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논어

공자와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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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공자와 《논어》에 대한 더없는 연구서!
“옮긴이의 글”에서 밝히고 있듯, 역자가 이 책을 번역하기로 마음먹은 첫 계기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논어》 해설서에서 이 책의 문헌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한 덕이었다. 그 이후 공자와 《논어》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면서 여러 저술에서 이 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접하고 마침내 번역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역자는 이 책에 대한 학술적 가치를 어떻게 생각할까? 역자가 직접 쓴 이 책의 학술적 평가는 다음과 같다.

역자가 직접 쓴 《공자와 《논어》》의 학술적 가치

이 책이 지니는 학술적 가치를 구구하게 설명하지는 않아도 될 듯하다. 다만 다음과 같은 점은 꼭 강조하고 싶다. 우선 공자의 생애에 대한 저자의 아주 치밀한 재구성은 단연 독보적이다. 저자 기무라 에이이치는 공자의 출생부터 청·장년기, 노나라를 떠나 50대 후반부터 10여 년간 천하를 두루 돌아다닌 시기는 물론이고, 만년에 고국 노나라로 돌아와 학교를 개설해 제자를 양성하던 시절에 이르는 공자 생 전반의 모습을 다양한 원전을 통해 명확하게 재구성해내고 있다. 그는 사마천 《사기》의 〈공자세가〉 외에도 《논어》, 《좌전》, 《공자가어》 등 공자의 생애에 관련한 여러 원전을 섭렵하고 이를 상호 대조하는 방법을 통해 공자의 생애를 면밀하게 추적하면서 〈공자세가〉 기록이 지니는 한계점 등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공자의 생애 전반에 대한 이토록 치밀한 재구성은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공자와 《논어》》의 학문적 탁월성은 《논어》라는 책의 형성사와 《논어》 각 편의 형성 과정에 대해 치밀하게 문헌학적으로 고증해나가는 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논어》가 성립하게 된 과정에 대해 20세기 일본학계가 이룩한 두 가지 대표적 견해를 비판적으로 계승·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학문적으로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저자가 주목하는 두 가지 학설은 다음과 같다.
하나는 전반 10편 상론(上論)과 후반 10편 하론(下論)이 문체와 사상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상론을 옛날 《논어》로 비정하고 하론은 그 보유로서 후에 덧붙여졌을 것이라는 견해를 주장한 에도 시대 유학자 이토 진사이(伊藤仁齊, 1627∼1705) 외에도, 청나라 최술(崔述, 1740∼1816)의 설을 이어받아 상론 및 하론이 거듭 각각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다는 견해를 내세운 다케우치 요시오(武?義雄, 1886~1966)의 학설이다. 다른 하나는 《논어》는 기원전 3세기 말 전국 시대 말엽에 그 원형이 완성되었고, 대부분 맹자 시대 이후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기에 사실 공자의 말을 그대로 전한 것은 전혀 없다는 견해를 제창한 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 1873~1961)의 학설이다.
저자는 이 양대 학자와 비판적으로 대결한다. 이런 대결을 통해 저자는 《논어》라는 저서가 나름의 일관성을 지니고 있는 저서라는 점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다케우치 요시오와 쓰다 소키치는 《논어》가 공자의 사상과 생애에 대한 진실을 전하는 사료로서 가치를 충분히 평가하지 못했다는 데에서 한계가 있음을 설득력 있게 입증한다. 이는 기무라 에이이치의 탁견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수 있는 이 책의 학술적 가치는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논어》 20편의 각 편을 분석해 각 편 내부를 구성하는 장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연관성을 보여주는 데 기인한다. 이와 더불어 각 편이 어떤 시기에 어느 학파에 의해 편집되었는지를 보여주려는 저자의 노력을 통해 우리는 《논어》의 형성 과정에 대한 귀중한 학문적 통찰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점만으로 이 책의 학술적 의의를 남김없이 다 드러낼 수는 없다. 텍스트를 살아 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은 그 텍스트를 접하는 독자와 텍스트의 생산적 대화라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을 접하는 독자가 공자의 생애 및 《논어》와 관련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를, 그리고 이런 인식의 확장으로 이 책의 생명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