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개정증보판)

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개정증보판)

$16.00
Description
5년간의 변화를 덧댄 개정증보판 출간

세이브더칠드런 사업본부장을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현장 경험과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쓴,
한국 사회 ‘정상가족’에 대한 기념비적 보고서
“이 책을 내고 법이 개정되었고, 낡은 제도가 바뀌었다.
그러나 한계들도 여전하다.
더 많은 이어 던지기를 기대하며 개정증보판을 내어놓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격려 편지를 보낸 바로 그 책!
선정 및 수상내역
- 2017 《한겨레》 올해의 책
- 2017 《국민일보》 올해의 책
-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작
- 제1회 롯데출판문화대상 수상작

저자

김희경

대학에서인류학,대학원에서경영학을공부했고동아일보기자,세이브더칠드런사업본부장,문화체육관광부차관보,여성가족부차관으로일했다.『흥행의재구성』,『나의산티아고,혼자이면서함께걷는길』,『내인생이다』,『여성의일,새로고침』(공저)을썼고『엘시스테마,꿈을연주하다』,『아시안잉글리시』,『푸른눈,갈색눈』,『나는공짜로공부한다』(공역)를옮겼다.

사람들의행동에서패턴을읽어내고사회현상을관찰하고어떻게바꿀까궁리하는일에관심이많다.그러나쓴책들의목록에서보다시피초지일관한우물을파지는못했다.그때그때관심이꽂히는영역에뛰어들어경험하고질문하여책을써왔다.여러분야를훑고다녔지만꾸준히몰두하는주제는사람의개별적,집단적마음이만들어내는변화와성장의이야기다.

목차

개정증보판을내면서:우리가던진돌은더멀리갈것이다
초판프롤로그:작은사람,큰권리

1.가족은정말울타리인가
가족안-자식은내소유물

·‘내것인너’를위한친밀한폭력,체벌
·아이를대하는태도가그사회를말해준다
·과보호혹은방임,자녀를소유물로대할때생기는일
·‘일가족동반자살’이라는불가능성에관하여
·친권은권리가아니다

2.한국에서‘비정상’가족으로산다는것
가족바깥-‘정상’만우리편

·왜미혼모만있고미혼부는없을까
·입양,‘정상가족’으로수출되는아기들
·한국에서피부색이다른가족이산다는것의의미

3.누가정상가족과비정상가족을규정하나
‘믿을건가족뿐’이라는만들어진신념

·한국에서가족은왜이렇게중요해졌을까
·개인아닌가족단위로사다리에오르는사회
·왜가족주의는회사,학교,사회로까지퍼졌나

4.가족이그렇게문제라면
함께살아가기위해우리가해야할일

·부모체벌금지법은사회를어떻게바꿀까
·삶은개인적으로,해결은집단적으로
·함께살기,가족의짐을사회로

에필로그:자율적개인과열린공동체를그리며
더읽을만한책들의주관적목록

출판사 서평

한국에서가족은어떻게작동하는가?
:한국사회를옥죄는가족주의와‘정상가족’이데올로기

2017년교육부와통계청이발표한2016년사교육비는1인당월25만6,000원으로역대최고였다.2020년에는코로나19영향으로사교육비지출은주춤했지만,가구별소득격차는더욱증가했다.2020년한국의출생아수는역대최저를기록했다.동시에169명의갓난아기가버려졌고,232명의아이들은해외로입양보내졌다.아동학대로숨진아이들은한달평균3.6명이었다.

회사를다니며육아휴직을쓰는부모는열명중한명도채되지않으며,남성의육아휴직은여성의8분의1에도미치지못했다.2020년육아로인한여성의경력단절은42.5%로2015년(29.8%)보다크게늘었다.2017년통계청이발표한‘한국인의삶의질종합지수’에서10년전보다후퇴한유일한항목은‘가족·공동체’영역이었다.

저출산,사교육문제,아동학대,해외입양등통계수치들은저마다각각의원인을품고있는것처럼보인다.그러나『이상한정상가족』의저자김희경은이모든문제들을연결하는단어로가족을꼽는다.가족안팎의이러한일들이개별적조각이아니라서로연결되었을때드러나는한국사회의맨얼굴을드러내고자한다.저자는그과정에서가부장제를근간으로한한국의가족주의와특정한가족형태만을정상으로여기는‘정상가족’이데올로기를비판한다.그동안가족주의와‘정상가족’이데올로기에대한비판은여성주의적입장에서많이제기되어왔다.이책에서는이러한가족을둘러싼문제로아이들또한고통받고있음을차근하게이야기한다.

『이상한정상가족』은가족주의와정상가족이데올로기가한국사회에서어떤역사적맥락을가지고있는지구체적제도의사례를통해밝힌다.저자김희경이세이브더칠드런에서사업본부장으로,여성가족부에서차관으로일하며겼었던당시의생생한경험들과고민도함께담아냈다.

‘가족이니까괜찮다’고여겨지는폭력들에반대한다!
:가족의문제를가족에게만맡겨두면안되는이유

저자김희경은2013년울산아동학대사망사건의진상조사를하면서부모의체벌에대한근본적인식전환이필요하다는생각으로,모든종류의체벌을없애자는캠페인을제안했다.당시에주위로부터들었던말은“체벌?에이,나도아이들때린적있어요.그거랑학대는좀동떨어진거아닌가?”하는반응이었다.부모의체벌을‘사랑의매’로여기는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2016년국민인권의식조사〉에따르면한국인의절반가량은아동,청소년을체벌해도된다고생각한다.체벌은평범한‘정상가족’에서,학대는특별히문제가있는‘비정상가족’에서일어나는일로생각하는것이다.하지만아동보호전문기관의상담원들은처음부터부모나보호자가아이에게해를입힐‘의도’로시작된학대는없다고말한다.

철학자버트런드러셀(BertrandRussell)은“학창시절회초리나채찍으로매를맞았던이들은거의한결같이그덕에자신이더나은사람이되었다고믿고있다.내가볼때는이렇게믿는것자체가체벌이끼치는악영향중하나”라고말했다.‘사랑의매’에대한신뢰는어쩌면러셀의말처럼체벌의악영향인것은아닐까?

영국세이브더칠드런은2001년,아이들에게체벌의경험에대해질문한다.“상처받음,무서움,속상함,겁이남,외로움,슬픔,성남,버려진것같음,무시당함,화남,혐오스러움,끔찍함,창피함,비참함,충격받음.”아이들이느꼈던체벌의경험은과연‘사랑의매’가훈육으로서의의미가있는지를되묻게한다.

어른을때리면폭행죄로처벌받지만가족안에서이루어진체벌은왜괜찮다고용인되는것일까?김희경은이러한한국사회일반의생각이자녀를소유물로바라보는시각을반영한다고말한다.아이의스케줄관리부터진로설계까지일거수일투족을관리하는부모의태도나부모가자녀의숨을거두고스스로자살한사건을온정어린시선에서‘일가족동반자살’이라고보도하는일부언론의방식또한연장선에서바라본다.서로다른사건같지만자녀를소유물로여긴다는점에서둘은맥을같이한다는것이다.

이책에서는가족이라는이름으로묵인되거나포장된폭력들을드러내고그기저에한국의가족주의가뿌리내리고있다고말한다.제도와정책들이가족단위로설계되고,공적영역에서책임져야할부분까지가족이짐을떠안는사회에서모든경쟁은개인이아닌가족단위로이루어지게마련이다.한국사회에서가족이지나치게중요해진이유이다.

누가정상가족과비정상가족을규정하는가
:한국이저출산국가이면서갓난아기수출국인이유

한국은전세계에서가장많이해외입양을보낸나라이다.2019년기준,317명의아이들이하루가멀다하고아이들이비행기를타고해외로갔다.저출산을걱정하는나라에서하루에한명꼴로갓난아기들이버려진다.대체왜그토록많은아이들이버려지는것일까?2011~2016년경찰에입건된영아유기피의자의79.3%는여성이었다.이들대부분은미혼모로추정된다.

김희경은‘결혼=출산’의등식이지나치게강한탓에,미혼모와그자녀들은‘비정상’으로여겨지고제도적·사회적차별에시달린다고말한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조사에서,2018년기준으로미혼모중임신과출산때문에경력단절을겪은사람의비율은94.4%였다.결혼제도안의임신과출산만합법적이라고인정하기때문에미혼모의직접양육은고려조차되지못한것이현실이다.

미혼모를포함한한부모아동양육에대한지원이많이늘었지만,여전히미혼모가직접양육할수있도록지원하는것보다는아동양육시설에대한정부의지원이더크다.저자김희경은이렇게구조적으로아이버리기를부추기는사회에서아이를버리는‘주범’이미혼모라고말할수있겠느냐고묻는다.

이외에도입양제도가가진문제점으로허술한절차와사전교육미비,입양기관의부실한사후관리등을꼽으며,이러한구조안에서입양아동들이어떤학대와폭력에노출되는지를면하게살핀다.나아가‘혈통적한국인’들이‘정상가족’이되어‘비정상’에해당하는다문화가정,이주노동자들과그들의자녀를차별한다는점도함께지적한다.저자에의하면가족주의가견고해질수록내집단을중시하고,외집단을배제하는경향이높아진다.2022년2월현재까지〈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과〈차별금지법〉제정이숙제로남아있는것은한국사회가타자에대해매우배타적인태도를갖고있다는사실과무관하지않다고,김희경은말한다.

함께살기,가족의짐을사회로
:자율적개인과열린공동체를그리며

근대화과정에서약해지기마련인가족주의가한국사회에서는특이하게도강력해졌다.이는국가가사회문제를가족의책임으로떠넘겼기때문이다.“사람을먹이고,키우고,보호하고,가르치고치료해주고,부축해주는그모든일들이전부가족책임”이된것이다.책에서는가족주의가제도로서실제로어떻게작동하고있는지여러예시를들어이야기한다.

가령,기초생활수급제의부양의무제는극빈층이어도허울뿐인가족이있는사람은지원자격에서박탈시킨다.2021년10월부양의무제가전면폐지되기는했지만,이렇듯부작용이많은제도가오래유지됐던이유는“가족이부양을책임져야한다는강한가족주의전통”이우리사회에여전히강력했기때문이라고설명한다.

『이상한정상가족』3장에서는가족주의가가족을넘어학교나회사등사회에서어떤방식으로재현되는지,우리사회에서‘가족’이어떻게호명되는지를살핀다.이러한가족주의가사회전반을아우르는환경에서,사람들은어떤개인으로성장하고있는걸까?

김희경은가족과아동을중심에두고뻗어나온성찰을‘개인’과‘공동체’로확장해간다.이를통해우리가함께살기위해가족안에서개인은보다자율적인주체가되어야하고,사회적신뢰를기반으로느슨하게연대하며서로를돌봐주는새로운공동체를만들어야한다고주장한다.책의4장에서는세계최초로부모의체벌금지를실현해낸스웨덴사례를조명하며,새로운규범이입법에그치지않고실생활에뿌리내리도록하는구체적인방법들을제시한다.

현실은이미제도를앞섰다.2020년여성가족부가실시한〈가족다양성에대한국민인식조사〉결과응답자의69.7%가혼인,혈연관계가아니어도생계와주거를함께하면가족이라는말에동의한다고밝혔다.방송인사유리씨의비혼출산을두고,젊은세대와여성들을중심으로이에대한긍정적인의견이형성되었고,이를진지하게다루는보도들도꽤많았다.김희경이이책에서강조하듯,이제는도덕적‘공감’을넘어한국사회에서‘우리’의폭을넓힐수있는방법들을제도화할때이다.변화는끝나지않았고,여전히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