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페미니즘 (두 페미니스트의 서로 다른 시선)

자본주의와 페미니즘 (두 페미니스트의 서로 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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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찬성 또는 반대,
자본주의에 대한 두 페미니스트의 서로 다른 생각!
정치철학과 페미니즘 이론은 자본주의가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고찰한 적이 거의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갖는 앤 커드와 낸시 홈스트롬은 자본주의가 이념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실재하는 경제 체제로서 여성에게 이로운지를 두고 논쟁을 벌인다. 또한 임금 불평등·산업 개혁·노동력 착취 등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논의하며, 이러한 문제들이 여성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고 ‘자본주의’와 ‘여성의 이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아울러 각 저자는 상대방의 논점에 응답하면서 관련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펼친다.
앤 커드와 낸시 홈스트롬은 2006년 12월 미국철학학회에서 개최한 “페미니즘과 자본주의” 토론회에서 각각 발표를 맡으며 처음 만났다. 두 학자의 상반된 시각은 자본주의와 ‘여성’의 관계를 둘러싼 논의가 부족하던 여성학계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다. 이후 둘은 이를 더욱 구체화해 2011년 2월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은 20세기 후반부터 페미니즘 내에서 전개된 두 견해, 즉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시각과 비판하는 시각을 철학적·역사적·정치적 맥락에서 체계적으로 논증하며 이러한 논쟁의 근원과 변화를 이해하는 입문서로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 앤 커드는 자본주의를 정의하는 것은 규범적·설명적인 동시에 정치적 과제라고 설명한다. 즉 자본주의를 단순한 경제 체제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정책적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낸시 홈스트롬은 이 책이 자본주의를 페미니즘 관점으로 살펴보는 하나의 사례라고 설명하면서, 경제 구조가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단순한 경제 논의가 아니라 페미니즘적 비판과 대안 모색의 출발점임을 강조한다.
이 책이 출판된 지 14년이 지났다. 그동안 여성의 사회·경제 진출이 확대되고, 미투 운동 같은 글로벌 페미니즘 운동을 통해 젠더 인식이 확산되는 등 다양한 사회 변화가 일어났다. 그럼에도 두 저자가 지적한 가부장제의 억압과 자본주의의 문제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 산재한다. 성별 임금 격차, 소득 불평등, 고용 불안정, 육아와 돌봄 문제 등 우리 삶과 직결된 문제들이다. 무엇보다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육아와 돌봄 책임이 여성에게 집중된 현실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커드의 관점에서 이러한 문제는 복지 및 노동 정책과 돌봄 서비스의 확대를 통한 제도적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홈스트롬의 관점에서는 자본주의 자체가 여성 억압의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기 때문에 더 근본적인 경제 체제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커드는 자본주의를 페미니스트 정치 변혁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체제로 바라본다. 반면에 홈스트롬은 자본주의를 사회적 생산과 부의 분배가 소수의 자본 소유자에게 집중되며, 노동자 계층과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착취를 동반하는 체제로 본다. 그리하여 홈스트롬은 자본주의를 개혁할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경제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커드와 홈스트롬의 논쟁은 자본주의의 가능성과 한계를 다각적으로 다룬다. 커드는 자본주의의 개혁 가능성을 강조하는 반면, 홈스트롬은 자본주의의 억압 구조를 비판하고 대안적 체제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이 논쟁은 페미니즘과 자본주의가 교차하는 문제를 다루며, 체제에 대한 옹호나 비판을 넘어 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논의로 확장한다.
저자

앤E.커드,낸시홈스트롬

저자:앤E.커드(AnnE.Cudd)
포틀랜드주립대학교총장이다.피츠버그대학교교무처장,수석부총장,철학과교수를역임했다.보스턴대학교와캔자스대학교에서철학과교수로서주요보직을거쳤다.저서로《억압의분석(AnalyzingOppression)》이있으며,공동편집한책으로는《시민권과이민(CitizenshipandImmigration:Borders,Migration,andPoliticalMembershipinaGlobalAge)》(Win-chiatLee),《21세기민주주의에대한철학적관점(PhilosophicalPerspectivesonDemocracyinthe21stCentury)》(SallyScholz)등이있다.

저자:낸시홈스트롬(NancyHolmstrom)
러트거스대학교뉴어크캠퍼스명예교수이다.철학과학과장을역임했으며,사회철학의핵심주제에관한수많은논문을발표했다.《사회주의페미니스트프로젝트(TheSocialistFeministProject:AContemporaryReaderinTheoryandPolitics)》의편집자이다.

역자:성수진
계명대학교여성학연구소인문사회연구사업단연구보조원이다.계명대학교사회학과여성학전공박사과정에재학중이며,대구지역청년여성에관심을갖고공부하고있다.

역자:장지은
계명대학교여성학연구소전임연구원이다.대구풀뿌리여성연대대표,대구여성영화제창립위원장,교육부양성평등정책담당관전문경력관을역임했다.저서로《전환의시대와대안적삶:지역,돌봄그리고공동체》(공저)가있으며,《마을과세계:에코페미니스트마리아미즈의삶과시대》(공역)를우리말로옮겼다.

목차


표와그림목록
감사의글

1부
1자본주의를찬성하다:페미니스트의이상과현실로서(앤E.커드)
1서론
2실존하는체제로서자본주의의경험적사례
3자본주의의성공에대한이론적설명
4자본주의에대한페미니스트비판
5물신주의
6계몽된자본주의:페미니스트자본주의선언

2부
2자본주의를반대하다:이론과현실의관점에서(낸시홈스트롬)
1서론
2이론상의자본주의:이상과한계
3현실속자본주의
4인간의이해관계는곧여성의이해관계
5결론:대안은무엇이고페미니스트들은지금무엇을해야하는가

3부
3낸시홈스트롬에게답하다(앤E.커드)
4앤커드에게답하다(낸시홈스트롬)


참고문헌
옮긴이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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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자본주의를찬성하다

1부는자본주의를옹호하는커드가주장을펼친다.커드는자본주의가여성의경제적독립과사회적지위를강화할잠재력을지니며,성차별적억압에서벗어나기위한도구가될수있다고본다.자본주의가개인의자유와자율성을핵심가치로삼기때문에본질적으로가부장제와결합할필요가없을뿐더러,오히려가부장제를약화시킬수있다고주장한다.또한경제성장과시장확장은여성에게더많은기회를제공할수있으며,이를실현하기위해서는현재존재하는불평등을완화하고모든개인에게공정한경쟁의장을마련해야한다고강조한다.이에따라커드는자본주의의자원을더욱포용적이고공정한방식으로배분하며,협력적이고민주적인경제구조를통해자본주의를개혁해야한다고제안한다.

자본주의를옹호하려면‘자본주의’라는용어의의미를명확히해자본주의사회또는자본주의가가능한사회를분류하는것으로시작해야한다.자본주의사회의성과를현실적으로평가하는동시에더계몽된형태의자본주의를전망하기위해,앤커드는실제세계에적용할수있는작동적정의를찾는다.이러한작동적정의를바탕으로자본주의가지금까지존재해온방식에대한경험적·이론적근거를검토한다.
커드가여기서옹호하는자본주의의설명적이상은자원을비차별적으로보호하고,탈중앙화한사적소유를법적으로보호하며,모든시민을위한협력적이고사회적인생산을보장하는체제다.또한재화,노동,서비스,물적자본및금융자본의교환을위한자유롭고개방된경쟁시장을포함한체제다.사회적·협력적상호작용은경제적생산과교환을구성하는사회적·법적인프라의구축에서나생산과교환그자체에서나모두체제의핵심이다.

페미니즘은사회적평등과자유를추구하는이념으로,처음에는남성에대한여성의평등과자유를목표로하지만,더나아가다른사회집단에대한모든사람의평등과자유를포함한다.여성은이런사회집단대부분의일원이기때문에,여성의사회적평등실현이이상이라면사회적평등을일반적목표로삼는것이논리적이다.그렇지않으면그것은특수한주장,위선,또는비합리적태도일수있다.페미니스트적이상은여성들이비공식적인방식으로권력을얻고행사하는방법을간과하지않으면서더공식적이고명확한권력을추구한다는점이중요하다.

자본주의를하나의페미니스트정치변혁으로옹호하는커드의논거는자본주의가이세계의현재와과거에어떻게작동했는지,그리고앞으로어떻게될것인지에대한평가에기초한다.여기서커드는페미니즘적이고자유주의적인계몽된자본주의를제안한다.우리앞에놓인과제는자본주의의실천이그이상에미치지못하는부분들을모아내고,자본주의의이상과실천적성공요인에부합하면서도,성차별과억압을종식하려는페미니스트의욕망을증진할해결책을제시하는것이다.그러나커드는자본주의가내포한이상과가치를확장하여더큰물질적성공을이루거나,심지어더긍정적인페미니스트변혁으로이어질수있는방안을제안하고자한다.

자본주의를반대하다

2부에서홈스트롬은마르크스주의페미니즘시각에서자본주의를반대한다.홈스트롬은자본주의가여성억압과계급착취를심화하는구조적문제를내포한다고지적한다.여성에대한억압의종식을‘해방’으로정의하며,이를실현하기위해자본주의의구조적한계를철저히검토해야한다고주장한다.나아가자본주의는본질적으로성차별적구조를유지하기때문에단순한제도개혁만으로성평등을달성할수없다며,대안으로사회주의적체제나탈자본주의적경제체제를통해성평등과계급평등을실현할수있다고제안한다.

자본주의는모든시간과장소에서동일하지않으며,게다가끊임없이변화하기때문에특정형태의자본주의에국한해탐구할수없다.자본주의의여러가능성을이해하려면,한편으로는그이념자체를,다른한편으로는자본주의의모든형태에내재된근본구조와경향을모두검토해야한다.자본주의의다양한추상적이상은매우매력적이어서이론적으로자본주의는여성을포함한모든개인에게권장할만하다.그러나다른근본적특징과경향은이와같은자유주의적면모와상충하는측면이있다.따라서궁극적으로자본주의가여성에게유익한가라는물음은단순히논리적으로만가능한체제가아니라,실제로존재하고역사적으로진화해온정치경제체제로서의자본주의에기초해야한다.

이논쟁에서홈스트롬의주요관심사는실존하는체제로서의자본주의가여성에게유익한지여부다.그러나이질문에단순히“예”나“아니요”로답할수없다.이는다음과같은중요한하위질문들에어떻게답하느냐에달려있다.무엇과비교하는가?어떤여성들인가?그들삶의어떤측면과관련되는가?어떤시간범위에서인가?홈스트롬은자본주의가여성에게유리한가능성을창출하면서도동시에이러한가능성에한계를부과한다고주장한다.

전체적으로자본주의가여성에게좋다고할수있는측면은그렇지않은측면보다더제한적이다.여성은자본주의라는잔인한경쟁체제에서‘승자’가되기어렵다.실제로여성은지구상에서가장가난하고취약한측에속한다.따라서홈스트롬은여성의복지,아니‘여성해방’에진정으로헌신하는페미니스트들은자본주의에반대해야한다고주장한다.

홈스트롬주장의핵심은자본주의가진정한인간해방의조건을제공하지만,동시에그실현을방해하는체계적인장벽을세운다는것이다.오늘날기술은일의성취도를높이고,필요한노동을줄여사람들이가족과시간을보내거나,자신의관심사와재능을개발하거나,충분히쉴수있게할잠재력을지닌다.하지만홈스트롬은실제로그런일은일어나지않았으며,여성이전략적·실질적이해관계를증진하고충만한삶을살기위해필요한것은경제적이든정치적이든모든차원에서진정한민주사회라고설파한다.바로여성이자유롭게자기이익을위해조직하고주장할수있으며,그앞에구조적장벽이존재하지않는사회다.

서로에게답하다

3부에서는커드와홈스트롬이서로의주장에반론을제기하며자본주의와여성의관계에대한논의를심화한다.커드는자본주의가여성억압의근본원인이아니며,오히려적절한개혁을통해여성의권리와평등한기회를증진할가능성이크다고주장한다.자본주의가본질적으로성차별을초래하는것이아니라,그것을운영하는방식과사회적조건이불평등을만들어낸다고본다.반면,홈스트롬은자본주의가구조적으로계급착취와성차별을지속시키기때문에단순한개혁으로는성평등을실현할수없다고반박한다.두학자는자유주의페미니즘과마르크스주의페미니즘의이론적기반,자본주의의본질,불평등과빈곤,여성억압의원인,성평등실현을위한대안등을좀더치밀하게논의한다.

커드가홈스트롬에게

두사람은많은부분에서의견이일치한다.빈곤이심각한문제라는점과세계의더부유한사람들이그문제를완화하기위해더많은노력을기울여야한다는점에동의한다.세계최빈층에여성이지나치게많으며,여성이많은지역에서심각한억압을받고있다는점에동의한다.철학자와경제학자가과거에가난한사람,병든사람,취약한사람의문제에충분히주목하지않았으며,최근까지여성을거의무시해왔다는점에도의견을같이한다.의견이일치하지않는지점은대부분빈곤과억압을종식하기위한최선의방법에대해서다.커드가자본주의를그목표달성의필수수단으로보는반면,홈스트롬은자본주의를진보의피할수없는장애물로본다.의견차이는자유와인간복지개념에달려있다.하지만둘다물질적재화와자유가서로교환할수없는것이아니라는점에동의한다.다만그교환이어떻게이루어져야하는지에대해서는의견이다르다.

그러나주요한의견차이는빈곤과복지에대한경제학적관점이다.커드에게‘경제학’은두가지를의미한다.첫째는논쟁에서적용해야할경제이론이다.홈스트롬은생산과임금에대한마르크스주의이론을받아들이는데,커드는그이론이시대에뒤떨어졌고잘못되었다고본다.커드가임금과가격결정에대한신고전주의관점을수용하는반면,홈스트롬은그것을이데올로기적이고비현실적이라며거부한다.둘째로,커드가말하는‘경제학’은경제적사실들에대한논쟁을의미하며,‘사실’이란사람이몇명이나있는가,그들의평균수명은얼마인가,그들의소득은얼마인가와같은데이터에관한주장이다.이러한사실들이이론적배경을가지고있긴하지만,커드는자본주의가페미니스트정치변혁을이끌수있을지에대한논쟁에서비교적논란의여지가적고중요한몇가지사실이있다고믿는다.

홈스트롬이커드에게

페미니즘과자본주의에대한이논쟁에서홈스트롬역시커드와동의하는부분이많다고고백한다.가장기본적으로둘다페미니스트로서여성이억압받고있으며,이것이도덕적으로잘못되었다고믿는다.또한자본주의가여성해방을가능케하는조건을만들었다는점에동의하며,자본주의의많은개혁에대해서도함께지지한다.더나아가,이전소련의관료적모델이자본주의의바람직한대안이아니라는점에서도의견을같이한다.하지만그이후로는의견이갈린다.홈스트롬주장의핵심은자본주의가한편으로는진정한인간해방의가능성을열어주지만,동시에그실현을방해하는체계적인장벽을만든다는것이다.특히여성에게더그렇다.

근본적인의견차이는방법론에있다.커드는페미니스트관점에서자본주의를옹호할때추상적이고이상화한자본주의모델에의존한다.이는완전경쟁시장(PCM)모델을논의하거나,자신의이상인계몽된자본주의를설명할때뿐만아니라,자본주의가실제로어떻게작동하는지,또는어떻게작동할수있는지에대한전체논의에서도그렇다.커드가역사적으로다양하게존재해온경제체제로서의실제자본주의가아닌,추상적이고이상화한애덤스미스식자본주의모델에기대고있다면서홈스트롬은그가무엇을옹호하는지명확하지않을때가있다고주장한다.

홈스트롬은소련식중앙계획경제외에자본주의의다른대안은없다고여기는이가커드만은아니지만자본주의의특수성을이해하지못하거나자본주의를단순히복잡한거대시장사회로생각하거나시장을그저사람들간의자연스러운상호작용형태로본다면,자본주의의대안을상상하기는어렵다고일갈한다.시장은자본주의이전에도존재했고,자본주의이후에도얼마든지존재할수있으며,문제는시장이사회의다른제도들과어떤관계를맺고있느냐라고주장한다.
홈스트롬은탈중앙화한경제계획모델이시장지배시스템에내재한문제를해결할뿐만아니라,자본주의에서만가능하다는조정과혁신도제공할수있다고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