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18.00
Description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
김승섭 서울대 부교수 번역·해설!
몸을 사유하며 건강한 사회를 질문하는 세 번째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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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정의, 정상의 정의, 그 투쟁의 연대기
“이제 우리의 몸은 우리 스스로 정의할 것이다”
“당신을 직접 만나보니, (장애가 있음에도) 포용적이고 유쾌한 사람이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전 대표(현 정의당 부대표)는 이 말이 칭찬의 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편견의 말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하나의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 바로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다. 배복주는 자신의 장애를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고 경계하는 긴장점이라고 말하며, 사회의 환경과 인식은 장애를 배치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한다. 킴 닐슨(Kim E. Nielsen) 역시, 이 책 『장애의 역사(A Disability History of the US)』(2012)를 통해 ‘장애’의 개념이 고정불변의 개념이 아닌 변화하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톨레도대학교에서 장애학, 역사, 여성학을 연구하는 킴 닐슨은 장애를 중심에 두고 미국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기술한다. 사회에 따라 장애란 무엇이었고 어떻게 정의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그 과정은 시민과 비시민,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이 변화한 역사이기도 한 까닭에, 지금 우리 사회의 통념들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치료받아야 하는 의학의 문제로 장애를 바라본다. 이러한 시선에서 신체적 결함이 있는 사람은 ‘장애인’이 되고, 그러한 결함이 없는 사람은 ‘비장애인’이 된다. 킴 닐슨은 장애를 몰역사적이고 고정불변하는 개념으로 여기는 이러한 관점이 수많은 장애인의 다양하고 풍성한 삶을 지워버린다고 말한다. 『장애의 역사』는 장애라는 프리즘을 통해 미국 역사를 다시 바라보고 읽으며 몸의 정의, 정상성의 정의에 대해 질문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으로 몸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사유해온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승섭 부교수가 그 노력의 일환으로, 번역한 책이다. 장애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온전한 시민의 자격을 갖춘 “Able-Bodiedness”라는 표현을 “능력 있는 몸”으로 번역하는 등 이 책의 문제의식과 메시지를 또렷이 전달하기 위해 고심했다. 역자 주를 고루 배치해 읽을거리 또한 더했다. 배복주(정의당 부대표, 장애여성공감 전 대표), 김원영(『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이 추천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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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킴닐슨

아이오와대학교에서역사학박사학위를받았다.1998년부터위스콘신대학교에서교수로일했고,2012년부터는톨레도대학교에재직중이다.현재장애학프로그램의학과장이다.장애,여성,정치를키워드로미국의역사를재해석하는연구를계속하고있다.특히헬렌켈러와그의스승인앤설리번의정치적삶에주목했고,집필한책으로『헬렌켈러의급진적삶(TheRadicalLivesofHelenKeller)』(2004)과『기적을넘어:앤설리번메이시와헬렌켈러(BeyondtheMiracleWorker)』(2009)가있다.2015년부터2018년까지학술지《계간장애학(DisabilityStudiesQuarterly)》의공동편집자였고,2018년에는옥스퍼드대학교출판사의『장애학핸드북(TheOxfordHandbookofDisabilityHistory)』을공동편집했다.

목차

옮긴이의말
들어가며
차례


1장영혼은자신이머무를몸을선택한다
:북아메리카의토착민들,1492년이전

2장가난한,사악한,그리고병약한사람들
:식민지공동체,1492~1700

3장가여운이들이바다로던져졌다
:후기식민지시기,1700~1776

4장비정상인자와의존하는자
:시민의탄생,1776~1865

5장나는장애가있어서중노동이아닌다른일을찾아봐야해
:장애의제도화,1865~1890

6장저능아는삼대로충분하다
:진보의세기,1890~1927

7장우리는양철컵을원하는게아니다
:토대를다지고무대를만들다,1927~1968

8장난운동가인것같다.운동은마음을주는일이라생각한다
:권리와부정된권리,1968년이후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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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독립은좋은것이고,의존은나쁜것일까?
장애인은의존적이고,비장애인은독립적일까?
“의존은모든인간의삶한가운데존재한다”

유능한시민인우리는“자신의두발로서있어야”하고“스스로말할수있어야”한다.이책의저자킴닐슨은이러한서사에서,독립은좋은것이고의존은나쁜것이된다는점에주목한다.의존은타인에게기대는연약함을의미할뿐이고,독립과자치로대표되는미국의이상적가치에반하는의미를갖는다고말이다.독립에긍정의의미를,의존에나쁜의미를부여하는것은한국사회도다르지않다.그리고장애를의존과동일시할때,장애는낙인이된다.장애인은‘열등한시민’으로호명된다.그렇다면의존은나쁜것일까?비장애인은독립적인가?
킴닐슨은말한다.민주주의본래모습이그러하듯,우리모두는타인에게의존하며살아간다고,의존은장애를가진사람만의것이아니며,우리모두는상호의존(Interdependent)하는존재라고말이다.그는개인주의라는미국적이상을지적하는역사학자린다커버(LindaKerber)의말을인용한다.“실제삶에서스스로만들어진사람은아무도없으며,온전히혼자인사람도거의존재하지않는다.”
킴닐슨은“의존은모든인간의삶한가운데존재”하며,“의존이공동체와민주주의를만든다”고말하며,의미를전복하고가치를확장한다.이렇듯『장애의역사』에서는역사적사례를보여주고질문하며,기존에우리가당연하게여겨온통념들에질문을던진다.전복적인상상으로이끌고,제안한다.

비장애중심주의사회가강요하는
수치와침묵,고립에맞서
“우리의몸을되찾고세상을바꾸는용감하고시끌벅적한이야기”

비장애중심주의적태도는장애인고용차별처럼노골적으로드러나기도하지만,스탠딩콘서트장에서모두가두시간동안서있을수있다고가정하는행사에서처럼드러나지않는방식으로작동하기도한다.킴닐슨은이같은비장애중심주의가인종주의,성차별주의,동성애혐오와마찬가지로,개인의삶에영향을미치고사회구조속에축적된다고말한다.이책은비장애중심주의가강요하는침묵,수치,고립에맞서투쟁해온역사를말하고있기도하다.추천사를쓴김원영(배우,변호사,『실격당한자들을위한변론』저자)은이렇게말한다.

“질병이나사고를겪은나의몸이어느날‘장애’라고규정됨을자각한날,우리는기억을잃고낯선땅으로추방당했다고느낀다.이책은북아메리카를중심으로역사의진실은그반대라고말한다.유럽에서북아메리카로건너간‘독립적이고능력있는’몸들의지배와그에대한저항가운데서,식민주의·인종주의·젠더차별·비장애인중심주의의억압과폭력의논리속에서,장애가구성되고제멋대로동원되었음을보여주기때문이다.
말하자면장애인이된다는말은당신혼자새로운세상에살게되었음을의미하지않고,새로운억압과차별의역사가당신이(우리가)사는세계에도래했음을의미한다.그러므로이책이마지막장에이르러장애를‘자부심’이라여기는사람들의이야기를들려줄때,이자부심이그저정신승리가아닌,우리가사는바로이세계의오랜계보와연결된단단한마음임을이해하기란어렵지않다.”

이책에서는구조가개인을어떻게정의하고억압하는지보여주다,종국에는그억압에맞서싸운사람들의투쟁과쟁취에이른다.가령,1988년미국농인학교인갈로뎃대학의농인학생들은‘지금당장농인총장(DeafPresidentNow)’을외치며시민불복종운동을한다.그투쟁으로청인이아닌,첫번째농인총장임명이라는승리를쟁취한다.이러한역사의장면들은한국어판에추가된사진자료를통해서도볼수있어,읽는재미에보는재미를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