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죽음은 없다 : 평등한 건강을 향한 인권의 투쟁 그리고 진화

비운의 죽음은 없다 : 평등한 건강을 향한 인권의 투쟁 그리고 진화

$22.00
Description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추천★★
모성 사망, 아동 폭력, 노동자 사망, 국가 폭력 …
인권 프레임으로
고통에 새겨진 사회적 불평등을 읽다
인간의 고통은 견뎌야 할 불운이 아니다!
이제, 정의롭지 못한 ‘고통의 구조’를 바로잡을 때다

‘사회적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지 못해 아동 살해 후 자살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고, 한국에서는 매해 2,0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기계에 끼여서, 차량에 깔려서, 업무량이 과해서 ‘일하다’ 죽는다. 2022년 10월 말,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에서 많은 시민이 안전을 책임지지 않는 국가 시스템으로 인해 참사를 당했다. 하지만 정부는 문제점을 상세히 조사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등 공식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고, 이들의 죽음은 비운의 사고, 불운의 죽음으로 남았다.

첨단과학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의료 서비스가 시장화되면서 인간의 건강과 생명의 문제는 점점 더 개인적인 문제로, ‘소수’의 ‘불운’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건강과 보건은 ‘운’의 영역에 맡겨 둘 문제가 아니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건강하게 살아갈 법적 권리를 갖는다. 세계인권선언 제25조에서는 “자신의 건강과 안전에 적합한 생활 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천명하고 있고, 대한민국 헌법은 인간의 생명권과 국민의 보건을 보호할 국가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국민은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를,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갖는 것이다.

세계적인 인권학자이자 건강 옹호 활동을 지속해 온 활동가 알리시아 일리 야민이 지난 30년(1991년~2019년) 동안 건강에 대한 법과 권리가 진화해 온 과정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비운의 죽음은 없다』가 출간되었다. 법과 제도를 통해 건강권을 현실화하는 데 앞장서 온 저자는, 브라질·페루·콜롬비아·칠레·남아프리카공화국·탄자니아 등을 누비며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진 죽음과 고통을 ‘인권’의 렌즈로 파헤친다. 그렇게 개인의 불운으로 여겨졌던 각각의 죽음들을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불평등이 만들어 낸 인류 공동의 역사로 바꿔나간다. 『비운의 죽음은 없다』는 국가의 폭력과 불평등한 사회제도, 신자유주의 경제질서가 사회적 약자들의 건강을 어떻게 상하게 만드는지를 추적하며, 아동·여성·성소수자 등의 건강이 권리의 영역으로 발전해 온 과정을 설명한다. 책의 옮긴이 서문을 쓴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정신보건·보건의료복지 교수 송인한의 말처럼, 이 책은 “불평등과 차별을 넘어, 인간의 건강을 마땅히 누려야 할 정의로운 권리로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저자

알리시아일리야민

알리시아일리야민은하버드대학법대에서J.D.학위를,하버드대학보건대학원에서보건학석사학위를받았다.또한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에서법학박사학위를받았다.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의수석컨설턴트등유엔및세계보건기구를포함한많은국제기구와글로벌전문가위원회에서활동해왔다.미국외세계전역에서각국의조직들과함께,또그들을통해일하며전문가로서인생절반을보내오고있다.현재하버드대학에서법학과보건학을가르치고있으며,하버드대학법대의트리플롬Petri-Flom보건법정책,생명공학및생명윤리센터와의공동작업인국제보건권프로젝트GlobalHealthandRightsProject를이끌고있다.인간의경제적·사회적권리,성·재생산건강과권리,건강권에대한선구적인학자이자옹호자로전세계에알려져있다.

목차

추천의글
옮긴이서문그것은불운이아니다
서론알레고리로보는세상

제1장분노와불의
제2장고통의의미
제3장발전에대한두갈래의비유
제4장근대화라는디스토피아
제5장위기와에이즈팬데믹,규범의세계화
제6장불평등과민주주의그리고건강권
제7장권력과정치그리고지식

결론우리가원하는세상을향해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모성사망,낙태금지,강제불임수술…
여성의건강은어떻게인간의권리가되었는가

제2차세계대전이후평화·민주주의·안보가다시금와해되는상황을막기위해유엔이창설됐다.그후세계인권선언이‘모든인류를위한공통된기준’으로채택되며국제인권법의기반이되었다.인권법에서정의하는‘인간’의개념과인권법이보장하는권리의내용은지난30년동안여러도전을마주하며끊임없이발전해왔다.『비운의죽음은없다』는특히여성의권리와성·재생산건강에초점을맞추어그발전과정을소개한다.저자에따르면,경제·사회·문화적권리의발전중상당부분은여성의건강권에서이루어졌으며,그과정에서정치적·경제적권력관계가분명하게드러났기때문이다.

1970년대부터국제인권법에서여성의성·재생산권리가발전하기시작했다.1960년대에등장한과학적인피임법이1970년대들어서널리확산됐고,1979년에는전세계여성운동의공조로‘여성차별철폐협약’이채택됐다.공적영역을넘어사적영역에서의여성차별문제를다루기시작한첫번째인권조약인여성차별철폐협약은형식적평등과함께실질적평등의필요성을증진했다.1993년비엔나세계인권회의에서시민적·정치적권리와경제·사회·문화적권리사이의장벽이허물어졌고,이는사적인영역에서벌어지는여성폭력이‘인권문제’로다뤄지는계기가됐다.1994년과1995년각각카이로와베이징에서열린유엔회의에서는재생산건강과권리그리고성평등을증진하기위해정치적·사회적·경제적변화를유도할수있는대담한행동계획들이선포됐다.

『비운의죽음은없다』에따르면여성인권의발전은역풍을맞기도했다.1980년대들어미국을비롯한여러국가에서보건의료제도가구조조정프로그램(국제통화기금또는세계은행에서금융지원을받을때추진해야하는경제정책)으로대체되었다.구조조정프로그램은산과응급진료와같은필수적인아동·모성건강서비스에도이용료를도입했고,그결과많은여성이임신과출산중적절한의학적조치를받지못해사망하는등엄청난고통을겪어야했다.또한,1990년대는‘신자유주의’의바람이불어닥치며여러정부가무역자유화,민간자본흐름의규제완화,노동시장의유연화를받아들인시기이다.몇몇남반구국가의독재정권은강대국들이내세운신자유주의정책과결탁해민주주의정치를약화시켰다.그대표적인사례가제4장(「근대화라는디스토피아」)에서소개되는페루의후지모리독재정권이다.후지모리독재정권은여성을대상으로강제불임수술을시행하는가족계획사업을경제적‘근대화’의도구로이용했다.결국페루에서25만여명에달하는여성들이조직적으로강제불임수술을받았다.

이렇듯여성의성·재생산권리는국가간의,국가내의정치적·사회적·경제적상황과맞물리며발전해왔다.저자가책에서강조하는바는다음과같다.인권은정치바깥에독립적으로존재하는추상적인권리가아닌,사회적·정치적·경제적구조안에서만들어지고구성되는권리이다.따라서인권투쟁은필연적으로“인종주의,가부장제,생물의학,경제적구성등우리가세상을이해하는방식을규정하는권력구조간의관계를성찰”하는일이다.이책을통해여성의건강권은물론사회의여러영역에서인권을활용해진보적인변화를이끌어낼수있는아이디어를얻을것이다.

인권사에새겨진투쟁의장면들
인권의내용을확장하는인간의연대

『비운의죽음은없다』에담긴건강권의발전과정을따라읽다보면,인간의건강을권리로확립하는데시민사회가중요한역할을했다는사실을알수있다.제6장(「불평등과민주주의그리고건강권」)에소개되는알리네사건을살펴보자.2002년브라질여성알리네는출산후필요한응급조치를받지못해28세의나이로사망했다.이후재생산권센터와브라질비정부기구인시민인권연대가이사건을성차별철폐협약위원회에상정했다.위원회의조사결과,처음으로여성에대한비차별의문제로서산과응급진료에대한권리를보장할국가적의무가명시됐다.또한이조사는인종과젠더,계급에기반한교차적차별을해석했다는점에서국제법적선례가됐다.5장(「위기와에이즈팬데믹,규범의세계화」)에서살펴볼수있듯,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에이즈사태를막기위해사회운동을조직하고,제약회사들의가격요구를차단하고,국제적인연대를이끌어낸것역시시민사회의힘이었다.

인류는코로나펜데믹을겪으며초글로벌화·초네트워크화된세계에서모두가밀접하게연결된건강공동운명체로살아간다는것을깨쳤다.이제안전과생명,건강에대한권리는시대의요구이다.『비운의죽음은없다』에담긴역사적이고도생생한건강불평등의사례를국가를넘어모든인류가처한공통된상황으로읽어나가는것,그것이인간의건강을권리로확장해나가는첫걸음일것이다.

추천사

인류문명의발전과평화의원동력인인권과인류애가흔들리고있다.아무도책임지지않는여성과청년,그리고소외된이들의아픔은전세계많은곳에서개인의‘불운’으로치부되어왔다.이책『비운의죽음은없다』는개인의고통,질병,죽음에내재한사회적불의를읽어내고,모든사람이차별과폭력없이존엄한삶을누릴수있는방법으로‘인권’을강조한다.인권의역사는곧인간의역사이기에,인권을재조명하는이책은치열한현대사책이자우리가만들어가야할새로운세상에대한안내서다.이책을통해인권과인간의존엄성의의미를함께되새길수있기를바란다.
-강경화(전대한민국외교부장관,전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부대표)

이책은학문적으로기념비적기여를한것을넘어,우리시대의,아니어느시대에서든가장시급한문제인건강권에대해깊이고민해볼수있도록광범위한분야를포괄해다루고있다.저자가말했듯,인권으로서건강의입지position를진전시키는일은“시시각각변화하는세상에서인간으로존재하기위함”을주장하는것과같다.더욱이건강권에대한논의가흔히법집행이나국가보건의료시스템의경제,혹은건강결과의정량적측정이라는기술적인문제로만집중될수있기때문에,이책이던져주는것처럼더광범위한관련성을항상염두에둬야한다.저자는이에더해다음과같은근본적인진실에서시작하고끝맺는다.인간으로서우리는다양한동시에평등하며,건강권을비롯한우리의모든이해와정책결정은바로이사실에서출발해야한다.
-마크구데일(스탠퍼드인권연구시리즈총괄편집자)

책속에서

건강에인권을부여함으로써에이즈에서부터모성사망에이르기까지실제로사람들의목숨을구할수있었고,건강의질과의료서비스를개선할수있었다.사회적낙인과차별,고통스러운삶의무게를줄이는데도인권이결정적인역할을했다.
/31쪽

여성차별철폐협약을기점으로우리는형식적평등만이아니라실질적평등에대한여성들의욕구를보다잘이해하게됐다.형식적평등은여러형태의공식고용과공적의결과정에서여성을배제했던임의적인법적차별을철폐하고자한다.미국의50개주전체에서1973년까지여성에게배심원역할을주지않은것은시민영역에서의여성배제를보여주는전형적인예다.이제도를바꾸기위해서는여성의법적(그리고사회적)개념을또래집단의동등한구성원이자합리적인주장에기반해숙의과정에참여할수있는‘사람’으로바꿔야했다.
/92쪽

건강권옹호활동에서우리는언제나건강권이시민적·정치적권리및경제·사회·문화적권리를비롯해존엄한삶에필요한다양한권리와불가분의관계에있으며상호의존적이라는사실을유념해야한다.그럼에도불구하고,건강을생물학적요소나행동요소와더불어사회적영향을받는것으로이해한다면,우리는개인이나인구집단의건강을,보건의료제도의설계를포함해(불)건강의패턴을생산하는사회정치적및경제적맥락으로부터분리할수없다.이러한방식으로건강을이해하면우리는구조조정프로그램이끼치는극적이고젠더화된영향이단순히운이없었던상황이아니라부당한사회정책에따른예측가능한결과였음을알수있다.
/131쪽

우리는건강과기타영역에서평등과존엄을위한투쟁이시시포스의바위처럼힘들고끝없이반복되는일이라는사실을알아야한다.그리고그노력가운데실패한부분들도인정할수있고,또실제로인정해야한다.그러나동시에,지속되는투쟁의가치를폄하해서는안된다.더나아가,1990년대에는더많은사람들의존엄한삶을위해여성을비롯한다양한사람들이권리를확장하는데참여했고,실제로사람들의삶에실질적인변화가일어났다는사실을간과해서도안된다.생각만으로는변화가일어나지않는다.1990년대초성·재생산건강과권리를둘러싼인권규범이확대되면서수많은비정부기구와‘건강과인권’을다루는많은학문영역이생겨났고,멕시코를비롯한세계곳곳에서다양한집단의건강권을주장하기위한법적·사회적노력들이집결됐다.그리고그러한움직임은지금까지도지속되고있다.
/191쪽

세계은행은스스로를‘지식은행’이라고부르기시작했고,부유한기부국의모임인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sationforEconomicCooperationandDevelopment,OECD는‘정책은행’이됐다.1990년대후반에토머스프리드먼은이러한모범관행을황금구속복이라고부르면서“당신의국가가아직금으로된구속복을입지않았다면조만간그렇게될것이다(……)그옷을입으면경제가성장하고정치가줄어든다(두가지일이일어난다)”라고말했다
/208-209족

이책에서나는권리와민주주의에대한강력한이해의측면에서“정치적인것”과함께정치적인영역들을재규정하는일이중요하다고강조해왔다.일례로,숨겨진권력의행사와관련해우리가논의한여성과아동건강의발전은다수가정치적인것과설정된의제의경계에이의를제기하면서이뤄졌다.더나아가,전통적인국가의의회를벗어난비공식적인숙의영역이(불가분하게서로연관돼있는)건강권과실질적인민주주의를증진하는데필수적인역할을한다.여기에는멕시코의사파티스타나페루의농부들과같은하위집단들이자신과자신의역사를사회적현실로연결하는다원적공간들이포함된다.
/395쪽

우리가살고있는상호의존적이면서동시에분절된세상에서(기후변화에서부터금융의초세계화에이르기까지)민주주의와건강,권리에깊은영향을끼치는사안들이한학제가가진도구만으로설명하기에는너무복합적이며,한국가안에서의행동으로만국한되지도않는다.더나아가,이책에서나는비판적인실천의필요성을강조했는데,이는혼란스러운현실세계의투쟁에서자신과다른사람의참여로부터배울것을요구한다.신자유주의적발전의행진속에서자의적인차별과비인간화시키는인권침해에의해자기삶의고유한중요성이헌신짝처럼버려지는경험을한사람들은건강문제에권리를적용해야하는이유를설명할수있는진정한전문가들이다.
/412-4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