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론,양자역학안내하며세계를질문하다
―우리가본것은사물의실재일까?우리의경험은느끼는그대로사실일까?
“물리는지구가돈다는발견에서시작되었다.이보다경험에어긋나는사실은없다.아무리생각해봐도지구는돌지않는것처럼느껴지기때문이다.”(7쪽)
두발을땅에딛고서있는것,숨쉴수있는것,아침을비추는햇살,우리가당연하게여기는경험들은우주라는범주에서본다면자연스러운일이아니다.지금은당연한상식으로받아들여지는지동설이천동설을폐기하고상식이되었던것은,경험을거스르며과학이라는것을만들어간과정이었다.김상욱은“우주의본질을본다는것은인간의모든상식과편견을버리는것”이라고말한다.지구가지금돌고있다는것을우리가느낄수없듯,세계는우리가직관적으로이해할수없는무수한이야기들로가득차있기때문이다.
우리가보고느끼는거시세계는뉴턴의고전역학으로,아주작은원자단위의미시세계는양자역학으로기술한다.양자역학이대상으로하는것은원자다.원자는전자와핵으로구성되어있는데,그모양이태양계와닮아있다.전자는더이상나눌수없는물질의최소단위이다.원자내의전자는특별한반지름을갖는궤도에만존재할수있다.그렇다면이동은어떻게하는걸까?전자는한궤도에서사라져서다른궤도에‘짠’하고나타난다.물체의이동이연속적이지않다는것은우리가경험하는거시세계에서는이해하기힘든일이다.우리눈에보이는것,우리가경험하는것은정말로‘실재’하는것일까?김상욱은놀라운물리의세계로안내하며,분명히과학인동시에철학적인질문을던진다.
“시간에시작점이있다면그시작점이전의시간은어떤의미를가질까?시간은우주의본질적인것인가,아니면보다더본질적인것의부산물인가?”(27쪽)
138억년전빅뱅으로시간과공간이생겨났다.공간이생겨났다는것까지는어림짐작해보겠지만,시간이생겨났다는것은도저히인간의경험으로이해되지않는다.인간은‘시공간’이라는프레임으로세계를바라볼수밖에없기때문이다.그렇다면다른방식으로세계를바라본다는것은가능한일일까?시간을한꺼번에보는존재가있다면?미래까지한꺼번에볼수있는존재가있다면,그런존재에게현재를산다는것은어떤의미일까?나에게고백을해오는사랑하는사람이종국에는이별을고하리라는것을,태어날나의아이가불치병을안고죽음을맞이하리라는것을알지만그럼에도현재를산다는것은무슨의미일까?김상욱은물리의세계를안내하며,이렇듯우리일상의깊숙한이야기를꺼낸다.생각의타래를열수있게안내해준다.
과학은지식이아닌태도
“우주는빅뱅으로시작되었지만,그이전에무엇이있었는지모른다.지구상의생명체는최초의생명체로부터진화했지만,최초의생명체가무엇인지모른다.지구이외의장소에생명체가존재하는지모른다.”(268쪽)
과학은무지를기꺼이인정하는것이라고이책에서는말한다.김상욱은과학자로서공부하며“뼈에사무치게배운것은모르는것을모른다고인정하는태도”였다고말한다.무엇을안다고말할때는그것이정확히무엇을의미하는지물질적증거를들어설명할수있어야한다고말이다.이것을그는‘과학적태도’라고말한다.“과학은지식의집합체가아니라세상을대하는태도이자사고방식”이기때문이다.『떨림과울림』은이러한과학에대한물리학자김상욱의시각에서쓰인책이다.과학을소재로한,영화와책에관한같은주제의글들도한데엮어읽을거리를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