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가까운 세계와의 포옹 : 몸과 마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터치의 과학

한없이 가까운 세계와의 포옹 : 몸과 마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터치의 과학

$9.37
Description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되찾아야 할 진짜 일상
『한없이 가까운 세계와의 포옹』은 팬데믹 종식 이후에 우리가 진정 되찾아야 할 일상이 무엇인지 답하는 책이다. 이 책이 내놓는 답은 촉각 경험의 회복과 안전한 신체접촉 문화이다. 인도 출신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성장하며 촉각에 대한 문화 간의 차이를 경험했고, 본인 스스로가 신체접촉에 심한 거부감을 느꼈던 저자는 먼저 촉각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의 문화적 맥락을 철학, 역사, 문화, 종교 등을 통해 폭넓게 검토하고, 신체접촉이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탐구한다. 그 끝에 저자가 내리는 결론은 자신에게도 타인의 따뜻한 손길이 절실했다는 깨달음이다.

촉각에 관한 학술적 접근뿐 아니라 저자가 온몸으로 부딪친 취재들이 이 책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든다. 저자는 촉각을 잃어버린 워터먼, 촉감에서 감정을 느끼는 ‘공감각자’ 윌리엄스, ‘촉각이 있는 의수’를 장착한 스페틱 등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촉각의 중요성을 피부에 와닿게 전달한다. 이들의 삶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도 인상적이다. 이들의 삶을 촉각의 가치를 드러내는 증거로만 삼는 것이 아니라, 다소 엇갈리는 주장도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 그 탓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삶의 진실한 순간이 내용의 깊이를 더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직접 마사지 수업을 들으며 신체접촉에 대한 오랜 두려움을 극복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가 제안하는 신체접촉 결핍의 해결책은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는 문화와 성적이지 않은 신체접촉이다. 고객은 어디가 불편한지 말하고 마사지사는 그곳을 만져도 괜찮은지 물어보듯, 사적 관계에서도 솔직하게 욕망을 드러내되 상대방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거래로서 성적이지 않은 신체접촉을 제공하는 커들러(cuddler) 서비스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나쁜 것은 경직된 문화와 존중 없는 사람일 뿐, 신체접촉 자체가 아니다.

저자

수시마수브라마니안

저자:수시마수브라마니안(SushmaSubramanian)
인도출신미국이민자가정에서촉각에대한문화간의차이를경험하며성장했다.어린시절별명이‘터치-미-낫(touch-me-not)’이었을정도로신체접촉에심한거부감을느꼈으나,이책을집필하며자신에게도타인의손길이절실했음을깨달았다.메리워싱턴대학교에서언론학을가르치고있으며,과학전문저널리스트로서《애틀랜틱》《엘르》《슬레이트》《디스커버》등여러지면에글을쓰고있다.

역자:조은영
어려운과학책은쉽게,쉬운과학책은재미있게옮기려는과학도서전문번역가이다.서울대학교생물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천연물과학대학원과미국조지아대학교식물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옮긴책으로『코드브레이커』『문명의자연사』『뇌는작아지고싶어한다』『공감각』『언더랜드』『세상을연결한여성들』『오해의동물원』『10퍼센트인간』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촉각은우리내면의언어이다

1장우리문화는어떻게촉각을잃었는가
2장촉각이없는삶
3장감각이감정과교차할때
4장우리몸이쓸모를잃은것인가
5장신체접촉혐오를극복하려면
6장서로의경계를존중하기
7장기업이촉감을파는방법
8장기술에촉각을입히다
9장손길이느껴지는의수

에필로그닫힌사회에서열린손으로

옮긴이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촉각을탐구하는여정
생생한삶의이야기들

“심장이뛰고숨이가쁘고몸이뜨거워지게만드는분노에서
이런신체감각을모두제거한다면
더이상같은감정이남아있다고할수있을까.”_본문12쪽

우리는삶의많은영역에서촉각을잃어버렸다.대부분의판단을시각에의존해내리고,친구나가족과도좀처럼살을맞댈일이없다.〈1년동안감금당하고1억받기VS그냥살기〉라는밸런스게임게시물에는당연히1억을받겠다는댓글이줄줄이달린다.그러나자가격리기간에답답해미칠뻔했다는코로나19확진자의토로도심심찮게들려온다.인터넷만있으면얼마든지혼자살수있다고믿는시대,동시에많은이들이잠시나마접촉의소중함을실감한지금,『한없이가까운세계와의포옹』은“조용하게떨리는성찰의시간을제공한다”.

심지어속옷을고를때조차착용감보다눈에보이는디자인을중요시할정도로촉각을경시하는문화는하루아침에나타난것이아니다.그배경에는촉각을비이성적이고야만적인감각으로치부하는유구한편견뿐아니라,과학적몰이해가자리잡고있다.흔히촉각이없는삶을상상할때피부에닿는감촉을못느낀다고만생각하기쉽다.“그러나실제로촉각을잃으면몸의움직임도함께잃는다.”가슴설레는행복감과손에땀을쥐는긴장감같은감정도사라진다.촉각은실존의감각이고,우리가감정을느끼게하는내면의언어이다.

촉각에관한학술적접근뿐아니라저자가온몸으로부딪친취재들이이책을한층더풍성하게만든다.저자는촉각을잃어버린워터먼,촉감에서감정을느끼는‘공감각자’윌리엄스,‘촉각이있는의수’를장착한스페틱등을직접만나이야기를들으며촉각의중요성을피부에와닿게전달한다.이들의삶을대하는저자의태도도인상적이다.이들의삶을촉각의가치를드러내는증거로만삼는것이아니라,다소엇갈리는주장도있는그대로소개한다.그탓에설득력이떨어지는것은아니다.오히려삶의진실한순간이내용의깊이를더한다.

더나아가저자는직접마사지수업을들으며신체접촉에대한오랜두려움을극복한다.이경험을바탕으로저자가제안하는신체접촉결핍의해결책은서로의경계를존중하는문화와성적이지않은신체접촉이다.고객은어디가불편한지말하고마사지사는그곳을만져도괜찮은지물어보듯,사적관계에서도솔직하게욕망을드러내되상대방의동의를구해야한다는것이다.일종의거래로서성적이지않은신체접촉을제공하는커들러(cuddler)서비스도대안으로제시된다.나쁜것은경직된문화와존중없는사람일뿐,신체접촉자체가아니다.



인류문명은손에서시작되었다?
우리가잃어버린인간다움에관하여

“만지는행위는한인간이세계를탐구하는첫번째수단이다.”_본문15쪽

“우리는얼굴과얼굴을맞대며다른사람을만나고
또새로운사람과접촉하는위험을감수하는일에서툴러졌다.”_본문191쪽

인류는손으로도구를만들며신체의한계를뛰어넘었고,서로를어루만지고살을부대끼며사회를이루었다.영장류무리의털고르기가언어의전신이라는동물학자로빈던바(RobinDunbar)의주장까지생각하면,인류의문명은머리가아니라손으로부터시작되었다해도과언이아니다.또한해리할로(HarryHarlow)의그유명한‘원숭이애착실험’은애정어린스킨십이낯선환경에적응하고새로움을탐구하는능력의바탕이됨을보여준다.부드러운수건뭉치와함께자란원숭이가딱딱한철사와함께자란원숭이보다훨씬더용감했던것이다.

전혀다른환경의사람과도얼마든지소통할수있는오늘날,사회적갈등이심화되고온갖혐오가노골화되는것은아이러니하다.그러나신체접촉이터부시되고,몸의감각보다화면속이미지를중요시하는사회에서공감능력이부족해지는것은당연한일이다.“공감은먼저자기자신에게해야하는것이기때문이다.”팬데믹종식을앞두고『한없이가까운세계와의포옹』을읽는경험은지난몇년,혹은그이전부터우리가소홀히여겼던가장인간다운감각의가치를되새기는기회가될것이다.촉각은내삶을어루만지고다름을끌어안는감각이다.

국내추천사
한국의성문화가유난히일방적이고폭력적이고착취적인이유는저접촉(low-touch)문화때문이라고생각했다.한국에서는성애적이지않으면서서로를존중하는‘안전한’접촉문화가‘전혀’라고해도좋을정도로찾아보기어렵다.그런데이책을읽으며가장놀란점은미국인들도미국을저접촉문화로생각한다는사실이었다.어쩌면사람들은서로에게지금보다더닿아있고싶은것이아닐까.우리는촉각이주는자기보호의기능에‘위험을안고투자할’필요가있다.타인에게의존하지않고살아갈수있는인간은없다.
_권김현영(여성학연구자,『여자들의사회』저자)

감각은우리가몸을활용하여세계와만나는첫관문이다.그중에서도촉각은감각기관인피부와자극간에직접적인물리적접촉이이루어진다는점에서특별하다.근육과관절에대한감각부터몸의움직임을통한적극적인촉각인햅틱,그리고통증까지.이책은촉각의지각과인지적과정,접촉을통한사회적상호작용과정서적교감그리고종교와산업을아우르는문화적의미를포괄적으로다룬다.코로나시대를지나오며비대면상황에길들여진우리에게저자는촉각의기능과효용을돌아보게하는,조용하게떨리는성찰의시간을제공한다.
_김채연(고려대학교심리학부교수)



<해외추천사>


시인을방불케하는저자의이야기는놀라운통찰로가득하다.놓치지말것!
_데버러블룸(퓰리처상수상자,『사랑의발견』저자)

터치의과학에대한환상적인여정.심오한과학적발견들이소설처럼쉽게읽힌다.
_티파니필드(마이애미대학교터치연구소소장)

촉각이야말로가장탐구되지않은감각임을흥미롭게증명했다._《네이처》

자기자신에대한발견과과학적탐구가놀랍도록어우러져있다._《퍼블리셔스위클리》

촉각을둘러싼문화와기술,그리고그영향에관한유용한입문서이다._《북리스트》



<책속에서>
P.12
프롤로그촉각은우리내면의언어이다
시각이지식과결부되는감각이라면,촉각은감정을가장잘대변하는감각이다.우리는불친절한사람을‘차갑다’라고묘사하고,감동적인경험이마음을‘건드린다(touching)’라고표현한다.이런연상이가능한까닭은감정이피부의신체적변화를통해서드러나기때문이다.심장이뛰고숨이가쁘고몸이뜨거워지게만드는분노에서이런신체감각을모두제거한다면더이상같은감정이남아있다고할수있을까.


P.53
1장촉각이없는삶
병원에서하룻밤을보낸워터먼은누군가의손에목이졸린채잠에서깼다.죽을지도모른다는생각에숨을헐떡거리기시작했다.그러나범인의얼굴을보려고고개를든워터먼의눈에보인것은바로자신의손이었다.그는그것이제손인줄몰랐던것이다.충격에서벗어나마음을가라앉히고보니놀랍게도목아래로몸전체가사라진느낌이지않은가.침대에등을대고있는느낌조차없어몸이공중에떠있는기분이들었다.

P.89
3장감각이감정과교차할때
윌리엄스는나쁜기분을쉽게극복하는편이다.기분좋은물건을만지면복잡한현실의문제를잊어버릴수있기때문이다.실크치마를입거나침낭안에누우면이내기운이난다.보통사람들도기분이좋지않을때면긴낮잠을청하거나하겐다즈통을끌어안고딴생각을하려고애쓴다.이것들이일시적으로도움을줄수는있겠지만,게으름과달콤함뒤에끝내피할수없는고통이있다는것을우리는알고있다.윌리엄스에게는그런식의기분전환이진짜기분을대체한다.

P.138
4장우리몸이쓸모를잃을것인가
온라인데이트는주로시각에의존해짝을찾는프로그램이다.유저들은사진과프로필을보고파트너와의궁합을판단한다.실제로만나기전에온라인채팅을하고심지어성관계에관한협의까지끝낸다.이런결정에는몸이아닌이미지를보여주는데에서오는자신감이작용하는데,특히내성적이거나낙인찍힌성적지향을지닌사람들그리고대면해서자신을드러내기어려운사람들에게유용하다.이곳에서는거절의상처를직접마주하지않아도된다.



P.154
5장신체접촉혐오를극복하려면
수건뭉치와함께키워진원숭이들은철사어미와지냈던원숭이와달리,북치는곰인형처럼새로운환경에노출되었을때용기를가지고접근하는것이관찰되었다.긴장은하지만가짜어미의부드러운표면에몸을대고마음을진정시킨다음탐구를계속했다.반면철사어미와짝을이룬원숭이들은그저어미를꼭붙들고있거나바닥에뛰어내려와몸을격렬하게흔들었다.적어도엄마의사랑이아이를연약하게만들지는않은것이다.

P.189
6장서로의경계를존중하기
바라건대남성은여성이하는행동을이해하려고노력하거나,신체접촉을해도될지분명하게물어봐야한다.여성이과거의경험으로인해신체접촉을침해로받아들일수있기때문이다.“안아도되겠습니까?”라고묻는행동은몇번연습하고나면훨씬자연스러워진다.이를통해여성또한무엇때문에남성과의신체접촉을두려워하는지확인할수있다.과거의경험때문에모든신체접촉에너무빨리나쁘다는딱지를붙였는지도모른다.

P.270
9장손길이느껴지는의수
예전에는혹시상대의손을꽉쥐어아프게할까봐그저손을벌린채상대가알아서잡게했지만,촉각이있는의수로는사정이완전히달랐다.상대의손을쥐면서도정확히언제멈춰야할지느껴졌으므로주체적일수있었고자존감도느꼈다.연구가더진행되면서스페틱은마침내아내의손길을느낄수있었고그순간은상상했던만큼뜻깊었다.“자신감이커졌어요.”그가말했다.“훨씬,아주훨씬더많이요.”

P.298
에필로그닫힌사회에서열린손으로
자신이어떻게느끼는지를중요시하게되면다른이들에게도더친절해질것이다.공감은먼저자기자신에게해야하는것이기때문이다.나를둘러싼것들을열린태도로받아들일수있을때비로소가장활기넘치는몸으로살게된다.터치는우리가주변환경과분리되어있는동시에연결되어있다는지속적인확인이다.더다양한느낌을경험하며,밝은눈만큼이나열린손을가지고사는문화를목표로삼아도좋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