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연구와답사의목적은개발가능한전적지비무장지대의진실한역사와가치를최대한발견하는것이다.이를위해1918년조선총독부가발행한1:50,000지형도,1965년북한과소련이공동제작한1:50,000지형도,미극동사령부가발행한1:50,000지형도,2019년국토지리정보원이발행한1:50,000지형도의총4종지도를연구도구로삼아10개지역의도폭을분석하였다.
도폭별로지리적위치와지질및지형,기후와식생,옛도폭속비무장지대거민의흔적,전사에기록을남긴격전지쟁탈전,비무장지대밖연계가능한관광자원,종합관찰결과에따른평화공원조성제안의내용을담아하나의장으로총11개의장으로구성하였다.
연구방법은각지도상에중앙분계선을긋고이선으로부터남북으로각각2km거리에남·북방한계선을그은다음남·북방한계선내에서사라져버린비운의마을,면소재지,군청소재지를복원해내는것이다.여러종류의지도를겹쳐비교하고건물하나하나헤아려가며거민의흔적을찾아냈다.동해선,경원선,경의선을비롯한단절된철도와도로의복원사진도남겼다.전쟁으로폐허가된지난날의역사(驛舍),기총소사로벌집처럼구멍난채고철덩어리로남은객차잔해,노동당철원군당의당사건물사진도곁들였다.전쟁통에만난농어촌병사들에게얻은걸출한지혜,어수선한상황에서도학자로서의서무송을인정하고지지해준상관과상하간의신뢰,최일선의상황을대비하여351고지와208고지를교대로지켰던이야기등그당시의이야기가눈앞에서펼쳐지는듯매우자세하다.
옛지도를널어놓고비교에비교를거듭해가며과거를되살리고,기상청에서내려받은수치를파란모눈종이위에그려클라이모그래프를완성하고,1920~1930년대의사진자료와2000~2010년대에새로찍어보여주면서눈앞에드러난지형을설명하는이책은솔직히매우감동적이다.2019년에이와같은연구방법을택하는학자는많지않았을테지만전쟁과분단이후인터넷에서도찾을수없게된것을그당시에만든지도는보여준다는점에서고전적이고도정통적인방법이너무나도적합한연구가무사히마무리되었기때문이다.
비무장지대안의거민흔적을찾아선대가대대로지켜온고향의참모습을후손에게전해주고,비무장지대의쌍방배후지역과연계가능한자연및문화유산을찾아내어관광권조성의기초를제공하고자한저자의마지막연구는그목적을충분히달성하였다.
책속에서
이책의원고를마무리할즈음필자의몸에변화가오기시작했다.아마책의출간을보기힘들수도있겠다는생각이들었다.(중략)훗날이연구가비무장지대개발이나평화공원조성의조그마한밑거름이되기를바라는마음이다.
_서문중에서
본격적으로금강산을관광하기시작하면온정리를통과하여만물상을보게된다.다시온정리에서남진하면구룡연폭포지역에이르게되며금강문을지나면바로옥류동염주담,비룡폭포와상팔담에이른다.이들계곡에서는수마작용에의한기경을관찰하며노자의“유약한물이굳은바위를공격한다”라는말을되새기게된다.
_1장고성도폭중에서
논에는전란으로추수하지못한벼이삭이그대로고개를숙이고있어병사들이대검으로잘라진지로돌아왔다.땅에구멍을파고모래로적당히채운다음철모를놓고곡괭이자루로쌀을찌었으며물에불려서다시철모속에넣고찌어가루를만들고,개인천막모기장을두겹겹쳐채를쳐서훌륭한떡가루를만들었다.얼마나재주들이비상하며지혜가넘쳐나는지건빵으로속을넣고송편을빚어솥에쪄냈다.천하에못할것이없는병사들을보니소대장인필자도내심뿌듯했다.이들은전투가벌어지면민첩하고용맹스러운맹수같은전투원으로돌변한다.
_1장고성도폭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