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에게 답하다 (교조화로 치닫는 한국 정신사 비판)

신채호에게 답하다 (교조화로 치닫는 한국 정신사 비판)

$25.00
Description
‘병목 소용돌이’로 본 한반도 문명사 『신채호에게 답하다』
‘교조화’는 가르침(교)·조목·원칙(조)을 의미하는 한자어 ‘교조(教條)’에 ‘화(化)’가 붙어 만든 명사로, 역사적 상황이나 구체적 현실과 무관하게 특정 교리나 원칙을 절대 진리처럼 고집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태도를 말한다.

역사는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려면 역사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뼈저린 반성이 필요하다. 이 책은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정확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통쾌한 해석이다. 한국의 역사와 사회를 움직이는 힘을 ‘제도 밖 의식 구조’에서 찾는 이 책의 시선 또한 탁월하다. 저자는 제도권 밖에서 독학했지만, 그래서 자유롭게 한국 사상사를 통찰한다. 신채호에서 시작된 질문이 그를 역사 대중화에 앞장서는 ‘신채호’로 만들고 있다. 저자는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오랫동안 ‘곱씹었던(噬嗑)’ 사상사를 재미있고 날카로운 필치로 이야기한다. 지금 세계는 한국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우리 역사의 속살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저자는 이 속살을 한 꺼풀 벗겨 우리 자신과 대면시킨다.

‘병목 소용돌이’로 본 한반도 문명사 〈신채호에게 답하다〉는 ‘유학(儒學)’, ‘불교(불교)’, ‘천주교(Catholic)’, ‘자본주의(capitalism)’, ‘개신교 (Protestantism)’, ‘공산주의(communism)’, ‘민족주의(nationalism)’,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 등 다양한 사상들이 한국 사회에 어떻게 유입되어 정착하고 교조화되었는지를 병목, 소용돌이 현상을 통해서 역사학자 신채호에게 답하듯 자유롭게 한국 사상사를 이야기한다.
저자

이태영

1971년서울에서태어나충남당진에서자랐다.중학교은사신양웅선생(지역사연구가)에게서역사의영감을받았고,고려대재학시절강만길교수(한국현대사),류승주교수(조선경제사),김현구교수(일본사)강의를듣고전율했다.‘해방전후사의인식’끝물세대이며,동·서냉전종식을지켜봤고,좌·우역사인식의경계인이었다.대학졸업후그어떤정규교육과정에도들어가지않고도서관,헌책방,논문사이트를뒤지며독학했다.자료를읽다가막히면그분야전문가에게직접묻고보석을캔다.공부의본질은질문이라고믿는다.주요관심분야는내셔널리즘과근현대문화변동이며성터,절터,패총등역사의폐허를좋아한다.

저서『20세기아리랑』(2015),『다큐멘터리일제시대』(2019),『한중3000년,그애증의역사』(2021)가있고,교육부검정교과서『고등학교세계사』공동저자로참여했다.

목차

머리말

Ⅰ.대륙의물결
유학儒學
-유입:문명/처음만난고급사상/소용돌이의눈,과거제/주자발견,안향의충격

-정착:불사이군/새로운생활규범『가례』/성리학열풍/마음은어떻게작동할까,사단칠정논쟁
-교조화
1.갈라파고스소중화(小中華)
2.공리공담
예의폭력,예학ㆍ예송/청은오랑캐인가,호락논쟁/‘실학’이라는신화
3.일상속내면화
삶과죽음의설계도,종법/죽음을통해태어난열녀/욕망의소용돌이,입신양명/명의감옥,관존민비·사농공상
4.파탄
백성수탈서원/성리학근본주의/유교망국론/누구를위해종은울리나?

불교佛敎
-유입:처음만난고등종교/피로피어난꽃
-정착:서라벌점령한절/격랑의역사,현세불교/고난의불국토/원효,불국토는마음속에
-세속화
1.향기잃은연꽃
출가의길,출세의길/늘어가는절,괴로운백성/찬란한연등,침울한민생/땅부자
스님/주색에빠진스님/지눌,명리버리고산속으로/불씨잡변/청산은나를보고말없이살라하네
2.욕망의덫
근대와친일사이/깨달음,그집착의덫/절에왜배롱나무가서있을까?

천주교Catholic
-유입:왜군이들여온가톨릭/서학은『천주실의』를타고/빛을기다리는어둠/무교(巫敎)와천주교
-고난속착근:절에서싹튼천주교/신앙과조상사이/신앙과국가사이/밀알의결실,그러나…/고난의길,김대건의길/영생불멸로가는문,순교

-반동:을에서갑으로/제멋대로민간인처벌/유혈참극/친일/반공
-성찰:김수환스테파노/1987/깊은물은조용히흐른다.

Ⅱ.해양의물결
자본주의capitalism
-유입:엄습/쌀-면제품교역/회사,은행/시장유통망
-정착:사유재산권/싹트는근대기업/식민지공업화/삶을쥔주먹,노동운동/사회주의자도홀린주식열풍/조선골드러시/백화점의유혹/근대라는몸,식민지라는옷/귀속재산,정경유착,재벌
-소용돌이:대이변/대마불사/단군이래최대호황/추락하는것은날개가있다/소유냐존재냐/기후악당

개신교Protestantism
-유입:한알의밀알/『바이블』번역/푸른눈의손길
-정착:조선인목사탄생/신분ㆍ성별을넘어/원산에부는바람/1907:기생도시가‘동방예루살렘’으로/교회를넘어민족부흥으로/성리학데자뷔
-소용돌이:붉은용과청교도십자가/하나님아바디와건국대통령/성장판자극한한국전쟁/권력ㆍ돈ㆍ미국/초고속성장,그빛과그늘

공산주의communism
-유입:붉은잔다르크/파벌/등불
-정착:마르크스보이/‘조선의레닌’을꿈꾸며,조선공산당창당/해산반복과파벌투쟁/만주빨치산/‘김일성장군’등장/아시아최초공산국가
-교조화:전쟁,광기,살육/종파사건/1인체제/왕조세습/또다른괴물

민족주의nationalism
-유입:낯선말‘민족’/민족주의/량치차오
-정착:신채호1-독사신론/신채호2-민족영웅서사/단군,백두산/기독교민족주의/민족주의혈관,신문/민족주의용광로,3·1운동/조선학운동/스포츠민족주의
-소용돌이:민족주의에서국가주의로/권력이동/김치민족주의/민족에서민중으로/결자해지역사교육

Ⅲ.그밖의물결
페미니즘feminism
깨어나는여성/한국페미니즘/젊은페미니즘/과유불급/미투운동/변증법

사회진화론socialdarwinism
근대교육태동/식민지‘교육열’/경쟁의정점,경성제국대학/전쟁통에도공부하세/‘엿
먹어라!’,무즙파동/야누스의얼굴,‘수요자중심교육’/사람잡는사(死)교육/맹물끓이기,이젠그만/과잉경쟁은공멸

영어English
개화의상징/입닥치고영어/‘영문’도모르고영문학과로!/단순한해법

아파트apartment
기이한플래카드/르코르뷔지에/아궁이집에서아파트로/의식을잠식한아파트

훈장décoration
훈장정치/김구라의도발/학교는상장공장/아름다운거부

IV.사론:신채호에게답하다4
-교조화:‘주체없는사상’
-역동성:‘격랑속생존본능’
-극단성:‘한국인은누구인가?’
병목소용돌이/중앙집권체제/쏠림/현세주의/무교(巫敎)/언어의가학성

Ⅴ.글을마치며
부록:신채호‘낭객의신년만필’(동아일보,1925.1.2.)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신채호는역사이론및한국고대사인식을
교조적(敎條的)·독단적으로이끌어갔다는점을배제할수없다

신채호는일제강점기『조선상고사』,『조선상고문화사』,『조선사연구초』등을저술한학자이며,언론인·독립운동가이다.신채호는한말의애국계몽운동과일제하국권회복운동에헌신하면서,그러한운동못지않게한국사연구를통한민족운동에앞장섰다.앞에서열거한한국고대사관계의논문과저서를남겼는데,그러한논술들은민족주의이념에입각해독자적인경지를내보인것으로,과거의유교주의에입각한관학적역사학과재야(在野)에서면면히이어온비유교적인사학을종합한데서가능한것이었다.그러한의미에서신채호의사학은한국사학사의여러흐름들을종합한것이다.신채호의한국사기술은거의고대사에국한되고있는바,그특징은다음몇가지로요약될수있다.
첫째단군·부여·고구려중심으로상고사를체계화했고,둘째상고사의무대를한반도·만주중심의종래의학설에서벗어나중국동북지역과요서지방(遼西地方)에까지확대하고있다.셋째종래한반도내에존재했다는한사군(漢四郡)을반도밖에존재했거나혹은전혀실존하지않았다고주장했으며,넷째삼국시대의백제가중국의산둥반도등에진출했다는것이며,다섯째삼한의이동설및‘전후삼한설’을주장했고,여섯째부여와고구려중심의역사인식에따라신라의삼국통일을부정적으로과소평가하는것등이라하겠다.
이러한신채호의역사학은우리나라의근대사학및민족주의사학의출발로써평가되기도하나,민족주의사상의역사연구에의지나친투영이신채호의역사이론및한국고대사인식을교조적(敎條的)·독단적으로이끌어갔다는점을배제할수없다고주장되기도한다.

…우리조선사람은매양이해이외에서진리를찾으려하므로석가가들어오면조선의석가가되지않고석가의조선이되며,공자가들어오면조선의공자가되지않고공자의조선이되며,무슨주의(主義)가들어와도조선의주의가되지않고주의의조선이되려한다.…
저자는대학1~2학년때교내중앙도서관에서신채호문명비평론‘낭객의신년만필’(동아일보,1925.1.2)을우연히읽었다.한국민족주의비조가한국인의민족성을‘노예근성’이라고비판하다니,그것은청년학도에게낯선충격이었다.이‘문제의글’은이후저자에게‘목에걸린생선가시’처럼남았다.
대학졸업후저자는고등학교에서역사를가르쳤다.헌책방뒤지기좋아하는악취미덕분에지적(知的)호기심을잃지않았고,행운도따라줘책을몇권출간했다.천명을알나이에이르러‘문제의글’이떠올랐다.30년만에다시읽어보니같은글이지만다르게다가왔다.백년전우국지사가던진화두에평범한서생이답해야겠다고생각했다.

막상글을쓰려니유학,불교,천주교,자본주의,개신교,공산주의,민족주의등사상사를서술하는게보통일이아니었다.외래사상이한국역사속에서구현되는양상을설명하려면철학,심리학,경제학,문화인류학,민속학등여러창(窓)이필요했다.어쩌다보니‘한반도문명사’를쓰고있었다.
평소역사를읽으며거대문명이작은반도로들어올때병목을지나는물처럼소용돌이가일고그것이교조주의로흐름을느꼈다.학자들은이것을‘문명의비대칭성’이라는개념으로설명한다.쉽게말해작은나라가큰문명을수용할때과부하가걸린다는뜻이다.이주제는‘Ⅳ.사론:신채호에게답하다’에서다루고있다.
각외래사상의역사를‘유입→정착→교조화’의틀속에서서술했다.다양한토양에서자란동서양사상이한반도에들어와하나같이예정된길로흘러가는패턴이놀라웠다.얄궂은‘역사의신’이작동하는것같았다.자연스럽게이야기가해묵은주제로귀결했다.‘한국인은누구인가?’이주제도‘Ⅳ.사론:신채호에게답하다’에서다루고있지만,저자는한국인의특성을‘장엄한극성’이라고표현한다.

이책이한국역사의그늘을지적하지만,그것은고통과애정어린비판이다.비판은비난이아니라함께성찰하고더나은미래를꿈꾸자는이야기다.저자는분명히말한다.내나라한국은장점이많다.흥이있어살맛나고,사람과사람이정겹고,정교한시스템을갖춰일상이편리하고,국난이닥치면저력을분출한다.이런‘불온서적’이세상빛을볼만큼한국은자유롭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