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눈치로세상을요리조리보듬는아이들에게
이현영시인은세상을향해있는아이들을봅니다.아이들은바닥에앉아자기보다작은꽃과풀을들여다보고,마주앉은친구를보고,고개를들어어른을보고,눈을돌려자기가사는동네를봅니다.그리고그모든것의마음을짐작하지요.
요리조리세상을살피는아이들은매일새로운발견을합니다.
베란다에서
아파트주차장을내다보면
아침에는
듬성듬성이가빠진
일학년동생입속
점심에는
드문드문이가난
돌지난아기입속
저녁에는
빼곡한이에
덧니까지난내입속같다
_「아파트주차장」전문
사람의마음을짐작할때는속상하고,자꾸미안해지기도합니다.
인라인스케이트타다가넘어져
엄마랑같이간미래정형외과
예전에부모님이안계신민수가
교통사고로입원한곳이지
수족관이걸린대기실에앉아서
열대어보며엄마랑얘기나누는데
여기앉아민수는뭘했을까
기다리며뭘했을까
화장실은누구랑가고
밥먹을때마다누가도와줬을까
붕대친친감고주사맞을때
‘괜찮아,금방나을거야.’
꼭들어야하는이런말은누가해줬을까
_「꼭들어야하는말」전문
시인은찍찍이운동화가자꾸만떨어져서걸음을멈추게되어도(「찍찍이운동화」)사투리로시를써서대회에서똑떨어져버려도(「백일장에서」),친구에게한거짓말이자꾸마음을구깃하게만들어도(「세탁소아저씨께」)아이들이가지고있는고운마음그거면충분하다고아이들의마음을폭감싸안아줍니다.이리저리눈치를살피며세상을배우고,그마음들을보듬는아이들을응원해줍니다.
시인의말
동시를좋아하나요?
새는태어나서처음눈맞춤한대상을엄마라고여기지요.동시가저에게그래요.엄마이면서첫사랑이에요.한창동시를배울때막둥이가껌딱지처럼등에붙어있었죠.어부바해서동시읽고유모차밀면서동네쏘다니며들꽃공부를했습니다.시간이흘러아이는어미가올려다볼정도로훌쩍커버렸어요.그런데도제동시들은집없이떠돌았지요.번듯한집을마련하기어려운시대답게지금에야시들의집을지었습니다.볼거리많은세상,여기기웃저기기웃대느라몹시도늦어버렸죠.
제동시를위해쓰러진나무에게부끄럽지않으면좋겠습니다.수많은책사이에이런동시집하나있어도괜찮다여겨지면더없이기쁠것같습니다.
아직도동시라는단어에눈이커지고귀가쫑긋해집니다.왜그리동시에빠졌을까요.누구를사랑하는이유가무엇이냐물으면‘그냥’이라하듯이저도‘그냥’이라는답을내놓을밖에요.
그냥동시가좋아요.동시는맵지도짜지도않은순한맛입니다.소화가잘되어술술넘어가속이편합니다.이책을펼치는모든이들이저와같은마음이면좋겠습니다.부디,기분좋은시간이되시길진심으로바라요.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