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언덕 (김희경 시집)

풍경이 있는 언덕 (김희경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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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희경의 시들은 대체로 크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지만 그 대신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 남는 정서를 지니고 있는데, 사랑을 말할 때조차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이별을 노래할 때도 울음을 강요하지 않으며, 한 사람의 삶이 지나온 자리에 남은 공기와 침묵, 그 시간의 무게를 독자 스스로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존재해 왔고, 이 앨범의 노래들은 바로 그 시적 태도를 훼손하지 않은 채 음악이라는 또 다른 언어로 옮겨진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저자

김희경

ㅇ소율
ㅇ〈예술세계〉로등단(1994)
ㅇ시집:『브래지어가작아서생긴일』,『내얼굴위에붉은알러지』,

목차

시인의말ㆍ4

1부아름다운날

아름다운날ㆍ11
나는사랑에빠졌어요ㆍ12
풍경이있는언덕ㆍ13
오라,꽃밭으로ㆍ14
비밀의열쇠ㆍ16
달빛걷기ㆍ18
꽃들이수상하다ㆍ20
사랑타령ㆍ22
마지막이란언제나슬픈모스부호다ㆍ23
가랑비에도척추는시렸다ㆍ24
국화차를마시며ㆍ25
사랑,그쓸쓸함에대하여ㆍ26

2부수평선을바라보면눈물이난다

수평선을바라보면눈물이난다ㆍ31
파도ㆍ32
나는바다를듣는다ㆍ34
나뭇잎을두드리는빗방울소리를듣는다ㆍ36
섬ㆍ38
물위에집을짓다ㆍ39
여전히풀등ㆍ40
아버지의손ㆍ41
사월오동도ㆍ42
지평선너머하늘은푸르다ㆍ44
굴업도에서하루ㆍ46
비가내린다ㆍ48
갈대ㆍ49

3부엽서한장

엽서한장ㆍ53
행복통신ㆍ54
아침창가ㆍ55
자판기앞에서ㆍ56
가을맞이ㆍ57
소녀와강냉이할아버지ㆍ58
그곳,안개가있는ㆍ60
괄호채우기ㆍ62
가을,정취암ㆍ64
길ㆍ65
그남자의하루ㆍ66
고추먹고맴맴ㆍ68
거리論ㆍ69

4부꽃밭

안개혹은기억의집ㆍ73
창밖엔안개ㆍ74
꽃밭ㆍ75
저녁스케치ㆍ76
낙엽독백ㆍ77
선운사,동백은아직피지않았고ㆍ78
바이칼ㆍ79
가을단풍ㆍ80
장마무렵ㆍ82
이끼나무숲으로가자ㆍ83
저음의무반주첼로ㆍ84
귀가ㆍ85

■라이너노트ㆍ86

출판사 서평

이노래들은듣는이를위로하려들기보다곁에머물기를선택하며,누군가의저녁이되고누군가의귀가가되고누군가의오래된기억위에조심스럽게내려앉기를바라면서,풍경이라는이름의목소리가시를대신말하지않으면서도시가더또렷이들리도록돕는배경으로서끝까지자리를지킨다.

시가노래가되었을때,그것은더크게말하지않으며,오히려더낮은목소리로그러나더오래,우리에게말을건다.

풍경이있는언덕

오인택(시인·공학박사)


이앨범은노래를만들기위해시를고치지않는다는단순하지만쉽지않은선택에서출발했으며,시가이미품고있던호흡과리듬,말과말사이에고여있던침묵과여백을음악이라는시간의그릇안으로옮기는데에만집중함으로써,문장을줄이거나감정을과장하거나후렴을만들기위해의미를바꾸는관행에서한발물러선채,시가스스로노래가될수있을때까지기다리는방식으로완성되었다.

김희경의시들은대체로크지않은목소리로말하지만그대신쉽게사라지지않고오래남는정서를지니고있는데,사랑을말할때조차이유를설명하지않고이별을노래할때도울음을강요하지않으며,한사람의삶이지나온자리에남은공기와침묵,그시간의무게를독자스스로느끼게하는방식으로존재해왔고,이앨범의노래들은바로그시적태도를훼손하지않은채음악이라는또다른언어로옮겨진기록이라할수있다.

『풍경이있는언덕』에수록된열곡의노래는사랑을부르는말에서시작해결국귀환으로마무리되는하나의흐름을이루고있는데,누군가를조심스럽게초대하는마음에서출발해설명할수없이빠져드는순간을지나고,흔들리고무너지고견디는시간을통과한뒤,마침내혼자가되는법을받아들이는지점에이르기까지의과정은의도적으로설계된서사라기보다삶이대체로그렇게흘러간다는사실을정직하게따라간결과에가깝다.

이노래들을부른아티스트의이름은풍경이며,이이름은무대위에서서자신을드러내는주체라기보다시가놓이는배경이자정서가머무는자리로서의역할을스스로에게부여한선택으로,노래의중심에서기보다는시의옆에서서함께호흡하고시간을건너는존재가되겠다는이프로젝트의태도를가장분명하게드러낸다.

풍경이라는이름아래에서노래하는목소리는특정인물의개성이나화려한기교로자신을증명하지않으며,오히려문장이가진결을방해하지않기위해소리를낮추고감정을앞서해석하지않기위해숨을고르며,시가말하고자했던세계가스스로드러날수있도록충분한공간을남기는방식으로노래한다.

곡에따라이목소리는맑고담담한여성의음색으로,혹은낮고절제된중성적톤으로,때로는노래와말의경계에가까운속삭임의형태로변주되지만,이러한변화는캐릭터를연기하기위한것이아니라각시가요구하는거리와자세에맞추기위한선택에가깝고,모든곡을관통하는태도는언제나앞서지않음과덜말함에있다.




그래서이앨범에서풍경은사랑을노래할때조차감정을밀어붙이지않고,이별을노래할때에도울음을대신해침묵을선택하며,견뎌온시간과남아있는쓸쓸함이스스로들릴수있도록소리를비워두는방식으로노래함으로써,듣는이로하여금감정을따라가게하기보다각자의기억과시간을자연스럽게불러내도록한다.

첫곡에서반복되는초대의말은간청이아니라사랑을맞이하기위해마음의등을켜는의식처럼울리고,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는데이미모든것이결정되어버린사랑의순간을지나,밤이되면세상의속도가느려지고안개가떠오르며달빛이걷는존재가되는장면속에서기다림은어느새마중으로바뀌고,그러나끝내도착하지못한사랑은신호처럼남아분명히보냈지만닿았는지알수없는상태로침묵속에머문다.

사랑이끝난이후에도감정은곧바로사라지지않고식어버린온도와남아있는쓸쓸함은정직하게바라보아야할또하나의풍경이되며,시간은사람을깎아어깨를둥글게만들고상처를안쪽으로자라게하지만,그럼에도파도는계속앞으로만나아가듯삶은멈추지않고이어진다.

비가내리고소리가몸을통과해결국살이되고뼈가되듯,비난과고통의소리마저도견뎌낸시간의일부가되어삶안에남고,사랑은물위에지은집처럼흔들릴수밖에없다는사실을받아들이는순간,이노래들은무너짐조차사랑의일부였음을원망없이인정하는태도로나아간다.

마지막에이르러위로는거창한말이아니라“울지말아요”라는한문장으로남고,세상이괜찮다고섣불리말하지않으면서도혼자가아님을곁에두는방식으로조용히머무르다가,모든노래는결국집으로돌아오듯더이상방황하지않아도되는마음의상태,혼자여서비로소편안해진밤이라는귀환의지점에서멈춘다.

이노래들은듣는이를위로하려들기보다곁에머물기를선택하며,누군가의저녁이되고누군가의귀가가되고누군가의오래된기억위에조심스럽게내려앉기를바라면서,풍경이라는이름의목소리가시를대신말하지않으면서도시가더또렷이들리도록돕는배경으로서끝까지자리를지킨다.

시가노래가되었을때,그것은더크게말하지않으며,오히려더낮은목소리로그러나더오래,우리에게말을건다.



TrackList

1아름다운날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

2.나는사랑에빠졌어요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

3.달빛걷기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

4.마지막이란언제나슬픈모스부호다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

5.사랑,그쓸쓸함에대하여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

6.파도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

7.나뭇잎을두드리는빗방울소리를듣는다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

8.물위에집을짓다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

9.여전히풀등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

10.귀가

시김희경·작곡오인택·노래풍경Vocal: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