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의 운명 (철학의 역사 | 양장본 Hardcover)

장소의 운명 (철학의 역사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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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저자는 이 책에서 서양 철학사에서 '장소'라는 개념 혹은 아이디어를 어떤 식으로 간주해왔는지에 대한 하나의 지성사, 다시 말하면 장소에 대한 철학적 사색의 역사를 시도한다. 1부에서는 먼저 신화나 종교의 창조 서사를 검토한다. 시각은 태초의 장소의 원초적 성격을 식별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 다음에는 《티마이오스》에 나타난 플라톤의 준신화적 우주론뿐 아니라 《자연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장소를 세세하게 다룬 것에도 주목한다. 2부에서는 헬레니즘 및 신플라톤주의사상부터 중세 및 르네상스의 사유에 이르는 매력적이면서도 굴곡진 도정을 따라간다. 3부에서는 가상디부터 칸트에 이르기까지 장소와 공간에 대한 근대 초기의 이론을 상세히 살펴본다. 마지막 4부에서는 위의 과정을 토대로 근대 후기 및 탈근대 사상가들 사이에서 장소ㅡ더 이상 공간이나 시간에 종속되지 않는ㅡ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는 현상을 탐구한다.
저자

에드워드S.케이시

저자에드워드S.케이시(EdwardS.Casey)는미국의철학자로,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예일대학교,캘리포니아대학교샌타바버라캠퍼스,신사회연구원,에모리대학교등에서학생들을가르쳤다.1991∼2001년스토니브룩대학교철학과학과장을지냈으며,2009∼2010년에는미국철학협회(동부지구)회장을역임하기도했다.전문분야는현상학·심리철학·미학·정신분석이론으로,최근에는장소및공간의조사를비롯해서표현양식으로서풍경화와지도,윤리학,느낌과감정,인식철학등을연구하고있다.현재스토니브룩대학교철학과특훈교수이다.주요저서로TheWorldataGlance(2007),Earth-Mapping:ArtistsReshapingLandscape(2005),RepresentingPlace:LandscapePaintingandMaps(2002),GettingBackintoPlace:TowardaRenewedUnderstandingofthePlace-World(1993;2009),Remembering:APhenomenologicalStudy(1987;2000),Imagining:APhenomenologicalStudy(2000),SpiritandSoul:EssaysinPhilosophicalPsychology(1991)등이있다.

목차

감사의글
서론:사라져가는장소

1부공허에서그릇으로
01공허를회피하다:태곳적패턴
02모태를지배하다:《에누마엘리시》와플라톤의《티마이오스》
03포함자로서장소:아리스토텔레스의《자연학》

2부장소에서공간으로
간주
04헬레니즘및신플라톤주의사상에서공간의출현
05무한공간의상승:중세및르네상스의사색

3부공간,지고(至高)의자리에오르다
막간
06절대적인것으로서근대공간:가상디와뉴턴
07연장적인것으로서근대공간:데카르트
08상대적인것으로서근대공간:로크와라이프니츠
09사이트와점으로서근대공간:위치,팬옵티콘,순수형식

4부장소의재출현
이행
10신체를경유하여:칸트,화이트헤드,후설,메를로퐁티
11우회해서장소로나아가기:하이데거
12지금장소에얼굴부여하기:바슐라르,푸코,들뢰즈와가타리,데리다,이리가레이

종론:재발견된장소

찾아보기
<로컬리티번역총서>를펴내며

출판사 서평

“장소(Place)”의지위회복과그전성시대

책을받아드는순간엄청난분량에놀랄것이다.하지만내용이일목요연하고서양철학사를어느정도이해하는사람이라면그리어렵지않게읽어나갈수있다.
저자는이책에서서양철학사에서‘장소’라는개념혹은아이디어를어떤식으로간주해왔는지에대한하나의지성사,다시말하면장소에대한철학적사색의역사를시도한다.이를위해1부에서는먼저신화나종교의창조서사를검토한다.시각은태초의장소의원초적성격을식별해내는데초점을맞춘다.그다음에는《티마이오스》에나타난플라톤의준신화적우주론뿐아니라《자연학》에서아리스토텔레스가장소를세세하게다룬것에도주목한다.2부에서는헬레니즘및신플라톤주의사상부터중세및르네상스의사유에이르는매력적이면서도굴곡진도정을따라간다.3부에서는가상디부터칸트에이르기까지장소와공간에대한근대초기의이론을상세히살펴본다.마지막4부에서는위의과정을토대로근대후기및탈근대사상가들사이에서장소―더이상공간이나시간에종속되지않는―에대한관심이되살아나는현상을탐구한다.

이렇게책의구성을머리에설명하는것은앞서말했듯이책이하나의지성사라는사실을밝힘과동시에‘장소’라는개념이역사적흐름에따라어떻게변주되어왔는지,특히‘공간’및‘시간’과의관계를어떻게형성해왔는지를일부라도먼저보여주기위해서다.실제로‘장소’라는개념은‘공간’,‘시간’,‘경계’등의개념과유기적관계속에서살려볼때한층더명확해진다.
사실오랫동안‘장소’라는개념은대중이나전문가들사이에서잊진존재였다.‘장소’는우리에게너무나친숙하고우리와늘함께있으며,그렇기때문에더당연시되고,그래서특별히고찰할만한가치가없는것처럼여겨졌기때문이다.그럼에도존재한다는것은,즉어쨌거나실존한다는것은어딘가에존재한다는것이고,어딘가에존재한다는것은어떤종류의장소안에있다는것을말한다.아리스토텔레스는이사실을인정했다.그는‘어디’를무릇실체라면반드시갖춰야할열가지기본범주중하나로간주했으며,자신의《자연학》에서장소를일관되고명확하게설명했다.그의논의로촉발된논쟁은오늘날까지도계속이어지고있다.예컨대하이데거는어떤장소안에있다는것이‘세계내존재(being-in-the-world)’에게무엇을의미하는가와관련해아리스토텔레스와맞선다.나아가더최근들어뤼스이리가레이는성차(性差)의윤리학에본질적인것으로서아리스토텔레스의장소개념으로되돌아갔다.아리스토텔레스와이리가레이사이에는장소에관해사색하고,가르치고,글을써온2000년이상의시간이뻗어있다.아울러이기간은이암블리코스대플로티노스,쿠사누스대브루노,데카르트대로크,뉴턴대라이프니츠,바슐라르대푸코처럼다양한논쟁상대를모두품고있다.
장소에대한관심은이처럼끊임없이이어져왔지만,그역사는사실상거의알려져있지않다.그도그럴것이이러한역사가지금까지은폐되어왔기때문이다.
그렇다면장소의역사가은폐되어온이유는무엇인가?그이유는장소가추정상절대적인것으로여겨진다른용어들,특히시간과공간에종속되었기때문이다.6세기의필로포노스를필두로14세기의신학그리고무엇보다17세기의자연학에서그정점에도달하기까지장소는계속해서공간에흡수되었다.그결과장소는공간의단순한‘변용modification)’으로간주되기에이른다.18세기와19세기를거치면서사태는더욱악화해장소가시간에도종속되고만다.공간조차‘외감(outersense)’의형식으로시간규정에종속되었다.장소는여러소재(所在,location),즉물리적존재의운동이발생하는소재로환원됨으로써시간중심주의시대에시야에서거의전적으로사라져버렸다.이러한시간중심주의는헤겔이래로마르크스,키르케고르,다윈,베르그송,윌리엄제임스의영향아래지난200년간철학을지배해왔다.
그렇다면장소는완전히사라져버렸는가?역설적인말이지만,저자는“장소가‘거의전적으로’사라졌다”고말한다.이는장소가결코사라지지않았다는말이기도하다.하이데거식으로말하자면,은닉된부분이있다는것은적어도부분적으로은닉되지않은게있다는걸함축한다.이지점에서저자는다음과같이말한다.“장소의은닉된역사를밖으로끄집어냄으로써나는장소가늘그랬던것은아니지만상당히중요한의의를부여받아왔다는점을보여주고자한다.”그렇다.이제서구철학의텍스트속에묻혀있는장소의위치를바깥으로끌어내야한다.즉장소를텍스트라는무덤에서파내그위치를회복시켜야한다.
장소의개념에핵심적역할을제공한것은항상물체였다.이를테면플라톤의《티마이오스》는코라(ch?ra)라는공간을중시하면서도,결국에는물질적사물을위해일정한장소를창조하는것으로끝난다.필로포노스는공허한차원이라는아이디어에사로잡혀있었음에도,3차원공간은사실상늘장소로가득차있다고주장한다.데카르트에게세계는연장된공간이었지만,그세계내부에서용적과위치의형태로장소에어떤여지를찾아낸다.칸트조차“우주적방역(cosmicregions)”이라일컬은것을구성하는데장소에특권을부여한다.약150년후화이트헤드,후설,메를로퐁티,이리가레이등의연구에서나타나는20세기의장소개념에서도마찬가지다.
물체와장소의관계는통제와물체의크기에따라규정된다.특히이때20세기철학자들에게중요한문제로거론되는것이신체와장소의관계인데,그것도특히여성의신체와장소의관계다.“장소는살아있는유기체와특히체험된인간신체와관련해고찰되었다.이는단순히우리로하여금인간특유의장소경험을더잘설명할수있는입장에서게끔하는데그치지않는다.그것은장소자체에대해신선한시야―우리로하여금장소의한계뿐만아니라그범위도파악할수있도록해주는시야―를활짝열어주는한편,무한‘공간’과크로노미터적‘시간’에대한근대의쌍둥이강박관념아래가라앉아버린,장소화의구체적양상들에대한새로운관심을수면위로끌어올린다.”그절정에이리가레이가있다.그녀의경우,처음에는한계지어진관점처럼보이는것이주목할만한범위를갖는것으로드러난다.실제로젠더화한/성화한(gendered/sexed)신체는신적인차원은물론이고문제투성이인양성간관계까지포함하는‘더욱커다란싸개,더욱광대한지평’에가닿는다.그리하여마침내장소는이미알고있는보편우주의경계에까지그리고그너머에까지길게이어져있다는견해를갖게한다.이리가레이에의해초래된신체로의포스트모던적전환은근대후기의통찰을더욱확장?심화시킨다.

저자가직접밝힌이책의목적은“현대서양사상에너무나깊이잠들어있는장소라는개념을깨워그것이다시한번철학적논의의밝은볕을쬐도록해주는것”이다.하지만장소는여전히은닉되어있다.따라서이시점에서장소의운명을찬찬히사고한다는것은새로운긴급상황을상정하고,새로운전망을향하는것이다.은닉되어있는장소의역사를벗겨내는것은‘장소-세계’로돌아가는길,심지어끝까지완강하게저항하는영역에서조차장소의부흥을만끽하는길을찾아내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