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세상을느끼는재치,
그유쾌한상상을노래하는시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받아쓰기다섯번
바다적었다.
공책에서
글씨들이밀려왔다.
_〈바다쓰기〉중에서
글을배우며아이들은헷갈리는단어들로새로운단어를만들고,말을만들고,새로운세계를곧잘만들어냅니다.마찬가지로아이들은세상을배우며,상상의날개를펼쳐편견없는세상을느끼곤하죠.권지영시인은갇히지않은아이들의세계를관찰합니다.
자꾸만세상과부딪히는고운마음,
모두가상상처럼편안해질거라는믿음.
코끼리귀는날개같아.
팔랑팔랑날아오르네.
동물원을떠나아프리카로
팔랑팔랑날아오르네.
커다란발이사뿐히
팔랑팔랑날아오르네.
_〈팔랑팔랑코끼리〉중에서
고운마음은때론세상이라는모서리에쿡찔리기도합니다.시인은상상으로모든존재의편안함을빕니다.그리고이건아이들의방식이기도하죠.코끼리가동물원밖으로날아가는상상을하고(「팔랑팔랑코끼리」),친구에게먼저사과하는상상도합니다(「싸운날」).시인은힘껏상상하며세상을아름답게바꿉니다.그리고그상상으로부터커다란힘이움트기시작합니다.
꽃은
슬퍼하는사람에게
세상이얼마나아름다운지보여주려고
소리없이피어나.
세찬바람속에서도
울고있는마음달래주려고
환하게피어나.
쏟아지는빗속에서도
웅크린마음도닥여주려고
축처진꽃잎이
다시활짝피어나.
_〈너는알까〉중에서
누군가를위로하고보듬는것만큼커다란힘이있을까요?증조할머니의제삿날,아이의방식으로할머니를위로하고(「하늘나라와이파이」),자신감을가지라고힘을불어넣기도합니다(「풍선의충고」).시인은마스크를써도다보이는마음으로아이들을향해활짝웃어보입니다(「마스크써도다보여」).
시인의말
함께눈을감고팔랑팔랑~!
어린이친구들은나를꼼짝못하게합니다.
어린이의말한마디,눈빛하나닿을때마다나는멈칫하고맙니다.
맞는말만하고,간혹다른말을할때도참좋습니다.모르는게있어서물어볼때도,모르면서안다고우길때도참좋습니다.왜냐면난어린이를정말정말좋아하기때문입니다.
웃는얼굴,찡그린얼굴,화난얼굴,슬픈얼굴,아무표정이없는얼굴.그모든얼굴과그안에든마음들을사랑합니다.
내가떠나버린세계가아니라함께살고있는세계여서참좋습니다.그세계안에서함께이야기를담을수있어다행입니다.
비로소내가아주좋아하는그마음과그표정들을조금씩담을수있어참행복합니다.웃음이많은나를더웃게해줘서,눈물이많은나를토닥거려주어서고맙습니다.
언제나함께하고싶은어린이의마음,어린이의표정을닮아가며늘동시로노래합니다.
오늘도함께있어기쁘고즐겁습니다.
여기에담긴작고작은이야기들은내가듣고본것들의아주작은일부입니다.
잘보이지않는틈새와낮은곳,어디서와서어디로가는지모르는생명체들의신비로움과밤낮의오묘한시간들.그사이에서동심으로바라본세상을함께들여다봐주셔서고맙습니다.
오늘은까르르웃음과말똥말똥쳐다보는누군가의얼굴이읽히는날입니다.
_눈을감고팔랑팔랑날아오르는권지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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