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슬픔에 입 맞춰준 적 있는가 (양광모 시집)

너의 슬픔에 입 맞춰준 적 있는가 (양광모 시집)

$12.00
Description
“삶과 내가 그토록 서로에게 간절히 알려 주고 싶어 한 것은
모든 순간을 사랑할 것, 모든 순간에 사랑할 것.”
슬픔을 어루만지는 다정하고 섬세한 언어

일상의 언어로 삶을 그리는 양광모의 신작 시집 『너의 슬픔에 입 맞춰준 적 있는가』가 푸른길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우리 일상에 산재해 있는 슬픔에 대해, 슬픔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에 주목한다. 시인이 말하는 슬픔은 대체로 겨울, 밤, 어둠, 비의 이미지로 회상된다. 겨울을 맞이한 나무가 잎을 떨구고, 물이 강을 떠나 바다로 흘러들고, 매일 저녁 해가 지는 풍경에서 시인은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의 흐름이 마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 같다고 생각한다. 손바닥으로 막아 보려고 해도 손 틈새로 새어 들어와, “전 생애가 비에 젖거나/ 빗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듯”(「비 1」) 느끼게 하는 순간들을 그렸다.
시인은 슬픔을 위로하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슬픔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너의 손과 발, 얼굴을 씻겨 주고/ 너의 차갑게 식어 버린 심장에/ 한 가닥 따스한 온기를 더해 주고 싶어” 시인은 “이 세상 가장 큰 울음으로”(「먼 곳에서도 부디 행복하길」) 울겠다고 말한다. 슬픔만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러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슬픔을, “봄꽃 피는 기쁨보다/ 가을 낙엽 지는 슬픔을/ 슬금슬금 잘 잊어야 생이 단단해”(「망각력」)진다고 일러 준다. 슬금슬금 잘 잊는다는 것은 슬픔을 억지로 지우거나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처 부위에 딱지가 잘 질 수 있도록 시간을 들여 천천히 마음을 다독이고 보살펴도 괜찮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과정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 안의 약한 지점까지 끌어안을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어쩌면 이것이 시인이 바라는 ‘모든 순간을 사랑하는’(「그토록 내가」) 일일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너의 슬픔에 맞닿을 수 있을까. 그러한 고민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난 시편들을 이번 시집에서 만나 보길 바란다.

이 나라의 국경으로 가자/ 왼쪽 어깨로는 빗방울이 떨어지고 오른쪽 어깨로는 햇볕이 내려앉는 곳// 전 생애가 비에 젖거나/ 빗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듯해도/ 생의 절반은 햇살인 것
- 「비 1」 부분

사는 기 왜 독한 술 같을 때가 있잔혀/ 그런 날엔 해장국 한 그릇 먹는 겨/ 뜨신 국물에 공기밥 텀벙 말아/ 후루룩 게 눈 감추듯 먹는 겨/ 그러면 뱃가죽 깊은 곳에서/ 장해, 장해, 소리가 들린다니께
- 「해장국」 부분
저자

양광모

시인.경희대국문과졸업.소소하지만근원적인삶의정서를누구나쉽게공감할수있도록일상의언어로노래하고있다.푸르른날엔푸르게살고흐린날엔힘껏살자고.
양하영,허만성,이성하,이연학,안율등여러가수에의해그의시가노래로만들어졌다.바다와별,자작나무와눈을사랑한다.
독자들로부터가장많은인기를얻은『한번은詩처럼살아야한다』,대표시선집『가슴뭉클하게살아야한다』,『사람이그리워야사람이다』,필사시집『가슴에강물처럼흐르는것들이있다』,사랑시선집『네가보고싶어눈송이처럼나는울었다』,커피시집『삶이내게뜨거운커피한잔내놓으라한다』,술시집『반은슬픔이마셨다』,기행시집『와온에가거든』외다수의시집과인생잠언집『비상』을출간하였다.

목차

시인의말

Ⅰ.너의슬픔에입맞춰준적있는가
애기동백/그토록내가/저녁의시/우리는무슨일로그리합니까/경계를경계하다/깎아주기로했다/나는젊어서죽으리라/풀잎/힘을냅니다/희망이젖지않도록/백련사/비상/비1/비2/비3/뿌리/눈꽃/동백/유배지에서/눈/먹을갈다/의지/눈물의어원/꽃의체온/꽃그늘서성이네/화답花答/바람이없다면/꽃/꽃에게묻다/나무처럼/손/상처를위한시

Ⅱ.바다하나건너는일아니겠는가
인생/항구/배/여행/떡볶이/해장국/변명/각설却說/졸업/그리섭섭하진/망각력/처음/새해/새해에는/3월/3월이오면/8월의기도/겨우살이/안개1/안개2/안개3/어느날안개가찾아와/월동배추/강/돌아눕다/먼곳에서도부디행복하길/마주/시인/못쓰겠네/나를위해쓰는시/자서

Ⅲ.너를강이라불러도되는가
화풍병花風病/너를강이라불러도되는가/너를사랑하는일이그러하였다/유배/동백/목포에서/이별법/별이별에게서멀어지듯/잊는일/사랑후/입암산벚꽃/울산바위/땅끝마을/우포에서쓴편지/한계령에서

Ⅳ.목포에오시거든
강진에서/와온바다/오동도/가우도/세방낙조/완도구계등/하동포구/하동에서쓰는편지/에말이요/유달산에는말들이모여사네/목포에오시거든/절물/비양도/차귀도/광치기해변/비자림/제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