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다 패션을 만들다

옷을 입다 패션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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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패션 디자이너인 학자가 들려주는 옷 이야기와 패션의 문화사
“좌절로 가득한 시대에도 우리 마음속에는 언제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갈망이 살아 있다.”

우리는 평생 옷 속에 살며 어떤 옷을 입을지 생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안하고 나다운 옷,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옷, 지구를 생각하는 옷까지, 옷을 고를 때면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옷은 무엇일까? 지은이는 패션에 정답은 없지만, 내가 입은 옷이 어디에서 시작했고, 어디로 가고 있으며,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해하면 삶이 좀더 풍요롭고 충만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옷 만들기를 좋아해 자연스럽게 관련 전공을 택하고 패션 디자이너가 된 지은이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세계적 명품과 우리나라 유수의 여러 패션 기업부터, 저렴한 캐주얼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실무를 두루 경험했다. 그렇게 접한 패션 산업의 민낯과 가치관의 충돌, 파리 유학을 떠나 현재 홍익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패션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되기까지 보낸 고민과 배움의 시간을 패션의 역사와 함께 들려준다.
돌 사진 속 어머니가 떠주신 하얀 크로셰 망토와 모자를 쓰고 있던 지은이는 친구들과도 옷 입기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노는 아이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 부푼 꿈을 안고 입사한 패션 기업에서 디자이너의 애환을 몸소 경험하며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회의를 느끼는 동안에도 ‘언제나 무언가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계속되는 야근과 언제나 계절을 앞서 살며 유행을 선도해야 하는 고달픔, 외근 나간 공장에서 본 충격적인 패션 노동자들의 실태, 어미 배 속의 동물 새끼마저 꺼내 모피를 벗기고 옷을 만드는 인간의 탐욕 등 지은이는 갈등 끝에 현장을 떠나 유학길에 오르지만, 패션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는 못한다. 그리고 패션의 무게에 압도되지 않고 제 삶을 당당히 즐기는 파리의 멋쟁이들을 보고 느낀바, 늘 함께한 옷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한 결과물을 한 권의 책으로 묶기에 이른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옷은 옷일 뿐, 저마다 의미를 부여해 편 가르고 차별하며 권력을 누리려 하는 것은 인간임을 지적한다. 그러나 패션은 역사에서 언제나 미에 대한 인류의 욕망을 대변해왔으며, 우리가 아름다움을 원하는 한 늘 새롭게 다시 태어날 것이다.
지은이는 기분 전환을 위해, 유행을 좇아 저렴하지만 불필요한 옷을 사는 우리의 소비 습관이 패스트 패션과 기후 위기의 시대를 만든 것은 아닌지 자문한다. 혹여 친환경 패션을 위한 노력이 부족해 보일지라도 인식함으로써 첫발을 뗄 수 있으므로 각자의 자리에서 먼저 시작해보자고 권한다. 더불어 자신의 기준에 맞는 현명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좋다는 위로를 건넨다.
지은이는 멋쟁이로 평가받고자 한다면 당대의 유행에 편승하는 것은 ‘언제나 지는 게임’이며, 각자 살아낸 삶의 방식과 축적한 시간을 통해 몸에 각인된 고유의 에너지인 제 스타일을 갖추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사치나 과시가 아닌, 품질·자부심·탄탄한 서사를 갖춘 진정한 ‘명품’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 나오길 바라는 소망을 피력한다.
지은이의 결론은 사회가 강요하는 미의 틀을 벗어나 몸과 삶에 맞는 옷을 자유롭게 고르는 것은 자기 배려의 시작이며, 타인에게 건네는 말과 같다는 것이다. 또한 타인을 의식해 자랑하듯 소비하기보다 절제하고, 심미안과 단단한 취향을 훈련해 삶과 예술을 일치시키는 정신적 기쁨을 누리는, 지적이고 우아한 패션을 권한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 실무를 고루 경험하고, 패션의 본고장 파리 유학을 거쳐 인류의 복식과 문화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은 지은이가 이를 토대로 학생들과 호흡하며 들려주는 패션 이야기는 때로 놀랍고, 통쾌하며,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다. 그러면서도 친한 친구와 허물없이 대화하는 듯한 소탈한 재미를 준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세상의 진정한 비밀은 숨지 않고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패션은 가끔 표피적이고 가벼운 것으로 오해받지만, 사실 그 속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바람과 이상이 녹아 있다. 지은이는 지구상에 옷 입는 생명체는 인간뿐이며,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우리의 느낌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패션에 대한 사랑과 미래에 관한 치열한 고민, 동시대를 사는 사람과 다른 생명들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 돋보이는 책이다.
저자

정연이

저자:정연이

어릴때부터옷그리고만드는것을즐기며자연스럽게패션디자이너를꿈꿨다.동덕여자대학교에서의류학,프랑스파리스튜디오베르소(StudioBercot)에서패션디자인을전공했다.발렌시아가,(주)세정,(주)한섬,(주)블루노치진,(주)신세계인터내셔날의디자인실을거치며패션실무를몸으로치열하게겪었다.또한인간과옷,패션과문화에대한깊이있는탐구를통해홍익대학교대학원에서석사및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홍익대학교에서겸임교수로학생들을가르치고있으며,패션컨설팅에이전시를운영하고있다.

목차


머리말

1부태초에옷이있었다
호모사피엔스의옷입기바늘,현생인류의생존치트키
검은색에관하여1우아함과멜랑콜리사이
검은색에관하여2리틀블랙드레스
파랑연대기1우리모두가사랑한블루
파랑연대기2이토록낭만적인블루
악마는줄무늬를입는다1스트라이프,가장낮은곳에새긴무늬
악마는줄무늬를입는다2스트라이프,인간의존재를지우고감금하는무늬
악마는줄무늬를입는다3스트라이프,즐거운일탈을허하라

2부옷입은사람들의역사
전쟁이남긴패션밀리터리패션이야기
모자장수는왜미치광이가되었나유행너머의소리없는비명들
하이힐단상발뒤꿈치를들어올렸을때생기는일
결핍과욕망사이1옷입을자유
결핍과욕망사이2패션,그무언가를채워주는것
행복을파는백화점시대의욕망을수집해놓은곳
저항에대한저항펑크패션과글램패션
이상한패션나라표절,패러디그리고오마주

3부패션에관한불편한진실
패션과젠더확연히구분하거나,모호하게뒤섞거나
코르셋유감1아름다움에대한강박
코르셋유감2노출과존엄의상관관계
바지입는여자1당돌한여자들의출현
바지입는여자2실용성과심미성사이
타인의고통1패션산업의그림자
타인의고통2털은본래그들것이다
타인의고통3패스트패션과소비라는놀이
타인의고통4비건패션과그린워싱

4부어떻게입을것인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패션노스탤지어와미적평가에대한단상
좋은취향1댄디,아름다운것으로채운삶
좋은취향2힙스터,다름에서찾는정체성
좋은취향3취향의가치
럭셔리한럭셔리1명품을대하는자세
럭셔리한럭셔리2사치의역사
나는쇼핑한다,고로존재한다오픈런의심리학
옷입은인간무엇을,어떻게,왜입을것인가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패션디자이너인학자가들려주는옷이야기와패션의문화사
“좌절로가득한시대에도우리마음속에는언제나우아하고아름다운것에대한갈망이살아있다.”

우리는평생옷속에살며어떤옷을입을지생각한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편안하고나다운옷,때와장소에어울리는옷,지구를생각하는옷까지,옷을고를때면고민하게된다.그렇다면우리를행복하게해주는옷은무엇일까?지은이는패션에정답은없지만,내가입은옷이어디에서시작했고,어디로가고있으며,나를어떻게변화시키는지이해하면삶이좀더풍요롭고충만해질수있다고이야기한다.
어린시절부터옷만들기를좋아해자연스럽게관련전공을택하고패션디자이너가된지은이는,이름만들어도알만한세계적명품과우리나라유수의여러패션기업부터,저렴한캐주얼브랜드에이르기까지디자인실무를두루경험했다.그렇게접한패션산업의민낯과가치관의충돌,파리유학을떠나현재홍익대학교에서학생들에게패션을가르치는교육자가되기까지보낸고민과배움의시간을패션의역사와함께들려준다.
돌사진속어머니가떠주신하얀크로셰망토와모자를쓰고있던지은이는친구들과도옷입기에대한그림을그리고글을쓰며노는아이였다.대학을졸업한뒤부푼꿈을안고입사한패션기업에서디자이너의애환을몸소경험하며현실과이상의괴리에회의를느끼는동안에도‘언제나무언가를입고있었다’는사실을떠올린다.계속되는야근과언제나계절을앞서살며유행을선도해야하는고달픔,외근나간공장에서본충격적인패션노동자들의실태,어미배속의동물새끼마저꺼내모피를벗기고옷을만드는인간의탐욕등지은이는갈등끝에현장을떠나유학길에오르지만,패션에대한애정을버리지는못한다.그리고패션의무게에압도되지않고제삶을당당히즐기는파리의멋쟁이들을보고느낀바,늘함께한옷에대해공부하고고민한결과물을한권의책으로묶기에이른다.
이책에서지은이는옷은옷일뿐,저마다의미를부여해편가르고차별하며권력을누리려하는것은인간임을지적한다.그러나패션은역사에서언제나미에대한인류의욕망을대변해왔으며,우리가아름다움을원하는한늘새롭게다시태어날것이다.
지은이는기분전환을위해,유행을좇아저렴하지만불필요한옷을사는우리의소비습관이패스트패션과기후위기의시대를만든것은아닌지자문한다.혹여친환경패션을위한노력이부족해보일지라도인식함으로써첫발을뗄수있으므로각자의자리에서먼저시작해보자고권한다.더불어자신의기준에맞는현명하고합리적인소비를한다면죄책감을느끼지않아도좋다는위로를건넨다.
지은이는멋쟁이로평가받고자한다면당대의유행에편승하는것은‘언제나지는게임’이며,각자살아낸삶의방식과축적한시간을통해몸에각인된고유의에너지인제스타일을갖추는것이지속가능한방법이라고말한다.또한사치나과시가아닌,품질·자부심·탄탄한서사를갖춘진정한‘명품’브랜드가우리나라에서나오길바라는소망을피력한다.
지은이의결론은사회가강요하는미의틀을벗어나몸과삶에맞는옷을자유롭게고르는것은자기배려의시작이며,타인에게건네는말과같다는것이다.또한타인을의식해자랑하듯소비하기보다절제하고,심미안과단단한취향을훈련해삶과예술을일치시키는정신적기쁨을누리는,지적이고우아한패션을권한다.
다양한패션브랜드의디자인실무를고루경험하고,패션의본고장파리유학을거쳐인류의복식과문화에대한전문지식을쌓은지은이가이를토대로학생들과호흡하며들려주는패션이야기는때로놀랍고,통쾌하며,시종일관흥미진진하다.그러면서도친한친구와허물없이대화하는듯한소탈한재미를준다.
작가오스카와일드는“세상의진정한비밀은숨지않고드러나있다”고말했다.패션은가끔표피적이고가벼운것으로오해받지만,사실그속에는이시대를살아가는사람들의바람과이상이녹아있다.지은이는지구상에옷입는생명체는인간뿐이며,어떤옷을입느냐에따라우리의느낌과행동이달라질수있음을강조한다.패션에대한사랑과미래에관한치열한고민,동시대를사는사람과다른생명들을위하는따뜻한마음이돋보이는책이다.

책의구성

1부“태초에옷이있었다”에서는역사에남을호모사피엔스의바늘발명부터오늘날우리에게친숙한‘리틀블랙드레스’,청바지,줄무늬티셔츠까지숨겨진이야기를들려준다.호모사피엔스는바늘귀에실을꿰어몸에맞는옷을지어입음으로써,네안데르탈인과의진화경쟁에서살아남아고유의개성과미의식을나타낼수있었다.검은색은고대에는고귀함을,근세에는예술가의우울을상징하다전설적인패션디자이너샤넬의손을거쳐우아함의대명사‘블랙리틀드레스’로패션사에남게되었다.그런가하면파란색은과거유럽에서천대받는색이었으나성모마리아와같은고귀한상징에사용하며‘신분상승’을거쳐오늘날젊음과순수를나타내게되었고,줄무늬는노예·죄수와같은사회적약자에대한낙인이었다가이제경쾌함과대담함의표상이되었다.

2부“옷입은사람들의역사”는다양한패션이현재에이르기까지변천사와여기에얽힌사람들의얘기다.사람들에게기쁨과행복을주는패션의이면에는전쟁,착취,차별,탄압,사치와같은그늘이숨어있다.유행과상관없이언제나사랑받는트렌치코트는사실제1차세계대전에서참혹한전투를벌여야했던군인들의옷이었다.지금도문제가되는,패션이라는이름의동물학대는16세기사람들이유행하는모자를쓰기위해비버를남획할때도벌어졌으며,이때모자를만들던노동자들은수은중독으로심하게고통받았다.19세기프랑스에처음등장한백화점은사치를조장한다는비판을면치못했으며,주로‘중심’에서‘변방’으로향하던패션의흐름이변해가는현대에는패러디나오마주라는이름으로표절과창작사이를아슬아슬하게줄타기하는패션브랜드의행보가논란이된다.
한편전시에애국과물자절약을내세워국민의복장을제한하는정부에맞선사람들도있다.오늘날우리가누리는옷입을자유는이들이애쓴결과이다.고대그리스의비극배우가관객의눈에잘띄려고신다가신체의언어와매력을동시에확장하는신발이된하이힐,세계대전에지친사람들에게다시아름다움을꿈꾸게한디올의‘뉴룩’,저항으로시작한록음악이빛바래가는것에다시저항한펑크와글램패션에대해서도살펴본다.

3부“패션에대한불편한진실”에서는제목그대로불편하지만외면할수없는패션의단면을다룬다.요즘우리가패션산업이기후위기를악화시킬까걱정하듯이,과거사람들은사회가강요하는패션의제약으로고통받았다.예를들어미에대한사회통념에맞추어몸을졸라매는코르셋은수백년동안여성을옷속에가두었다.여성이자유롭게활동하기위해바지를입고처음거리에나섰을때사람들은이들을손가락질했다.불세출의디자이너이브생로랑이있는모습그대로자신있고아름다운여성을위한턱시도슈트‘르스모킹’을디자인할때까지이러한차별은계속되었다.일제강점기우리여성들은한복대신일본식‘몸뻬’를강요당하기도했다.현재패션산업은더큰이윤을위해노동자를착취하고,저개발국가의환경을오염시키고,모피와가죽을얻기위해동물을학대하며,실제로는환경을위한패션이아닌데도그런듯위장하는그린워싱과같은문제를안고있다.

4부“어떻게입을것인가”는그렇다면우리는어떤옷을입어야할지에대한이야기다.가끔경험해본적이없는과거의향수까지자극하는요즘의레트로혹은뉴트로유행을보면유행은영원하지않으며돌고돈다는것을알수있다.이같은유행에휩쓸리지않고절제하는우아함을추구한댄디들,새로운방식으로살고자하는힙스터의역사와무분별하게새로움을추종하는것의문제점,아름다움과가치를식별할수있는좋은취향,‘럭셔리’라부르는명품의역사와속성,한국과프랑스에서경험한명품이야기를통해앞으로의패션은어떤모습이어야하는지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