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덕 화문집 (음미여운 이야기 | 양장본 Hardcover)

박명덕 화문집 (음미여운 이야기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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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건축을 공부한 사람으로서의 일생의 작업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그림, 악기, 여행, 운동 등등의 기록들이 촘촘하게 나열되어 있다. 저자가 그가 교수로서의 직업적 가치를 고양시킬 수 있었던 것은 학문적 소양을 지탱할 수 있는 끊임없는 지적 탐구로서의 학자적 지향점이 전방위적이었다. 책을 구성하는 치밀함도 그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다. 사랑, 가족, 도전, 그림, 여행, 배움으로 이루어지 구성의 그 일목요연함이 따스하다.
저자

박명덕

경북달성출생
홍익대학교건축학과및동대학원졸업(공학박사)
동양미래대학교교수정년퇴임후현재명예교수
일본교토대학외국인초청학자
서울시문화재위원및한옥위원회위원

목차

Ⅰ내힘의원천/사랑013
1.고향014
01내가태어난충절의고장파회마을015
02고향에서의행복한기억030
03서울에서의유학생활은어색함뿐이고041
04고향으로가는기차풍경은따뜻했네050
05나의살던고향은057
06우리시골집에서작은음악회가열렸습니다067
07고향집스케치076
2.가족092
01내힘의원천은가족이다093
02우리가족이야기101
03아버지!저세상에서는월척하셨어요?111
04손주는보고있어도보고싶다116
05한밤중에난리났네134
06은정이이야기136
07딸에게보내는편지140
08아들과오른지리산146
09아들주례사158
10선생으로살아온세월의빛과그림자168

Ⅱ내삶의윤활유/도전173
1.음악174
01대나무에서어째그런오묘한소리가?175
02요새같은세상에누가그런케케묵은소리를해?183
03토요일에는그은밀한곳에서밀당을한다188
04음악(音樂)에서시작해서,음악(音惡)을거쳐,음악(飮樂)으로끝난다195
05소리판에와서집박도해보고출세했다202
06내하나의사랑은가고206
07주옥같은우리의명곡을아십니까?211
2.마라톤232
01나는선천적몸치에운동치이다233
02몸치탈출대작전239
03이런천지개벽할일이있나?245
04꿈에그리던풀코스완주252
05대망의마라톤풀코스100회완주259
06남들이한발로뛰어도달성할서브4를
마라톤입문11년만에달성하다264
07예비사위와달린마라톤200회271
08꼴찌,아무나할수있지만누구나할수있는것은아니다278
09이브스키에서는꽃에물들고,오쿠무사시에서는정에취하다282
10마라톤300회,그리고은퇴288

Ⅲ나의또다른표현/그림295
01그림은오래전부터나의취미로296
02우리집사람이전시회를했습니다303
03합주연습중에도둑그림을320
04한국인의얼굴325
05국내외스케치373

Ⅳ나를성찰하는삶/여행429
01세상을향한나의호기심에역마살이더하여430
02실크로드여행기437
03시베리아횡단열차타고대륙을가로지르다456
04아들찾아떠난호주여행550
Ⅴ내비운곳을채운다/배움585
01나이먹을수록취미를만들어야한다586
02늙은학생이되었습니다590
글을마치면서600

출판사 서평

삼가헌(三可軒)에가본적이있다.대구근처의달성에위치해있다.
최근에퇴임대통령의사저가자리잡아입에오르내린일이있지만,
본래오래전부터달성군파회(波回)마을은유서가깊은곳이다.순천박씨들이대대로모여사는집성마을로,조선시대충절의표상으로추앙받고있는사육신(死六臣)의한분인충정공박팽년(충정공박팽년,1417~1456)의후손들이모여살아가는곳이다.

삼가란무엇인가?
중용(中庸)에나오는말에서종택의이름을지었다는데,그뜻은이러하다고한다.

天下國家可均也,爵祿可辭也,白刃可蹈也,中庸不可能也
(천하국가가균야,작록가사야,백도가답야,중요불가능야)

‘천하와국가는다스릴수있고,관직과녹봉도사양할수있고,날카로운칼날위를밟을수도있지만,중용은불가능하다.’라는뜻이다.
마지막문장에눈길이간다.
중용은불가능하다!그럼에도선비들은그것을지향하지않았는가?
그끊임없는수양이곧선비의자세가아니고무엇이겠는가!
덧붙여설명하면,천하를다스림은지(知)이고,작록을거부하는것은인(仁)이며,칼날을밟을수있다는것은용(勇)에해당한다고부연하고있다.이러한내면과외연의완성,선비로서의덕목을모두갖추었음에도불구하고중용에불가능하다고했으니,과연학문의끝과선비의길은도대체어디에존재하는가.
삼가헌은오랜역사를지니고있다.몇백년의역사를자랑하는집이지만여러가지사정으로풍파를겪었다.화재로소실되거나전란이있었거나풍상에쇠락하여부침을거듭했다.오늘날의모습은4대에걸쳐105년만에완성했다.덕분에더선명하고단아하며깨끗하고고결한모습으로우리곁에남아있다.특별한경우가아니면손을대지않고부득이손을대더라도최소한으로제한했다.한옥이대개불편하다는선입견이있는데,틀린말은아니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것을참고이겨내며오늘의모습을그대로유지한다는것은선비의내공이없으면불가능한일이다.한마디로응축하여표현하면이런표현이어울릴듯싶다.역시중용에나오는말이다.
“지극한정성(至誠)은쉼없이움직이며,영원하며,넓고도두터우며,높고도밝다.”
그삼가헌에서책의저자박명덕은태어났다.태생적으로선비의자질을몸에입었다.지금도형님인박도덕선생이종택을지키고있다.몇백년의세월을통해응집되고누적된선비의정신이고스란히그에게이어져오늘날의그를완성시키지않았을까?
삼가헌편액의글씨또한깊은인상을남겼다.그글씨는조선후기전주의유명한서예가인창암(蒼菴)이삼만(李三晩)선생의글씨라한다.흔히‘창암체’라고일컫는독자적인서체를이룬대가로알려져있다.단정한듯다정한듯,귀기울여학문을정취하며선현을생각하고후학을도모하라는깊고둥근뜻이담긴듯한글씨였다.사랑채마루에는삼가헌을지은내력을기록한기문과,정면에미수허목선생의글씨체로알려진‘예의염치효제충신(禮義廉恥孝悌忠信)’이라는글씨가판각되어있다.개인적인소감이지만여러가지를떠올리게한순간이었다.
정문을가로질러마당을지나안채를보고오른쪽으로가면이집이백미인파산서당과하엽정을만난다.그곁을기웃거리면계절에상관없이연꽃향기가피어오르는것을느낄수있다.
앞에서언급했듯박명덕은달성에서태어나홍익대학교건축학과와동대학을졸업한공학박사이다.동양미래대학교에서정년퇴임후현재명예교수로있다.일본교토대학외국인초청학자와서울시문화재위원및한옥위원회위원,학국건축역사학회부회장을역임했다.한사람의인생이조금도그정도(正道)에서벗어남이없이외길을걷는다는것은쉬운일이아니다.박명덕은오롯하게그길을걸었다.굳이간단하게자서전이라칭하고나누어보면그만일것을,책의제목에서보듯‘화문집’이라붙인까닭이거기에있음을짐작할수있다.
책에는건축을공부한사람으로서의일생의작업과학생들을가르치는일,그림,악기,여행,운동등등의기록들이촘촘하게나열되어있다.또다른부제인음미여운(音美旅運)의의미에동의하지않을수없다.
“가끔은흐트러지는나의의지를다시세우기위해고향과가족을생각했고,학생들의거울이되어야하는선생으로서의정형화된틀을벗어나기위해취미로그간극을메꾸어갔다.
어릴때부터손에익은그림을그렸고,40대때마라톤에도전하여풀코스300회를완주한이후우리나라100대명산에올랐고,50살을넘어서서는정년을대비해노후보험용으로대금을배웠고,방학때는답사겸스케치를위해외국에나갔다.그러나어디까지나나의본분은학생을가르치고연구에매진해야하는교수였기에남과똑같이주어진시간을쪼개아껴야했고,부지런해야했다.남이보면두루뭉술하고그냥그대로되었다고생각할수도있겠지만,휴일을집에서지낸적이없었고,6시간이상을자본적도없다.치열한도전이었고처절한싸움이었지만,이룬후의보람은또다른자신감으로되돌아왔다.“
참부지런도하다.이만한양의글을쓰는것역시소양과필력의문제이기도하지만근면하지않으면불가능한일이다.글을다루는솜씨마저직업적인문장가에버금가는내공이있다.그것은화려함이아니다.있는그대로를정확하게기록할줄아는집중력에있다고할수있다.천천히,찬찬히자신에게로다가가는것이다.그가교수로서의직업적가치를고양시킬수있었던것은학문적소양을지탱할수있는끊임없는지적탐구로서의학자적지향점이전방위적이었다는것에서찾을수있다.그로서는아도르노의말처럼‘무식한전문가’일수는없었다.그부단한노력,그에수반되는꼼꼼한기록에는혀를내두르게한다.책을구성하는치밀함도그마음씀씀이가넉넉하다.사랑,가족,도전,그림,여행,배움으로이루어지구성의그일목요연함이참따스하다.다만책의부피에더불어너무많이할애된가족이야기가약간의옥의티이다.그러나고향과가족에대한사랑이이책의출발점이라고한다면굳이타박받을일은아닐것이다.책에수록된많은그림과소소한설명들이그런아쉬움을훌쩍상쇄하고도남으니말이다.
더러사람들은고색창연을이야기하기도하고,법고창신을더불어이야기하기도한다.
이어령교수는이런말을남겼다.
“살면서받는모든것이선물이었고,탄생의그자리로돌아간다.”
너무외람된표현일지는모를일이지만,그런의미에서이책은개인에게는따스한기록이고돌아갈자리를탐색하는기회이기도할것이다.
또한그런의미에서이책은한사람만의인생의기록으로만치부될일이아닌잠재적인가치가내재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