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에도 당신의 책임은 있다 :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작은 실천

어떤 죽음에도 당신의 책임은 있다 :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작은 실천

$18.00
Description
우리의 행동이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가
이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단어는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성이란 말을 그야말로 지속적으로 귀가 따갑게 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지구에 거주하는 인간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요즘 ‘기후 변화’란 단어가 ‘기후 위기’로 바뀌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렇게 끊임없이 기후 변화라는 단어를 들음에도 여전히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이런 질문을 한다는 자체가 큰 문제이고 슬픈 일이다. 하지만 내가 바로 문제의 일부고, 나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로마가 불타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이 나서야 한다.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다. 명확한 생각과 메시지다. 전문 용어만큼 감정적 언어를 잘 구사해야 한다. 나무를 껴안는 사람들(환경보호론자, 일명 외코)은 감정을 구조화하는 것을 배워야 하고, 콩알 세는 자들(경제학자)은 감정의 모호함과 막연함에 대한 반감을 극복해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은 감정적으로 이해하고 스스로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할 때에만 자기 본연의 과제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제란 기후 변화를 줄이거나 돌이키는 것, 세계의 생태계를 지켜나감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는 공동으로 연대해 함께할 때에만 우리 스스로와 세계를 구원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함께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저자

야코프토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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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새로운사례
01외코와콩알세는사람들
02라이프스타일죽음에서킬스코어까지
03킬스코어의과학

2부(범죄)현장
04기후변화
05폐기물
06노동
07익명의소비
08전쟁과분쟁

3부재판과판결
09공소장
10변호
11판결
12작은것들이모여

감사의글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피해자가있는곳엔가해자도있는법.물론이책은가해자가있는죽음을다룬다.소셜미디어피해자몰리의이야기,일본소년의이야기(기후변화가가져온이상고온현상으로말미암아열사병으로사망),모리츠의비극적운명이야기(런던에서사흘밤을쉬지않고일한뒤사망)는특히가슴이아프다.그런데여기서는사람이죽임을당했는데,눈을크게뜨고둘러봐도가해자는도무지보이지않는다.몰리는자살했고,일본소년은열사병으로죽었으며,모리츠는간질발작을일으켰다.정말이들의죽음에아무도관여하지않았을까?아무도책임이없을까?
가해자를찾아나설때에야비로소생태적·사회적측면에서우리의발자국으로우리가어떻게사람을죽일수있는지를이해할수있다.따라서저자는직접마트에가서식료품을구입할것인지온라인으로주문하고배달시킬것인지,자전거를탈것인지택시를탈것인지,플라스틱쓰레기를재활용할것인지아무생각없이쓰레기통에버릴것인지와같은일상적결정들이어느정도로치명적결과를불러오는지,그리고우리가무엇을다르게할수있는지규명한다.
하지만소비자에게만책임을덮어씌울수는없다.상품을소비하는것외에상품을만들어내는주체들도중요하다.아이가납으로오염된물을먹는다면,그물을주는엄마가아이를죽이는것인가아니면상수도시설이죽이는것인가?헤로인중독자는스스로를죽이는것인가아니면딜러가그를죽이는것인가?기업에투자하는금융기관은어떠한가?그들은자본으로국민경제의기관실을돌리고,글로벌기업의소유주로등장한다.

이범죄이야기에는세부류의용의자가있다.바로소비자,생산자,투자자다.이들모두는분명히킬스코어에본인들이기여하는역할을무시하기로암묵적으로짠듯하다.여기에는원고도판사도없다.그러므로피고도없다.
저자가“우리는모두살인자다.어떤사람은더많이,어떤사람은좀더적게살인한다.소비·생산·투자에서의결정으로우리는‘조기사망’에책임이있다”고밝혔듯이우리모두는이에연루되어있다.즉이책은지속가능한삶의네가지핵심영역,즉생태적영역두가지와사회적영역두가지에대해킬스코어를내어본다.기후변화,폐기물및배기가스,우리를병들게하는현대적노동조건,익명의소비를살펴보고,현재와미래세대의삶에미치는우리의영향을분석한다.이이야기는개인의결정,그러나또한기업과금융기관이내리는결정으로말미암는사망을중심으로한다.그리고마지막으로마음아픈다섯번째현장인전쟁과분쟁을다룬다.전쟁과분쟁이지속가능성과무슨상관이냐고의아해할수있지만,가장큰영향을미칠수있다.

다음으로이핵심영역들이일으키는영향과그다섯가지가운데현재가장큰화두인‘기후변화’가일으키는과정을설명한다.
인간의경제활동이기후변화에영향을끼친다는사실은두말할필요없는상식이되었다.대기는질소78퍼센트,산소21퍼센트,아르곤0.9퍼센트,그밖의기체0.1퍼센트로구성되어있다.여기서문제가되는,이른바온실가스는이마지막‘그밖의기체’에속한다.과거80만년이상대기중의이산화탄소함량은0.0002∼0.0003퍼센트를유지해왔다.그러다가이미0.0004퍼센트에도달했다.현재추세로가면대기중의이산화탄소비율은0.0005퍼센트까지오르게될것이고,그러면지구의온도는섭씨2∼3도상승할것이다.
기온상승으로인한기후변화의결과는우리가주변에서얼마든지목격할수있다.얼음이녹고해수면이상승하고,산불이증가하며홍수와가뭄이더빈번해진다.세계보건기구는작금의기후변화로매년15만명이상이사망하는것으로파악하고있다.자연사와부자연사를종합한전체상에서기후변화로말미암은사망이차지하는비율을살펴보면,300명중1명에해당한다는결과가나온다.이런상황은더욱악화할것이다.비관적예상에따르면기후변화로말미암은사망자수는2040년에100만명,2080년에500만명,21세기말에는1000만명에이를것이라고한다.이수치를예상되는전체사망자수와비교하면,이번세기말에는사망자10명중1명이기후변화로말미암아죽는다는뜻이다.그러나이런예상은우리가기후변화에맞서적극싸워서작금의추세를꺾을수있다는전제하에이루어진것이다.
그런데문제는이사망자수도무척축소되어있다는사실이다.기후로인한사망에대한대부분의추정치는더위,악천후등날씨의개별적위험요인에한정함으로써이런광범위한요인을비켜간다.이런예측은기후변화의잔인성을축소하는궁색한시뮬레이션이며,현대기후과학의예언가들이최소한죽음의경우어떻게기후변화의결과들을축소하고있는지를여실히보여준다.

여기에서주목해야할사실은여러연구자의가장비관적인결론에따르면이산화탄소배출약1000톤당추가사망자1명이야기되는것으로본다.그런데독일인한사람당한해에배출하는이산화탄소량은약11톤이므로,평균기대수명인82세를산다고할때한사람당일생에걸쳐902톤을배출한다는계산이나온다.이는기업으로옮겨가면어마어마한수치로변한다.한사람이평생배출하는이산화탄소배출량이한사람을죽인다는사실을고려하면,기업체가내뿜는탄소배출량은얼마나많은사람을사망에이르게하겠는가.
주식가치가전체시장의약20퍼센트를점유하는제한된수의회사들이전체이산화탄소배출의80퍼센트를차지한다.주로화석연료와관련한산업에속하는회사들이다.이산화탄소말고다른온실가스를계산에넣으면,부동산회사와농업이추가된다.그외나머지기업들은거의비중이없다.따라서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는이산화탄소를많이방출하는500대민간기업에속하지만,셸(Shell)의탄소발자국은BAT의약33배다.킬스코어를계산해보면셸은연간약23만명을죽인다는계산이나온다.이것은BAT로인한흡연사망자의5분의1에해당하지만,BAT의탄소발자국으로말미암은사망자보다는약30배나많다.두개의진실이나란히간다.한가지진실은BAT의탄소발자국은크고치명적이라는것이다.또한가지진실은BAT의탄소발자국은에너지관련대기업들에비하면귀여운수준이라는것이다.
이런사실에도불구하고,지난100년간기후변화를가속시켜치명적결과를빚어낸재화와서비스는한편으로는인간의생명을구한수단들이었다.심지어이산화탄소배출이20세기에는전반적으로오히려인간의생존에긍정적영향을미쳤다고할수있다.이산화탄소는화석에너지원을활용함으로써배출되는데,이런화석에너지원을활용하여경제성장을이루고,평균수명을높이고,기아를줄이고,일반적으로인류가더윤택하게살아가게하는자원들을더많이생산할수있었기때문이다.물론여기서는이런전개의유익과손해를수학적으로비교하고(특히화석연료로인해전쟁수행능력이생겨난것과관련하여),진보가인류에게어떤혜택을주었고,어떤손해를끼쳤는지논하지않는다.더욱이오늘날에는자전거대신자동차를탄다고해서뭇생명을더구할수있는것도아니다.하지만기쁨에는고통이따르고,고통에는기쁨이따른다는사실은분명하다.
화석에너지원인석유,가스,석탄은이런죽음과긴밀히연결되어있다.무엇보다석유는경제성장의원동력이자세계에서끝없는전쟁과불행의원인을제공한물질이다.석유는자동차,비행기,배를움직이고집과아파트에난방을제공한다.요즘에는석유로난방을하는경우는극히일부지만말이다.그러나석유는훨씬더많은일을할수있다.생산되는석유의약15퍼센트에해당하는양은엔진이나발전소에서연소되지않는다.그런석유는오늘날어디서나볼수있는소재로바뀐다.바로플라스틱이다.하지만이책에서는플라스틱을주로폐기물에서다룬다.
나머지는사망자수로만살펴보자.미세먼지로사망하는사람은1년에400만명정도로추정되고,플라스틱폐기물로사망하는사람은,그것도상위100개생산업체의킬스코어는매년4만5000명정도다.세계의모든자동차가배출하는오염물질로2015년에약38만5000명이조기사망했다.또국제노동기구의추정에따르면연간74만5000명이과로로사망하는데,이는연간전세계모든사망자의약1퍼센트에해당한다고한다.작업중사고로연간약36만명이사망하며,석면중독으로20만명정도가죽음에이른다.7장“익명의소비”와8장“전쟁과분쟁”에서는킬스코어를계산하지않는다.정확한데이터를구하거나계산하기힘들기때문이다.

저자는다음과같이이책을끝맺는다.

이책은작은원인에대한긴설명이었다.우리가작은선택으로어떻게사람을죽이고있는가하는이야기다.존스타인벡의소설에서파이사노가경솔하게떨어뜨린성냥으로집에불을낸것처럼,우리는우리가사는세상에불을지르고있다.스타인벡의주인공들은불을재빨리끌수있었다.그럼에도그들은“미소를지으며……거기에”앉아있었다.“불꽃은뱀처럼천장까지기어올라지붕을뚫고지지직거렸다.그제야친구들은의자에서일어나꿈에취한사람들처럼문밖으로걸음을옮겼다.”너무늦었다고그들에게외치고싶다.너무늦었다!그들은버젓이보고있으면서도불행이진행되도록내버려두었다.
스타인벡의이야기는캘리포니아의더운도시몬터레이에서시작한다.우리의이야기,아니우리라는표현이너무거만한듯하면어쨌든내가이책에기술한이야기는어느추운1월의저녁에목도리를꽉매고발터베냐민의얼음사막에서,즉지속가능성에대한추상적담론속에서길을잃고헤매고있을때시작되었다.이렇게헤매는가운데작은일에서시작하여세상을변화시킬수있는사회적힘에눈을돌리지도못하고있었다.
나는우리의이야기가《토르티야마을》에서와똑같이끝나지않았으면한다.우리가스타인벡의파이사노처럼꿈에취한듯문밖으로나가버리고,이세상이불타게내버려두기를바라지않는다.내면의불이우리를움직여야한다.발터베냐민과더불어우리의이야기를시작했으니,그와함께끝을맺어도좋을것이다.매일아침침대에놓여있는깨끗한셔츠처럼우리에게놓여있는하루를단호하게시작하라는그의외침과더불어말이다.그셔츠를입자.“다음24시간의행복은거기에달려있으니.”따라서우리이제우리의의자에서일어나,불을끄도록하자!지구를구하자!생명을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