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태의 세계 (의지와 책임의 고고학)

중동태의 세계 (의지와 책임의 고고학)

$23.00
Description
일본 현대 사상을 이끌어가는 젊은 철학자 고쿠분 고이치로(國分功一郞)
의학, 철학, 언어학, 심리학과 법학에 큰 반향을 일으킨 혼종 철학서!
고쿠분 고이치로는 1974년생으로 일찍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평가받아왔다. 이와나미출판사 100주년 기념전서 시리즈의 첫 주자로 선정된 ?들뢰즈 제대로 읽기(2013)?와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2014)?등의 저서를 통해 현실 문제에 뛰어들어 철학적으로 관여하는 실천적 사상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책을 통해 2018 기노쿠니야서점(紀伊國屋書店) 인문대상 1위로 선정되었고 일본 문예평론의 권위인 제16회 고바야시 히데오(小林秀雄)상을 수상하였다. 이 책을 구성하는 원고들은 원래 《정신간호》라는 잡지에 연재되었고, 이 책은 의학서원 출판사가 발행하는 ‘돌봄(care) 시리즈’의 한 권으로 출간되었다. 고쿠분 고이치로는 정신 분석을 포함해 의료 전체에 대해서 원래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히 의존증자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이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다. 따라서 실천적인 의미로서의 의학과 문법의 형태를 다루는 언어학을 아우르는 혼종 철학서라고 볼 수 있다.
저자

고쿠분고이치로

1974년일본지바현에서태어났다.와세다대학교정치경제학부를졸업하고,파리제10대학및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DEA를,도쿄대학교총합문화연구과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다카사키경제대학교경제학부준교수로재직하며철학과현대사상을가르치고있다.주요연구주제는스피노자를비롯한17세기철학과들뢰즈,푸코,데리다를중심으로한프랑스현대사상이다.‘즐겁고도진지한’공부와사회운동을목표로신문,텔리비전,잡지등을통해적극적으로발언하는‘행동파철학자’로활동하고있다.지은책으로『고쿠분고이치로의들뢰즈제대로읽기』,『인간은언제부터지루해했을까?』,『다가올민주주의』등이있다.

목차

인간이애초에책임질수있는존재가아니라면?_추천의말
어떤대화_프롤로그

제1장능동과수동을둘러싼문제들
제2장중동태라는옛이름
제3장중동태의의미론
제4장언어와사고
제5장의지와선택
제6장언어의역사
제7장중동태,방하,사건─하이데거,들뢰즈
제8장중동태와자유의철학─스피노자
제9장빌리들의이야기

에필로그
중동태소생시키기프로젝트_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일본현대사상을이끌어가는젊은철학자고쿠분고이치로(國分功一郞)
의학,철학,언어학,심리학과법학에큰반향을일으킨혼종철학서!

고쿠분고이치로는1974년생으로일찍부터일본을대표하는철학자로평가받아왔다.이와나미출판사100주년기념전서시리즈의첫주자로선정된?들뢰즈제대로읽기(2013)?와?인간은언제부터지루해했을까(2014)?등의저서를통해현실문제에뛰어들어철학적으로관여하는실천적사상가의면모를보여주었다.특히이번책을통해2018기노쿠니야서점(紀伊國屋書店)인문대상1위로선정되었고일본문예평론의권위인제16회고바야시히데오(小林秀雄)상을수상하였다.이책을구성하는원고들은원래《정신간호》라는잡지에연재되었고,이책은의학서원출판사가발행하는‘돌봄(care)시리즈’의한권으로출간되었다.고쿠분고이치로는정신분석을포함해의료전체에대해서원래관심이많았는데우연히의존증자들의이야기를듣다가이작업에착수하게되었다.따라서실천적인의미로서의의학과문법의형태를다루는언어학을아우르는혼종철학서라고볼수있다.

사라진언어,중동태(中動態)로바라보는인간행동의작동원리,
그리고의지와책임의고고학!

2018기노쿠니야서점(紀伊國屋書店)인문대상1위
제16회고바야시히데오(小林秀雄)상수상

알코올중독은의지의문제일까?
내가걷는다면,내의지로걷는것인가,‘걷기가내게서성사된것’인가?

2020년,일명‘조두순사건’의조두순이출소한다는소식에분노여론이들끓고있다.11년전그의이름으로불리는범죄유형이생겼고출소를1년여앞둔지금그의출소를막아달라는청와대청원이화제다.당시심신미약으로인한감형때문에많은국민이법의모순을느꼈다.조두순뿐만아니라술에취한자가끔찍한범죄를저지르고도심신미약을이유로낮은형을받은일이종종있다.형법상범죄가성립하기위해서는행위자의책임능력이요구되기때문에,주체적으로행위를제어할능력이떨어졌다면행위에대한모든책임을묻기힘들다는것이요지이다.하지만어떤사람들은음주자체가스스로선택한,즉능동적행위라고주장한다.누군가강제로술을마시게한것이아니라면술을마신행위에서부터책임을져야한다는것이다.우리의의지는어디서부터우리행동에개입하는것일까?

의지가행위의처음단계에있는지없는지도불분명하다.현대의뇌신경과학연구에따르면,뇌안에서행위를하기위한운동프로그램이만들어지고,그후그행위를행하고자하는의지가의식안에출현하기시작한다고한다.
(중략)
이로부터알수있는것은사람이능동적이었기때문에책임이지워진다기보다는책임있는존재로간주해도좋다고판단되었을때능동적이었다고해석된다는사실이다.의지를갖고있었기때문에책임이지워지는것이아니다.책임을지워도좋다고판단된순간에의지개념이돌연출현한다.

-본문중에서

그렇다면정신질환자의범죄는어떨까?정도의차이는있겠지만정신질환은자신의행동을제어할정신능력에이상이생겼다는뜻이다.설사범죄를저질렀다해도그는처음부터자기행위에책임질수없었기때문에죄를묻기어려울것같다.행위주체와책임의문제를어떻게이해해야적절할까?이책에서고쿠분고이치로는‘중동태(中動態,middlevoice)’라는개념의렌즈를통해위와같은문제를어떻게다뤄야할지보여주려한다.우리는자신이어떤일을한다는것을의심하지않는다.내가걸을때,걷겠다는의지를가지고보행행위를수행한다고생각한다.하지만200여개의뼈,100여개의관절,400여개의골격근의공조를우리의의지만으로가동시킬수없다.따라서이사태는‘걷기가내게서성사되었다’고표현해야더적절해보인다.이렇듯아주일상적인상황에서도‘행하는것(능동)’과‘당하는것(수동)’을구별하는일은쉽지않다.
고쿠분고이치로는협박당하는상황을예로들며상황을더구체적으로바라볼수있게도와준다.총으로위협당해서돈을건넸다면그것은내가능동적으로행한일일까?아니면수동적으로당한것일까?능동과수동의구별에갇혀있다면행위를자발이냐강제냐의도식아래에서이해하는수밖에없다.그래서협박당하는상황에서발생하는비자발적동의의위치를적합하게지정할수없다.

우리는그동안너무‘능동-수동언어체제’에갇혀살아온게아닐까?이체제에서,능동적이라간주된주체들은행위에책임질것을추궁당한다.반대로수동적인존재로간주되면무시당하기일쑤이다.어느쪽이든불편한결과이다.그런데이언어체제는보편적인게아니라고한다(모든문제를해결하는만능기계는더더욱아니다).실제로고대이전에는사람의행위나사건을능동-수동이분법에가두지않았다.따라서의사소통의핵심적인목표도진정한행위자,즉진짜책임자를찾아내는게아니었다.이러한고대의(혹은더이전의)언어체제에서중요했던게바로중동태였다.만일우리가이중동태를불러내어사회현상이나의료현장에적극적으로비추어본다면,사건과사람들은어떤모습으로현상하기시작할까?사회과학이나의료현장에는어떤혁신이일어날까?
-‘옮긴이의말’중에서

사라진언어,‘중동태’가필요한이유는무엇일까?
언어로바라본인간행동의작동원리,의지와책임의철학적화두!

고쿠분고이치로는언어에서원인을찾는다.언어는생각의틀이다.여기서말하는언어는추상적이고보편적인언어가아니라사회적이고역사적인구체적언어로,언어는바로그구체성속에서무의식적으로우리의생각을규정한다.고쿠분고이치로는일본어를모어로서구어를익혔다.따라서많은서구철학자가인도유럽어의외연을넘지못한반면,변방의일본인철학자는자신의모어와는전혀다른외국어와만나야만했다.서구철학자가내면에서사고할수밖에없었다면,이방의철학자는필연적으로바깥에서사고해야만했다.그가주목한중동태는능동태도아니고수동태도아닌그중간이라고설명되어온그리스어문법용어이다.언어학자벤베니스트는,행하느냐당하느냐가문제될때의능동과수동의대립을넘어,주어가과정의바깥에있느냐안에있느냐가문제가되는능동과중동의대립에주목한다.여기에서더나아가고쿠분고이치로는능동과중동의대립전에,모든언어의원형으로서중동이있다는가설에이른다.말하자면,행위의주체보다사건으로서의행위그자체가먼저였다는것.사건에주체를귀속하고,자유의지를부여하고,책임을묻게된것은아주훗날의일일뿐이다.

하지만약물의존증에빠진분들의상태를말로설명하는건심히어렵습니다.왜냐하면우리가쓰는말은‘한다’와‘당한다’를확실히구분하는언어기때문이죠.그래서이문제에대해얘기를하다보면어느새이분법으로빠져들고맙니다.이상태를극복하기위해주체적으로‘열심히노력하든가’아니면수동적으로‘되는대로놔두든가’둘중하나인것처럼,혹은능동아니면수동인것처럼이야기가전개되는거죠.이야기의끝은결국‘노력하지않는사람들은안돼!’가되고맙니다.이런문제점들을자꾸느끼게되면서,둘중어느쪽도아닌중동태에대한관심이내안에서점점더고조되었습니다
-<에스노그래피2017년11월호>고쿠분고이치로의인터뷰중에서

만일중동태가일상속에서활성화된다면우리는과도한책임성에서벗어날수있다.또사회구조나개인의의지로환원되지않는측면들을풍부하게이해할수도있을것이다.중동태는새로운삶을위한가능성의조건이다.
-‘옮긴이의말’중에서

[책속으로이어서]
의지개념은책임개념과강하게결부되어있다.이점은‘의지’가그일상적용법에서도무슨일인가를시작할능력으로연상된다는것을의미한다.어떤행위를자신의의지로개시했다고상정될때,그사람에게그행위의책임을물을수있다.

어떤행위가과거로부터의귀결이라고한다면그행위를그행위자의의지에의한것이라간주할수없다.그행위는그사람에의해개시된것이아니기때문이다.물론그행위자가모종의선택을하긴했을것이다.그러나이경우선택은여러요소들의상호작용의결과로출현한것이어서,그행위자가자기의지에의해개시한것이아니게된다.
일상생활에서선택은부단히행해지고있다.사람은의식하지않더라도늘행위하고있으며모든행위는선택이다.그런데만약선택이그것이과거로부터의귀결이라고한다면의지의실현이라고는간주할수없다.그렇다면이렇게결론지을수있을것같다.‘의지와선택은명확히구별되지않으면안된다.’
154~155쪽,‘제5장의지와선택’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