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예술의 시대 : 챗GPT가 말하고 DALL·E가 그리는, 인공지능 시대의 예술

생성 예술의 시대 : 챗GPT가 말하고 DALL·E가 그리는, 인공지능 시대의 예술

$28.00
Description
〈가족의 탄생〉,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인공지능과 손잡고 영화 여주인공을 캐스팅하다!

영화감독×무용가×디자이너×현대예술가×뇌과학자×인공지능
현 시각 예술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를 해부하는 이색 프로젝트
‘그리는’ 그림에서 ‘생성하는’ 그림으로
창작 패러다임의 전환과 새로운 예술의 사조

2022년 9월 3일, 게임 디자이너 제이슨 앨런(Jason M. Allen)의 그림이 콜로라도 박람회 미술 경연 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실이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것은 그가 게임 디자이너였기 때문도, 아마추어였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가 출품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âtre D'opéra Spatial)〉이 AI그림 생성 프로그램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통해 만들어진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순수 예술가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그러나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칼 듀란(Carl Duran)은 사전에 이 그림이 AI그림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으나, 사실을 알고 난 다음에도 결정을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오히려 그는 이 그림이 아름다운 작품이며, AI 기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수상 결과가 번복되는 일은 없었다.
이 놀라운 소식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반년 동안, 물밑에서 발전해오고 있던 AI그림에 불이 붙었다. 미드저니, 달리는 물론이고, 스테이블디퓨전(Stable Diffusion)을 기반으로 한 노벨AI, 웹UI 등 다양한 AI그림 생성 프로그램이 확산되었고, 그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AI그림 또한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은 그야말로 ‘누구나’ AI를 통해 그림을 만들 수 있는 시대다.
2023년 4월에는 일본의 만화가 유키오(ユキヲ)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AI를 사용한 일러스트를 ‘그린다’라고 하기보다는 ‘출력한다’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발언을 남겼다가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사과하는 일이 일어났다. AI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이렇듯 ‘그리다’라는 단어에 얽매이는 것은 아직 AI‘그림’이 과도기적인 위치에 있음을 방증한다. 예술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때 으레 겪을 수밖에 없는 산통이다. 돌아보건대, 처음 ‘사진’이 발명되었을 때의 반응 또한 이러지 않았을까? 초기의 사진기가 가지고 있던 기계적인 한계를 논외로 하면, ‘셔터를 누르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사진(picture)에도 그림(picture)과 같은 예술적인 가치를 부여할지 말지 또한 한때의 논란거리였다. 현실의 상을 평면에 옮긴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결국 그리는(draw) 것과 달리 사진을 찍는(shoot) 것은 독자적인 예술로 인정받게 되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빛과 구도, 피사체에 대한 이해. 작금에 이르러서는 누구도 사진을 예술이 아니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이것이 AI그림이 맞이할 미래가 아닐까? 같은 사진기를 들고 있는다고 한들 누구나가 똑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같은 AI 프로그램을 쓴다고 해도 누구나가 동일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실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AI그림이 기존의 그림과 패러다임을 완전히 달리하는 새로운 형태의 창작임을 인정할 수 있다면 AI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성하는(generate)’ 것을 누구도 꺼려하지 않을 것이다.
조각,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수단을 넘나들며 창작활동을 하는 현대예술가 이완은 작금의 변화를 두고, “벤야민이 말한 기술복제 시대의 긴 터널을 지난 기술창작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AI를 본격적인 작품의 도구로 활용하는 시대다. 이는 기존의 예술가들을 도태시키는 게 아니라, 새로운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예술가들을 이제까지의 인간 예술가가 도달하지 못했던 지점까지 끌어올리는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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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대식,김도형,이완,김혜연,김태용,DALL·E2

뇌과학자.KAIST전기및전자공학부교수.주요연구분야는뇌과학,뇌공학,인공지능으로,뇌과학의최신연구성과와인문학지식을바탕으로인류의과거,현재,미래를성찰해왔다.독일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뇌과학으로박사학위를받고,미국MIT에서박사후과정을보냈으며,일본이화학연구소연구원,미국미네소타대학교조교수,보스턴대학교부교수를역임했다.『김대식의인간vs기계』,『김대식의빅퀘스...

목차

1.생성인공지능
2.비창작가의매우‘평범한’상상력by김대식
3.상상력죽이기by김도형
4.다가올질문과지나갈선택사이에서…by이완
5.MOVEDIRFFERENTLY:달리움직이다by김혜연
6.남해금산by김태용

출판사 서평

“그모든것이이작업안에다있었다”
영화감독김태용을경탄하게만든,생성인공지능과의만남!

인공지능을위시한이시대가장첨예한신기술에항상주목해왔던뇌과학자김대식이이번에는생성AI를활용한AI그림의가능성에눈을돌렸다.그리고네명의예술가가여기에동참했다.영화감독김태용,그래픽디자이너김도형,현대예술가이완,무용가김혜연이다.한명의인공지능전문가와각기다른전문분야의예술가네명의만남은다소모험적인질문으로시작되었다.예술가들이AI와협업해그림을‘생성’한다면어떤그림을그려낼수있을까?예술가의상상력은‘일반인’의그것과얼마나다를까?

새로운기술에대한순수한흥미로부터시작했던프로젝트는작업을거듭하는동안점차예술가들의창작욕을각자의방식대로자극해나가기시작했다.특히이프로젝트를시작하기전에AI그림을시도한적이없었던영화감독김태용은작업을진행하며많은영감을받았다며소회를밝힌다.그가시도한작업은‘달리’를통하여실제로한편의영화를찍기에앞서으레하는것과같은컨셉아트를만들어보는것이다.평소에손에꼽을정도로좋아하는시였다고하는이성복시인의〈남해금산〉을소재로삼았다.〈남해금산〉을바탕으로영화를만든다면어떤영화를만들게될까?어디가로케장소로어울리고,누구를주인공으로삼으면좋을까?‘달리’를통해서수만년전의고대유적이묻힌사막과,인공지능이만들어낸‘이상’의여주인공,그리고한국어로쓰인한편의시가한편의영화로거듭났다.김태용감독은이오롯한과정을거치며,영화를만드는과정에들어가는온갖것들이이작업안에고스란히녹아있음을실감했다.치열한고민과격렬한토론,다소잔인한취사선택까지.이에그들은질문한다.AI를통한‘생성’이‘창작’이되지못할이유가있을까?

‘생성된’그림은기존의예술을완전히대체할것인가
각자의자리에서생성그이상의예술을시도하다

저자들이가장주목하는포인트는AI그림생성이단순한놀이또는기존예술체계의보조적인도구에그칠것인지,혹은예술자체를새로운국면으로도약하게만드는자극제가될것인가하는것이다.뇌과학자김대식은테디베어,스타워즈등기존미디어의이미지를재조합하는방식을통해자신이생각하는‘전형적인’AI그림을선보인다.한편디자이너김도형은AI가인식하는‘표준적인’인간의얼굴을무엇인지를탐구하는작업을하기도하며,‘폰트디자인’이라고하는다소복잡하고구성요소가많은‘디자인’의영역에AI그림을활용해보기도한다.달리에게탑재된다양한기능을활용하여이미지를재조합하거나변형하는등의시도를하는현대예술가이완,달리와의협업을통해기존창작활동의지평을넓히고자하는영화감독김태용의작업또한독자적인시도다.

그중무용가김혜연은‘육체’를가지지않은AI라고하는달리의특성에주목하여‘몸’을테마로다양한작업을전개한다.AI는그저기존의그림을학습하고모방하는것외에,‘인간’의신체를어떻게인식할까?인간과AI,아날로그와디지털세계사이에존재하는근본적인인식의괴리를극복하고협업하기위해서는무엇이필요할까?김혜연의작업은AI그림을처음접한예술가가자신의세계를확장해나가는과정이기도하다.

이책의전체적인디자인을담당하기도한그래픽디자이너김도형또한이러한‘육체’와‘신체감각’에대한고민을공유했다.피부가없는AI에게‘피부’란무엇일까?또,그들이그림을학습함에있어서무엇을기준으로피부와배경을경계삼고있을까?아니,애초에그들에게그러한구분이라는게존재는하는것일까?‘알파고’당시바둑기사들이AI를이해할수없었던것과마찬가지로,지금의우리도AI가어떤방식으로이미지를이해하고그려내는지정확히알지못한다.그저데이터를학습시키고있을뿐이다.또한그는디지털작업물이수용자에게전해지는과정에서아날로그적인경험을첨가할수있을지를이책이해결해야할과제로삼았다.이를실현하기위해서제책과정에서책을몇개의영역으로나눠,종이를바꾸고종이의가공방식을바꾸는방식으로독자에게차별화된경험으로다가가고자한다.이러한시도를통하여우리는디지털기술의최첨단인생성AI그림을보면서도가장아날로그적인인간의육체에직접적으로와닿는,또한가닿고자하는예술적인추체험을할수있게되었다.

저자들은“AI그림은이런것이다”하고정의내리지않는다.AI그림을‘잘’그리기위한매뉴얼을전달하지도않는다.우리모두가AI가예술의지평을개척하는신세기에함께접어들었기때문이다.이들이시도하는것은그런AI와의대화다.동시에AI를통해자신의예술체계를확장시키고자하는흥미진진한시도다.이흐름속에서,이러한변화에동참하고스스로를고양하고자하는이라면,이러한시도를접하는것은더할나위없는경험이될것이다.

책속에서

달리는이제창의력과상상력의근본적의미에대한고민을하게만든다.초거대데이터와최첨단기계학습알고리즘을사용한이프로그램이그려주는그림들은놀라울정도로새롭고신선하다.단순히인터넷에존재하는그림을검색해주는것이아닌,진정한의미에서새로운작품을창작하는것같아보이는달리는자신만의상상력을가진걸까?아니면이미만들어진작품들을모방하고재조합할뿐일까?그렇다면여기서질문이하나생긴다.‘새로운것’이란과연무엇일까?“유능한예술가는모방하고,위대한예술가는훔친다”라고피카소가말했듯,결국모든창작물은그동안만들어진작품들의모방이자,재조합이자,재해석이지않을까?
---p.22

인공지능이라는새로운패러다임은어느새우리의일상깊숙히들어와있다.완벽한답습능력보다새로움을보는힘이더욱중요해지고있다.박물관에있어야할기성세대의빛바랜지식이권위라는완장을차고GEN-Z의상상력을죽이고있는것은아닌지염려된다.‘typedesignforgeneration-z’달리가GEN-Z에게준비한‘평범한’질문이다.
---p.67

기계에게붓을빼앗긴예술가들이예술은이미지와표현방식에만존재하지않는다고항변하겠지만나는그보다달리가근본적인지점을건드리고있는것에주목한다.많은비평가들이당대예술의종말을선언했던것처럼달리는등장만으로도지금까지작가와작품이권력과권위를지녔던예술시대의종말을선언하고새로운패러다임을만들어모든사람을예술가로만드는혁명을시도하고있다.
---p.107

몸과정신이없는기계가정말예술작품을만들어낼수있을까?그럴수있다면기계는어떤세상을상상하고,그려낼까?누구를사랑하고,그리워할까?생각과감정의시발점이궁금해졌다.그래서시도해보기로했다.몸이없는달리에게‘몸’은어떻게인식되고있는지,그리고텍스트를통해이미지를만들어내는달리에게‘움직임’은어떻게표현되고있는지를말이다.
---p.147

영화오디션과정은항상치열하다.살아있는배우들인양조심스럽게,하지만잔인하게계속더많은배우들을오디션에불렀다.동료들과격렬한토론을거쳐이시의마음을전달한배우가캐스팅되었다.(…)사실달리와함께그림을만들고붙이는과정은영화를만드는일과크게다르지않다.글자로된이야기를시각적으로상상하는것,그리고동료예술가들과협업하는것이이작업안에다있었다.
---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