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공부는철학공부이다!지식은덤이고끝에는질문이남는다.
수식이아니라말로된과학책은인문학의토대이다.
책은이런의도와목적으로쓰여졌다.과학지식자체를심층적으로습득하는위해다시교과서를꺼내‘공식들’과‘법칙들’을외워야하는것이아니라,우리에게필요한과학이라는‘시스템’을포괄적으로이해하는것,즉‘과학적사고방식’이다.그리고‘과학적사고방식’은곧철학이고인문학이다.
철학자들뢰즈는철학이“자유로운인간의모습을만드는것”이라고했다.세상이라는자연은그저법칙에따라움직일뿐이다.인간을자유롭지못하게만들고불행하게만드는것은상상으로만들어진신화(神話)와공포(恐怖)인것이다.같은맥락에서과학에의한설명은종교와경험상식이말해주는지혜와충돌하기도한다.신화와공포를걷어내고,자연그대로세상을이해하는것이며자연을이해하는것을우리는과학이라고부른다.다시들뢰즈를상기한다면,이렇게철학은과학이되고과학은철학이되는것이다.‘과학으로생각하는것’은만들어진신화와공포를거부하고,자유로운인간의모습을드러낸다는점에서‘철학하는것’이된다.
과학을배우려면다른책을보고,
과학으로통찰하려면이책을봐야한다.
책이말하는과학공부란태도이자방법이다.
과학은결국인간과세계를들여다보는것이다.따라서‘과학적인것’은‘인간적인것’,‘비과학적인것’은‘비인간적인것’이다.과학은더이상지식에국한되지않는다.과학은합리적으로세상을보는방법이고,그속에서세상의모든문제해결을위한실마리를찾는것이다.이것이김상욱이말하는,너무도간결하고명확한과학적사고방식이다.
과학을기술적측면으로만본다면과학은사고방식이될수없으며,인문학과함께갈수없다.과학기술에실제세상에적용될때,종종인문학이문제를제기하고해결방법으로서역할을한다.마찬가지로정치,사회,문화가갖는문제에과학이해결방법으로관여할수있어야한다.과학과인문학을같은출발선위에둘때,과학과인문학이함께할수있는것이다.
과학적영감에서철학적통찰을이끌어내고,과학에서삶의해답을찾는것.우리가사는세상과맞닿아있는과학을가까이하는것.과학과인문학이소통하는것.이것이앞으로의인문학이자,과학을포함한진정한인문학이될것이다.
상식적인사회를위한물리학자의외침
과학으로생각하라!
‘이해한다’는것은우리가기존에알고있던지식에새로운지식이합류하는것이다.그렇다보니상대성이론이나양자역학과같은일반상식에서어긋나는과학은일반인들에게이해하기힘든존재일수밖에없다.게다가인간의상상과감정,무지(無智)는세상을똑바로보는것을방해한다.『김상욱의과학공부』제1장“과학으로낯설게하기”에서는세상을낯설게보고다르게보는방법을훈련하며과학적사고방식으로첫걸음을내딛는다.
제2장“대한민국방정식”에서는한국사회에존재하는신화와공포를파헤친다.앞서말했듯이‘비과학적인것’은‘비인간적인것’이다.과학이이런비인간적인사실들에눈감는다면과학은더이상철학이아니다.
우리는‘어둠’이존재한다고생각하지만,사실어둠은빛의부재(不在)일뿐이다.빛의부재가어둠이라는실재(實在)가되듯이,사회를향해침묵하고의로운행위를하지않는것도불의(不義)라는실재가되어돌아다니게된다.
그렇다면과학자는과학적사고방식을통해어떻게세상을보는가?제3장“나는과학자다”는과학자가정치나권력,경제로부터의유혹을내던지며던지는선언이다.끊임없이“나는과학자인가?”하고물으며비과학적인논리에빠지지않도록스스로를경계하는모습은신념을가진철학자와도같다.
물리학은인문학의질문에어떻게답할까?인간의,인간에대한,인간을위한탐구로서과학은언제나인문학과접점을가지고있었다.제4장“물리의인문학”에서물리학자김상욱은‘어떻게살것인가?’라는인류의본질적질문에‘우주’로답한다.
우주의모든운동을설명하는뉴턴의운동방정식(F=ma)은단네개의글자로이루어진우주의시(詩)이다.우주는먼과거나먼미래를내다보지않고,자신의바로앞에놓인관계만을생각하며법칙에따라나아간다.그러면서세상에존재하는모든것을만들어내는것이다.사람도눈앞의일을향해정확히한걸음을내디딜때우주의법칙대로살아가는것이아닐까.
단단한인문교양에뿌리내린비판적지성.
‘과학인문학’시대를이끄는물리학자김상욱교수의과학공부란?
지적호기심과인문학적통찰을수준높은유머와명쾌한문장으로.
쉬운글로과학을쓰는것이야말로인문학의토대이다.과학과인문학사이의벽을허물어주기때문이다.김상욱교수는‘양자역학을가장쉽게설명하는사람’이라고알려져있다.그의이전저작들을보면,자칫어려워질수있는과학적지식을매우간결하고정돈된글로풀어내는것을볼수있다.리처드파인먼조차“완벽히이해한사람은아무도없다”라고말한양자역학을쉽게풀어쓰듯이세상물정을명확한시선으로해부한다.
이렇게그가오롯이과학자의눈으로,과학을토대로쓴글속에철학이있고인문학이있다.김상욱교수는책에서스스로“철학의원전조차제대로읽어본적이없다”라고말하지만,인간과세상을알고자하는것은과학자와철학자의교집합이다.그렇기에‘제대로’과학을하고과학을사랑하는김상욱교수의글에는인간과세상에대한애정이담겨있고,자연스레인문학적통찰이담기게되는것이다.좋은과학자도많고좋은글쟁이도많지만,이둘을겸하는사람은드물다.더욱이과학과인문,양면의통찰을쉽고도진하게담는이는더귀하다.
과학이교양인시대,가장뛰어난교양을갖춘과학자의글을통해합리적으로세상을보는방법을공부해본다.
김상욱교수는과학과인문학의중간에서그경계를흐트러뜨리려한다.냉철한과학자의두뇌로뜨겁게삶을마주하는김상욱이야말로다가올‘과학인문학’시대의첫번째안내자이다.양쪽모두에대한깊은이해가있음은물론이고,부지런하게새로운것을배우는학자로서,배운것을가르치는선생님으로서의기질을둘다가지고있기때문이다.
‘모든사물의이치’라는‘물리’의정의에따르듯‘물리학자’김상욱은빈틈없는시선으로문학,사회,역사,정치,윤리등세상의모든것을파고든다.책을읽는내내“어떤철학을가지고어떤세상을살아가야하는가?”라는질문에함께고민하는사회일원으로서,답을찾아가는여정을안내하는안내자로서자기역할을다하는것이다.『김상욱의과학공부』라는제목은이질문에서탄생한다.유쾌하게,때로는심도있게‘과학공부’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