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라래비 훨훨

질라래비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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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의 간절한 혼魂의 소리
질라래비 훨훨 시집의 70편은
나의 간절한 혼魂의 소리다

봄보다 먼저 내게 시가 되어 안겨왔네
겨드랑이 가렵더니 눈빛 환히 맑아 졌어
각질이 벗겨졌나 봐 세포마다 피가 돌아

봄소식 하나에도 시가 있고 노래 있어
노래하는 여울 되고 춤추는 강물 되어
마침내 바다에서 만나 꽃 울음을 만들겠네

아는가 예쁜 내님 나도 그대 시가 되어
그대 향한 긍률한 밤 가슴 치는 뜨거움을
해 맑고 건강한 인연 사는 날까지 이어지길
-〈우수지나 경칩 되니〉 전문 -

외따로 간직한 그리움 하나, 그에게로 가는 길이다

건강한 인연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인연은 건강합니다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는 인연은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게 꿈을 갖게 하는 인연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게 성장이 되게 하는 인연은 행복합니다

당신은 내게 건강한 인연입니다
한치 혹은 두 치씩 성장이 되게 하는
행복한 인연입니다

갈증을 목 축이는 한 방울 이슬 같은 인연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쏟아집니다 -건강한 인연 전문-

건강한 인연을 만나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
뭉툭한 연필심 꾹꾹 눌러 일기를 쓴다
다시 한번
어제의 일기를 펼쳐놓고 한 편의 시를 짓는다

만나지 않아도 만나고 있는 혼魂의 소리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걸으며
늦은 안부마저도 감사하다

그대가 잡아주는 손끝 하나만으로 질라래비 훨훨
질라래비 훨훨이다
저자

천숙녀

*천숙녀(千淑女)경북문경출생.
*1995년월간《문학공간》으로등단,2000년《현대시조》신인상
*시집으로는「행운의편지」「건강한인연」「평화의섬,독도 」「비움」「안부」「반갑지않은손님」「구절초」「아카샤」「시로묻는안부」와「독도시200선」시화집을엮었다
*한국문인협회회원,나래시조회원,문경문학회회원,대전시조시인협회회원
*1996년순수문학상우수상수상
*2021년나래시조문학상수상
*2011년국회독도특위,독도수호유공자공로상수상
*현)한민족독도사관관장.
*현)아키타라이더소속(AKASHA레이어제로)진행

목차

1부


편지11
풍경12
비이거나구름이거나바람일지라도13
그대가슴에묻힐14
깊고푸른강15
꿈길에서16
너에게기대어한여름을17
달빛휘감아피어나는들풀향기18
별을따는거야20
함께가는길22
풀잎이되어23
여행24
꽃등불25
그대를만나면26


2부

어쩌란말이냐29
당신의당신이기에30
연緣31
먼그대32
세월의주름살펴주는33
사랑해야한다고34
시월이오면35
가을이별곡離別曲36
깊은계절에37
내길로가던날38
흑백사진39
말의맛40
선線41
다시한번42


3부

꽃구경45
꽃씨46
푸른전설47
준마48
질라래비훨훨49
담쟁이넝쿨50
들꽃51
바람52
길53
풀씨54
하얀박55
우리는56
소국피는날에57
그대,그리움에기대어58


4부

청룡열차61
당신에게선62
날마다숨쉴때마다63
문패64
골목길65
숨은꽃66
돌67
포로68
사랑한다는것은69
내몸70
먼거리71
노을사모思募에게72
지금여기의나73
늦은안부74


5부

이별이아니어도77
까치밥78
당신만이79
열병80
장단81
서성거림82
동반83
노래84
건강한인연85
환한마음86
바람불어87
아직도88
바람일거야89
이게뭘까?90

출판사 서평

누군가에게힘이되고의미가되며

이앨범은사랑을말하지만사랑을앞세우지않고,인연을노래하지만,그인연을붙잡으려들지않으며,관계가남기고간시간과태도의결을차분히따라가듯시작된다.첫곡〈건강한인연〉은이앨범의출발점이자기준으로,누군가에게힘이되고의미가되며한치혹은두치씩서로를성장시키는관계가가능하다는믿음을감정의고조없이담담하게확인시키고,이후의모든노래들은이기준위에서각기다른얼굴의인연을펼쳐보인다.

〈당신만이〉는그기준위에세워진마음의경계를그린다.아무나들어올수없는성城과그문을열수있는단한사람에대한인식은사랑의독점이아니라신뢰의선택에가깝고,허락된관계안에서만가능한고요와일상의풍경이조용한언어로이어진다.〈동반〉은그문안에서시작되는삶의리듬을노래한다.특별한사건없이도같이걷고,같이땀흘리고,같이바람을맞는시간이곧사랑의형태가될수있음을반복되는언어와호흡으로보여준다.

〈함께가는길〉에이르면관계는더긴시간의축으로이동한다.같은방향을바라보지않아도같은시간을건너갈수있다는깨달음은사랑을목적지가아닌과정으로바꾸고,〈우리는〉에서는그과정속에서개인의감정이어느새혼자가아닌이름으로확장되어서로의고독을비추는별과노래가되며,결국바다에서만나는강물처럼하나의‘우리’로겹쳐진다.

■라이너노트

질라래비훨훨
오인택(시인·공학박사)


이앨범은사랑을말하지만사랑을앞세우지않고,인연을노래하지만,그인연을붙잡으려들지않으며,관계가남기고간시간과태도의결을차분히따라가듯시작된다.첫곡〈건강한인연〉은이앨범의출발점이자기준으로,누군가에게힘이되고의미가되며한치혹은두치씩서로를성장시키는관계가가능하다는믿음을감정의고조없이담담하게확인시키고,이후의모든노래들은이기준위에서각기다른얼굴의인연을펼쳐보인다.

〈당신만이〉는그기준위에세워진마음의경계를그린다.아무나들어올수없는성城과그문을열수있는단한사람에대한인식은사랑의독점이아니라신뢰의선택에가깝고,허락된관계안에서만가능한고요와일상의풍경이조용한언어로이어진다.〈동반〉은그문안에서시작되는삶의리듬을노래한다.특별한사건없이도같이걷고,같이땀흘리고,같이바람을맞는시간이곧사랑의형태가될수있음을반복되는언어와호흡으로보여준다.

〈함께가는길〉에이르면관계는더긴시간의축으로이동한다.같은방향을바라보지않아도같은시간을건너갈수있다는깨달음은사랑을목적지가아닌과정으로바꾸고,〈우리는〉에서는그과정속에서개인의감정이어느새혼자가아닌이름으로확장되어서로의고독을비추는별과노래가되며,결국바다에서만나는강물처럼하나의‘우리’로겹쳐진다.

앨범의중반부에놓인〈환한마음〉은상처를지나온관계만이가질수있는회복의온도를담는다.이곡의밝음은가볍지않고,기쁨은과장되지않으며,함께견뎌온시간끝에서만생겨나는신뢰의빛으로조용히번진다.이어지는〈사랑한다는것은〉은이앨범에서가장낮은목소리로사랑을정의한다.사랑은무엇을더주는일이아니라대가없이관용해지는상태이며,무의식중에착해지고자신을망각하게되는순간이라는깨달음이고백이아닌사유처럼흐른다.

〈날마다숨쉴때마다〉는그깨달음이일상이되었을때의풍경이다.사랑은더이상특별한사건이아니라숨쉬듯반복되는습관이되고,그리움조차도삶을방해하지않는온도로가라앉는다.〈늦은안부〉는이미지나간시간을붙잡지않으면서도아직남아있는날들을고맙게바라보는태도를통해이앨범이끝을향해가는방식을정리하며,늦어서더귀한말이관계의성숙을조용히증명한다.

그리고마지막곡〈질라래비훨훨〉에서음악은비로소다른결을선택한다.앞선아홉곡이말과호흡으로관계를다져왔다면,이곡은리듬으로놓아준다.이앨범
93에서유일하게보사노바로연주되는이마지막곡은,누군가의손을놓는일이곧떠나는것이아니라더가볍게날아오르기위한선택임을몸으로느끼게하며,붙잡지않아도이어지는인연이가능하다는믿음을가장조용히하고도자유로운방식으로완성한다.

이모든노래를다듣고난뒤에도당신의하루는크게달라지지않을것이다.다만누군가와나란히앉아있는시간이조금더편안해지고,말없이함께있는순간을불안해하지않게되며,인연을붙잡지않아도관계가깊어질수있다는사실을몸으로이해하게될것이다.이앨범은바로그런깨달음을향해,마지막한곡에서만살짝리듬을풀어놓으며훨훨날아오르는,조용하지만분명한인사이다.
왜마지막곡에서만리듬이바뀌는가를설명하고자한다.이앨범의앞선아홉곡은관계를붙잡는음악이아니라관계를이해하려는음악이다.말로다듬고,호흡으로견디며,감정을고조시키기보다낮추는방식으로인연의결을따라왔다면,마지막곡〈질라래비훨훨〉에
94서는그모든언어와설명을내려놓는다.이지점에서리듬이바뀌는이유는단순한장르변화가아니라태도의전환에가깝다.

보사노바는서두르지않는다.목적지로밀어붙이지도않고,감정을과장하지도않으며,박자를드러내기보다숨긴채몸을먼저움직이게한다.그래서이리듬은이별이나결론을말하는데적합하지않다.대신놓아주는순간,붙잡지않아도괜찮아지는상태를가장자연스럽게전달한다.

앞선곡들이관계를설명하는언어였다면,이곡은관계를몸으로이해하게하는음악이다.누군가의손을놓는다는것은떠나는일이아니라리듬을믿는일이며,그리듬위에서는다시만날가능성조차약속하지않아도된다.보사노바의가벼운걸음은상실을강조하지않고,해방을연출하지않으며,다만자연스럽게흘러가게만든다.

〈질라래비훨훨〉에서‘훨훨’은외침이아니다.그것은박자사이에남겨진여백이고,기타스트로크가끝난뒤에도계속이어지는몸의흔들림이며,말하지않아도이미도착한이해의상태다.이곡에서리듬은감정을이끄는것이아니라감정에서벗어나게한다.

그래서이앨범은마지막에서만리듬을바꾼다.설명을끝내기위해서가아니라,더이상설명하지않아도되기때문이다.앞의아홉곡이인연을다지는과정이었다면,마지막한곡은그인연을신뢰하는방법을보여준다.붙잡지않아도이어질수있다는믿음,놓아도무너지지않는관계에대한확신,그리고그확신이만들어내는가벼움.

이앨범의끝은결말이아니라전환이다.발라드와포크가말과숨으로걸어왔다면,보사노바는그길에서한걸음비켜서서자연스럽게날아오른다.〈질라래비훨훨〉이유일하게보사노바인이유는,이앨범이끝내말하고싶은것이사랑의완성이아니라자유에대한신뢰이기때문이다.
그리고그신뢰는,언제나리듬이가장먼저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