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율표는왜이렇게이상하게생겼을까?
주기율표의건축공학
주기율표에대해서잘모르는상태에서현재통용되는표준주기율표를보면이게뭔가싶다.118개의칸이정방형으로배열된것도아니고,여기저기삐쭉삐쭉하게튀어나와있으며,아예중간에서이가빠져서밖으로나와있는부분까지있다.이배열을무작정외우자면당연히진저리가나기마련이다.표준주기율표라고해도거기에담기는내용은다양해서,원자번호와원소기호만을나열해놓은가장간단한주기율표에서원자량을비롯한각원소의다양한정보를담은표까지천차만별이다.그러나이복잡한정보들을모두외울필요는없다.우리에게필요한것은주기율표와원소를암기하는것이아니라,말하자면주기율표라고하는장엄한건축물을만들어온건축공학을이해하는것이다.주기율표의가로행과세로열에는각각어떤의미가담겨있을까?주기율표아래로빠져나온두행은왜저렇게동떨어져있을까?원소의수가정해져있는게아니라,자꾸늘어나는건왜일까?저자는주기율표를보고떠올릴수있는다양한질문에친절하게답한다.주기율표를이해하기위한이느긋하고낯선시도는사실완전히새롭거나특별한것이아니다.주기율표를만들어온선배과학자들의자취를좇는아주당연한과정일뿐이다.그러나이당연한것이당연하게이루어지지않는현실에서,이시도는주기율표를읽어내는새로운시각을선사할것이다.
주기율표의또다른얼굴
우리가흔히아는표준주기율표가주기율표의전부일까?결코그렇지않다.저자는책을통해시종일관틀에얽매지않는자유로운시선을강조한다.주기율표도마찬가지다.국제순수및응용화학연맹(IUPAC)이나대한화학회에서는멘델레예프의주기율표를기초로보강해온주기율표를표준으로규정하고있다.그러나이‘표준’또한영고불변한것이아니다.애초에60여가지의원소에서출발한주기율표는계속해서변화하고진화해왔기때문이다.이것은원소를둘러싼사람들의호기심과노력의결과다.이노력은다양한방식으로결실을맺어,표준주기율표외에도각자다른방식으로원소를정리하고세상을이해하고자했던결과물을여기저기서찾아볼수있다.지각의원소구성비를반영한주기율표,1족원소와18족원소를분리시키는게아니라마치지구본처럼한바퀴를돌아만나게구성한주기율표등다양하다.저자는주기율표의원리와거기내포된아름다움자체를사랑하는주기율표‘덕후’다.당연히표준주기율표이외의주기율표가가진저마다의매력또한사랑할수밖에없다.이책에서도여러가지의대체주기율표들을소개하고있다.화학에있어서도고정관념에사로잡히지않는게중요하다.그가소개하는다양한주기율표의면모는,화학을바라보는사람들의시선을지평너머로확장시킨다.특히책을감싼띠지를펼쳤을때나타나는형형색색의다양한주기율표에는화학을공부하는학생들만이아니라,화학과거리가먼사람들의마음도단숨에잡아끌만한매력이있다.
원소를좇는사람들
우리는답을찾을것이다
인류는기원전이전부터다양한물질을이용해왔다.그러나순수한원소상태의물질을이용할수있었던것은열손가락에꼽을정도밖에되지않았고,그정체에대해서도잘알고있지못했다.1766년에‘수소’의존재를밝혀냈고,그렇게서력18세기이후에이르러서야본격적으로원소와물질의존재를탐구하게되었다.그열정은점차박차를가해,118개원소중의대부분은근400년안에발견되거나혹은만들어졌다.사원소설,오행사상,에테르,플로지스톤.물질에대한이해를가로막은수많은몰이해와오류가있었지만,그암흑기를넘어인류는점점물질을알아가고있다.어제보다오늘더많이,그리고오늘보다내일은더더욱깊게.인공원소를만들어내118번까지의자리를채워낸현재의표준주기율표가이사실을여실히드러내고있다.그물밑에는현재각원소의최초발견자로이름을남긴사람들이외에도헤아릴수없는사람들의노력이있었고,그뜻을이어받은사람들은지금도119번째원소를사냥하기위해서불철주야연구에매진하고있다.인류문명은원소를이해하게되면서획기적인발전을이루었다.우리주변의각종화학제품이나의약품을비롯해,도처에서화학은미시세계와거시세계의사이에서우리삶을지탱하고있다.물론화학의발전이이로움만가져다준것은아니다.마치인류의오만을꾸짖는것처럼부작용또한나타나고있다.그러나그또한화학에대한올바른이해와접근을통해서극복할수있을것이다.영화《인터스텔라(Interstellar)》의그유명한경구에서말하듯,우리는답을찾을것이다.늘그랬듯이.
별과인간그리고원소
우주와별에대한인간의동경은어디에서부터시작했을까?한국의천재시인윤동주는「별헤는밤」에서밤하늘의별을헤아리며그리움을곱씹는섬세한감정을노래했고,네덜란드의인상파화가빈센트반고흐는대표작인「별이빛나는밤(TheStarryNight)」에서밤하늘을수놓은빛나는별을묘사했다.별을소재로예술활동을한것은이들뿐만이아니다.더거슬러올라가면고대그리스시절부터별은자연물과인간사의대유로,혹은지향점으로기능해오고있었다.우주진출에아무런실익이없던시절,손으로수십만장의계산을써내려가면서로켓을띄워인간을우주로날려보냈던것이,우주와별에대한동경없이가당키나했을까?그것은틀림없이그리움에가까운동경심의발로였으리라.『주기율표를읽는시간』의저자인김병민은과학을전공했고,현재도과학자들과함께일을하고있는사람답지않게,다소감상적인이야기로운을띄운다.별에대한인간의동경심의바탕에인간이스스로의존재를탐구하고자하는욕망과호기심,그리고우주의비밀이그해답으로이어지리라는무의식적인확신이존재하지않았을까하는이야기다.흥미로운사실은과거에중국을중심으로한동양사상에서는인간의신체를소우주(小宇宙)라고표현하면서,자연의이치를그대로담고있는하나의세계로간주했다는점이다.기(氣)나음양오행(陰陽五行)이라고하는다소주술적인관념으로이어지기에이사상을그대로받아들일수야없지만,그래도현대적관점에서해석하더라도흥미로운지점을간직하고있다.현대화학의시선에서볼때,우주를구성하는원소와인체를구성하는원소는아무런다를바가없기때문이다.사실은다를바없는수준이아니라,동일한원소그자체다.(현재우주의시작에대해가장신빙성있는가설인)빅뱅이론에의하면빅뱅이후별이만들어지면서점점무거운원소가만들어졌고,이원소들은순환하면서이윽고지구를만들고,또생명체를만들었다.바로인간말이다.인간을만든재료는우주를만든재료와완전히동일하다.어떤의미에서우주를이해한다는것은원소를이해한다는것이고,이것은결국인간을이해하는과정이기도하다.중화반만년의역사를넘어,동양철학은이렇게현대화학과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