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을 향한 질주 : 정부의 무책임이 어떻게 은행과 부동산업계를 배불렸나
저자

키앙가야마타테일러

저자:키앙가야마타테일러

프린스턴대학교아프리카계미국인연구학과교수이다.2013년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아프리카계미국인연구학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대흑인정치,흑인사회운동과흑인급진주의의역사,공공정책,인종및인종불평등에관한문제를다루면서저술과학술활동에힘쓰고있다.〈뉴요커〉기고작가이며,〈뉴욕타임스〉〈가디언〉〈로스앤젤레스타임스〉〈보스턴리뷰〉〈파리리뷰〉〈뉴리퍼블릭〉〈알자지라아메리카〉〈자코뱅〉〈뉴폴리틱스〉등에글을썼다.2016년에펴낸《‘#흑인의목숨도소중하다’에서흑인해방까지(From#BlackLivesMattertoBlackLiberation)》가래넌재단의‘특히주목할만한책으로문화자유상’을받았으며,2018년에는《우리는어떻게자유로워지는가:흑인페미니즘과콤바히강공동체(HowWeGetFree:BlackFeminismandtheCombaheeRiverCollective)》로람다문학상(LambdaLiteraryAward)성소수자(LGBTQ)논픽션부문을수상하기도했다.

이책《이윤을향한질주》는2020년미국역사학자협회의리버티레거시재단상(LibertyLegacyFoundationAward)·제임스A.롤리상(JamesA.RawleyAward),아프리카계미국인지식사학회(AfricanAmericanIntellectualHistorySociety)의파울리머리도서상(PauliMurrayBookPrize)등여러상을받았다.



역자:김홍옥

전북정읍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소비자아동학과와같은대학교육학과석사과정을졸업했다.광양제철고등학교교사를거쳐,우리교육·삼인출판사등에서근무했다.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그린의정신》《자연의악》《총,선,펜》《톱니바퀴와괴물》《유인원과의산책》《육두구의저주》《우리편편향》《우리는기후변화에도적응할것이다》《행동의전염》《교사역할훈련》《대혼란의시대》《느린폭력과빈자의환경주의》《잃어버린숲》《바다의가장자리》《우리를둘러싼바다》《지구한계의경계에서》등이있다.



목차


삽화목록
약어및두문자어
서문

머리말:흑인의주택소유
1불공정한주택공급
2도시의주택위기
3강제통합
4매수자가유의할사항
5어수룩한매수자
6도시위기는끝났다
맺음말:약탈적포용

감사의글

참고문헌
옮긴이의글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주택소유를둘러싼‘포용’이라는이름의‘차별’과‘배제’의고착화를파헤치다

주택소유에대한열망은시대,세대,지역을불문하는듯하다.주택은자기과시이고권력인가하면,자괴감과박탈감이기도하다.이는미국이라고다르지않다.극심한빈익빈부익부의나라미국에서주택소유는‘아메리칸드림’의주춧돌이자실현이다.주택문제는사회갈등과사회불평등의키워드로자리잡아분열의온상이되고있다.우리나라가부자와빈자,도시와농촌,서울및수도권과지방사이에서펼쳐지는문제라면미국의경우에는백인과비백인(특히아프리카계미국인)사이,즉인종문제가추가되면서더욱복잡하고까다로워진다.
미국사회에서삶의질은개인적부의축적에좌우되고,주택소유는대다수가정이부를축적하기위해가장많이투자하는단일항목이다(우리나라도마찬가지다).그러나주택시장이철저히인종차별에의해형성되면불평등은고질적으로고착화한다.지난100년동안주택시장이인종차별없이공정하게운영된적은단한번도없었다.인종차별적용도지역제에서부터인종차별적인제약계약,토지할부계약,연방주택청이보증하는모기지,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에이르기까지미국주택업계는인종적차이에대한대중의인식을악용하고이를통해금전적이득을취하려고안간힘을써왔다.이것이의미하는바는명확하다.설령눈에띄는차별이없더라도흑인공동체와흑인동네는열등하게인식되며,그때문에아프리카계미국인은삶의질을유지하기위해본질적으로평가절하된‘자산’에의존할수밖에없는것이다.이는영구적인불이익을초래했다.
이책은미국주택정책의주요전환점인1970년대,즉주택도시개발부산하연방주택청이유구한레드라이닝정책을중단하고저소득층아프리카계미국인이주택을소유할수있도록장려하는새로운정책으로방향을튼시점을집중적으로살펴본다.수년동안주택구입을위한전통적자금조달수단에접근하기어려웠던흑인은1960년대에사회적격변과도시반란을이끌었다.어떻게든이문제를해결해야했던연방정부는레드라이닝정책을포기할수밖에없었다.최초의저소득층주택소유프로그램은연방보조금·긴상환기간·모기지보험보증등을활용해부동산업계의참여를유도하는한편,가난한노동계급아프리카계미국인의주택소유를도왔다.이러한프로그램을통해미국전역의흑인도시공동체에서전례없는부동산거래가이루어졌다.그러나이새로운전환,즉주택도시개발부-연방주택청의배제정책에서도시부동산매매세계로의포용은온갖문제로가득차있었다.
연방주택청의배제관행이흑인공동체의열악한상황을설명해주는핵심요소로꼽히면서,그에따른논리적해결책은포용이었다.이논리는시장이백인주택소유자에게중산층지위를부여한방식에서비롯되었다.1960년대에도시적삶의중심을차지하던소요를감안할때,부동산소유가흑인반란을잠재울수있으리라는희망이고개를들었다.또한아프리카계미국인에게도시에서주택소유가능성을열어주면,백인교외지역공동체로진입하려는그들의요구가줄어들거라는계산도있었다.전후인종자유주의(racialliberalism)의고전적공식에따르면,백인미국인의삶을지배하는정상화한제도로부터의배제가아프리카계미국인에게핵심문제로떠올랐다.인종자유주의는배제가낳은위기에대한해독제로서포용을제시했다.아프리카계미국인을포용하면사회안정과중산층지위를창출하고개인적부의축적을촉진하는진정한시장잠재력이드러나리라기대했다.
그러나이러한포용은조건부적이고일시적이며단계적인방식을취할예정이었다.아프리카계미국인에대한경제적착취와인종차별은미국주택시장을대동단결시키는접착제였는데,흑인매수자를부동산시장에완전히포용하기위해반드시넘어서야할문제이기도했다.그러나포용은약탈적관행을끝장내기는커녕되레강화했다.
저자는이를‘약탈적포용(predatoryinclusion)’이라일컫는다.약탈적포용이란아프리카계미국인주택매수자가기존의부동산관행과모기지금융에대한접근기회를더비싸고상대적으로불평등한조건으로부여받았음을의미한다.이러한조건은수년에걸친공공기관및민간기관의방치로상처입은도시가드러낸극심한빈곤과쇠락탓에정당화되었다.레드라이닝종료시점에이러한빈곤과곤궁상태는교외지역거주자에게제공하는조건보다더비싸고불리한조건으로기존시장에진입하도록내모는구실이되었다.게다가흑인주택의물리적조건,지리및위치의차이는인종의대리물로떠올랐다.공정주택법도입과함께인종을노골적으로들먹일수없게되었기때문이다.도시시장에오랫동안존재해온이러한차이는흑인주택소유자에대한차별대우를정당화함과동시에그들이약탈적부동산관행에취약해지도록내몰았다.
약탈적포용개념은인종자유주의가실패했다는것,그리고민권·법률·자유시장자본주의라는매개를통해흑인시민을미국민주주의로끌어안으면그들이마침내공정과평등을누릴수있다는전제역시잘못이라는것을말해준다.아프리카계미국인은공식적으로는그러한미국의민주주의도구에접근할수있었지만,실상은그렇지못했다.
이책은인종차별,착취적부동산관행,‘인종차별적배제’에서‘약탈적포용’으로의전환이라는골치아픈역사를생생하게보여준다.또한1968년공정주택법사례에서보듯인종차별에대해단순히포장만달리하는데그치는조치는,당시흑인매수자와임차인을다르게대우하기위한새로운근거로쓰인법적차별이수십년간어떤결과를낳았는지간과하도록이끈다고꼬집는다.새로운공정주택법은그것이거둔숱한성과에도불구하고,동네·주택의유형또는질,위치,소득,직업,혹은부동산업자들이다른명목으로차별을조장하고자동원할수있는여러인종적기표에기반을둔차별을금지시키지는못했다.

1970년대는연방정부가빈곤층과저소득층에주택을공급하는방식에서커다란변화를겪었다.저소득층의공공주택에서주택소유로의전환은,정부또는자유시장중어느쪽이적정가주택과관련해미국에서계속되는위기에대응하는데더적합한지고심한결과가아니었다.1970년대의주택정책은그보다공공부문과민간부문의결탁관계에좌우되었다.저자는이러한관계로인해인종차별을사업원칙으로삼으면서만족을모르고탐욕스럽게이윤을추구하는부동산업계를확실히규제해야하는연방정부의능력이약화했다고주장한다.주택도시개발부-연방주택청의주택위기를연구한사회학자크리스토퍼보나스티아는주택도시개발부의‘다루기벅찬’관료적비효율성과그책임자들간의상충하는정치어젠다에주목했다.그러나이것만으로는부동산업계가공공이아니라제업계에유리하게끔정책을형성및실행하도록막강한영향력을행사하는관행을온전히설명할수없다.도시부동산시장에서의착취지속현상이차라리과거의배제가더낫다는걸말해주지는않는다.그보다포용을비롯해부동산시장의여러관행을더욱면밀하게살펴보도록등떠민다.부동산시장에서의흑인평등은주택차별을공식적으로종식시킴으로써달성할수있다는주장도제기되었으나,이는미국의부동산매매시스템에인종불평등이구조화·내재화하는방식을고려하지못한설명이다.따라서심지어인종차별정책의공식폐지뒤에도,인종차별이배타적인교외지역에내내가치를더해주는방식에힘입어경제적착취와주거분리에대한충동은변함없이계속되었다.미국의주택시장은그것이작동하는더큰사회에만연한인종차별의식을되비추는거울이었다.사회과학자돌턴콘리는“백인주택이더가치있는이유는다름아니라흑인주택이아니기때문이다”라고설파했다.

저소득층주택소유프로그램에가난한흑인여성이포함되면서인종적·성별규범이무너졌다.그러나부동산및모기지은행가는이러한여성들이납부금을제때내지못해주택을압류당할가능성이있으므로그들을더욱중요하게여겼다.흑인여성은가난하고절망적이며납부금을연체할가능성이높기때문에바람직한고객인셈이다.과거의프로그램과달리압류된주택의모기지에대해대출기관에전액지불을보장해주는주택도시개발부-연방주택청의보증은위험을배제의사유에서포용의인센티브로뒤집어놓았다.가난한흑인여성의투쟁은중첩된인종차별및성차별패턴이새로운포용적주택시장을형성하는방식에특별한통찰을제공한다.
한편아프리카계미국인을낙후된도시지역으로분리시킨뒤해당지역사회에자원및기타투자제공을차단하자,그들은급여가더나은일자리와자원이넉넉한공립학교에접근하기어려워졌으며기준미달주택으로밀려났다.빈곤과분리는흑인주택의과밀화로이어졌고,이는주택의악화를부채질했다.이러한상황은아프리카계미국인이잠재적주택소유자로서부적합하고,주택시장에서부동산가치에해악을끼치는존재임을말해주는증거로받아들여졌다.또한더큰주택시장을‘감염’시켜서는안되므로아프리카계미국인의거주를흑인전용동네로제한하자는주장을정당화하는근거로활용되었다.
부동산시장에스며든이같은인종차별적논리는연방주택청이생각해낸게아니었다.연방주택청설립훨씬이전부터부동산중개업자들은이미아프리카계미국인을백인이거주하는동네로부터물리적으로격리하도록장려하는규칙을제정해놓았다.
저자는1960년대말미국의정책과정치사를들여다봄으로써법적변화만으로는뿌리깊은문화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가정을바로잡기가거의불가능하다고지적한다.인종화한정치경제현실은오랫동안아프리카계미국인을배제해온금융제도와공공서비스로새롭게그들을포용한다면흑인도시공동체의물리적·경제적황폐화를얼마든지극복할수있다는생각에도전장을던진다.실제로주거분리가낳은더큰동학을무시한채그러한과정을포용하는조치는도시주택시장거래에서훨씬더착취적이고약탈적인관행,즉약탈적포용의토대를마련했다고주장한다.모기지담보증권의사용과연방국가모기지협회의민영화는새로운것이었지만,주택의가치는여전히몹시오래된셈법에기반을두고있다.미국에서주택의가치는변함없이아프리카계미국인과의인접성여부에좌우된다.포용으로의전환은다른배제형태들을유지해야만가능하다.

미국주택시장에는부동산업계,주택업계,은행업계의역사적이고지속적인관행이복합적으로작용한결과인차별이내재해있다.이는연방정부가모든역사적시기에걸쳐민권법을엄격하게준수하는데실패했기때문이다.주택이상품화하고,게다가인종차별적의식에의해형성된대중의사회적욕구와기대에좌우되는상황에서,시장의명령을뛰어넘기란불가능하다.이러한현실은여러주택관련업계가지속적으로인종을시장의필수요소로삼아오면서한층두드러졌다.인종적차이와반감은시장이의도치않은결과가아니라외려시장을구성하는데기여하는요소다.
이책은주택정책과관련한인종차별역사를다룬다.시기적으로는1940년대부터1980년대까지를아우른다.그후부터지금에이르는수십년에대한언급은빠져있다.상황은나아지고있을까,나빠지고있을까?어떤정책변화가있었고,어떤정책변화가필요할까?하지만이책을통해문제의근원과배경을이해함으로써지금을헤아려볼수있다.어쩌면우리는이미그문제들이고질적이고지속적이라는사실을알고있을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