는분위기에서자란요는영국유학을다녀온후영어교사로일하면서일찍이직업적인발판을다지고자했다.이후20대중반에테오반고흐를만나결혼한그녀는프랑스로이주해미술의세계에진입하지만,1890년빈센트반고흐의비극적죽음이후남편인테오마저빈센트가사망한지6개월만에세상을떠남으로써꿈같던결혼생활도미술세계와의조우도끝나고만다.이제겨우스물여덟살이된젊은미망인요에게는큰아버지의이름을물려받은갓난아기와수백점의반고흐그림,그리고형제가주고받은수백통의편지가남겨졌다.기껏해야2년남짓한결혼생활을한요로서는테오와의짧은부부의연을뒤로하고새로운출발을할수도있었다.하지만놀랍게도그녀는반고흐형제가남긴예술적유산을관리하고알리는것이자신의소명이라고여긴듯남은평생을두명의빈센트에게헌신하게된다.두빈센트를사랑했고,무엇보다테오를너무나사랑했기에선택한일이었다.그헌신은끔찍한충격이었던테오의이른죽음을견디고극복하는방법이기도했다.
테오사망후네덜란드의작은마을뷔쉼에하숙집을차린요는하숙집경영으로생계를이어가는와중에전시기획,작품홍보,편지번역등다양한분야에서활약하며반고흐알리기에전념한다.20세기초미술계는여전히반고흐작품에미온적인태도를보였지만1905년요가기획한암스테르담시립미술관전시는대중의폭발적인반응을끌어내며전환점을만들어냈다.갈수록반고흐의인지도는올라갔고전시요청이쇄도했으며,작품을구매하려는문의도잇따랐다.당시작품을구매하거나전시계획을논의하기위해뷔쉼의하숙집으로찾아간이들이남긴기록을보면집안은온통반고흐작품으로가득했고침실벽에는거의남은공간이없었다고전한다.고전주의자이자작곡가인알폰스디펜브록은요의집을방문한후“집전체가빈센트작품으로가득했다”고회상했다.
이처럼요는작품을직접관리하면서네덜란드외독일,파리,런던등유럽곳곳에서열리는반고흐전시회를기획하거나작품을대여했고,그틈틈이빈센트와테오가주고받은편지를필사하고번역했다.오랜작업끝에1914년네덜란드에서정식으로출간된이서간집은대중에게빈센트반고흐의삶과작품을새롭게발견할수있는길을열어주는계기가되었고,다양한판본으로출간되어현재까지도널리읽히고있다.당시여성에게허락되지않던문화계리더십을발휘하며,전쟁과성차별의한복판에서도뜻을굽히지않은요.그녀의집념이아니었다면오늘날우리는반고흐의예술을감상하고향유할기회를얻기힘들었을것이다.

선구적여성으로서의다면적인삶

반고흐재단이소장한방대한자료를바탕으로재구성한이책은요를‘반고흐메이커’의공로자이자전시기획자,작품을판매한딜러,반고흐형제의편지를엮은출판인,더나아가새로운여성운동에긴밀히참여한신여성으로바라보면서선구적여성으로서의다면적인삶을충실하게그려내고있다.특히저자는세가지에초점을맞춰그녀의생애를서술한다.
첫째는문학과예술을중시한가정환경과타고난성정에서비롯된헌신적태도다.저자는요의일기부터회계장부,서신에이르기까지수많은자료를정리하고재구성해꼼꼼하게엮는한편으로,그녀가반고흐의예술적유산을어떻게체계적으로관리하고홍보했는지를면밀하게추적한다.그과정에서우리는요의독립적이고성실한성정이시대적불합리함속에서도천재화가반고흐의명성을쌓아올리는데근간이자힘으로작용했음을짐작할수있다.
둘째는영어교사이자번역가로서의요다.치열한독서를통해상당한수준의지식을함양했던요는영어,프랑스어,독일어에도능했다.여러여학교에서영어교사로일하고훗날에는명망있는번역가가되어소설과단편들을번역했으며,더나아가유력비평지에문학비평을기고하기도했다.번역가로서요가평생의소임으로끈질기게매달렸던일이있다.바로반고흐형제가주고받은편지를독일어판과영어판으로출간하는일이었다.네덜란드어와프랑스어로쓰인편지들을하나하나읽고필사하고정리하고번역하는작업은요가파킨슨병으로더이상펜을쥘수없게된말년까지이어졌으며종국에는여러언어로출간되어반고흐작품을이해하는자료로서널리읽히게된다.
마지막으로저자는요의사회참여활동에도주목한다.가정교육덕분에일찍이정의감이강한사람으로자란요는사회민주노동당(SDAP)에서활동하며여성운동에참여했고,여성의권리와사회적지위향상에앞장섰다.이는그녀가단지예술의조력자가아니라당대사회를변화시키고자한사상가이자행동가였음을보여준다.이같은활동은지금도네덜란드사회에서“귀감이되는비범한여성”으로평가받는다.

이책에서저자는요반고흐봉어르가어떤선택을했고,어떤여정을걸었으며,그모든과정에서누구를만나고어떤과업을완수했는지를세밀하게기록한다.책의제목이‘빈센트를위해’인것은그녀인생의두가지목적을반영한것이다.하나는이름이같은두사람,화가빈센트와아들빈센트를위해서다.그리고이구절뒤에메아리처럼들려오는또하나의소리가있다.“그리고모두테오를위해”.이책은서양미술사에가장위대한이름으로기억되는빈센트반고흐의명성을빚은숨은공로자에게빛을비추는첫책이자19세기말에서20세기초,남성지배적인세상에서자신의세상을가질수있었던여성의이야기다.그리하여“그녀는영웅적으로임무를완수했고,그과정을통해지적으로풍요로운삶을살았다”.

요는자신이누구인지진정으로알고자했으나,결국그시간과여력은허락되지않았다.그런관점에서본다면그녀는자신을낮추고희생했다고도할수있다.그럼에도그녀는아들빈센트의어머니로서,다른빈센트의수호자로서,개인적이고도폭넓으며신중하게살아낼수있었다.책을쓰고싶다는꿈은이루지못했으나일기첫페이지에썼듯“위대하거나고귀한”무언가는이루어낼수있었다.반고흐의위대함이전세계에서인정받기까지요가한중요한역할에과대평가라는것은있을수없다.반고흐가문화사에서영원히이어질명예를얻은것은요의끊임없는노력과헌신적인기여가있었기에가능했다._5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