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야 하미야

까미야 하미야

$18.00
Description
“닭을 기르고 시時를 기른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상 속 감사의 순간을
아름다운 감성과 문장으로 만나다!
“지금 행복한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행복’이란 단어가 너무도 거창하게만 느껴지는 탓에, 오늘날의 비루한 내 처지를 돌이켜보면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러나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자그마한 감사의 순간들을 톺아보다 보면 행복이란 게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책의 저자는 김포의 작은 마을 ‘이기울’에서 농사를 짓고 닭을 키우며 사는 평범한 아낙이다. 으리으리하고 대단한 이력은 내세울 것이 없다. 그러나 단언컨대, 아주 대단한 행복의 소유자다. 시골 할머니들이 파는 풋콩의 값을 굳이 깎지 않는 행복, 느릿느릿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창밖을 바라보는 행복, 줄지어 기어가는 개미를 보며 배울 점을 찾는 행복… 추운 날도, 외로운 날도 있었건만 감사할 일들을 세어 보자면 이렇게나 끝없이 줄을 세울 수 있는 삶, 이 책은 바로 그에 관한 이야기다.

행복이란 놈이 너무나 어렵고 멀고 크게만 느껴질 때, 주방과 마당에서, 책상에서, 소리 없는 바람으로 생명을 보듬고 사는 이의 행복이 가득 담긴 이 책이 가닿기를. 자연을 벗 삼고 이웃을 벗 삼고 가족과 지지고 볶던 아픈 추억들마저 벗 삼아 기어이 오늘의 행복을 찾고야 마는 작가의 순수한 마음이 당신의 마음을 푸른 잎사귀로 어루만져 줄 것이다.

저자

신상숙

저자:신상숙
김포민통선마을이기울에서생활하며글을쓰고있다.
2009년한국예총예술세계수필부문신인상과2010년동서커피문학상시부문을수상하였다.
그동안쓴책으로는수필집《팔맹치마》와시집《꽃들의수다》가있다.

목차

1장삶은鷄卵이다
못밥이야기
문수산에물들다
새대가리
정유년수탉이야기
貧者의여름
삶은鷄卵이다
병아리야봄나들이가자
기적살이

2장행복이따로있나요
부르심聖召
소쩍새우는계절
행복이따로있나요
엄마가아기를낳았어요
먼데이야
개떡같이말해도찰떡같이
편지연필로쓰다
천사들의합창

3장책속에서중봉조헌을만나다
반갑다고니야
남자들이사라졌다
말괄량이대행진
별것을다기억하다
칭찬아끼지말자
이기울의겨울이야기 
책속에서중봉조헌을만나다
나를잊지말아요
까미야하미야

4장어느멋진날
소소한행복
좀머씨이야기
각방예찬론
꽃송이가서른
딱새와동거
건너다보니절터
수컷의반란
텃세살이
어느멋진날

5장꺼벙이의가을
제비하늘높이날다
문수산의마음밭
오천원의행복 
개미와동거
꺼벙이의가을
아름다운날,아픈기억

6장땅에서도이루어지소서!
땅에서도이루어지소서
닭을기르고시를기른다

출판사 서평

닭,개,새,풀,꽃…
자연에서하나둘주워모은행복들

작품에서수차례등장하는지명이있다.바로‘이기울’이다.작가가뿌리내리고살고있는김포용강리의옛지명이다.소박한마을이건만작가의시선으로바라본이기울은그야말로지상낙원이다.그힘든농사일을할때마다진귀한야생조류들의지저귐으로피곤함을달래고,계절마다색다른무늬로다가오는문수산을보고있자면저절로시한수가나온다.매달초승과그믐에찾아오는눈썹달을바라보는짜릿한순간도놓칠수없다.

자연과많은대화를나누며사는작가에게가장큰기쁨을주는이가있다면바로키우고있는청계靑鷄들이다.그중에서도까만녀석과흰녀석이마치강아지처럼주인의목소리를알아보고곧잘따라그애들에게‘까미’와‘하미’라는이름을붙여주었다.날마다탐스러운청란靑鸞을낳아주는까미에게쌀한줌으로보은하는즐거움에겨울철얼어붙으려던마음마저포근해진다.

내손으로씨앗넣은농작물이튼실하게잘자라주어가을에알차게수확을하는광경을보고있노라면,저절로자연을향해고개를숙이게된다.제몫을다한오이넝쿨을걷어내고꼬부라진오이를잘다듬어김치한통을담가놓으면그렇게흐뭇할수가없다.

이토록아름다운자연에발붙이고살아가는작가의손끝에서탄생하는문장들은풍요로울수밖에.자연에서하나둘주워모은작은행복들이차곡차곡쌓여오늘날을버틸힘이되어준다.거저얻은행복이니세상에나눌수밖에.그리하여작가는다시금책상앞에앉는것이다.

사랑하고또미워하는사람과사람사이에서
나만의행복을만들어가는방법

언제나아름다운것만보여주는자연과종종대비되는것은바로사람이다.한없이베풀어주는자연의사랑을받을땐천국같은데,지나가다던진누군가의말한마디엔곧장지옥으로곤두박질하게된다.죽고못살것같이친근한이들과도불현듯멀어지기일쑤다.

무정한남편과꼿꼿한시모앞에서울음삼키며아이를낳아길러야했던젊은날의버거운삶과가슴에쌓아둔아픈기억들은차마추억이라이름부르기도고통스러울정도다.묵정밭을옥토로일궈내시느라손발이부르트고허리통증이도져도늘침묵을선택하셨던그리운어머니를떠올리면가슴이사무친다.어디가족뿐이랴.성당최고의봉사자로손꼽히는교우가던진날카로운말이칼이되어가슴에꽂히는바람에우울증까지얻을정도였다.

그러나작가는이모든것들을거름삼아다시금재기하는방법을잘알고있다.주님께기도하며그저인내하는것이다.머지않아겹겹이쌓인눈이녹아내리듯가슴팍을옥죄는불쾌감도차츰녹아내리고,산과들에푸른새싹이돋아나면상처받은내영혼도푸르고밝게발돋움할것을믿으면서말이다.그것이바로나만의행복을찾는비법이아닐까.

자폐아에게밥한술더먹이려고끼니마다땀뻘뻘흘리는봉사자의얼굴에서발견한예수님,핸드폰에저장된‘남의편’에서‘의’자를하나빼고비로소만난‘남편’,막내며느리와함께두부만들고만두빚는풍경의햇살,다섯여인들의일탈과도같은짜릿한일박여행…낙천적이고소박한삶에서도우리는위대한감사의순간을길어올릴수있다.

행복하기엔역시지금이가장좋은순간이아니겠는가!마음의빗장을풀고,단내풀풀나는제철과일잔뜩심어놓은이기울의텃밭으로지금당장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