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인간유전체학자가고발하는
인간의불행과사회부조리의근원
불평등한경제,혐오정치,착취사회,능력주의문화,···
우리는대물림되는이비극에서벗어날수있는가?
모든것을물질의작용으로환원하는과학의발전에도불구하고,사랑만큼은여전히신성한영역으로남아있는것처럼보인다.1장「가정:사랑이라는자기기만」에서는이것이착각임을폭로하며우리주변에서흔히보이는남녀간의사랑이나부모의자식사랑,심지어동성간의사랑도모두유전자의번식이라는목적으로진화가고안해낸전략이라는것을보인다.그구체적인사례로서,심한경우에는살해로까지이어지는부모와자식간의갈등,아들보다딸에게더많은유산을물려주는사회적현상,자신과다른성향의이성에게이끌리는무의식적본능,과도하다는말로도부족한뒤틀린자식사랑등이결국은‘사랑’이라는이름으로포장된유전자의번식욕구에기인함을밝힌다.한편,사랑이유전자의‘번식’을위해‘혈연’을향해‘조건적으로’발휘된다면,혐오는유전자의‘생존’을위해‘타인들’을향해‘무조건적으로’행사된다.2장「사회:혐오로가장된두려움」에서는왜혐오가주로이민자를비롯한다른인종의사람들,각종장애나기형또는비만과같은‘정상’에서벗어나보이는겉모습을가진이들,동성애자를비롯한다양한성소수자들을대상으로행해지는지를편도체와교감신경의메커니즘을들어설명한다.또한,혐오로위장되는유전자의‘두려움’이어떻게우리의인지체계를오염시키며고정관념,편견,차별그리고공격성으로까지확장되어나타나는지를살핀다.
“유전자수준에서진화를탐구하는‘우리학계의가장주목할만한젊은학자’최정균이진화적관점에서인간의문명을들여다보는흥미로운책이다.일부일처제로시작해,호모사피엔스가어떻게지금과같은독특한제도와규범들을만들어왔는지를,정치,경제,사회,종교를넘나들며사려깊으면서도종횡무진성찰한다.이책의매력은유전자라는키워드로생물인류학적인다양한주제들을탐험하면서독자들에게지적인즐거움을만끽하게해준다는데있다.”
─정재승,KAIST뇌인지과학과교수·『열두발자국』저자
코넬대학교경제학교수인로버트프랭크는“지금부터100년뒤에경제학자들에게경제학의아버지가누구인지물어보면대다수가찰스다윈이라고대답할것”이라고말한다.경제학의아버지로애덤스미스를꼽는오늘날의주류경제학자들은독립적인경제주체들이각자의합리적인욕구에따라자유롭게활동하는시장이자연적으로균형상태에도달하리라고주장하지만,이러한주장에는생물학적경쟁이라는가장주요한변수가빠져있기때문이다.3장「경제:자본주의세상의번식경쟁」에서는생물학적개체이자소비자로서인간의한계효용은결코감소하지않는다는점을보이며,값비싼신호로발현되는번식경쟁이군비경쟁과비슷한양상으로현대인들의경제활동에고스란히드러난다는점을밝힌다.또한,부동산,주식,대중예술과스포츠,그리고이른바‘혁신’기업들의시장에서지대라는형태로교묘하고도광범위하게이루어지는가치착취를생태학에서의간섭경쟁과착취경쟁으로분석하고,그러한착취가지속되는원인으로는개체수준의자연선택,그리고지주,자본가,노동자라는계급개념을배제한채로독립적인개인만을경제학적주체로상정하는주류경제학을지목한다.한편,4장「정치:자연스러운보수,부자연스러운진보」에서는사전적의미로제대로정의되지않는정치적진보와보수를생물학적으로재정의하고,낙태,동성결혼,총기소지,국가안보,이민정책등경제,교육,외교,사회,과학기술,종교와관련된다양한사안들에대해두진영의입장이왜그토록일관되게갈리는지를밝힌다.특히,사회위계질서확립과서열향상을꾀하는행동을촉진하는세로토닌과새로운것을탐색하는행동을촉진하는도파민이보수주의자와진보주의자의생물학적특성과어떠한관련이있는지를설명하고,각각의정치적태도가지닌사회적,철학적함의를조명한다.
이기적유전자와그것을빚어낸적대적자연,
그러한자연에저항하는새로운공동체의길
“자연이라는적이우리바깥에만있는것은아니다.
유전자가심어놓은인간본능역시자연의일부다.”
인간의불행과사회부조리를초래하는유전자이지만,실제로는유전자역시생명에놀라울정도로적대적인자연의또다른희생양일뿐이다.즉,각유전자의입장에서는변이의발생이곧죽음을의미함에도,생명의진화가불가피하게변이를통해다양성을확보하는방식으로진행된것은모두가혹한자연환경때문이었다.5장「의학:아프고늙고죽어야만하는이유」에서는자연에의해유전자들이‘다양성’이라는이름으로당하는희생이,인간에게서질병과노화와죽음으로나타난다는점을보인다.특히유방암,자가면역질환,알츠하이머병등의구체적인사례들을예로들며,젊을때번식에유리하게작용하던변이들이왜나이가들어서는반대로노화를촉진하거나질병을유발하는지,가변적이고혹독한환경에서생존에유리하게작용하던변이들이왜우리를망가뜨리는지,즉우리를살리는것들이어째서우리를또한죽이는지를설명한다.다시말해,인간은본능적으로자연을경외하고선망하며수많은문제에대해인간자신을탓하며문명의진보를두려워하지만,개체들간에일어나는약육강식의생존투쟁과사회적갈등뿐만아니라개체안에서일어나는생물학적비극역시궁극적으로는자연이빚어낸것이라는점을지적한다.마지막으로,6장「종교:인간은태어나지않는다」에서는기성종교가보수적성향,특히자연에서도덕과규범을찾고자하는인간본능의극단적발현이라는점을드러내면서도,자연의탈신격화라는관점에서고대원시종교와대비되는기독교의의의를재조명한다.특히성서를이러한관점에서들여다보면,역사적인물이건가상의인물이건예수라는한사람이보여준반자연적인행위와가르침은오늘날에도여전히혁신적인데,그럼에도이러한행위와가르침은어떤절대적인초인을통해서가아니라인류공동체로서만성취될수있다고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