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경제 : 분석틀과 원칙

사회와 경제 : 분석틀과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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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대 경제사회학 창시자가 펼쳐내는
사회와 경제가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완전한 설명!
경제는 인간의 다른 활동과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사회관계에 배태되어 있고, 종교·과학·정치·법처럼 감정과 생각 그리고 제약에도 똑같이 종속되어 있다. 어떤 행동은 잘 규정된 목적을 위해 합리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처럼 전통적인 경제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반면, 인간의 많은 행위는 그런 단순한 틀에 맞추기가 어렵다. 행위자들은 이따금 사회 규범의 타당성을 전적으로 믿어 그걸 따르지만, 어떤 때는 의식적인 생각 없이 순응한다. 또 명확한 이유 없이 다른 이들을 믿기도 한다. 개인들이 서로에게 행사하는 권력이 비경제적 원천에서 비롯한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결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규범·문화·신뢰·권력 등에 의존할지라도 이런 것들이 제시하는 지침은 애매하고 복잡하기 일쑤다. 그래노베터는 문제 해결사들이 이런 다수의 원칙에서 어떻게 실용적 해결책을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지를 탐구한다. 그는 심리학, 사회 연결망 연구, 장기적 역사 분석과 정치 분석 등에서 나온 주장들을 근거로 이런 접근법들 사이를 누비며 묘책을 제시한다. 그래노베터 주장의 핵심은 주체성/구조 같은 단순한 이원론을 넘어 사회경제적 생활을 추동하는 미묘한 역동성을 좀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 책은 원래 두 권으로 기획한 저술의 첫 번째 책이다. 여기서는 이론적 분석틀을 구축하고, 경제에서 사회 연결망·규범·신뢰·권력 및 기관의 역할을 다룬다. 두 번째 책에서는 이 이론적 분석틀을 구체적인 경험적 사실들에 적용해 분석할 계획인데,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사회학자로서 저자는 경제라는 추상적 현상이 아니라 경제 주체들의 경제 활동에 초점을 맞춰 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미시적 수준, 즉 개인의 경제 행동과 그러한 미시적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수준, 즉 사회제도(자본주의와 같은 경제 제도만이 아니라 정치 제도 등 포괄적 의미의 사회제도를 고찰한다)를 분석하는데, 여기서 가장 공을 들이는 수준은 미시와 거시를 연결하는 중간 수준이다. 이런 분석에서 강조하는 개념은 배태성(embeddedness)이고, 이 배태성 개념을 사회과학에 뿌리내리게 한 인물이 바로 그래노베터다. 저자에 따르면, 개인의 경제 행위는 주류 경제학인 신고전학파가 주장하듯이 합리적이고 고립된 개인에 의한 이익 추구 과정이 아니라 개인이 자리 잡고 있는 사회 연결망, 즉 사회관계에 관계적으로든 구조적으로든 배태돼 있다. 이는 분명히 주의주의 또는 과소사회화에 대한 거부다. 그래서 그는 그런 배태성이 행위자를 제약하거나 행위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또한 결정하지는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결정론 또는 과잉사회화도 거부한다. 행위자는 늘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하나만이 아니라 여러 선택지가 있고, 따라서 다양한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곳곳에서 한국을 예로 든다는 사실이다. 흔히 같은 문화권으로 인식되는 한국과 중국·대만, 그리고 일본의 기업, 특히 기업집단의 지배구조를 비교하면서 한국의 재벌을 고찰한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의 가족 관계와 전통적인 상속 제도가 한국 특유의 재벌과 그 지배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당시의 서구 경제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실패를 예견했지만 결국 성공한 한국의 중공업 발전을, 한편으로는 행위자의 전략과 그 결과는 어떤 경우에도 미리 결정돼 있지 않다는 예로,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예로 들고 있다. 즉 한국의 예는 모두 경제 외적 요소가 경제와 경제 행위 그리고 그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역시나 경제는 사회의 다른 영역과 분리되어 진공상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이 이상적인 조건도 아님을 역설한다.

저자

마크그래노베터

저자:마크그래노베터(MarkGranovetter)
스탠퍼드대학교인문학및과학대학(SchoolofHumanitiesandSciences,H&S)조안버틀러포드석좌교수이자사회학교수이다.프린스턴대학교에서현대유럽및미국사를공부했으며,하버드대학교에서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인간,사회연결망,사회제도들이상호작용하며서로를형성하는방식에관심을갖고있으며,이와관련해많은글과논문을발표했다.최근몇년동안경제의사회적기반에초점을맞춰연구중이다.
이책은원래두권으로기획한저술의첫번째책이다.여기서는이론적분석틀을구축하고,경제에서사회연결망·규범·신뢰·권력및기관의역할을다룬다.두번째책에서는이이론적분석틀을구체적인경험적사실들에적용해분석할계획이다.하지만두번째책은아직출간되지않았다.

역자:이대희
서울대학교외교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파리8대학에서지정학을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부경대학교정치외교학과명예교수이다.지은책으로《정치학으로의산책》(공저),《지방정치학으로의산책》(공저),《세계지역의정치》(공저)가있다.옮긴책으로는《비트코인의정치학》,《레몽아롱의자유와평등》,《한미동맹의진화》,《대륙의발명》(공역),《지정학입문:공간과권력의정치학》(공역)등이있다.

목차

감사의글

1서론:경제사회학에서설명의문제
2경제행동에영향을주는정신적구성물:규범·가치·도덕경제
3경제에서의신뢰
4경제에서의권력
5경제와사회제도
6개인행동과사회제도의상호작용


참고문헌
옮긴이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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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의구성

경제행동과제도에대해순수한경제적고려사항들과함께사회적·문화적·역사적고려사항들을강조하는이책은지난30년간활발하게성장해온‘경제사회학(economicsociology)’에대한기여라고할수있다.그러나저자는더근본적으로학문의경계를초월해,유용한사고의지적기원을따지지않는방식으로경제를이해하는데기여하고자한다.
먼저사회과학의본질,즉경제행동과결과및제도에대한설명의의미,사회구조와경제의관계등에대한일반적주장들을설명한다.그러고나서저자의주장에서중요한이론적요소인경제에서의규범과그외의정신적구성물들의역할,신뢰와협력,권력과순응,그리고목적론적인간행동과제도의상호작용등을다룬다.
2장에서는규범과도덕경제,문화에대한주장들,그리고경제에서이러한것들의역할에대한활발한논쟁이분석전략에대해무엇을말해줄수있는지알아본다.3장에서는이러한논의에기초해경제에서신뢰에대한방대한저술들을재검토하고논평한다.4장에서는경제적과정에서권력이어떤위치를차지하는지고찰한다.이렇듯2∼4장에서다루는규범·신뢰·권력같은정신적개념들은상호의존적이다.이개념들에대해서는두가지공통된해석이있다.즉이개념들이개인차원에서합리적행동을반영한다거나,경제적효율성에더유리한결과를산출해온선택적진화과정의결과라는좀더넓고막연한의미에서합리적이라는것이다.이장들을관통하는일관된주제는,이러한설명이규범·신뢰·권력을적절하게설명한다는것에대한저자의뿌리깊은회의감이고,따라서더미묘한주장을전개한다.경제를이해하려면이중요한사회적힘들을정면에서다루어야하고,그렇기때문에더욱적절한설명이필요하다.
5장과6장에서는제도에대한전반적인주장과,제도가어떻게경제를형성하고반대로경제가어떻게제도를형성하는지를다룬다.이장들은경제의구조화에서사고·규범·틀·문화의역할에대한2장의논의와직접적으로연결되며,그러한‘정신적구성물’들이신뢰의발생및경제권력과권위의행사와얼마나밀접히연결돼있는지에주목한다.

세가지수준으로구분하는경제현상
저자는경제현상을세가지수준으로구분해설명한다.첫번째는개인의경제행동이다.막스베버는그러한행동은“행위자의판단에의하면필요의충족이상대적으로희소한자원과제한된수의가능한행동에달려있을때그리고이런상태가특정한반응을유발한다면”발생한다고정의한다.현재대부분의교과서에실린경제학자라이어널로빈스의경제학에대한고전적정의와상응한다.경제분석의두번째수준은한개인의영역을넘어선행동의유형에관한것으로저자는‘경제적결과’라일컫는다.어떤상품의안정적가격형성이나노동자계급들간의임금격차형성등이‘결과’의사례다.세번째수준은경제‘제도’와관련된다.‘결과’와는두가지점에서다른데,경제제도는전형적으로더넓은행동복합체를포괄하고,개인은경제제도를해야만하는방식으로간주한다는것이다.
이세수준은일반적으로미시·중간·거시분석수준이라일컫는것과밀접한관련이있다.각수준에는그수준에만배타적으로적용되는원칙이요구되지만,모든수준을공통의분석틀로묶어한수준을다른수준에우선해인과성을부여하지않으면서한수준이다른수준의결과에영향을미치는방식을조명하는종합적시도가중요하다.

경제학자와사회학자의귀무가설
경제에대한대부분의사회과학설명에는직접언급하지는않지만귀무가설(nullhypothesis,歸無假說)이숨어있다.귀무가설은,인간이어떻게행동하고사회가어떻게조직되는가에대한근본적기준선이되는가정,즉어떤현상을이해하려는학자들의개념적출발점이다.
경제학자와사회학자의귀무가설은분명히다르다.대부분의경제학자는개인은정량화할수있는유인에이끌려그들의이익을추구한다는가정으로설명한다.정형화된합리적계산기인호모에코노미쿠스를승인하는사람은거의없지만,개인의이익과명시적·묵시적계산에근거한모델은,단순하고우아한모델로는다룰수없는더‘복잡한’사회적요인들을환기시키는모델보다여전히우선시된다.
사회학자들은인간본성에대한생각을좀처럼명확히밝히려하지않는다.하지만사회이론으로가정해온바,개인은사회적환경에의해구성되고,특정환경에대한사회화가제공하는,즉자신이사회에적응하는곳에대한더일반적의미는물론,중요한타인들이자신에대해갖는인상을흡수하지않고서는자신이어떤지또는누구인지상상조차할수없다.따라서개인은사회적영향,그러니까자신의사회적범주는물론그너머의종교·경제·정치같은사회적복합체에기초한사회적규범이나이념,사회계급또는사회제도에의해인도된다고사회학자들은설명한다.

과잉사회화와과소사회화
과잉사회화개념에따르면사람은타인의의견에압도적으로민감하고그래서합의로발전되고사회화를통해내면화한규범과가치가명하는바에순종하지만,순종은부담스럽지않고무사유적이고자동적이다.
이러한개념이1961년에두드러진것은탤컷파슨스의시도에서일부비롯되었다.파슨스가“공리주의”와“실증주의”전통에해당한다고주장한것대부분은고전학파와20세기의신고전학파경제학에대한서술이다.정통이론의주장은환원론적이고,생산과분배또는소비에대한사회적구조나관계의어떠한영향도가설로기각하기에‘과소사회화’라고말할수도있다.
그러나과잉사회화된관점과고전학파및신고전학파경제학의이른바과소사회화된설명의표면적대조는심각한이론적모순을감추고있다.즉두설명모두원자화된행위자에의한행동이라는개념을공유한다.과소사회화된설명에서원자화는협소한이기심을추구한결과이지만,과잉사회화된설명에서는이미내면화되었고따라서현재진행중인사회적관계에거의영향받지않는행동유형의결과다.

사회연결망과‘배태성’
환원론과전체론중어떤것도설명에서특권화해서는안된다.저자는모든지점에서분석의미시수준과거시수준이어떻게연결되고,분석의‘중간’수준이그러한관계의역동성을이해하는데어떻게결정적인지를이해하려노력한다.이중간수준분석의중요성때문에‘사회연결망’이이책의주장에서때때로중추적역할을차지한다.저자는사회연결망이특권화된인과적개념이아니라단지대부분의상황에서그자체로적당한설명가치가있을뿐임을강조한다.
이책은사회연결망분석에대한기술적주장이나세부내용을밝히지는않는다.하지만사회연결망과여타사회적결과의상호관계에대해몇가지이론적주장과원칙을밝힌다.

1.연결망과규범.규범은더명확하고확고하게유지되며쉬울수록사회연결망을더욱밀도높게강행한다.사회심리학에서이런명제를옹호하는고전적주장은밀도높은연결망에서생각,정보,영향등이노드(node)사이를이동할수있는수많은고유한경로에의존한다.
2.약한연결의힘.새로운정보는강한연결보다약한연결을통해개인에게다다르기쉽다.가까운친구는우리와같은범위안에서움직이고따라서우리가이미대부분알고있는것을배운다.약한연결또는흔히‘지인’이라일컫는이들은우리가모르는사람들을알고있을여지가많고따라서더새로운정보를얻을가능성이높다.
3.구조적공백.대체로서로분리된복수의연결망에연결돼있는개인은전략적이점을누릴수있다.그러한개인이하나의연결망에서다른연결망으로자원이나정보를흐르게할유일한통로일때,그는양다리를걸친연결망에서“구조적공백”을활용할잠재력을가진다.이런상황에놓인개인은효과적인중개자가될수있고그럼으로써상당한“사회적자본”을누릴수있다.

연결망배태성의관계적·구조적·시간적측면
경제적행동과결과는모든사회적행동과결과처럼행위자가타인들과맺는사회적관계에영향받고또한이러한관계의전반적인연결망구조에영향을받는다.저자는이것을각각연결망배태성의관계적측면과구조적측면이라고말한다.
관계적배태성은개인들이다른특정한개인들과맺는관계의속성을의미한다.이개념은쌍또는사회학자들이즐겨쓰는‘양자(dyad)’에관한것이다.관계적배태성은대체로개인의경제적행동에직접적으로영향을준다.노동자와관리자가어떻게상호작용하는가는기술적노동분업으로나뉘는이러한범주들의의미뿐만아니라,대체로상호작용의역사로결정되는특수한사적관계에의해서도결정된다.구조적배태성은개인이배태되는연결망의전반적구조의영향을의미한다.관계적배태성과비교하면경제적행동에대체로더미묘하고덜직접적인영향을미친다.그래서노동자는대부분의다른노동자들과잘지내는관리자와더쉽게좋은관계를유지할수있다.
또한관계적배태성과구조적배태성과는다른분석수준에서특별히중요한것은시간적배태성이다.이것은마치현재상황의모습을만드는역사가없는것처럼관계와그관계의구조를다루는시간적환원주의와반대다.즉진행중인관계에서인간은매일새로시작하지않고앞선상호작용을담지한채로매번새로운상호작용에들어간다.

문제를해결하는데도움이되는특정한제도적접근법
제도는행위자가해결하려는문제에어떻게접근하는지에영향을주지만그결정은불완전하다.어떤사회적조건에서도하나이상의제도유형이동일한종류의사회적활동과관련해등장할수있고,행위자는지침으로기대할수있는적절한유형이무엇인지묵시적으로든명시적으로든선별할필요가있다.이처럼제도적지침이다수라는것은아주일반적이어서직면한문제에대한행위자의사고과정과적극적심사숙고를고려하는것이왜그렇게중요한지알려준다.
경제적이든아니든어떤문제를다루는방법을모색하는행위자는다양한접근법이있음을깨닫는데,저자는‘접근법’을사람들이생각하듯제도에대해이야기하는방식의하나로사용한다.즉문제를해결하는데도움이되는특정한제도적접근법을정할수있는세가지대안을제시한다.첫째,다양한제도의영역에서나온대안적접근법들에대해생각하고,그중하나가자신의상황을규정하는데가장적절한방법이라고결정할수있다.둘째,자신의문제와관련된영역과는다른제도적영역에서일반적으로적용되는해법을채택해,그것을자신의경우에맞춰이항할수있다.이때는제도적유형뿐만아니라자신의목적에맞게다른영역의자원도전환할수있다.셋째,다양한제도적접근법을조금씩섞어맞출수있는데,이것은실용주의인식론에서기대할수있는것이다.대부분의규범적유형처럼제도는덜자각할수록영향력이더크다.

저자가이책에서하고자한것은핵심개념들을모아정통한연구자들에게제시하는것이었는데,그러려면미래의이론에도움이될일반화를창출한다는광범위한목표와함께특수한사례들이드러나는방식으로이개념들을조합해야한다.이것이수반하는구체적인역사적·문화적연구와때로민속지학적연구는여전히결정적인중요성을지니는전형적인통계자료분석과더불어,추상적원칙에서추상적모델을직조한다음하나의사례에서얻은해당자료가적절한수학적기술을갖춘모델에적합할수있다고주장하는것보다훨씬힘든작업이다.경제생활을조명하는데유용하며창의적으로정교하게만들어진모델들의가치를저자는과소평가하지않는다.그가치는아주분명하고충분히입증되었다.그러나경제를이해하려면결국이런유형의연구들을모두조합해야하고,그연구들이어떻게서로정보를주고받을수있는지알아야한다.이책은그밑거름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