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14.86
저자

김희경

대학에서인류학,대학원에서경영학을공부했고동아일보기자,세이브더칠드런사업본부장,문화체육관광부차관보,여성가족부차관으로일했다.『흥행의재구성』,『나의산티아고,혼자이면서함께걷는길』,『내인생이다』,『여성의일,새로고침』(공저)을썼고『엘시스테마,꿈을연주하다』,『아시안잉글리시』,『푸른눈,갈색눈』,『나는공짜로공부한다』(공역)를옮겼다.

사람들의행동에서패턴을읽어내고사회현상을관찰하고어떻게바꿀까궁리하는일에관심이많다.그러나쓴책들의목록에서보다시피초지일관한우물을파지는못했다.그때그때관심이꽂히는영역에뛰어들어경험하고질문하여책을써왔다.여러분야를훑고다녔지만꾸준히몰두하는주제는사람의개별적,집단적마음이만들어내는변화와성장의이야기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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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에이징솔로가온다
―4050비혼여성들의‘혼삶’지형도

1.솔로로중년되기
2.비혼의이유를물으신다면
3.아이를낳지않은여성은이기적이다?
4.에이징솔로는더외롭다?
5.혼자아플땐이렇게

2장솔로는혼자살지않는다
―느슨하고안전한가족바깥의친밀함에관하여

1.가장사랑하는단한사람?
2.비혼은가족에게서독립했을까?
3.우정을중심에둔삶
4.타인에게기대어마을에뿌리내리기

3장홀로외롭게나이든다는거짓말
―생계,주거,돌봄,죽음을준비하는비혼의상상력

1.스스로를먹여살리는일
2.어디서살까?
3.에이징솔로와부모돌봄
4.와병,고독사와마주하기
5.할머니가되어도서로를돌볼수있을까?

4장한국사회에솔로의자리를만들기
―‘나’와‘우리’를환대하는제도를꿈꾸며

1.비혼에대한차별,싱글리즘
2.솔로를포용하는제도를만들려면
3.미래의가족을그리며

에필로그
참고한책들의목록

출판사 서평

혼자사는삶은왜아직도일탈이자비정상으로여겨질까?
‘혼삶’에덧씌워진근거없는차별과낙인에차근히반박하다

“물론외로움이정말문제인사람들도있겠지만사람들이고정관념에전염되기도하는것같아요.막너무즐겁지는않지만그냥혼자있는감정상태에사람들이외로움이라고딱지를붙이니까,이게외로운거구나생각하는경우도많다고봐요.”_82-83쪽

혼자사는사람들을향한가장강력한음모는“혼자살면외롭다”라는말이아닐까?1인가구에대한담론과대책이주로‘고독사’예방의관점에서만들어지면서,혼자나이드는삶에관한과장된두려움이한국사회에퍼졌다.그러나저자가만난비혼여성중에서외로움과고독사에대한불안을심각한문제로꼽은사람은없었다.이책은“고령자를자녀가있는사람,없는사람,자녀가가까이에사는사람,멀리사는사람으로나누어만족도와고민,외로움,불안을조사한결과자녀가없이혼자사는노인의만족도가가장높았고,외로움과불안을느끼는정도도더낮았다”라는연구를소개하며이러한고정관념에정면으로반박한다.

또한,흔히1인가구의증가는저출생의주요원인이자공동체가무너지는징후처럼다루어진다.특히비혼여성들은결혼과출산을하지않았다는이유로편견어린시선과비난을받기도한다.2019년열린인사청문회자리에서한국회의원이비혼여성이었던후보자에게“본인출세도좋지만,국가발전에도기여해달라”라고일침을놓는일이벌어졌다.

저자는결혼하지않은사람의삶을미완의생으로보고,출산하지않은여성에게따가운눈초리를보내는것은‘결혼-출산-양육’의경로를따르지않는여성을비난하는‘정상가족이데올로기’의산물에지나지않는다고지적한다.나아가“남편의가사·육아노동분담비율과합계출산율사이에높은연관성이있다”라는연구를근거로,저출생의원인은혼자살기의증가가아니라가부장적문화에있다고바로잡는다.『에이징솔로』는40·50대비혼여성들의실제경험과증언,최신연구등을검토하며혼자사는삶을이해하는데가장생생하고정확한텍스트를제공한다.“나이들수록삶이나아진다고느껴요”라는에이징솔로선배들의말에기대어“쓸데없는공포”는내려놓아도좋을것이다.

비혼으로자유롭고안전하게나이들수있을까?
‘혼자살면나이들어외롭다’라는사회적각본에맞서
관계,돌봄,노후를발명하는솔로들의이야기

저자가만난대다수의에이징솔로들은비혼이지만혼자살지않는다는공통점이있다.이들은느슨하지만촘촘한친밀감을바탕으로크고작은공동체를이루며산다.누군가는이웃들과연결된마을에서혼자살고,누군가는친구와돈을모아집을마련해함께살고,누군가는대안적생활공동체모델을만들어산다.이들은가족바깥에서서로를돌보며생애주기를함께통과해간다.이책에서소개하는전라북도전주시의비혼여성공동체‘비비’(‘비혼들의비행’의준말)와경기도여주시의여성노인공동체‘노루목향기’는한국에서도“비혼으로함께나이드는삶”이가능하다는사실을보여준다.

“서로서로견디는힘만있으면다른건헤쳐나갈수있어요.누군가를견디지않고가능한,그렇게아름답기만한관계가있나요?그런건없어요.그런데좋으니까견디는거죠.내가좋아하는사람이니까,좋으니까그만큼어떤부분은감당해야한다고생각하는마음을갖는거죠.누군가가나를감당해주기때문에나도누군가를감당할수있는마음이공동체를가능하게해주는기본바탕이라고생각합니다.”_257쪽

오랜시간스스로의삶을독립적으로꾸려온저자에게도타인에게도움을요청하고받는것은익숙하지않은일이다.저자역시에이징솔로들과대화를나누고,부모돌봄을수행하며타인에게도움을주고받는방법을익혀나가고있다.낭만적사랑의각본을넘어,독립과의존의이분법을넘어,“삶의경계를확장하고곁의자리를만드는목소리가”우리곁에도착했다.

‘나’와‘우리’를환대하는제도를꿈꾸며
일터,병원,사회에솔로의자리를만들기

미국의사회심리학자벨라드파울르는결혼이비혼보다이상적이라고생각하고비혼자에게편견을갖는것을‘싱글리즘(Singlism)’이라고명명했다.그는이러한싱글리즘이단지태도에그치는것이아니라“사회의법률·제도등모든구조에스며들어있어서일상에서차별을겪어본적이없다고말하는싱글들도피해갈수없다”라고지적한다.이책의에이징솔로들역시크고작은제도적차별을경험한다고증언했다.이들이가장큰어려움로꼽은두축은주거와돌봄문제다.정부의주택공급제도는결혼여부와자녀수를기준으로청약가점을매겨서1인가구는청약등의혜택을받기어렵다.병원에서는여전히리스크관리차원에서보호자로서원가족의동행을요구하고,솔로들은곁의소중한사람을돌보고싶어도가족이아니라는이유로직장에서돌봄휴가를낼수없다.더욱이비혼여성들은원가족의남아도는노동력으로인식되며독박부모돌봄을짊어지다자신의상황도어려워지는경우가많다.

혼자살기의증가는한국을넘어선전세계적현상이다.혼자살기가거스를수없는사회변화라면,이제제도역시변화해야하지않을까?일본의사회학자오치아이에미코는“이미모든사람이속하는사회적단위가없다고한다면,사회의기초단위가되는것은개인밖에없다”라고말했다.저자김희경역시이제복지의단위를가족이아닌,개인으로전환할시기가도래했다고말한다.이책에담긴비혼중년의경험과증언에는‘정상가족’이데올로기하의낡은제도를수정할제도적개선점과가족너머의사회를향한새로운상상력이가득담겨있다.이이야기에서부터출발해본다면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