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박물관 위험한 박물관

좋은 박물관 위험한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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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물관장을 역임한 박물관 전문가의
‘좋은 박물관, 나쁜 박물관, 위험한 박물관’ 이야기
사람들은 나쁜 박물관이 있다고 잘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그저 그렇거나 시원찮은 박물관이 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세상에는 나쁜 박물관이 꽤 있다. 사람들이 잘못한 일을 숨기고 덧칠하거나 분칠한 박물관, 손톱만 한 공적을 대문짝만하게 만들어준 박물관, 근거 없는 내용으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어지럽히는 박물관, 핵심 주제도 메시지도 없이 횡설수설하는 박물관, 독선에 빠져서 사회변화를 무시하는 박물관 등이 그렇다.

규모가 크고 시설 디자인이 화려하면 좋은 박물관, 작고 허름하면 그저 그런 박물관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내용보다는 형식으로 사물을 보는 습관에 젖은 사람들이다. 사람이 잘 산다는 게 물질적 풍요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듯이 좋은 박물관도 크고 화려한 겉모습으로만 판별하지는 않는다.

좋은 박물관은 전시·교육 내용이 믿을 만하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서 학계와 충분히 소통하며 전시를 기획하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기 때문이다. 좋은 박물관은 사회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앞날을 함께 고민한다.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모두를 위한 길을 찾아내고 만들어 가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좋은 박물관에는 다양한 전문가 직원이 많다. 다양한 문화유산과 미래 유산을 직접 관리하고 조사·연구하고 전시·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

김기섭

저자:김기섭
(현)공주대학교백제문화연구소연구교수
(전)한성백제박물관장·경기도박물관장
(전)한성백제박물관전시기획과장
(전)경기대·고려대·공주대·서울교대·한국외대·
한국학중앙연구원강사/연구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대학원졸업(문학박사)
저서
『21세기한국고대사』,『박물관이란무엇인가』,
『풍납토성과몽촌토성』,『백제와근초고왕』등

목차

Ⅰ.선진국에는왜박물관이많을까?
1)세계의박물관현황
2)박물관역사
어원과유래/서양의박물관/동양의박물관/한국의박물관
3)박물관의기능과역할박물관의종류/미술박물관(미술관)/역사박물관
*에피소드:일과직장

Ⅱ.대한민국에는왜박물관이적을까?
1)한국사회의고민
능력주의사회/불평등/사회갈등/사유없는교육
*에피소드:학벌/누명/공감능력
2)선진경제,후진문화
한국의박물관현황/박물관이왜적을까?/불로소득박물관/복붙박물관:천편일률/과거만있고미래는없다
*에피소드:팀장과팀원

Ⅲ.국공립박물관이해야할일
1)전시
의의와범위/상품진열과자료전시/박물관전시의종류/나쁜박물관으로향하는길
*에피소드:사고와책임/리더십멘토
2)교육
전시해설/강좌·강연/체험학습/학교연계교육/찾아가는박물관/특수교육
3)자료관리
수장고운영/자료등록관리/보존처리
4)조사연구
*에피소드:박물관에서일할때신경쓰면복받는말들

출판사 서평

선진국일수록박물관이많다는데,한국은왜아직도박물관이부족할까?
-물질문화가정신문화를압도하는사회분위기때문
-박물관은이해폭을넓히고사회갈등을줄이는역할담당

유엔산하기구인유네스코의조사결과에따르면,2022년초전세계의박물관은총104,000개이다.그중33,082개는미국에있다.무려33%에달한다.두번째로박물관이많은나라는독일로서6,741개이다.세번째일본은5,738개이다.한국은1,102개로서18위에해당했다.조사당시미국인구는3억3천5백만명이었으니,미국은인구1만명당박물관을1개씩세운셈이다.독일인구는8천4백만명이었으므로1만2천명당박물관을1개씩세운셈이다.이런식으로인구와박물관수를대비시키면,박물관1개에프랑스1만3천명,캐나다1만7천명,이탈리아1만8천명,영국2만1천명,일본2만1천명꼴이었다.

이처럼선진국의대명사인G7국가에는박물관이많다.그런데대한민국은박물관1개당4만6천명으로서,여전히신흥국수준에머물고있다.왜이런차이가나는것일까?저자는선진국일수록박물관사회교육을통해사회갈등을해소하고시민의식을고양하기때문이라고분석한다.특히개인의자유를중시하는유럽중심의서구사회는학교에서의노골적인이데올로기교육대신사회교육을통해공동체의식과사회구성원의공감대를높여서사회적갈등을해소하려노력해왔는데,경험이같을수록,지식을공유할수록사람의생각과태도가비슷해진다는관점에서박물관을많이지었다는것이다.시민들이박물관에서선조들이남긴유물을보고그에담긴이야기를들으며간접체험함으로써사회적공감대를넓히고,박물관의다양한프로그램을통해인류사회는경쟁할때보다협력할때더욱발전했다는역사적경험을공유하고있다는것이다.그런데대한민국은경제적으로는이미선진국으로성장했지만,정신적으로는여전히빈곤한미성숙사회이므로박물관과사회교육의중요성을아직제대로인식하지못하고있다고저자는분석하였다.물질적풍요와정신적빈곤이한국사회를능력주의,불평등,사회갈등,사유없는교육등의후진적수렁에빠뜨렸으며,사람들이치열한경쟁에익숙해져공공의이익과무형의가치를별것아닌것처럼만들고있다는것이다.

저자는책에서역사박물관과미술박물관(미술관)의사회적기능이전혀다르다는사실을특히강조한다.개인의미술작품을전시하는미술관에비해공동체의역사자료를전시하는박물관은세대간공감대를넓히려고노력하는곳인만큼보수적이고이념적인성향을띠게되는데,이때문에공동체의가치관을부담스러워하는자유분방한젊은이일수록상대적으로탈이념적인미술관을선호하는경향이있다는것이다.미술관은작가의독특하거나진취적이며개척적인미술작품에더환호하는경향이있으며관람객의감성을자극하고영감을계발할수있는주관적감상을매우중시한다.전시품에특별한정답이있는것이아니므로작가와관람객의상호소통을중시하며관람객이작가의의도를정확히파악하고직관력을높일수있도록전시하려한다는것이다.반면,박물관은앞선시대의자료를통해역사흐름과사회변화상을이해하는곳이므로객관적사실과관람객의공감대형성을매우중시한다.그래서전시방식도관람객이과거사실에대해분석적,논리적,종합적으로이해할수있는방식을선호하며,관람객이전시물을통해사실을직시하고통찰력을배양함으로써그지역과사회의정체성이무엇인지잘이해하고가치관을공유하도록유도한다는것이다.

저자는최근한국국공립박물관들의공적기능이약해지고있다고우려하였다.박물관에서전시·교육·자료관리·조사연구등을담당하는학예사가되려면치열한경쟁시험을통과해야하는데,그경쟁률이갈수록높아지고있지만,공정성을높이려는채용방식의한계때문에정작박물관학예사들의전문성은점점더낮아지고있다는것이다.

대학에서한국사를강의하던저자는20년전서울시의박물관건립사업에참여하게되면서학예사의길을걷기시작했으며,한성백제박물관전시과장및관장,경기도박물관장등을역임하였다.일하는동안겪은특별한경험과안타까운실수,후회등을에피소드방식으로책곳곳에서진솔하게밝혀두었는데,읽는재미가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