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는 날

여행 가는 날

$12.00
저자

서영

서울에서태어나대학에서섬유공예를공부하고디자인일을하다가그림책이좋아작가의길로들어섰습니다.조용히혼자노는것을좋아하지만,사고치는고양이와살게되면서우당탕살고있습니다.쓰고그린책으로는『달걀이랑반죽이랑』,『시계탐정123』,『비안맞고집에가는방법』,『여행가는날』등이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우리할아버지의여행준비

맑고따사로운날.배낭을메고어디론가여행갈준비를마친할아버지의유쾌한표정과옆에꼬마유령같은조그마한존재가함께서있는표지가인상적인이책은할아버지의여행을주제로죽음에대해이야기하는책이다.
할아버지의집에어느날밤늦은시각손님이찾아온다.할아버지는마치기다렸다는듯이손님을반기고,부지런히여행준비를시작한다.먼길을가야하니달걀도넉넉히삶고,깨끗이씻고,수염도말끔히면도한다.그리고아끼던양복을꺼내입고,장롱밑에깊숙이넣어둔동전들도모아여비도준비한다.
어디인지는모르지만할아버지도한번도가보지않은먼곳으로,낯선손님을따라여행을가게되는것이다.하지만그곳에가면그리운사람들을만날수있다는생각에,여행을떠나는마음이편안하고가볍다.
이책은할아버지가먼곳으로여행을떠나는상상으로죽음을이야기함으로써,아이들에게죽음을두렵고무서운것으로만생각하게하기보다는,자연의섭리로서이해하고받아들일수있게도와준다.

담담해서더가슴찡한할아버지의편지

책은처음과마지막에아이가등장해서할아버지의이야기를들려주듯진행된다.하지만글을이끌어가는것은할아버지와할아버지의여행을안내할손님이다.할아버지는마치알고있었다는듯이자신을찾아온손님을반기며,정말여행을떠나듯설레는마음으로준비를한다.인생이라는긴여행을쉼없이지나오며이젠모든걸내려놓을때가온것을알고,자연의이치로서순순히받아들이는것이다.조금은슬플수도있지만할아버지는전혀슬프지않다고한다.남아있는자식들이걱정할까봐미안할뿐…….
이모든과정을할아버지는담담하게받아들이고.이야기는시종담백하게서술되어오히려더묵직한여운을준다.
보통의어른들은죽음이라는것을아이들은몰랐으면한다.아이들이죽음에대해생각하고알려고하는자체에불안함을느낀다.하지만전문가들은아이들에게죽음의의미와삶의유한함에대해이야기해줘야육체의소중함을깨닫고,상실의슬픔을제대로극복하며바른감성을가질수있다고이야기한다.죽음을감추려하고제대로설명하지않으면,아이들은막연한두려움을가지게되고,자신의주변에서죽음을맞닥뜨렸을때충분히슬퍼하고,극복할기회를갖지못한다는것이다.
작가역시아이들이죽음을막연히무섭고두려워하기보다는죽음의의미에대해생각해보고,인생의한여정으로서받아들였으면하는마음에서이책을기획했다고한다,

그리운사람과의만남을꿈꾸는새로운여정의시작

이책은작가서영이할머니의죽음을겪은뒤구상하게되었다고한다.9년전할머니가돌아가시자살아생전잘해드리지못했다는자책에매일을후회로울며보냈는데,어느날꿈에할머니가나와그곳에서할아버지를만났다고했단다.그때작가는어쩌면우리할머니는40여년간보지못했던할아버지를만나지난이야기를두런두런나누며계실지도모른다는상상을하게되었단다.죽음이라는이름으로잘려나갔던끈조각이어딘가버려지지않고,새로운삶으로탄생되고있을지도모른다고.
그래서작가는아무도삶의끝이어디인지모르기에,어쩌면죽음이란건우리가알지못하는새로운여정의시작이될수도있지않을까생각했다고한다.낯선곳으로여행을떠날때어떤일이펼쳐질지모르지만매우설레듯이,책속할아버지도새로시작되는여행에설레며준비할수도있겠다고.
할아버지가여행을떠난뒤,벚나무아래할아버지의파란의자에앉아있는아이가등장한다.할아버지는그렇게먼여행을떠나셨다고전하는아이의모습이찡하면서도,한편으로는천진한아이의표정에서정말여행을떠나서그리운사람을만나회포를풀고있을것만같은상상을펼쳐보게된다.
죽음을단지슬프고어두운것만이아닌자연의섭리임을알려주고싶었다는작가의말처럼,싹을틔우고,잎이자라고,언젠가는지는나무처럼사람의생명역시자연의섭리대로피고지는자연스러운현상임을깨닫게헤주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