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몽 아롱의 자유와 평등 : 콜레주 드 프랑스 마지막 강연

레몽 아롱의 자유와 평등 : 콜레주 드 프랑스 마지막 강연

$10.50
Description
20세기 프랑스 최고 지성에게 듣는 자유들, 그리고 평등
레몽 아롱은 1970년대 국제 문제를 다룰 때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자주 인용하던 저명한 사회학자다. 그런데 정작 프랑스에서는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프랑스는 사르트르 천하여서 우파를 대표하는 지성인 그의 자리는 없어 보였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는 계기가 된 콜레주 드 프랑스(Collège de France)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기초 분야에서 프랑스 최고의 연구·교육 기관이다. 이곳의 교수로 선출된다는 것은 제 분야에서 최고의 학자로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1970년부터 1978년까지 콜레주 드 프랑스의 사회학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나 그의 학문적 스펙트럼은 단순히 사회학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학·철학·정치학 등 인문·사회과학 전반을 아울렀다.
학자로서 아롱은 엘리트의 길을 걸었다. 프랑스 지성의 산실인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에 교수 자격시험〔아르레가시옹(agrégation)이라고 일컬으며, 박사 학위 취득보다 더 권위를 인정받는다〕에서 수석 합격했으며, 소르본 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그러나 능력과 업적을 생각하면 그는 상당히 늦은 나이에 소르본 대학(50세)과 콜레주 드 프랑스(65세)의 교수로 선출되었다. 그보다 한 해 전 43세의 나이로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로 선출된 미셸 푸코와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이는 프랑스 지성계의 상황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지성계는 마르크스주의가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어서 자유주의자이자 보수주의자인 아롱은 주목받지 못하는 주변부 인물일 뿐이었다. 그래서 1955년 그가 소르본 대학 교수로 선출될 때도 상당한 반대에 부딪혔다. 흔히 20세기 프랑스 지성계에서 좌파는 사르트르가, 우파는 아롱이 대표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시의 지성계나 사회에 미친 영향력으로 보면 아롱은 사르트르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분야를 넘나드는 학문 활동이나 현실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참여는 프랑스 지성계에서는 보편적인 일이다. 지식인의 사회 참여인 앙가주망(engagement)이 에밀 졸라 이래 프랑스 전통이자 지식인의 책무로 여겨졌듯이, 아롱 역시 30년간 일간지 〈르 피가로〉의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저자

레이몽아롱

(RaymondAron1905~1983)
프랑스의철학자·사회학자·정치학자·역사학자·언론인으로,전체주의·자유주의·공산주의·국제관계연구에큰공헌을한20세기프랑스의가장저명한사상가중한명이다.1924년고등사범학교에입학했으며,그곳에서친구이자평생지적반대자인사르트르를만났다.1928년철학교수자격시험에수석으로합격했으며,1930년대초베를린소재프랑스연구소에머무르면서독일철학과사회학에깊은관심을가졌고,나치즘의부상을직접목격하기도했다.제2차세계대전이발발하자런던으로건너가〈라프랑스리브르(LaFrancelibre)〉지의편집장으로활동하면서드골장군과함께조국의해방을위해노력했다.귀국후에는〈콩바(Combat)〉〈르피가로(LeFigaro)〉등에서언론인으로활동했다.1955~1967년소르본대학교사회학교수로근무했으며,1970년콜레주드프랑스현대문명사회학교수로선출되어1978년까지재직했다.주요저서로우리나라에서도번역출판된《지식인의아편(L’opiumdesintellectuels)》을비롯해,《회고록(Mémoires)》《폭력의역사와변증법(Histoireetdialectiquedelaviolence)》《사회사상의흐름(Lesétapesdelapenséesociologique)》《민주주의와전체주의(Démocratieettotalitarisme)》《계급투쟁(Laluttedeclasses)》《국가간의전쟁과평화(Paixetguerreentrelesnations)》《역사철학입문(Introductionàlaphilosophiedel’histoire)》《현대독일사회학(Lasociologieallemandecontemporaine)》등이있다.

목차


자유와평등
자유민주주의국가들에서의자유들
자유의식과좋은사회의표상
철학적쟁점과자유의경험
사회를전적으로거부하는새로운사고방식
정치적자유와철학적자유
자유로운사회들의행복한예외
해제:학문으로서정치,근심거리로서정치_피에르마낭

레몽아롱(1905∼1983)주요이력
옮긴이의글

출판사 서평

강연의성격과구성

이책에담긴아롱의강연은사회학적이면서철학적이고정치학적사색이면서,동시에당시프랑스사회에던지는화두이기도하다.모든사회과학자들이그러하듯,아롱역시콜레주드프랑스에서의마지막강연에서학술적으로든정치적으로든프랑스사회에자신이중요하다고생각하는화두를던지고싶었을게분명하다.그래서선택한주제가바로그가평생동안성찰한‘정치’고,정치에서도특히‘자유’의문제였다.이강연에는여러소제목이붙어있지만,크게보면‘자유들’을성찰하는앞부분과프랑스를비롯한서구에서당시에대두한자유를둘러싼여러사유와주장을비판하는뒷부분으로이루어져있다.

아롱은자유를학술적으로고찰해그본질을설파하기보다는역사적인경험속에서구체적으로자유를들여다본다.이앞부분에강연대부분을할애하고있지만,강연의제목을‘자유와평등’으로삼은것은자유가평등과불가분의관계이기도하지만,이앞부분을뒷부분의비판을위한근거로제시하기위함인듯하다.즉아롱은‘참여하는구경꾼’으로서자신이생각하기에‘고전적인’자유를위협하는당시의새로운사유와주장들을구경하고만있을수는없었을것이다.당시서구사회에서새롭게분출하는자유의철학에는자유와함께마땅히제시되어야할좋은사회의표상과미덕을갖춘시민에대한논의가부재함을한탄한아롱은한편으로는보수주의자의면모를잘보여주면서다른한편으로는마낭의지적처럼아리스토텔레스를동반자로삼고있다.

이책은크게두부분으로구성되어있다.앞부분은레몽아롱이콜레주드프랑스에서마지막으로한강연을정리·편집해담고,뒷부분은그의제자이자정치학자이며이책의편집자이기도한피에르마낭의해제를실었다.짧은강연에는프랑스대표지성의깊은고민과성찰이,해제에는스승이자선배학자에대한깊은이해와존경이잘드러난다.
새삼스레자유가화두로떠오른지금우리사회에서이책을통해자유주의자아롱이성찰한자유와자유민주주의를되새겨보는기회가되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