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 같이 가줄래? (부부라는 이름으로 1800km 로드트립)

미서부, 같이 가줄래? (부부라는 이름으로 1800km 로드트립)

$14.00
Description
“난 다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꼭 이곳에 다시 오겠노라고.”
그리하여 내달린 1800km, 그 여정이 가져다준 모든 찬란한 순간들
꼭두새벽부터 받은 두꺼운 메이크업과 헤어를 인천공항의 한 칸짜리 샤워실에서 열심히 지우고 씻어 내며 시작되는 이들의 여행. 결혼식의 묵은 피로감을 후련하게 날려 버린 이들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혼자서는 세 번이나 다녀왔다는 미서부이다. 주변 사람들은 신혼여행인데 기왕이면 새로운 곳에 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의문을 던졌지만, 이들이 에메랄드빛 해변보다 흙빛 텁텁한 공기를 머금은 미서부 대자연을 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2년 전 작가 온정은 혼자 미서부로 떠났다. 그토록 꿈꿔 왔던 그랜드캐니언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신이 빚어 놓은 듯 광활하게 펼쳐진 주황색 협곡 위로 구름의 그림자가 지나가고, 아찔하게 패어 있는 골짜기가 저마다 그 기세를 자랑했다. 믿을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에 그녀는 다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꼭 이곳에 다시 오겠노라고.

그렇게 부부라는 이름으로 떠난 1800km 로드트립. 평생 남으로 살아온 둘이 하나가 되어 금세 미국 땅에 와 있다는 사실도, 결혼이란 큰일도 아직 실감하지 못했는데 눈앞에는 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정신없이 펼쳐졌다. 광활한 대자연의 웅장함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고, 애리조나의 끝없는 사막을 운전하는 순간에도 당장 내려 잡아 두고만 싶은 그림들이 연이었다. 익숙한 듯 익숙해지지 않는 그곳에서 매번 헤매며 머리와 맘을 맞대야 했고, 쩍쩍 갈라지는 피부와 진하게 자리 잡은 다크서클은 덤이었지만, 아로새겨지는 감정들만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이 특별했다. 그렇게 반짝이던 하루가 저물고 밤하늘에 총총 박힌 별을 바라보는 고요한 순간이 찾아올 때면 그려 보았다. 우리로 살아가며 마주할 수많은 삶의 조각들을.

『미서부, 같이 가줄래?』는 낭만과 여유가 가득한 휴양지를 뒤로하고, 광활한 미서부 대자연을 신혼여행지로 택한 이들이 펼치는 달콤 짠내 가득한 이야기를 통통 튀면서도 솔직한 언어로 담아낸 에세이이다. 다녀와 본 사람이라면 공감하듯, 신혼여행은 마냥 설레는 다른 여행과는 달리 겨우 큰 행사를 마쳤다는 안도감, 정신없는 와중에 눈코 뜰 새 없이 떠나는 노곤함, 다녀와서 살아 내야 할 현실에 대한 막막함 등을 함께 안고 떠난다. 이들 역시 눈앞에 펼쳐지는 아득한 풍경에 감탄하면서도, 그것이 마치 앞으로 펼쳐질 삶의 아득함인 양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들에 마주 서야 했으며, 부부라는 새로운 이름에 적응해야 했다. 그 여정에서 “보고, 듣고, 사랑하고, 아프고, 고민하고, 회상하고, 후회했던 모든 감각”을 기록해 담았다. 다음 포털사이트 메인에 여러 차례 올라 누적 조회수 62만을 기록할 만큼 많은 이에게 사랑받았던 브런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새로이 엮었다. 글 하나만으로도 열흘의 여정을 단숨에 끌고 나가는 온정만의 매력이 넋을 빼놓는 미서부의 풍경과 더해져 더욱 찬란해졌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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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온정

1990년에태어났다.평생을역마살이있는줄로착각하고살아왔건만,궁둥이붙이고글쓰는일이체질임을서른언저리에깨달았다.여행,남편,글쓰기까지세박자를모두갖추고나니삶이한결충만해졌다.
남들다가는길을쫓느라전력을다하며살았지만이제는작가라는꿈을그리며산다.매순간이불안하지만꿈이있기에행복하다.‘온정’이라는필명에는따듯한글을쓰고자하는마음을담았다.녹록지않은인생에도희망은존재한다고믿으며,그신조를글짓는행위로써지키고있다.

브런치:https://brunch.co.kr/@travelna

목차

프롤로그

이야기하나.미서부대자연로드트립
#01결혼식이끝나고미국땅을밟기까지
#02최대한촌스럽게여행하라
#03여행길에서‘선택’이란
#04자이언캐니언중심에새긴발걸음
#05커내브에서의다소엉뚱한로맨스
#06결혼,당신이었던이유
#07삼천포로빠지는것도여행의묘미
#08아름답고도아찔한그곳,말발굽협곡
#09여기서재발하지말아줘,제발!
#10물과의전쟁이시작되었다
#11이곳이정녕지구가맞는거야?
#12드디어,당신과함께한그랜드캐니언
#13지나친배려는배려가아니었음을

이야기둘.화려한도시,라스베이거스
#14추억이깃든별나라라스베이거스
#15쇼핑후얻은세가지깨달음
#16내인생,당신과함께라면

이야기셋.낭만이깃든곳,샌프란시스코
#17촉감으로기억하는샌프란시스코
#18샌프란시스코현지인처럼
#19익숙한듯,여전히익숙해지지않는미국
#20소문난잔치에먹을것이많았다
#21지구는돌고,해가지면마땅히달이뜨는법
#22마지막풍경은이토록느리게흘러가는데,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여기서재발하지말아줘,제발!

철두철미한두남녀가만난덕에PPT까지만들며준비한여행이었지만,예기치않은일은늘중요한순간에터지듯역시나계획대로흘러가주지않았다.신혼여행3일만에,갑작스럽게과격한운동을했을때근육이녹으면서생기는질환인,횡문근융해증이재발한것이다.결혼식까지는조심하고또조심했건만결혼식때신은높은굽의구두,스니커즈를신고강행한트래킹등며칠사이에무리한일정을소화한탓에다리가다시금아파왔다.가뜩이나행복만누려도모자랄신혼여행에서병이웬말인가싶지만이럴때만큼은무심한대자연이이들의사정을봐줄리없었다.죽기전에꼭봐야할절경으로꼽힌다는앤털로프캐니언을눈앞에두고돌아서는상황을받아들여야했으며,공연히미련하게살아온자신을탓해보기도앞으로의불행을미리그려보기도했다.그러나뭐니뭐니해도이여행의특장점은둘이라는데있었다.남편은불안한마음을내비치지않으며날마다성실하게파스를발라주었고,네개나되는묵직한캐리어를도맡았으며,걷지도딛지도못하는상황이찾아오자아내를업고는사람이빽빽한라스베이거스중심지를걸었다.갑자기재발해버린질환으로갖은일을다겪었다지만,그덕에우회하여함께걷는법을배워갔다.

최대한안전하게다닐것을다짐하고강행한여행이었다.이제나혼자가아닌둘이기에안전은더더욱중요한문제였다._51~52쪽나는한참동안아무런대답도하지못한채뜨거운태양아래엉거주춤서있었다.미련해서얻었던질환이지만,앤털로프캐니언앞에서마지막으로한번만더미련해지고싶었다.‘괜찮지않을까?’라는문장이계속해서머릿속을맴돌았다.…오늘받기로한벌을내일로미루고두려움에떨고있는죄인처럼,찜찜한마음을지닌채고집을부렸다._82~83쪽

눈물이났다.하지만그와중에도날업고빙글빙글돌린다든지,당신은전혀무겁지않다며,본인은하나도창피하지않다며격양된목소리로대답하는남편을보며웃음이터져버렸다.업혀있느라삐쭉나와있는내엉덩이에뿔이날지언정,그시간은진정달콤했다._154쪽

로맨스,시트콤,드라마
이것은정녕신혼여행이었다!

신혼여행은신혼여행이었다.로맨틱한순간도있었지만이젠낭만과현실을적당히넘나들줄아는어엿한부부였다.나몰라라마음껏즐기고파도한손에는친정엄마가쥐여준돈에,다른손엔친오빠가쥐여준직불카드가있었다.게다가눈물콧물짰던결혼식을돌이켜보자니고마운사람은왜이리도많은지!찡해지는코끝을부여잡으며선물도부여잡으니캐리어도빵빵해졌다.여행도즐기랴감사한지인도챙기랴야무지게시간을쓰다보니정작결혼을실감한순간은가령이런때였다.초호화트럼프호텔에서화장실세면대가무려두개라는사실에감탄하며나란히각자의동나버린빤스를빨때랄까.“아니,오빠.이게대체무슨상황이야?내가오빠옆에서이렇게당당하게내빤쓰를빨고있잖아!우리진짜로결혼한거맞나봐!”
누구도각자의신혼여행이중요하지않았던사람은없을것이다.그빡빡한일정을소화하면서도무수히오갔던여러빛깔의감정,생각,이야기만은오롯이기억하는여행.누구나공감하고그래서더웃긴그이야기들을담았다.여행후한국에돌아와친정엄마의얼굴을마주하는순간까지담았으니말다했다.두고두고꺼내는신혼여행의기억처럼,이책이두고두고읽혔으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