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성찰할 것인가? - 위대한 시인들의 사랑과 꽃과 시 2

무엇을 성찰할 것인가? - 위대한 시인들의 사랑과 꽃과 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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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닮고 싶다. 굳고 고운 그 심성과 향기
덕을 갖춘, 완성된 인간형을 이른바 군자(君子)라 하니 그것을 본떠서 꽃과 나무 가운데 매화·난초·국화·대나무 네 가지를 따로 뽑아 사군자(四君子)라 하였다. ‘네 가지 성인’이란 뜻에서 식물 가운데 네 가지만을 가려 그것들을 군자라 하여 떠받들고 칭송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추위와 관련이 있다. 그것들이 견디는 추위와 일생동안 사람이 겪는 고난과 간난을 같은 것으로 이해하여 세파에도 꿋꿋이 견디며 덕과 인품을 쌓아가는 성인에 비길만한 식물이라는 데 있다. 사군자가 때때로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그저 감동이 아니라 크나큰 본보기가 되기에 예로부터 사람들은 문인화(文人畵)로서 사군자를 그리고, 그 그림을 실내에 걸어두어 한갓 식물에 지나지 않는 것일지라도 그것들이 가진 심성을 닮기 위해 노력하였다. 즉, 바르게 살아가는 데 길잡이로 삼기 위해 곁에 두고 아끼며, 굳고 고운 심성을 기르는 도구로 이용하였던 것이다.

해마다 음력 정월의 세수(歲首)를 지나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매화는 새해의 시작과 함께 처음 피는 꽃이기에 누구에게나 강한 인상을 준다. 홍매도 있지만, 매화라고 하면 으레 옥빛보다 희고, 눈보다도 시릴 만큼 차가운 흰 매화를 떠올리게 된다. 그 차가운 흰 빛 매화가 피는 계절 또한 추위가 다 가시지 않은 때이다. 나비도 벌도 모르는 꽃, 추위에 떨면서도 제 모습과 향을 잃지 않는 꽃. 차가운 계절을 견디고 한 점 티 없는 모습으로 피는 꽃이 바로 매화이다.

옛사람들이 매화를 사랑한 뜻은, 매화를 고매한 인품을 가진 사람으로 보았던 데 있다. 고결한 자태와 은은한 향은 물론, 추위에도 지조와 절개를 잃지 않는 굳센 의지, 고아한 행동, 뛰어난 기품을 가진 완성된 인격체를 매화에 비긴 것이다. 온 세상 추위로 가득하여도 꿋꿋하게 소신을 지키고 제 모습을 잃지 않는 선비를 마음 깊이 사랑한 고려와 조선의 시인들. 그들에게 매화는 삶의 본보기였다.
이 책에서는 피고 지는 꽃을 소재로 인생의 희로애락과 만남과 이별,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한 시인묵객들의 아름다운 시와 그들 인생의 깊은 속내를 만나본다.

저자

서동인

저자:서동인
주로한국고대사관련연구를계속하고있는역사연구가이자작가인저자는“한국인은과연누구이며그들의역사는어디서시작되었는가?”하는문제에깊은관심을갖고한국과중국의고대사를연구하고,깊이고민해왔다.저자는특히우리민족의형성과정에서지대한영향을미친흉노족과선비족에관한연구를계속하고있는가운데지금까지펴낸연구서로서아래와같은저서가있다.
그는역사뿐아니라우리의고대시가(詩歌)에도주목해왔다.선조들의시가문학또한우리가물려받은위대한유산이기에‘꽃을주제로한선인들의시’만을선별,시인들의발자취와생애ㆍ다양한이야기를모아‘위대한시인들의사랑과꽃과시’(4권)라는이름으로내놓게되었다.
주요저서
1.『흉노인김씨의나라가야』(2011)
2.『신안보물선의마지막대항해』(2014)
3.『조선의거짓말』-대마도,그진실은무엇인가?(2015)
4.『미완의제국가야』(2017)
5.『영원한제국가야』(2017)
6.『병자년남한산성항전일기』(번역서,2018)
7.한국고대사의비밀,1360년만에풀었다-『百濟
APOCALYPSE1』-백강과기벌포는어디인가?(2024)
8.한국고대사의비밀,1360년만에풀었다-『百濟
APOCALYPSE2』-주류성,탄현은어디인가?(2024)
9.위대한시인들의사랑과꽃과시(전4권,2025)

목차

매화를주제로한시들
닮고싶다.그심성과향기
한가함속에여유를찾는다
매화작반梅花作伴의삶
매화를바라보며세속의일을잊노라
설중탐매,풍류의삶
봄을보내며가져야할성찰의시간들
대나무를소재로한시와노래들
시린계절,국화를바라보며이르노라
국화꽃물결일렁이는중양절
그윽한골짜기의난초를읊은시들

출판사 서평

매화를바라보며세속의일을잊노라

중국과한국의많은문인들이지극히사랑했던매화는선비를상징하는꽃이었다.차가운세파를견디면서도절개와지조를잃지않는지사(志士).그래서매화를한사(寒士)라는이름으로부르기도하였다.사군자의첫머리에놓은까닭도매화의고고한기품을중시한데있다.매화가중국과한국의문인들에게‘선비의꽃’으로각인된것은중국북송(北宋)시대의임포(林逋.967~1028)로부터이다.그는송나라의은사(隱士)였다.은사는산림에숨어서사는선비.그가지금의항주(杭州)서호(西湖)물가에있는고산(孤山)에서매화와학을친구로삼아숨어서살았으므로매화를말할때는반드시임포를꼽았다.그를은사(隱士)또는일사(逸士)라는말대신에처사(處士)로부르기도하는데,이런고사가있은뒤로사람들은매화를은일(隱逸)과일사(逸士)의상징으로이해하였다.‘은일’은속세를벗어나산림에숨어사는것을뜻하며,‘일사’는은둔한선비를가리킨다.그를특별히송나라은군자(隱君子)라고도부르는데,임포는『성심요록(省心銓要)』에서“만족할줄알면즐겁고탐욕에힘쓰면근심스럽다”는말을남기기도하였다.임포가살다간뒤로고려와조선의글깨나한다는사람들은고산(孤山)이니매호(梅湖)니하는명칭을자신의호(號)로삼았는데,이런것들또한임포를닮고자하는마음에서나온것이었다.임포가가고나서얼마안되어범석호(范石湖)라는이가나타나『매보(梅譜)』(1186)라는저작을통해‘매화는천하에으뜸가는꽃으로운치가있고품격이뛰어나다’고칭송하였다.그뒤로고려와조선의선비들도매화를지극히사랑하였고,매화를대상으로무수히많은시를남겼다.비록매화의원산지는중국이지만,매화가한국에정착하여문인들의시에흔히오르내리게된것은고려중기이후의일로볼수있다.

매화는모양이뛰어나게예쁘거나색이현란하지도않다.기껏해야홍색,분홍색,백색정도이다.그럼에도매화를뛰어난기품을가진꽃으로평가한까닭은찬겨울추위를이겨내고피는꽃이기에인고와역경을견뎌내는절개,나아가고결한품성을지닌인물로보았기때문이다.이름을드러내지않은채초야에살면서도은인자중하는일사의모습으로여겼던것이다.그래서매화는소위사군자의첫자리에두는꽃이되었다.초야에묻혀사는선비즉,고결한은둔자를국화로표현하듯이매화는가난한선비(학자)를상징하는꽃이었다.이런배경에서‘매화의일생은춥지만그향기를팔지않는다’(梅一生寒不賣香)라는표현이나왔다.이것은매화라는꽃을빌어군자의지고지순한세계를표현한것이지만,이런인식때문에매화는봄꽃가운데으뜸으로꼽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