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총4부로구성되어있다.
1부‘과학자되기’는중학생때우연히선생님의권유로과학반에들어가과학자의꿈을키워가는시기부터대학에서전공을찾아가는과정을거쳐박사후연구원까지를다룬다.
저자가다니던식물학과는학부전학년,대학원생,교수가봄가을로한해에두번채집여행을떠났다.저자는2학년2학기바닷가채집여행에서바닷가웅덩이를처음보았다.조그만물웅덩이에말미잘,삿갓조개,아주조그만해조류가붙어있었다.해조류는모래사장에서는자라지못하고,단단한바위가있어야그위에터를잡고자란다.채집여행이끝나면실험실로돌아가흐르는수돗물에포르말린을씻어낸뒤해조류각각의이름을찾고표본을만들었다.저자는대학원선배들이실험용으로키우던홍조류를일부분양받았다.그때비단잘록이를만났고,그걸연구해박사학위를받았다.
2부‘과학하기’는과학자로서자세,연구과정,연구성과,과학자의고충과더불어즐거움까지과학자의삶을다룬다.실험실에서꼼짝하지않고실험만할것같지만과학자는학회를참석하고자연현장을탐방하기도한다.
저자는강연에서“과학자는∼이다”라는질문을던지곤하는데,다양한답변이나오지만알려지지않은사실을탐구하거나궁금한것을해결하는사람이라는의견이많다고한다.
과학은불변하는진리를밝혀내는학문이아니다.과학은진리와같은절대적가치를연구대상으로삼지않으며,실험이나논리적분석으로검증할수있는대상을연구한다.과학은비록완전하지않더라도데이터로증명할수있어야한다.과학은결코완벽하지않다.분석방법과기술이발전하면더정확한데이터가나오고,자연현상에대한우리의이해는좀더정교해진다.
과학의또다른미덕은아무리애송이더라도대가의의견에의문을품을수있다는것이다.권위에의문을품고도전할수있는곳이과학의세계다.따라서과학자는“정말그럴까?”라고끊임없이질문을던져야한다.
3부‘여성이자엄마로서’는여성이고엄마로서겪는어려움과고민을전해준다.
이공계에서직업을갖는여성과학자는지금도그렇지만당시에는더드물었다.여성에대한편견은공고했고,특히결혼과출산,육아를책임져야하는엄마에게는냉혹하기까지했다.여성과학자는아예자신의능력과인성을보여줄기회조차얻기힘들었다.
그런시절,뜻하지않은임신으로방황하던저자는우연히여성에게만지원하는연구비를발견했다.‘한국연구재단’에서주는‘유망여성과학자지원과제’였다.이는국가에서연구비로여성과학자에게3년간월급을지원할테니,여성과학자를한번써보고기회가되면정직원으로고용해달라는프로그램이었다.이렇게한국해양연구원에비정규직으로취직했다.연구소에소속된다는것은하고싶은연구가아니라해야하는연구를하는직장인이된다는의미였다.
출산은육아를동반하고,이는많은직장여성의경력을단절시키는원인이기도하다.엄마로서저자는아기돌보미,친정부모님,놀이방과유치원을전전하게된다.더큰문제는아이가초등학교에입학하면서부터다.방과후돌봄교실시범사업이시작되어혜택을받았으나학교에서오후6시까지아이를봐주는시스템으로퇴근하고가면7시가넘기때문에돌봄교실이후에학원을다니거나또다른방법을찾아야한다.엄마가직장생활하며아이를키우는일은정말쉽지않다.저자는6개월간파견근무를한적이있는노르웨이의시스템을참고해우리에게맞는제도를도입하길희망한다.
4부‘극지연구소연구원으로서’는북극다산과학기지소개,진행하는연구와프로그램,그곳의생활을들려준다.
북극은남극과달리주권국(러시아,캐나다,덴마크,미국,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아이슬란드)이있다.이들이북극이사회(ArcticCouncil)를만들고,다른국가는회원으로끼워주지않는다.다른나라는옵서버로회의를참관할수있을뿐이다.우리나라는2013년옵서버자격을얻었다.
북극다산과학기지가문을연2002년저자는한국해양연구원에정규직으로채용되어,해양자원연구본부의‘해양미생물다양성연구사업단’에소속되었다.2003년에다산과학기지에서연구를시작했는데,실용성의테두리안에서이용가능한미생물만찾느라북극을있는그대로보지못한아쉬움을드러낸다.
무엇보다안타까운일은다산과학기지에서대부분의연구가일회성으로그쳤다는점이다.저자는하찮고사소해보이는것이라도꾸준히할수있는연구분위기가조성되어같은연구를30년,50년계속할수있는날이오기를희망한다.
북극하면흔히‘춥다’고생각하지만주로여름(다산과학기지의경우여름에0∼5도)에가기때문에추위는견딜만하고,정말힘든것은따로있다고한다.바로북극곰이다.다산과학기지가있는스발바르제도에는약300마리의북극곰이사는데,북극권최고의포식자다.그래서기지가있는과학기지촌을벗어나려면반드시총을들고다녀야한다.하루종일연구현장에나갈때는점심으로샌드위치를싸가곤하는데,재료에서햄이나고기는뺀다.혹시라도북극곰이냄새를맡고올지모르기때문이다.
북극곰보다더괴로운것은모기떼로북극모기는떼로몰려다녀서양봉모자나벌레막는모기장옷을입고다녀야할정도다.또북극에서는화장실이없어가장기본적인용변을보는일조차특별한일이되고,현장에서채취한무거운토양이나암석샘플을보트가없어등에지고기지까지한두시간씩걸어가는일도여간힘든일이아니다.
하지만“기지주변을어슬렁거리는북극여우와여유있게풀을뜯는순록,그리고깨끗한공기와완전한고요함…….이런것들이있어북극탐사의힘든시간을잊고또다시북극으로향하게된다”는저자는곧또다시노르웨이로떠날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