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의 초상 (만들다, 잇다, 지키다, 살피다)

일하는 사람의 초상 (만들다, 잇다, 지키다, 살피다)

$19.08
Description
“삶의 통찰들을 전하는 땀 냄새 나는 철학서 …
저희도 그런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 장강명, 「기획의 말」 중에서
먹고사는 문제에서 책임과 자부심까지
소설가 14인이 보고 듣고 그려낸 일, 삶, 사람

소설가 14인이 '지금, 여기'에서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과 삶을 보고 듣고 그려낸 인터뷰집이다. '월급사실주의' 소설가들이 2024년 11월부터 《한겨레》에 연재하고 있는 직업 인터뷰 53편 중 30편을 추려 단행본으로 엮었다. 월급사실주의는 '평범한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한국 소설이 드물다, 우리 시대 노동 현장을 담은 작품이 더 나와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22년에 결성한 소설가 동인으로, 『일하는 사람의 초상』은 이들의 첫 논픽션 앤솔러지다.

소설가 장강명은 「기획의 말」에서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스터즈 터클의 『일』을 참고했다고 밝힌다. 스터즈 터클은 1960~1970년대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 133명을 인터뷰해 “미국 민중의 모습을 보여주는 구술사 서적”이자 “한 시대에 국한되지 않는 삶의 통찰들을 전하는 땀 냄새 나는 철학서”를 완성했다. 이번 책에서 참여 작가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일하는 31명을 만나 먹고사는 문제부터 책임과 자부심, “생활의 자세와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까지(6쪽)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책은 일반적인 신문 인터뷰뿐 아니라 에세이, 짧은 소설 등 다양한 형식을 넘나든다. 작가들은 아파트 환경미화원 · 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의료인 등 필수노동자를 조명하고, 촬영감독 · 공인노무사 등 존재는 익숙하지만 정확한 업무는 생소했던 직업의 세부를 다루며, 항공정비 검사원 · 면역전문 간호사 등 존재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을 소개한다. 일터의 모습, 손때 묻은 도구, 이들의 자부심과 철학을 보여주는 사진들은 독자가 더욱 생생하게 직업 세계를 경험하도록 돕는다.

“월급사실주의 소설가들은 앞으로도 '지금, 여기'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발품을 팔아 사실적인 글을 쓰겠습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애정 어린 질책도 좋습니다.”(7쪽)
저자

김의경

2014년《한국경제신문》청년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청춘파산』『콜센터』『헬로베이비』,소설집『쇼룸』『두리안의맛』등이있다.

목차

기획의말|지금,여기를살아가는사람들의초상

1부만들다
“입안감각은절대숫자로못읽어요”
—치과기공사이태신·이강녕(글:이정연)

“면을삶고있으면마음이편해지거든요”
—중식당면장유진석(글:김의경)

“10월에짜는올리브오일이가장맛있으니까요”
—올리브오일생산·판매자백수진(글:한은형)

“그마음이팬들에게도통하지않았나싶어요”
—싱어송라이터백아(글:정진영)

“누구나가지고있는욕망을파는일이죠”
—화장품사업가김화장(글:최영)

“배우와제일가까이있는사람이에요”
—촬영감독이석준(글:이서수)

“전쟁터에나가는기분이었어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사무국장이은주(글:김의경)

2부잇다
“모든사람이같은기분을나누게되는순간”
—라디오PD박수정(글:장강명)

“오래일할수록고스란히경력과경험으로”
—공인중개사박인숙(글:정진영)

“결국책을좋아하는사람들이오더라고요”
—일러스트레이터·책방지기박정은(글:이서수)

“다음단계로가는징검다리같다고할까요”
—국평원독학학위제담당자김지원(글:지영)

“응답해주는사람이있어서감사한거죠”
—리서치조사원유진아(글:임현석)

“대한민국전국방방곡곡을돌아다니며”
—만물트럭주인정선애(글:주원규)

“기록으로남는다는것을의식하면서일해요”
—국립현대미술관영상관학예원제이(글:이서수)

“그분들의생계와관련된일이잖아요”
—지역수협조합원지원담당자도하(글:최유안)

3부지키다
“가장중요한건안전시스템이에요”
—고공로프용접기사조국(글:서수진)

“하트세이버…저에게는훈장같은거죠”
—119안전센터구급대원최현진(글:최유안)

“여기서일하고싶어하는80대는많을걸요”
—아파트환경미화원정숙자(글:김의경)

“두번째출근을위한반성의시간”
—통원차량지입기사·시인이영박(글:염기원)

“비행기를탈때는저희비행기를타요”
—항공정비검사원전지혜(글:장강명)

“허락받지않아도되는삶을살고싶었어요”
—장애인식개선강사모주영(글:황시운)

“분쟁의중심에뛰어드는직업”
—공인노무사박도제(글:정진영)

4부살피다
“내직업이손난로같다고생각했어요”
—임상심리전문가최영미(글:최유안)

“무탈하게지내길바라요”
—필라테스강사유주(글:이정연)

“의료진과환자가치료를같이하는거예요”
—면역전문간호사류이슬(글:서수진)

“제주10년차,수다로진료합니다”
—산부인과의사이종현(글:염기원)

“안그래도되지만…그냥제성격이그래요”
—특수학교급여담당자김다혜(글:장강명)

“본인도자기마음을모를수있는데”
—자서전대필작가유수용(글:임현석)

“사용자가어떤콘텐츠를보고싶어할지”
—OTT큐레이터송지언(글:한은형)

“큰걱정은안하고살수있을테니까요”
—사회복지직공무원홍영은(글:지영)

출판사 서평

만들다,잇다,지키다,살피다…
세상에기여하는네가지방식

1부〈만들다〉에서는중식당제면·올리브오일생산등직관적인의미의'만드는일'부터작곡·촬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설립등추상적인영역까지유무형의가치를만드는사람들의초상을그린다.AI시대에도여전히직접무언가를만드는사람들은어떤고민이있으며무엇에서자부심을느낄까?치과기공사이태신씨는“요새치과기공사들은신기술을쓰니까속도나결과만보면일을잘하지만,입안감각은절대숫자로못읽어요”라고말하며(17쪽)인간전문가의경험을강조한다.

2부〈잇다〉의인터뷰이들은인력과자원,정보와서비스,교육과문화가필요한곳에연결될수있도록길이되어주는사람들이다.국가평생교육원독학학위제담당자김지원씨는수험자들이“인생의다음단계로가는징검다리같다”라고(116쪽)자신의업무를소개한다.여러사람을상대하는일인만큼갈등이따르기마련이지만,이들은“서로조금씩만양보하면해결되는일이에요”(96쪽),“응답해주는사람이있어서감사한거죠”(127쪽)라며한목소리로양보와감사를이야기한다.

3부〈지키다〉에서는안전,생명,청결,장애인이동권,노동권을'목숨걸고'지키는사람들을만난다.'필수노동자'는코로나19팬데믹기간에널리호명된말이지만,이들의노동은재난상황이아닌평소에는금세비가시화된다.작가들은위험과책임을감당하며우리의일상을지탱하는이들의삶을구석구석들여다본다.장애인들이“허락받지않아도되는삶”을(213쪽)살도록,노동자들이“제대로대우받으며보람을느끼고생계를이어가”도록(221쪽)힘쓰는사람들의이야기도전한다.

4부〈살피다〉는마음,건강,급여,취향,생활을'살피는일'에몸담은사람들의이야기다.이들은겉으로드러나지않는상대의필요를알아차리고대신채워주는역할을한다.산부인과의사이종현씨는수면시간도부족하지만환자들과의'수다'에시간을아끼지않는다.자서전대필작가유수용씨는집필전반드시대면인터뷰를진행한다.AI상담이일상이된시대에타인을살피는이들의모습은깊은여운을남긴다.소설가한은형의말처럼,“답은언제나사람사이에있다”.(293쪽)


노동자의선의에기대어굴러가는일들과
안전하지도공정하지도못한시스템에대하여

공인중개사박인숙씨는자신이“조금손해를봐도어떻게든계약을잘성사”시킨다.(96쪽)호주에서고공로프용접기사로일하는조국씨는“한국에서고전적인로프방식으로는일을못할것같습니다”라고(164쪽)토로한다.특수학교급여담당자김다혜씨는한눈에봐도틀린자료는자신이직접바로잡는다며“안그래도되지만…그냥제성격이그래요”라고(269쪽)말한다.사회복지직공무원홍영은씨는“번아웃예방을위한심리지원프로그램”의필요성을강조한다.(300쪽)

이들의발언은한국사회에서여전히노동자의선의에기대어굴러가는일들이많다는사실을,경제적보상은차치하고노동자의신체적·정서적안전을지켜줄시스템도부재하다는무거운진실을보여준다.코스피가연일신고가를경신하고1963년'근로자의날'제정이후63년만에노동절이법정공휴일로지정된2026년지금,여기에서일하는평범한사람들의초상을돌아볼때다.노동절에맞춰출간되는『일하는사람의초상』은어떤변화가필요한지모색하는기회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