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파도: AI시대를 위한 인문학 선언

마지막 파도: AI시대를 위한 인문학 선언

$15.00
저자

최해욱

저자:최해욱

목차

서문_5
prologue_13
노병의마지막여름
1.잊힐뻔한이야기_27
시간을읽는두사람?┃멈춰진시계바늘을찾아서?┃눈동자속의설원(雪原)
2.자유의수호자들_69
지평리의악몽?┃별을떼어낸어깨?┃무너진것들사이?┃진해의약속
3.오퍼레이션거북선_125
눈내리는밤의그림자들?┃식탁위에두고온꿈?┃끊어진길위에서
350년의침묵
4.귀환_173
눈위의붉은꽃?┃고립된섬?┃불꽃으로쓴작별?┃상처입은귀환
그림자로남은영광
5.진실의조각들_227
먼지속의증언?┃기억이머무는도시?┃75년만의답장
epilogue_251
마지막파도
추천사_264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배가부두에접안하자,질서와예법의세계였던바다와작별할시간이왔다.몽클라르는군복매무새를가다듬고현문앞에섰다.당직사관이날카로운호각소리와함께‘차렷’구령을외쳤다.해군의전통에따라몽클라르는배의후미에게양된프랑스국기를향해먼저거수경례를올렸다.그것은배를떠나기전,조국의영토인함정에표하는마지막경의였다.이어현문당직자에게짧게답례한그는,흔들리는발판을딛고한국의땅으로내려섰다.등뒤에서는여전히절도있는호각소리가울리고있었고그의뒤를보좌관인베르몽중위가따르고있었다
-본문95페이지-

손원일이조용히말했다.
“우리해군에는없는것이하나있습니다.”
“무슨말씀이십니까?”
“저배도,함포도,훈련교리도모두미군이쓰던것들입니다.”
손원일의시선이창밖의수병들을향했다.
“저들은용감합니다.하지만자신들의연원(淵源)을모릅니다.제독이없는군대이기때문입니다.”
“이순신제독을말씀하시는거군요.”
“그분이우리해군의시작입니다.하지만상징이되어야할제독의유물들이지금전선곳곳에방치되어있습니다.피난길에사라졌을수도,이미북한군손에넘어갔을지도모릅니다.”
몽클라르는짧은탄식을내뱉었다.
-본문110페이지-

“자,건배.우리와몽클라르,그리고살아서돌아갈놈들을위하여.”
철제컵다섯개가금속소리를내며부딪혔다.모두단숨에잔을비우고탁내려놓았다.
“Tiens,voiladuboudin,voiladuboudin,voiladuboudin…”(자,여기순대가있네,순대가있어,순대가있어…)
프랑스외인부대의행진곡,‘르부당’.느릿하고장중한리듬이와인향과섞여식탁위를흘렀다.모렐과베르나르도낮은목소리로가사를따라불렀다.투박한가사였지만합창태도는엄숙했다.전설적인지휘관과함께전장을누비던자들의긍지가그들의꼿꼿한허리에서려있었다.식당안의다른병사들이힐끔거렸지만,그들은아랑곳하지않고노래를마친후에야자리에앉았다.
-본문145페이지-

“자네를보면예전에한전장에서만난청년이떠오른다네.”
박문하가자리를떠나려할때,몽클라르의목소리가등뒤로떨어졌다.
“앨런시거.하버드를졸업한부유한집안출신이었지.
그는씁쓸한미소를지었다.
“그시인은파리의카페와골목을사랑한다고했네.거창한이데올로기때문이아니라,그저자신이사랑하는일상을지키기위해그곳에왔다고했었지.”
몽클라르의시선은박문하의눈속으로들어갔다.
“며칠전진해시장통을걸으며그가생각났어.
짧은정적이두사람사이를메웠다.
“그시인은…어떻게됐습니까?”
“그날저녁죽었네.1916년7월4일,자신의조국독립기념일에.”
몽클라르는더이상신념이나인류애같은거창한단어를입에올리지않았다.
“살아남게,문하.”
-본문160페이지-