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다양성은세계적흐름이자시대적요구다.한국또한이러한흐름에서벗어날수없다.2017년하비와인스타인의성추행사건으로시작된미투운동은한국사회의페미니즘에불을붙였다.해외언론에서펜스룰을말하니한국언론에서는젠더갈등을말한다.다양성은뉴스기사에그치지않는다.커밍아웃한연예인이TV에나오고,주변에서채식주의자나비혼주의자를어렵지않게만날수있다.다양성은이미일상이되었기에,그것의옳고그름은더이상논쟁의대상이아니다.그렇다면이제새로운질문을던져보자.‘왜다양성을추구해야하는가’가아니라‘어떻게다양성을실현할것인가’를말이다.
『다름과어울림』은이데올로기가아니라일상의관점에서다양성을다룬다.우리는생각하고,생각한대로보고,본것을말하고,그렇게배우고,배움을통해일을한다.「생각하다」,「보다」,「말하다」,「배우다」,「일하다」의다섯장으로구성된책은일상을따라가면서편견,소외,차별이현실에서어떻게발생하는지알아보고,이를극복하기위한방법을제시한다.「생각하다」에서는고정관념과알고리즘을통해‘편견’이어떻게재생산되는지를,「보다」에서는대중매체에서‘소외’가어떻게발생하는지를,「말하다」에서는말과문자에담긴‘차별’을,「배우다」에서는다양한‘관점’을추구하는교육이어떻게이루어지는지를,마지막으로「일하다」에서는과학연구소에서의여성과사회적기업에서의취약계층이어떻게‘혁신’의원동력이될수있는지를알아본다.
라디오PD,언론인,타이포그래피연구자,고등학교교사,사회적기업대표등의실무자부터심리학,미디어학,국어국문학,교육학,인문학등의연구자까지각계각층의다양한저자들은자신의경험을토대로다양성을들여다본다.뉴스에보도된사건이나주변에서벌어지는이야기등을통해‘어떻게다양성을실현할것인가’에대한현실적인방안을다각도로모색한다.
“편견,소외,차별은우리의안과곁에있다”
생각,시선,언어에담긴다양성의적들
얼마전미국상원에서페이스북직원이알고리즘이편견을조장함에도기업에서이를묵인한다는사실을폭로했다.우리생각의적지않은부분은무의식에서이루어진다.페이스북은알고리즘을통해무의식을이용했고편견을묵인했다.이런알고리즘에노출된우리는나도모르게‘선량한차별주의자’가되어버린다.「생각하다」에서는의식하기어려운고정관념이어떻게발생하는지,그리고인공지능의알고리즘에내재한편견을다룬다.여기서주목한것은‘차별적위계’다.우리는우리도모르는사이에강자와약자를나누고,이를묵인하거나조장하는알고리즘에의해고정관념을강화한다.그리고이러한고정관념은사회적약자에대한소외로이어진다.
2021년2월영화〈보헤미안랩소디〉가TV에서방영됐는데,남성간키스장면이삭제돼논란이일었다.「보다」에서는드라마,영화등대중매체에서소수자가어떻게소외되는지를말한다.동성애자가주연인영화는괜찮지만동성간키스장면은안된다는논리는현재한국사회에서성소수자,나아가사회적약자를바라보는시선에담긴이율배반적인면을보여준다.2020년여대의일부학생들이트랜스젠더의입학을거부한사건은이러한미디어의시선이현실에그대로나타난사례다.
시선이그렇다면,언어는어떨까?한국기업에서영어식이름을부르는게유행처럼번지고있다.한국특유의위계관계를타파하기위해서라지만,현장에서의반응은뜨뜻미지근하다.왜그럴까?「말하다」에서는한국어특유의높임법에주목한다.조선시대,즉신분제사회에서평민은양반에게높임말을,양반은평민에게반말을사용했다.높임말과반말은권력의위계가담긴표현방식이다.그런데신분제가철폐된이후에도우리는윗사람과아랫사람을구분하고위계에따라높임말과반말을주고받는다.영어식으로부르냐한국식으로부르냐는중요하지않다.사람위에사람없고사람아래사람없다는민주주의사회에서윗사람과아랫사람을구분하여신분제에서나할법한차별적언어습관을아직도사용하고있는것이문제다.
“사회적다양성은불편함이아니라경쟁력이다”
다양성은어떻게혁신의원동력이되는가
편견,소외,차별은우리의생각,시선,언어에고스란히스며들어있다.그렇다면이를해결하기위한방법은무엇일까?우선교육이중요하다.아이들은사회화과정에서,자신의의지와는무관하게,편견과소외,차별을학습한다.「배우다」에서는교수자가아이들을대할때신경써야할것을교육현장의실무자관점에서제시한다.이를테면유전에대해가르치면서“자녀는부모와유전적정보가유사하기때문에…”라고한다면한부모가정의아이들이나입양된아이들은은연중에비정상으로규정되고,다른아이들은이를학습하게된다.따라서‘생물학적자녀’라고명시해야한다.단어하나까지신경써야하는것이다.누군가는이런세심함이불편하다고할것이다.하지만다양성은불편함을충분히감수할만하다.그것이올바르기만해서가아니다.경쟁력이기때문이다.
교육현장이다양성실현의시작이라면,그완성은직업에있다.우리가가장오랫동안시간을보내는곳은직장이다.하지만직장에서다양성을실현하는것은쉽지않다.직업의1순위목표는올바름이아니라경쟁력이지않은가.그런데한번생각을바꿔보자.세계의수많은기업들이다양성을지향하고있다면,이는곧다양성에경쟁력이있다는뜻아닐까?
2021년8월,미국나스닥은상장사에새로운규정을요구했다.한명이상의여성과한명이상의사회적소수자를이사회에참여시켜야한다는것이다.다양성이기업의경쟁력에직결되기때문이다.「일하다」에서는다양성이어떻게경쟁력이될수있는지실제사례를들어가며설명한다.비디오게임시장에서주소비층은남자아이라는고정관념이팽배했고,자연스레개발자와이와관련된과학기술을연구하는학생,연구자모두남성이주류가되었다.그런데정작가장인기있는게임은소비층의성별을구분하지않은게임이었다.성별에대한고정관념이오히려경쟁력을저해한것이다.또다른사례로사회적기업이있다.인공지능데이터를다루는기업테스트웍스는경력단절여성,장애인등취약계층을적극적으로채용하면서이들을통해어떻게수익을창출할수있는지보여준다.직원을어떻게교육하고동기부여를하는지,실무에서의피드백은어떻게하는지등철저히기업의경쟁력관점으로접근한다.다양성과경쟁력은이지선다가아니다.다양성은기업의경쟁력확보를위한필수덕목이다.
“다름에서어울림으로”
다양성은공존을목표로해야한다
혁신의원동력인사회적다양성은세계적흐름이자시대적요구다.타인의다름을인정하는것은어느덧상식이되었다.그런데때론이것이의도치않은역효과를불러일으킬수있다.『다름과어울림』이경계한것은‘타자화’다.타인의다름을인정하는것이소수자를‘나와는다른사람’이라고낙인찍고,정상과비정상의경계를공고히할수있기때문이다.장애인의권리를인정하자고할때,장애인에게장애인이라는정체성이강요되면서이들이비장애인의공동체로들어오는것에대한심리적거부감이생길수있다.장애인이장애인으로서누려야할권리를누리지못하는게문제가아니라,‘우리모두’가누려야할권리를장애인이라는이유로,나아가성별,성적지향,피부색깔,출신지역등의이유로누리지못하는것이문제다.
타자화를경계하기위해저자들은남이아니라‘자신’의경험에집중하고,책은다양성에대한여러논제중어느하나를취사선택하는대신여러주제를다룬다.그럼으로써다양성이‘우리모두’의이야기임을보여준다.사회적다양성은특정한누군가에게만해당하는것이아니다.다름이타인의다름을인정하는것에그치지않고모두가공존하기위한어울림으로나아갈때,사회적다양성은비로소우리의일상과함께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