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 (양장)

아픔이 길이 되려면 (양장)

$18.00
Description
사회적 경험은 어떻게 우리 몸에 스미고, 병이 되는가?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진다. 직장과 학교와 가정에서 맺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겪는 차별, 혐오, 고용불안, 재난과 같은 사회적 폭력, 사회적 상처 역시 몸에 스며들어 병을 유발한다.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사회적 관계가 인간의 몸에 질병으로 남긴 상처를 해독하는 학문인 사회역학의 눈으로 질병을 바라보며 사회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 사회가 개인의 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사회역학의 여러 연구 사례와 함께 이야기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은 보통 그 대답으로 먼저 의료기술을 떠올리지만 저자는 의료기술의 발전만으로는 충분한 해법이 나올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의료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더라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분명 있다. 질병의 사회적 원인은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분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 약한 사람들이 더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그래서 더 자주 아프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최첨단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유전자 수준에서 병을 예측하고 치료하는 게 가능해지더라도, 사회의 변화 없이 개인은 건강해질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소방공무원, 쌍용 해고노동자, 세월호 생존 학생, 동성애자 등 한국사회의 주요한 문제들을 합리적 근거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어떤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서로 돕는 공동체 문화가 심장병 사망률을 낮췄던 로세토 마을의 사례, 사회적 연결망이 기대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사회역학의 연구 사례 등을 소개하며 근본적으로 인간의 몸과 건강을 어떻게 바라보고 개개인의 삶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지 함께 고민하게 하고, 모두 함께 건강하기 위해 공동체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저자

김승섭

연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서울대학교보건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하버드대학교보건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조지워싱턴대학교보건대학원과고려대학교보건과학대학보건정책관리학부에서일했고,2022년부터서울대학교보건대학원환경보건학과부교수로재임중이다.

의학과역학을이용해차별경험과고용불안등사회적요인이장애인,성소수자,비정규직노동자와같은사회적약자의건강을어떻게해치는...

목차

들어가며

1.말하지못한상처,기억하는몸

말하지못한내상처는어디에있을까
-차별경험에대한‘같은응답,다른의미’
불평등한여름,국가의역할을묻다
-시카고폭염으로배우는공동체가재난불평등에대처하는법
낙태를금지하면벌어질일들에관하여
-루마니아사례로살펴본,평등하지않은낙태금지법
성인이되어도몸에남겨진태아의경험
-몸에새겨진사회환경,절약형질가설
가난은우리몸에고스란히새겨진다
-가난한몸과해부학의역사
당신은거미를본적이있나요
-질병의‘원인의원인’을추적하는사회역학의역사
[지극히개인적인,과학적합리성의세가지요소]

2.질병권하는일터,함께수선하려면

해고노동자에게국가란무엇인가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건강연구’를하며
누군가는그들편에서야한다
-삼성반도체직업병소송과IBM직업병소송,연구자가거대기업에맞선다는의미
위험한일터는가난한마을을향한다
-직업병만드는공장,원진레이온과제일화학은어디로갔나
아파도일할수밖에없는사람들
-고용불안과‘저성과자해고’라는함정
아파도병원에가지못하는의사들
-연구자가되어다시,전공의근무환경과환자안전을묻다
안전을지키는사람들,그들이아프다
-‘소방공무원인권상황실태조사’를하며
[건강한일터를위한올바른숫자읽기]

3.끝과시작,슬픔이길이되려면

재난은기록되어야한다
-‘세월호참사생존학생실태조사’를하며
사회적고통을사회적으로치유하려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설명없는치료’의딜레마
[아이들은살아남기위해최선을다했다]
제도가존재를부정할때,몸은아프다
-동성결혼불인정과성소수자건강의관계
동성애를향한비과학적혐오에반대하며
-동성애,전환치료,그리고HIV/AIDS
[쏟아지는비를멈추게할수없다면,함께그비를맞아야한다]
수술대앞에서망설이는트랜스젠더를변호하며
-비수술트랜스젠더의현역입영처분소송
한국을떠나면당신도소수자입니다
-부끄러움을모르는우리사회인종차별
교도소의사로일한다는것
-‘재소자건강연구’를하며

4.우리는연결될수록건강한존재들

연결될수록오래사는가
-사회적관계망과건강연구의역사
스스로를지킬수있다면,우리는안전해질까
-총기규제,공동체는어디까지책임져야하는가
위험사회에서함께생존하려면
-가습기살균제사망사건,규제를위한충분한증거를묻다
당신의공동체는안녕하신지요
-로세토마을에서만심장병사망률이낮은이유
[우리이기심을뛰어넘는삶을살아요]

출판사 서평

데이터가말해주는우리가아픈진짜이유
“사회와단절된병이란없으며,몸은사회를반영한다!”

2000년에남아프리카공화국콰줄루나탈시골지역의성인기대수명은52.3세였다.남아프리카공화국국민의성인기대수명은61.4세로,9년이나차이가났다.당시콰줄루나탈시골지역의인구중29퍼센트는HIV감염인이었고,빈곤한그지역주민들은비싼치료약을대부분포기할수밖에없었다.2004년,콰줄루나탈시골지역의기대수명이49세로까지떨어졌고남아프리카공화국보건국은공공의료보험으로HIV치료약을무상으로제공하기시작했다.그리고변화가생겨난다.7년만에평균기대수명이12년이나증가한것이다.김승섭교수는이연구를소개하며,질문한다.그렇다면이마을에서사람들이죽었던것은개개인이감염되었던바이러스때문이아니라이미세상에존재하는치료약을제공하지못한시스템때문인것이아니겠냐고말이다.개인의건강에공동체의책임을질문한것이다.
비슷한관점에서두번째사례를볼수있다.소련이해체되면서극심한경제위기를겪던동유럽의국가들은IMF를통해구제금융을받는다.그리고이시기에동유럽국가들의평균수명은급격히감소한다.결핵사망률을비교한연구에서,IMF의구조조정프로그램을이행한국가들은결핵사망률이상승곡선을탔다.한편,IMF에서구제금융을받지않았던슬로베니아에서만결핵사망률이감소했다.IMF구조조정프로그램을이행하면서,공공의료시스템과사회안전망에투자하는비용이감소했기때문이라고책에서는말한다.
김승섭교수는“사회적환경과완전히단절되어진행되는병이란존재할수없”다고말하면서,“인간의몸과건강을어떻게바라보고,개개인의삶에대한공동체의책임은어디까지”여야하는지에대해묻는다.최첨단의료기술의발전으로유전자수준에서병을예측하고치료하는게가능해지더라도,사회의변화없이개인은건강해질수없다고말이다.
책에는저자가직접연구를통해수집하고분석한데이터를다양한그래프와표로정리해수록했다.기존문헌에있는자료들의경우재가공해실었다.다양한연구사례들을독자들이한눈에살펴볼수있게돕는다.

소방공무원,쌍용차해고노동자,세월호생존학생,동성애자…
현장에서이루어진연구들,함께생존하고함께건강해지는법을말하다
“사회적원인을가진질병은사회적해결책이필요하다”

1.해고노동자들에게국가는무엇이어야할까
2009년쌍용자동차정리해고후,직장점거파업에참가했던노동자들의50.5퍼센트가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앓는것으로조사되었다.걸프전참전군인의외상후스트레스장애유병률이22퍼센트인것을감안하면,그심각성이더확연히드러난다.김승섭교수는쌍용차해고노동자와그가족의연이은죽음을지켜보면서,해고노동자들의건강연구를시작한다.국내에서는제대로작용하지못하는‘적극적노동시장프로그램’에주목하면서,실업이왜죽음으로이어져야하는지국가를향해질문을던진다.해고이후적금이나보험등사적안전망마저붕괴되면서,공적안전망이부재한한국사회에서,고용불안이개인의건강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를이야기한다.

2.세월호생존학생실태조사부터성소수자건강연구까지
책은공중보건의사시절부터김승섭교수가걸어온치열한고민의흔적들과연구의발자취를고스란히담고있다.천안소년교도소에서재소자들을만나면서했던고민들은이후에인권위원회의‘재소자건강연구’를하게되는계기가되었다.의과대학시절,인턴/레지던트의수면부족,병원내폭력으로대표되는열악한근무환경에대한문제의식은연구자가된이후,‘2014전공의근무환경조사’로이어졌다.‘건강하지않은의사들이진료하는환자는안전할수있을까?’라는문제의식을담고있으며,의료과실등예민한문제를다루고있다.국내에서는처음으로이루어진전공의근무환경과환자안전에대한연구이기도하다.
2016년에는세월호참사의단원고생존학생들과가족들의건강연구를하면서안산에상주했고,심층면접을진행했다.올해동성애자군인이<군형법>제92조의6에의해유죄판결을받던날에는집회현장에서기도했다.글로정리된집회발언이책에수록되어있다.최근에는‘레인보우커넥션프로젝트’라불리는동성애자건강연구와트랜스젠더건강연구를진행하고있다.이와관련하여동성결혼법제화가동성애자건강에미치는영향에대해서도책에서말하고있다.또한,동성애를질병으로보거나치료할수있는대상으로보는것에반대하며,명확한과학적근거를제시한다.트랜스젠더가한국사회에서쉽사리성별전환수술을할수없는맥락을짚기도한다.그밖에우리사회의인종차별이나동성애자,AIDS환자에대한혐오의정도를OECD국가간비교를통해보여주고있다.
한국사회의주요한문제들을합리적근거와함께이야기하면서,동시에어떤방향으로우리사회가나아갈지에대한질문도던진다.서로돕는공동체문화가심장병사망률을낮췄던로세토(Roseto)마을의사례,사회적연결망이기대수명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에대한사회역학의연구사례등을소개하며,함께건강하기위해공동체는무엇을고민해야하는지에대해서이야기한다.
저자김승섭교수의치열한고민과사유가잘묻어난몇몇문장들은의미있는보도사진이나한국화가들의작품과함께배치되어있어읽는재미를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