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고미술 컬렉션과 한국미 인식 | 양장본 Hardcover)

명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고미술 컬렉션과 한국미 인식 | 양장본 Hardcover)

$19.73
Description
고려청자는 언제부터 한국 미술의 대표 명품으로 자리 잡았고,
〈세한도〉는 어떻게 조선시대 걸작 중 하나가 되었을까?
“〈세한도〉는 잘 그린 그림일까?” 저자는 때때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 어떤 이는 당황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세한도〉를 좋아하고, 조선시대 최고의 문인화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고려청자, 백자 달항아리, 조각보, 민화 등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은 어떤가. “고려청자는 언제부터 한국 미술의 대표 명품으로 자리 잡았을까?”
이 책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한다. 지금 우리가 열광하는 고미술 문화재들이 과연 어느 시기에 어떤 과정을 거쳐 한국 미술의 명작으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제작 당시에는 최고 미술품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일상용품이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일상용품이던 것들이 언제 어떻게 미술품으로 대접받게 되었는지, 더 나아가 고미술과 문화재가 어떻게 명작의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는지, 고미술과 문화재를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수용하는지, 이 책은 그런 점을 컬렉션의 측면에서 들여다본다.
컬렉션은 수집 행위와 수집품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우리는 대부분 박물관·미술관에서 컬렉션을 만난다. 따라서 박물관·미술관은 가장 각광받는 문화공간이 되었다. 그렇다면 박물관·미술관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미술품·고고유물 등의 컬렉션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구성하고 지탱하는 핵심 요소다. 컬렉션을 보관하고 감상하기 위해 박물관과 미술관을 세우고 그 박물관과 미술관을 더욱 풍요롭고 내실 있게 만들기 위해 컬렉션 행위가 이뤄진다. 박물관·미술관에 대한 이해나 연구는 기본적으로 컬렉션을 전제로 한다.
컬렉션에 대한 이해나 연구는 박물관·미술관, 문화재, 고미술 등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그동안 미술사학이나 고고학 분야의 문화재 연구는 대체로 생산자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작품을 만든 이는 누구이고 어떤 계층이며 어떠한 시대적·경제적·문화적 상황에서 창작했는가 하는 시각에서 말이다.
반면 컬렉션 연구는 수용자와 향유자 중심으로 시점을 이동시킨다. 누가 그 작품을 사용하고 향유했으며 수집하고 감상했는지, 특정 장르나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수집하는 유행은 왜 일어났는지, 수백 년 뒤 그 작품을 수집해 거래하고 그것을 통해 돈을 번 사람은 어떤 계층이었는지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더불어 컬렉션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또 어떻게 활용되고 관람객이나 대중과 만나는지, 이것이 박물관·미술관 연구나 미술사 연구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의 영역까지 나아간다. 즉 박물관·미술관, 컬렉션, 수용자 등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바라본다.

이 책은 저자가 고고미술사를 전공하고 일간지 문화부에서 오랫동안 고미술 문화재 담당 기자로 근무하면서 많은 작품을 직접 찾아 나서고 향유하고 연구한 결과물이다. 여기서 저자는 한국 근현대기의 고미술 컬렉션의 본질적이고 고유한 특성, 컬렉션 형성 과정에서의 시대적·사회적·문화적 의미, 박물관·미술관이라는 제도와 공간을 통해 사람들이 컬렉션을 어떻게 만나고 수용 과정에서 무엇을 느끼고 인식하는지를 고찰한다. 특히 컬렉션 수용을 통한 미적 인식 또는 한국미 인식에 대한 성찰이 돋보인다.
저자

이광표

서울대학교고고미술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국문학과에서공부했다.1993년동아일보에입사해2018년까지많은시간을문화부에서고미술문화재담당기자로일했으며,정책사회부장·오피니언팀장·논설위원등을지냈다.홍익대학교대학원미술사학과(석사과정),고려대학교대학원문화유산학협동과정(박사과정)을졸업했다.동국대학교,국민대학교,동덕여자대학교,중앙대학교에서문화재학,박물관·미술관학,한국미술사등을강의했다.현재서원대학교교양대학교수로재직중이다.문화재청문화재위원(근대분과)·서울시한양도성자문위원·서울역사박물관과성북구립미술관의운영자문위원을맡고있으며,대중이고미술문화재를수용하고기억하고미감을느끼는방식에관심을갖고있다.지은책으로《그림에나를담다》《한국의국보》《명품의탄생》《손안의박물관》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왜컬렉션인가
단원과혜원을만나는법
관점의문제:생산자에서수용자관점으로
논의의방향
고미술컬렉션의연구현황

2고미술컬렉션을보는시각
수집과컬렉션
고미술컬렉션과박물관·미술관
컬렉션의전시
컬렉션을통한미적인식과사회적기억
컬렉션의수용과소통

3고미술컬렉션의흐름
조선후기:컬렉터로서자의식형성
일제강점기:근대적시스템과식민지이데올로기의경합
광복이후:박물관·미술관문화의위상구축

4고미술컬렉션의수용
수장·전시공간에대한인식
유통과매매의활성화
박물관·미술관과전시문화의형성
기증을통한컬렉션의사회적수용

5고미술컬렉션을통한한국미재인식
우리는한국미를어떻게인식하는가
고려청자:식민지시대청자컬렉션의역설
조선백자와소반:아사카와형제의한국사랑
백자달항아리:컬렉터김환기의문학적명명
까치호랑이민화:조자용컬렉션과88호돌이의탄생
얼굴무늬수막새:기증으로되살아난신라의미소
조각보:허동화컬렉션과일상속한국미
재일한국인컬렉션의세가지존재유형과미학

6명작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
일상의미술화
한국미재인식과새로운기억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컬렉션이란
컬렉션은무언가를선택해수집한결과물이다.무언가를수집한다는것은동시에무언가를배제한다는의미다.따라서수집과정자체가수집대상에대한가치부여라고할수있다.무언가를선택하고배제하는과정은무작위적이거나즉흥적으로이루어지지않으며수집가의의도와철학이반영된다.또수집대상에얽힌스토리와아름다움을기억하겠다는의지의표현이기도하다.기억은행여개인적내용이라고해도사적인동시에집단적·사회적이다.

박물관·미술관:핵심은컬렉션
컬렉션은개인의수집에서출발하지만박물관·미술관이라는제도와공간을통해사회적으로공유될때,진정한의미와가치를획득한다.
박물관·미술관의핵심은역시컬렉션이다.고미술이든근현대미술이든박물관이나미술관이작품을수집해소장하고전시하는과정에는가치관이나철학적시각이개입한다.한작품이,한고미술품이박물관·미술관에소장된다는것은미적오브제이상의의미를갖는다.특정대상을수집하는것은박물관·미술관의존재이유를좀더공고히하고정체성과가치,의미를구현하는데중요한역할을한다.또한소장경위와상관없이현재소장하고있는컬렉션의내용이나성격이박물관·미술관의목표나운영방안등에지대한영향을미친다.이런의미에서컬렉션은박물관·미술관의정체성을결정한다고말할수있다.
박물관·미술관의전시는단순히소장품을전시실진열장에배치하는것이아니다.동시대의다른박물관·미술관의관심사항이나수집또는전시의트렌드와관계를맺기때문이다.이를통해컬렉션은문화사의영역에편입되어당대의문화를대표하게된다.

문화로서고미술컬렉션:컬렉션의역사
우리역사에서고미술컬렉션이활성화하면서하나의문화로자리잡기시작한것은조선후기18∼19세기부터다.조선후기고미술컬렉션은근대기컬렉션문화의형성과정착에적지않은영향을미쳤다.하지만기존의연구는조선후기고미술컬렉션과근대기(일제강점기)의고미술컬렉션을연속선상에서바라보지않고단절해접근하는경향이있었다.그에반해이책은조선후기컬렉션의전개와특성이일제강점기로어떻게이어졌는지를고찰함으로써우리근현대기고미술컬렉션의역사적흐름을구체적으로파악할수있음을역설한다.
통일신라나고려시대에도서화수집이이뤄졌지만본격적인수집행위는조선시대들어시작되었다.조선전기의서화컬렉션을주도한계층은왕실로,어진(御眞)·어필(御筆)을비롯해중국서화,당대조선의명망있는서화가들의작품을수집했다.왕실은수장목록을작성하고정기적으로포쇄(曝?)하는식으로관리했다.현재확인가능한가장오래된왕실서화수장목록은신숙주가1472년성종의명에따라만든《영모록(永慕錄)》이다.그러나궁궐화재로대부분소실되고현재까지전하는수장목록은대부분18세기이후에작성된것이다.개인컬렉션도이루어졌는데,세종의셋째아들안평대군이용의컬렉션이대표적이다.
조선후기고미술컬렉션문화의한특징은개인적수집활동이활발해졌다는점이다.고동서화수집은18세기조선시대문화예술분야의두드러진특징가운데하나다.18세기경화세족에서시작된수집열풍은교양있는중인층으로확산되었고여항문인의중요한문화취미활동이되었다.수요계층의확산으로고동서화의수집과유통은19세기에더욱활발해졌다.
조선후기에하나의문화로형성된고미술컬렉션은근대기로접어들면서새로운상황에직면했다.자생적으로형성된조선후기의고미술컬렉션문화가식민이데올로기에의해타율적으로이뤄질수밖에없었기때문이다.일제강점기고미술컬렉션에서가장두드러진현상은이왕가박물관이나조선총독부박물관과같은공공박물관의컬렉션이등장했다는점이다.두박물관은모두식민시대침략의산물이다.하지만이왕가박물관은우리나라최초의근대적박물관이고,두박물관컬렉션이현재국립중앙박물관컬렉션으로이어졌다는점에서의미가크다.
광복이후국내의고미술컬렉션은새로운전기를맞았다.일제강점기에벌어졌던고미술컬렉션과박물관·미술관문화의왜곡,민족문화의위기,문화재약탈과해외유출등정치적상황으로인한부담에서자유로워졌기때문이다.이때고고학적발굴이증가하면서출토유물이박물관의주요컬렉션으로자리잡는데,그중가장두드러진것이1970년대고분출토유물이다.이시기무령왕릉발굴(1971),천마총발굴(1973),황남대총발굴(1973∼1975)등대형고분의발굴이잇따라이뤄졌다.

컬렉션의기증:사적영역에서공적영역으로
근현대기고미술컬렉션역사의가장큰특징은컬렉션의기증이다.일제강점기에처음시작된컬렉션의기증은광복이후폭넓게확산되었고2000년대이후엔고미술컬렉션문화의두드러진양상으로자리잡았다.기증은대부분공공박물관에기증하는형식으로이뤄진다.
고미술컬렉션을기증하는것은컬렉션이사적영역에서공적영역으로진입하는상징적예다.공적영역으로발전한다는것은컬렉션의수용과정에서중요한의미를갖는다.개인의사적컬렉션이기증을통해공공박물관등에서대중과만날수있기때문이다.이를통해유물의아름다움뿐만아니라유물속에담긴사연,시대적배경과문화적맥락,컬렉터의수집과정과컬렉션에얽힌스토리까지모두공유하게되는것이다.수용자들은그것을만나고기억한다.그기억을다시공유하면서그기억은집단화하고사회화하여후대에전승된다.기증한컬렉션뿐만아니라기증행위,컬렉터의추억까지또하나의문화재가되어사회적기억으로재탄생하는것이다.

고미술컬렉션의수용과미적인식
어떤대상을미적으로인식하거나어떤대상의미적가치를인식하는것은그대상을욕망할때가능하다.즉미적인식은미적가치에대한인식이다.가치를평가하고인식한다는것은가치를평가하는사람의필요나욕망의관계에서만이해될수있다.이는욕망할대상이있어야한다는말이기도하다.
한국미에대한인식도마찬가지다.먼저대상이있어야한다.하지만한국적미감을지닌어떤대상이있다고해도그것의아름다움과가치를욕망하지않으면미감을인식할수없다.이는미적가치를느낄만한대상이있어야하고그것을인식하게만드는계기(욕망)가있어야한다는뜻이다.이책의5장에서는대중이고미술컬렉션을어떻게수용하고그과정에서한국미를어떻게인식하는지구체적사례(고려청자,조선백자와소반,백자달항아리,까치호랑이,얼굴무늬수막새,조각보)와함께살펴본다.
누군가의집에고려청자와조선조각보가몇점전해온다고가정해보자.누군가는고려청자와조각보를실생활용품으로만사용할뿐미적대상으로생각하지않는다.다른이는그것에서아름다움을느끼고역사적가치를되새긴다.나아가그아름다움과가치를주변사람들에게전파하는이도있다.한개인이고려청자와조각보의아름다움을느끼고그것을주변에널리알린다고하면그것은기본적으로개별적이고주관적인행위다.
그런데고려청자와조각보를다량으로모아놓은컬렉션이있고,이것을박물관이나미술관이라는공간을통해대중에게공개전시한다면상황은달라진다.박물관에서컬렉션을전시하는것은집단적성격을띤다.잘단장된전시공간내진열장을통해감상하는것은집안에서개인적으로감상하는것과차원이다른특별한경험이다.이때비로소사람들은집단적으로고려청자와조각보의미학을느끼고그역사적가치와전승과정을되돌아본다.이를통해고려청자와조각보를한국적미감의하나로인식하게된다.
한국의전통미감을느끼기위해서는고려청자나조각보처럼특정대상을통해야한다.유형이든무형이든특정대상을통해거기담긴한국미에대해미적체험,심미적경험을할수있다.미적체험이개인의차원을넘어집단적·사회적체험으로서의미를획득하려면컬렉션과박물관·미술관이있어야한다.이것이컬렉션과박물관의존재의미다.

책의구성

이책은총6장로구성되어있으며,충실한설명과수십장의원색화보를수록해이해를돕는다.

1장‘왜컬렉션인가’는문제제기,논의방향,고미술컬렉션연구현황,향후연구과제등을개괄한다.
2장‘고미술컬렉션을보는시각’에서는컬렉션의문화적·철학적·시대적의미와가치등을이론적으로고찰한다.이를통해미술컬렉션을어떻게바라보고어떻게이해할것인지,컬렉션과박물관·미술관의관계를어떻게볼것인지에대해성찰한다.여기서강조하는것은컬렉션의공적가치다.컬렉션에담겨있는공적영역은‘수집행위’와‘수집이후대중과의만남’이라는두차원으로구분해볼수있다.궁극적으로수용이라는시각의필요성을강조하는데,수용의시각이왜중요하고효과적인지를이론적으로고찰해다음논의의토대로삼는다.
3장‘고미술컬렉션의흐름’에서는근현대기국내고미술컬렉션의역사적전개과정과그특성을살펴본다.저자는의식적컬렉션행위가시작된때는조선시대이고본격적으로확산한시기는조선후기인18~19세기로본다.따라서고미술컬렉션의역사를조선후기,일제강점기,광복이후로나누어분석한다.수집주체와수집대상이어떻게변해왔고여기에어떠한사회적·문화적의미가담겨있으며컬렉션을바라보는시각의변화에대해서도고찰한다.
4장‘고미술컬렉션의수용’에서는근현대기에사람들이고미술컬렉션을어떻게받아들였는지를다각도로들여다본다.단순히누가어떻게고미술품을수집했는지가아니라그것이당대일반적수용자들에게어떠한영향을미쳤고,그시대의수집문화또는감상문화에서어떤의미를지니는지검토한다.수용의방식이어떻게변해왔고어떠한특징을갖는지도분석한다.
5장‘고미술컬렉션을통한한국미재인식’은이책의핵심이다.먼저한국미를어떻게인식하게되는지를살펴본뒤특정고미술품이언제어떻게한국미의대상으로인식되고나아가명작의반열에오르게되었으며한국미의대표작으로평가받게되었는지를컬렉션의관점에서고찰한다.
6장‘명작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는일상용품이박물관·미술관과만나면서미술품이되고대중은그것을미적감상의대상으로받아들이는과정을그린다.이를통해거기담긴한국적미감을재인식,재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