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신종플루,메르스,코로나19…
다음에올신종감염병은?
2023년5월5일세계보건기구(WHO)는전세계적인코로나19바이러스감염증으로인한'국제적공중보건비상사태'를3년4개월만에해제한다고발표했다.이기간동안코로나19바이러스는변이를일으키며최소700만명의소중한생명을앗아갔다.이제코로나19의위력은줄어들었지만,우리의무의식에는감염병트라우마가여전히줄어들지않고있다.
코로나19이전에도사스(2003),신종플루(2009),메르스(2015)등신종감염병이전국을뒤흔들었다.사람에게전염되지는않지만구제역(2010),조류독감(2014),아프리카돼지열병(2019)도빠르게확산했다.21세기가시작되면서한국은'감염병의천국'이라는오명을벗기가어려워졌다.감염병의'끝판왕'코로나19가휩쓸고지나간자리에또어떤감염병이찾아올지상상만해도불안하고공포스럽다.지금도코로나바이러스는보이지않는곳에서끊임없이변이를일으키며진화하고있을지모른다.
기존의감염병이그랬듯이,새로운감염병도언제,어디서,어떻게나타날지알수없다.앞으로예고없이찾아올감염병에맞서우리가할수있는유일한일은확산을늦추거나막는일,곧'방역'이다.현대사회는사람들이밀도높게연결되어있으므로감염병의확산속도와파급력은상상을초월한다.과학기술학(STS)연구자들이인간의사회구조역시질병을이루는하나의요소로간주하는것이설득력을얻는이유다.따라서개개인의방역노력으로감염병확산을저지하는것은한계가있으며,국가가중앙집중적으로주도하는강력한방역정책이마련되어야한다.그런의미에서지난방역정책의사례들을고찰하는작업은매우중요하다.
성공적인K-방역뒤에는
뼈아픈역사적교훈이있었다!
이책은코로나19바이러스의초기대응방식에초점을맞추고있다.코로나19발생에대해전혀준비가되지않았던초기확산단계에서질병에대응하는방식은그국가의공공보건시스템의유지또는붕괴를결정했다.저자는한국의경우초기대응에비교적성공함으로써오랫동안보건시스템을유지할수있었다고평가한다.
이책에서는중국의극단적인봉쇄전략이나서구사회의'행동방역'과비교해,K-방역의특징을'공간방역'으로규정한다.한국은시민들의행동을강제할수는없었지만,집단으로행위자들이모이는'공간'을적극적으로통제했다.공간방역을추진하기위해'검사-추적-격리'의3단계전략에기반한진단키트,선별진료소,드라이브스루검사,생활치료센터등다양한대응방식을고안해냈다.
저자는한국이서구국가의전통적인방역전략을따르지않고,정책적상상력과임기응변을발휘해'공간방역'이라는비전통적인방역전략을탄생시켰다고보았다.더불어이러한방역전략을구축하게된주된요인으로한국만의특수한질병경험에주목했다.2015년에발생한메르스와같은실패한과거의질병경험뿐아니라조류독감,구제역당시중앙집중적인동원체제등의경험이역사적교훈이되었다는것이다.이책에서는사스,조류독감,구제역,메르스등2000년대이후주기적으로발생한질병의경험이어떻게효과적인K-방역전략을탄생시켰는지과학기술학적관점에서심층적이고다차원적인분석을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