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일의 시대는 어떻게 읽는 사람을 집어삼켰는가)

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일의 시대는 어떻게 읽는 사람을 집어삼켰는가)

$18.00
Description
퇴근길 지하철에서 책 한 장도 넘기지 못하고 있는 당신,
당신이 게으른 게 아니다
당신의 ‘문화’는 ‘노동’에게 착취당하고 있다!

‘일하면 책을 읽지 못하게 되는’ 사회의 정체를 해부한다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시대
‘일하느라 책을 못 읽는다’는 푸념에서 ‘과로 사회’ 한국의 진단서로

“젠장, 그놈의 일 때문에 책을 읽을 수가 없잖아!”

『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의 저자 미야케 가호가 입사 후 직장생활 1년 차에 얻은 비명에 가까운 깨달음이다. 문예평론가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 책벌레였다. 책을 더 많이 사기 위해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IT 기업에 취업했다가 어느 순간 벼락같은 깨달음을 눈치채고 만다. 어느덧 책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책 읽을 시간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출퇴근 전철에서, 잠들기 전 침대에서, 시간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손가락은 어김없이 스마트폰 SNS 앱을 누르고 있다. 책을 펼치면 첫 줄에서 눈이 감겨버린다. 그렇게 3년 반을 버틴 끝에 그는 회사를 그만뒀다. 책을 읽기 위해서다.
이 경험담을 나누었을 때 독자들로부터 가장 흔히 나온 감상은 “저도 그래요!”였다. 한국의 독자가 받을 첫인상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공감’에서 멈추지 않는 데 있다. 저자는 “다들 마찬가지구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우리’ 모두가 이렇게 되었나”를 묻는다. 그리고 그 답을, 일본 근대 150년의 노동사와 독서사 속에서 길어 올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6년 3월 발표한 〈202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38.5%로 1994년 조사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은 셈이다. 같은 해 노사정이 ‘2030년까지 연간 노동시간을 OECD 평균인 1,700시간대로 단축하겠다’는 합의문을 내놓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여전히 OECD 평균보다 130시간 이상 길다(2023년 기준 1,872시간). ‘일이 많아서 책을 못 읽는다’는 말은, 더 이상 한 개인의 변명이 아니라 한 사회의 자화상이다. 저자는 이 자화상을 정면으로 응시한 한 사람이다. 노동과 문화의 괴리라고 하는 거대한 균열 앞에서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극히 사소한 일이다. 저자의 내밀한 고백에서 시작된 정밀한 사회 진단은 ‘과로 사회’ 한국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도 뼛속 깊이 울려 퍼진다.
저자

미야케가호

三宅香帆

문예평론가.1994년일본고치현에서태어났다.교토대학교문학부를졸업하고,동대학원인간·환경학연구과에서일본고전문학을연구했다.전공은일본최고(最古)의시가집인『만엽집(万葉集)』이다.교토시립예술대학강사로도활동하고있다.
문학과대중문화,독서와노동,‘좋아하는것’을자기언어로표현하는법에관해활발히글을쓰고강연한다.특히“일하면서도책을읽을수있는사회를만든다”라는문제의식을바탕으로,현대인이왜책과취미로부터멀어지는지,일과삶의균형은어떻게무너졌는지를꾸준히탐구해왔다.문예비평과사회비평을오가며,고전문학에서현대소설,만화와아이돌문화,오타쿠적감수성에이르기까지폭넓은주제를오늘의언어로풀어내는필자로주목받고있다.
유튜브채널〈미야케서점(三宅書店)〉을운영하며,책소개와독서법,신간추천,작가·창작자와의대화등다양한콘텐츠를선보이고있다.“보면분명책이읽고싶어진다”라는콘셉트아래,어렵고멀게느껴지는책읽기를일상의즐거움으로되돌리는활동을이어간다.
지은책으로『여자의수수께끼를풀다』,『덕후의글쓰기』,『문예오타쿠인내가알려주는,잘터지는글쓰기교실』,『읽은척은했지만솔직히잘모르는그명작소설을재미있게읽는방법』,『인생을뒤흔드는명저50』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서장|노동과독서는양립할수없을까
1장|노동을부추기는자기계발서의탄생:메이지시대
2장|‘교양’이갈라놓은샐러리맨계급과노동자계급:다이쇼시대
3장|전쟁전샐러리맨은왜‘엔본’을샀을까:쇼와시대전쟁전과전쟁중
4장|‘비즈니스맨’들이읽은베스트셀러:1950~1960년대
5장|시바료타로의문고본을읽는샐러리맨:1970년대
6장|여성들의문화센터와밀리언셀러:1980년대
7장|행동과경제의시대로가는전환점:1990년대
8장|일이정체성이되는사회:2000년대
9장|독서는삶의‘노이즈’인가:2010년대
종장|‘전신전령’을내려놓지않겠습니까

나가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일하면서도책을읽을수있는사회’를향한150년의추적기
‘노동과독서’라는좌표축위에서‘책못읽는사회’를그려내다

이책은‘책을읽지못하게된어른’이라는사적곤경을,한사회의노동사가어떻게한개인의독서를잠식해왔는지를따져묻는사회사적작업으로끌어올린보기드문인문교양서이다.아주사소한고백에서시작된시도는단순한직장인에세이에서멈추지않는다.책벌레이자문학소녀,문예평론가로서,메이지시대부터2020년대까지약150년동안일본인이‘무엇을,왜,어떻게’읽어왔는지를베스트셀러목록과노동통계,당대의영화·드라마·소설을가로질러분석한다.영화〈꽃다발같은사랑을했다〉(2021),우에노지즈코의사회학,그리고한국독자에게도익숙한한병철의『피로사회』까지-갖은텍스트와사료를자유롭게오가는저자의솜씨가이책의학술적무게와가독성을동시에떠받친다.
저자의논지는세갈래로수렴한다.첫째,일본인이책을읽지못하게된진짜이유는‘시간부족’이아니다.장시간노동은메이지시대부터일본인이줄곧짊어져온짐이지,현대에와서새로생긴현상이아니다.둘째,진짜원인은‘책이노동에노이즈가되는사회’의출현에있다.1990년대이후신자유주의가‘컨트롤가능한정보만읽는태도’를노동자에게내면화시키면서,독서는‘자기와관계없는타자의맥락’을받아들이는‘귀찮은노이즈’가되었다.셋째,그렇기에해법은‘책읽는법’을바꾸는것이아니라‘일하는법’을바꾸는것이다.저자는사회학자우에노지즈코의표현을빌려,‘전신전령(全身全靈)’으로일하는사회에서‘반신(半身)으로일하는사회’로옮겨가자고제안한다.
이진단과처방은한국에그대로와닿는다.일본보다더긴노동시간,더거센자기계발담론,더가파른독서율하락.미야케가호가일본을향해던진질문은사실한국사회가가장절실하게답해야할질문이기도하다.『피로사회』(한병철),『번아웃의종말』(조너선말레식)등이‘피로’의구조를진단했다면,이책은그피로가어떻게한사회의‘읽는능력’을거두어갔는지를정밀하게복기한다.


메이지의자기계발서에서SNS시대의‘노이즈없는독서’까지
시대를가로지른일본노동·독서사의결정적장면들

서장|“〈퍼즐앤드래곤〉은할수있어도,책은못읽겠어!”
이책은영화〈꽃다발같은사랑을했다〉(사카모토유지각본)의한장면에서출발한다.야근에쫓기는영업사원무기는퇴근후스마트폰게임〈퍼즐앤드래곤〉은즐기면서도,다키구치유쇼의소설『가지의반짝임』은펼쳐보지도못한다.같은시간을〈퍼즐앤드래곤〉에는쓸수있는데독서에는못쓰는이유는대체뭘까?이모순의간극을추적하는것이이책전체의출발점이다.

1·2장|메이지시대·다이쇼시대:‘자기계발서’와‘교양’이라는쌍둥이의탄생
일본에서노동이오늘날의형태에가까워진것은메이지시대(1868~)다.새로운국민국가는신분이아니라노력으로출세하라고선언했고,새뮤얼스마일스의『자조론』은메이지최대의베스트셀러가된다.자기계발서가곧‘성공한남성’의표상이된시대였다.국가는청년들에게‘입신출세’를추구하라고부추기고,청년들은‘수양(修養)’이라는이름의자기계발에매달리게된다.이시대‘입신출세의수단으로서의교양’은100년이지난오늘날‘효율을중시하는교양’담론과정확히포개진다.

3·4장|쇼와전전·전중그리고1950~60년대:‘엔본(円本)’과‘비즈니스맨’의베스트셀러
간토대지진(1923)이후도산위기에몰린가이조샤가던진‘1엔전집’도박은일본출판사상최대의도박이자,‘사놓고안읽는책(적독)’이라는풍경의시작이었다.‘책’이‘인테리어’가되어버린시대를거쳐,이윽고전후고도경제성장기(1950~60년대)에는책이더이상무쓸모한교양이아니라‘비즈니스에쓸모있는도구’가되었다.자기계발서의원형은1960년대에이미완성되어있었던셈이다.

5·6장|1970~80년대:시바료타로의문고본,그리고‘커뮤니케이션능력’의등장
주6일제시대의샐러리맨들은출퇴근전철에서시바료타로의『언덕위의구름』을읽었다.텔레비전과결합한‘텔레셀러’가등장하고,출판은사상최대의호황을누린다.1980년대버블경제는다와라마치의단가집『샐러드기념일』,무라카미하루키의『노르웨이의숲』등1인칭‘나’의이야기를200만부,350만부씩쏟아냈다.동시에잡지《빅투모로》가부추긴‘커뮤니케이션능력’이라는신어가등장한다.노동자에게요구되는것이‘교양’에서‘처세’로옮겨간결정적순간이다.

7·8·9장|1990~2000년대:‘노이즈없는정보’가‘노이즈투성이의독서’를밀어내다
이책의분석이가장날카로워지는대목이다.1990년대버블붕괴이후일본사회는신자유주의로빠르게재편된다.‘내면의시대’가저물고‘행동의시대’가도래하며,자기계발서가베스트셀러순위를점령한다.사회학자마키노도모카즈의분석을빌려,저자는자기계발서의본질을“노이즈를제거하는태도”로정의한다.2000년대인터넷이가져온‘노이즈없는정보’는,‘무엇이다가올지모르는미지를받아들이는’독서와정면으로충돌한다.
정보사회가도래하고사람들의노동방식이변화하면서,자신이의도하지않은지식을머릿속에넣을여유가없는사람들이늘어갔다.책한권을끝까지따라가는일은점점더‘비효율적인짓’이되어간다.

종장|‘전신전령(全身全靈)’을그만두지않겠습니까
이책의결론은단순하지만,그어떤처세매뉴얼보다도묵직하다.저자는한병철의『피로사회』와미국노동철학자조너선말레식의『번아웃의종말』을경유해,일본사회가신봉해온‘전신전령(全身全靈)’의노동,즉몸과영혼을통째로일에갈아넣는미덕과결별할것을제안한다.사회학자우에노지즈코가‘여성의노동방식’으로표현한‘반신(半身)으로관여한다’는자세를모든노동자의새로운표준으로삼자는것이다.‘반신사회’란,어느누구도번아웃되지않고,어느누구도중도탈락하지않으며,인종·연령·젠더가다양한다수가일을분담하는사회다.그리고그것이곧‘일하면서책을읽을수있는사회’의다른이름이다.본문마지막문장은이렇다.“반신으로일하자.그게가능한사회를만들자.이게바로이책의결론이다.”


발매1주만에10만부,누계35만부
현지독자들이열광한‘이시대의노동·독서보고서’

2025년제17회신서대상수상
2024년제2회서점원이뽑은논픽션대상수상
2024년오리콘·닛판·토한신서부문연간베스트셀러1위
2025년기노쿠니야인문대상20253위
2025년키노베스!5위
2025년독자가뽑은비즈니스서그랑프리교양부문1위
2025년오디오북대상비즈니스서부문대상
2025년라쿠텐코보전자책어워드신서부문대상

이책의원서『なぜ働いていると本が読めなくなるのか』(슈에이샤신서,2024)는2024년4월17일발매후단1주만에10만부를돌파했고,2026년에이르러누적발행부수는35만부를넘어섰다.일본신서(新書)시장의침체가장기화되는가운데이뤄낸이례적인성과다.
일본사회가이책을‘올해의신서’로뽑은이유는한사회의노동·독서풍경을진단하는정밀함에있었다.그렇다면이진단이가장절실한사회는어디인가.한국이다.한국의성인종합독서율(38.5%,2025년)은일본의‘성인60%이상이한달에책한권도읽지않는다’는통계(문화청,2024년)와같은곡선을그리고,연간노동시간은일본보다길다.‘조용한사직’과‘일잘러’담론이동시에유행하는사회,자기계발서시장은커지는데인문서시장은위축되는사회.이책의진단이한국독자에게더깊이박힐수밖에없는이유다.

독자가사라진시대,책의현장에서먼저읽어야할책
서점원이가장먼저알아보고,출판계가자신의역사로읽었다

일본에서이책을가장먼저알아본것은평론가도학자도아닌,서점원들이었다.이책은2024년'서점원이뽑은논픽션대상'을수상했다.매일매대앞에서'책이팔리지않는시대'를몸으로체감하는사람들이,바로그이유를해명한책에스스로상을건넨것이다.신서시장의장기침체속에서기록한누계35만부라는숫자는하나의역설을증명한다.독자가책을떠난이유를정면으로다룬책을통해,떠났던독자가돌아왔다는것.
이책에서저자가지난한노력을통해추적하는150년의역사는그자체로출판·서점의사회사이기도하다.간토대지진이후도산위기의출판사를살린'엔본'도박,출퇴근전철이키운문고본시장,텔레비전이만든'텔레셀러',그리고자기계발서가서서히매대를점령해온과정까지.책을만들고파는사람이라면이책의목차에서자기산업의어제와오늘을발견하게된다.'무엇이팔렸는가'의기록을넘어'왜하필그것이팔렸는가'를노동의역사로해명한다는점에서,이책은업계인에게가장정밀한시장분석서로도읽힌다.
성인종합독서율38.5%.이숫자앞에서문체부의독서진흥캠페인에서도서관의프로그램기획,서점의매대큐레이션과직장인독서모임까지-'책읽는사회'를말하는모든자리는이제하나의반박에부딪힌다."시간이없는데어떻게책을읽어요?"이책은그반박을뒤집는논리를제공한다.문제는시간이아니라노동이우리에게심어놓은'읽는태도'라는것,따라서독서진흥은개인의결심이아니라일하는방식의전환과함께설계되어야한다는것.저자는성실하고치밀한논의를통해책읽는사회를만드는일이곧일하는방식을바꾸는일과맞닿아있음을보여준다.
일본에서이책이서점원·독자·평론가의상을모두휩쓴것은,책의생산자부터최종독자까지독서생태계전체가이논리를기다려왔다는방증이다.독서의위기를말하는사람은많지만,그위기의계보를밝힌책은이책뿐이다.책의미래를고민하는모든현장-출판사,서점,도서관-에가장실질적인화두를던지는텍스트다.


이책이도착해야할,한국독자들의시간

야근을끝내고돌아온저녁.침대머리맡에는‘이번주에는꼭펼치자’다짐했던책이지난주의페이지에그대로멈춰있다.손은책대신스마트폰을집어든다.알고리즘이들이미는“퇴근후에도책을읽는사람들”의영상을한참내리다,익숙한문장이떠오른다.‘나는왜이렇게게으르지.’
『책읽고싶어서회사를그만뒀습니다』는정확히그문장을향해말을건넨다.그리고단호하게부정한다.당신이게을러서가아니다.일이,당신의책을가져갔다.
학창시절분명책을좋아했던사람들이있다.시험이끝난날도서관에서빌려온소설을새벽까지읽다잠들던자신을기억한다.회사에들어간첫해,어느순간그자신은사라졌다.시간이없는것은아니다.출퇴근지하철,잠들기전30분,주말오전.시간은있는데책장이넘어가지않는다.두줄을읽으면눈이감긴다.이풍경은책에만머무르지않는다.누군가에게는보고싶었던영화,다시잡지못한악기,부모님과의통화,친구와의약속일것이다.우리를우리답게만들어주던것들이일과함께사는동안손에서빠져나간다.저자가이책에적은한문장,“당신의‘문화’는‘노동’에의해착취당하고있다”라는말이가장깊게박힐자리는,어쩌면일본보다한국일지도모른다.
이책이한국독자에게건네는것은책망도,처방전도아닌한가지단순한인정이다.당신은게으른적이없다.다만너무오래‘전신(全身)’으로일해왔을뿐이다.그리고그‘전신’을내려놓는첫걸음으로저자가권하는것은거창한사회운동이아니다.내삶의모든것을‘일’에바치기를,그래야만한다는강박을내려놓는것,단지‘오늘밤침대머리맡의책을한페이지만더읽어보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